대마도 벵에돔 낚시(4), 아내는 최고의 낚시 친구


어떤 분야가 흥해 많은 사람이 즐기기까지는 개척의 시대를 거치기 마련입니다. 
무림 고수가 소수밖에 없었던 과거 개척 시대가 발전과 발전을 거듭하다 보면 실력의 평준화를 가져오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게 되지요.
배움의 관문이 늘고 관련 정보가 넘쳐나다 보니 실력이 빼어난 소수의 명사를 제하고는 전반적인 실력이 우상향 되어 각축전을 벌입니다.
스타크래프트도 그랬었고 오늘날 블로고스피어도 그러했습니다. 
뭐 그래 봐야 낚시계로 따지면 전체 낚시 인구 중 1%가 될까 말까 한 숫자겠지만, 이것도 많이 늘었다고 보입니다.
여기에는 늘 '수제자'가 있기 마련인데 마치 쿵푸 영화에서나 볼 법한 스승과 제자들처럼 지역별 문파 간의 세력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것을 낚시에 대입하기에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지만, 클럽 대항전이라든지 어디 무슨 대회라든지 해서 각 클럽의 명예를 걸고 낚시 전반의
활동을 펼치는 소위 '프로'들도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를 두고 있음이 꼭 무림의 세계를 연상시킵니다.

제게 있어 수제자는 아내입니다. 11년 낚시 인생을 함께 한 낚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이죠.
제가 꽝을 칠 때도 대물을 잡을 때도 그 옆에는 언제나 아내가 있었습니다. 낚시하면서 느낀 희로애락을 아내가 함께해준 것입니다.
그런 아내가 손맛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제가 해야 할 역할이자 사명이기도 합니다. 또 그래야 다음 출조를 마음 편히 기약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아내가 손맛 본다는 것은 저에게 가장 큰 즐거움이며, 제가 낚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날도 아내가 한 건 해주기를 바라며 대마도에서 2일 차 낚시를 이어가 봅니다.




 
AM 6:30 출항을 앞두고 밑밥 준비가 한창이다.

대마도 이튿날은 아소만 외곽에 있는 곳으로 향했다.

대마도에서 꽤 알려진 포인트 '우지시마'

원래 계획은 외해로 나가 긴꼬리벵에돔을 노리고자 했는데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기수를 안으로 돌렸습니다.
대마도 포인트를 꿰차고 계시는 박범수 대표님은 우리 부부가 낚시하기에 적당한 자리로 안내해 줬습니다.  
그곳은 '우지시마'라 불리는 대마도에서는 꽤 유명한 벵에돔 포인트.


AM 7:50 조금 늦은 시각에 낚시를 준비한다.

기상이 안 좋아 적당한 포인트를 찾느라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이곳은 암석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여치기 포인트로 발판이 그리 편하지는 않아요. 
게다가 물때는 한창 들물이 진행 중이라 신경 써야 할 게 많습니다. 일단 외해와 인접한 곳이니 너울 조심해야 하고요. 
1~2시간 후에는 낚시 자리가 물에 잠기므로 중간에 높은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오전은 그렇게 낚시하다가 오후 들어 물이 빠지면, 대마도 서쪽의 특급
포인트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전방에 길다랗게 늘어선 여들이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선 우측으로는 아소만에서 외해로 빠지는 출구로 전방에 좌우로 길게 이어진 여들이 먼바다에서 들어오는 너울을 막아 주고 있습니다. 
다행히 너울의 위험은 적은데 바람은 생각보다 강하게 부네요. 낚싯대가 아주 휘청거릴 정도로 불어 재끼니 이날 낚시가 어떻게 될 지 조금 걱정됩니다. 


발판도 상그러운 편이다.

어제와 달리 이곳은 평평한 곳이 없어 밑밥통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잘 놔야 합니다.
발판도 뾰족이 나온 돌뿌리에 선 기분인데요. 여기에는 해초들이 잔뜩 껴 있어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조심해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과 같은 미끄러운 해초가 아니라는 것.

밑밥은 종일 낚시를 고려해 충분히 준비했습니다. 우선 크릴 5장과 파우더 3장을 분쇄기에 넣고 돌린 뒤 아내와 함께 반반으로 나눴습니다.
대마도에서 크릴 한 장은 국내에서 두 장에 해당하는 양. 이걸로 오전 낚시를 하고 오후에는 포인트를 옮겨 새로 제공되는 밑밥으로 보충할 생각입니다.
참고로 대마도에서 벵에돔 낚시를 할 때 크릴 3장 + 파우더 1장을 섞으면 크릴이 다 녹을 시점에서 밑밥이 질척해 원투성을 잃습니다.
국내 양으로 치면 크릴이 6장에 가까운 양에 파우더는 고작 1장꼴이므로 비율이 안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크릴 2장 + 파우더 1장꼴로 섞거나 혹은 크릴 3장 + 파우더 2장의 비율로 사용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최적의 점도는 아니더라도 원투 공략에 대응할 정도는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참 사전에 충분히 녹인 크릴로 섞어야 합니다.   



밑밥을 치자 시커멓게 달려드는 자리돔

이날 벵에돔 채비로는 제로씨(0c)를 사용, 중하층을 훑기로 했다.

밑밥을 치니 잡어의 활성도가 상당합니다. 위 사진은 약과인데요. 밑밥을 치면 새카만 여가 생길 정도로 잡어가 많고 수면으로 떠올라 먹이 활동을 하니
수온은 좋다고 판단. 상층부터 하층까지 고루 탐색할 수 있는 채비로 정했습니다.

<<입질의 추억 채비>>
낚싯대 : N.S 클로져기 1-530
릴 : 다이와 임펄트 2500번 LBD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1.5호 서스펜스 타입
어신찌와 수중쿠션 : 쯔리겐 슈퍼 익스퍼트 0c, 조수우끼고무 M사이즈
목줄 : 쯔리겐 제로 알파 1.5호 직결
바늘 : 벵에돔 전용 바늘 5호로 시작 6호까지 사용.
봉돌 : 무봉돌에서 5번 봉돌 한 개 장착.

<<아내의 채비>>
1.75호 낚싯대 - 2500번 릴 - 2호 원줄 - g2찌 - 조수우끼고무 M - 1.7호 목줄을 직결 - 벵에돔 바늘 7호 - 5번 봉돌



AM 8:00 해가 산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첫수로 방생급 벵에돔

해는 이미 떠오른 시점이라 발 앞을 노리기에는 어려운 상황.
낚시 자리 전방에 시커멓게 피어오른 자리돔은 밑밥으로 묶어두고 캐스팅은 20m 전방으로 던진 다음 서서히 가라앉힙니다. 
몇 초 뒤, 첫 캐스팅에서 기분 좋게 벵에돔이 올라오는데 씨알이 잘아 방생.
사실 국내였다면, 경기의 승부를 가를만한 씨알이었을 텐데 대마도나 되니 방생의 여유를 부려봅니다. ^^;


아내도 열심히 탐색전을 펼치는 중이다.

곧바로 한 마리를 올리지만

겨울에도 이런 씨알의 벵에돔이 지천이에요.  잡는 즉시 방생하고요. 던지고 나서 몇 초 안 돼 들어온 걸 보아 밑밥에 대한 반응이 빨라 보입니다. 
만약, 어제처럼 아기 벵에돔이 피어오른 상황이라면 피곤한 낚시가 전개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씨알 선별을 위해 기본적으로 멀리 치는데 지금 옆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있습니다. 밑밥을 던지면 날아가다 옆으로 휘어지는데 원하는 지점으로 맞추기가 쉽지 않고 원줄 관리도 어려우니 채비가 금방 밀립니다.
당연히 밑밥 띠에서 벗어나 버리니 동조 또한 쉽지 않고요. 일단 캐스팅은 최대한 멀리해보고 밑밥이 거기까지 날아가지 못하면 밑밥이 들어간 자리까지
채비를 끌고 와 채비를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하였습니다. 잠시 후 약은 어신이 들어오는데 좀처럼 본신이 들어오지 않자 라인을 몇 바퀴 감고 낚싯대를
살살 들자 그제야 쪽 빨고 들어가는 입질. 

"챔질"


바람에 고전하던 중 입질이 왔다. 대마도 벵에돔 낚시 2일 차 中에서

해가 다 떠오르고 받은 입질이라 씨알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차는 힘이 제법입니다. 
수중턱 자락에서 한 차례 더 박는 것을 살살 달래어 띄우자 쉽게 항복하고 올라오는 벵에돔. 
빠른 갈무리를 위해 목줄을 잡고 랜딩하려는데 발판이 여의치 않습니다.


할 수 없이 뜰채를 대고

중치급 벵에돔

살림망에 바로 넣고요. 곧바로 크릴을 꼽아 던지는데 그간 잠잠했던 아내의 낚싯대가 힘차게 허공을 가릅니다.


아내는 초반에 기선 제압을 위해 낚싯대를 바짝 세웠다.

"오 낚싯대 휨새 봐라"

제가 한 마리 낚고 곧바로 들어온 입질로 아내의 1.75대가 둥그렇게 휘었습니다. 1번대 가까이 휘어진 걸 보아 상당한 씨알로 보이는데요. 
씨알이 어떤지 궁금해 물어보니 지금은 낚싯대 잡고 벌서느라 정신이 없나 봅니다.
아내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갑자기 처박는 녀석의 힘에 순간 낚싯대를 내줄 뻔했고 드랙을 적당히 차고 나가도록 조절해 줍니다.
저는 뜰채를 준비하고요.



"이번에는 제대로 된 녀석이 물었네"

여전히 낚싯대를 붙잡고 버티는 아내. 그간 여유 있는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네요.
지금 아내는 고기를 걸어 행복할까요? 아니면 괴로울까요? 순간 그것이 궁금해졌습니다. ^^
어쩌면 고기를 제압해야겠다는 일념에 별다른 감정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행여나 터트릴까 봐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저 얼굴에 가득 담겼습니다.
결과야 어찌 됐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기를 걸고 파이팅할 이때야말로 낚시에서는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그간의 스트레스와 몸속 체증이 확 날아가는 짜릿한 순간! 이 상태로 계속 시간이 멈추었으면, 아니 파이팅 시간이 조금 더 연장되었으면 하는 바람.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겪고 싶은 그런 순간일 것입니다.

"팔이 다 욱신거리네"

이제는 드랙을 조여 벵에돔의 차는 힘을 제약하고 실수를 막고자 충분히 시간을 들여 녀석의 힘을 뺍니다.
불과 몇 초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아내에게는 꽤 긴 시간이었을 거예요.


안전하게 뜰채에 담고 갈무리에 들어간 아내

발 앞에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얕은 여밭이 이어져 있으니 고기가 처박지 못하도록 낚싯대 탄성을 유지하며 끌고 옵니다.
이후 공기를 두어 번 먹여 힘을 빼니 뜰채에 담길 때는 기진맥진한 상태. 몇 초의 시간이 더 들더라도 차분히 안전하게 담았습니다.
어쩌면 어제의 기록을 깰 벵에돔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옆에서 손뼉을 쳐 주었고 상기된 표정을 짓던 아내는 이제야 여유를 찾았습니다.


AM 8:30 씨알 굵은 벵에돔을 낚고 웃어 보이는 아내, 대마도 벵에돔 낚시 2일 차 中에서

"그런데 너는 누구냐?"

이건 고양이의 식빵 자세도 아니고 마치 공벌레가 빙의된 벵에돔 같아요. 그런데 더 웃긴 것은.


바늘이 배에 꽂힌 상태로 낚였다.

교통사고로 올렸다는 사실. 도대체 아내의 어복은 어디까지일까요? ^^
사실 완전한 교통사고라 볼 수는 없습니다. 수중에서 멀쩡한 벵에돔이 지나가다 바늘에 꽂힐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해요. 
대부분 입질하는 과정에서 저렇게 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아내는 자신의 g2 찌가 스멀스멀 들어가는 걸 보고 챔질했다고 해요. 
챔질 타이밍이 조금 일렀던 탓인지는 모르지만, 바늘이 벗겨졌고 입 밖으로 빠져나오다가 저곳에 걸렸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어찌 됐든 간에 저렇게 낚인 벵에돔은 억수로 운이 없는 고기이고, 반대로 아내는 억수로 운이 따랐습니다.



눈금자가 40.5cm를 가리킨다.

좀 더 바짝 쟀더라면 41cm는 나왔을 텐데 여하튼 이 벵에돔으로 아내는 하루 사이 기록을 경신하고 말았습니다.
겨우 0.5cm 차이이기는 하지만. 이왕이면 팍팍 좀 경신하기를 바랬는데 대마도 바다가 조금 짜네요. ^^;


부력망에 넣기 전, 기념 촬영을 하다가 실수로

그 자리에서 고기를 떨구는 바람에 한동안 벵에돔과 술래잡기가 이어집니다. 
아내는 뜰채를 이리저리 휘저어 가며 벵에돔을 구석으로 모는데 쉽게 주워담기에는 물칸이 상당히 넓어요.
저는 낚시를 하다가도 몇 분새 저러고 있는 아내가 신경 쓰입니다. 안 그래도 파이팅 장면 찍으랴, 포즈 취하랴 시간을 낭비했는데 저런 것 때문에
한두 마리 더 잡을 시간을 헛되게 하니 답답한 기분이 밀려옵니다.
아내는 벵에돔을 구석으로 몰아 뜰채에 넣으려 했지만,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얇미운 벵에돔.
보다 못한 저는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아내를 도우러 갔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궁시렁궁시렁 했는데요.
이것 때문에 갯바위에서 작은 부부싸움이 벌어집니다. 

"누군 떨구고 싶어서 떨궜나. 벵에돔은 움직이는데 포즈 취하느라 자꾸 시간 끄니깐 떨군 거지"

그리고 결정타를 날리는 아내.

"이틀 연속 4짜 벵에돔 잡아는 봤나? 못 잡아봤으면 말을 하지마"

아이고. 제가 졌습니다. 졌어. ^^;


AM 8:50 본격적으로 물이 차들어와 자리를 옮겨야 했다.

이날 아홉 물이라 물이 금방 차들어옵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안전사고 나기 딱 좋은 상황.
화살표가 가리킨 곳이 아침에 낚시했던 자리예요. 저곳에서 정면 12~1시 방향으로 던져야 입질이 들어오는데 지금은 뒤로 후퇴해 공략이 어렵습니다.
일단 낚시짐을 충분히 높은 곳에 올리고요. 포인트 재정비에 들어갑니다.


가까운 곳, 먼 곳 할 것 없이 자리돔이 극성을 부린다.

물이 차서 원래 노리고자 했던 곳으로 캐스팅이 어렵게 되자 할 수 없이 안통을 공략하는데 이곳은 진정한 잡어 천국이네요.
가까운 곳은 물론 30m 이상 멀리 쳐도 자리돔이 시커멓게 몰리는 상황. 이 난간을 어떻게 타파해야 할 것인가.  


잡어 등쌀에 채비를 B찌로 바꿨다.

수면에는 거리 관계없이 복어와 자리돔이 시커멓게 몰려있으니 열심히 잡어 분리를 시도해 보지만, 좀처럼 분리가 안 되고.
그래서 채비는 표층을 신속히 뚫고 내릴 수 있는 B찌로 교환하였습니다. 사용한 찌는 쯔리겐의 '전유동 X 원투'란 모델인데 이 찌의 특징은 파이프 지름이
상하 4mm로 대구경이어서 채비를 신속히 내릴 수 있지만, 대구경의 약점인 '약은 어신의 캐치'를 가운데 2mm로 좁게 해 보강한 찌입니다.
그래서 파이프 파이가 4-2-4인데 그 모양이 엑스자로 되어 있어 'X스트레이너'형 찌라 불립니다.
이날 같이 바람이 많이 불면 원줄이 바람에 밀려 채비에 저항이 많이 걸리는데 이럴 때 대구경 찌가 채비 내림을 돕습니다. 
봉돌은 g1을 하나 달고 바늘은 5호에서 6호로 치수를 높여 좀 더 먼 곳을 공략해 봅니다. 


이윽고 물때는 만조에 이르고 더는 수위가 높아지지 않자 아침에 섰던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아내는 후방에 세우고요.
그 사이 잡어의 극성은 아침보다 더 심해졌습니다. 이제는 물흐름도 완전히 멈추니 밑밥 치면 시커멓게 달려드는 잡어떼에 미끼가 남아나질 않습니다.
바람은 갈수록 심해지자 아내는 낚싯대를 잠시 세우고 쉬는 중이에요.


반유동 잠길찌로 채비를 바꾼다.

G1 혹은 B 봉돌로도 미끼가 버티지 못하자 아예 반유동으로 바꿨습니다. 0.5호 어신찌에 -0.5호 수중찌를 달고 봉돌은 도래 아래에 B봉돌을 달아
여부력을 없앤 뒤 바늘 위 60cm 부근에 g1을 추가로 달아 매듭이 찌에 걸리면 서서히 잠기는 형식으로 공략해 봅니다.
이 채비는 어제 했던 것과 거의 같은데요. 4~5m로 수심을 맞춰 중층까지 신속하게 내리고 나머지 하층을 서서히 내리는 방식으로 하니 일단 표층의
잡어는 따돌릴 수 있었는데.


하층에서 복어가 물고 늘어집니다.


갑작스럽게 덮친 너울에 하의가 다 젖고 말았다.

지속해서 부는 바람에 이제는 너울까지 가세. 필드 상황은 점점 더 고약해져만 갔고.
슬슬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듯 바람은 우리를 내내 괴롭혔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AM 11:30 간식 타임을 갖는다.

아침에 찍은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 다시 찍어주고

갯바위를 정리한다.

갯바위에는 캔, 원줄 등의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길래 잠시 정리하고요. 이제 철수배를 기다립니다.


물칸에 등푸른생선 한 마리가 쫄래쫄래 헤엄치길래 손으로 건져보니.


멸치였다.

PM 1:00 포인트 이동

오전 낚시는 아내의 4짜 한 마리와 제가 낚은 중치급 벵에돔이 유일한 조과.
가이드님이 잡았느냐고 수신호를 보내길래 두 마리 잡았다고 하자 사이즈를 묻습니다. 이어서 제가 양손으로 '이만하다.'고 하자 다소 뜻밖인 눈치.
그도 그럴 것이 오전에는 바람이 터져 다들 쉽지 않은 낚시를 했다고 해요. 지금부터는 썰물이 진행되는데 바람이 죽지 않아 원하는 포인트에 들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오후에는 오전보다 나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왜냐하면.

"아내와 벵에돔 낚시 대결을 하기로 했으니까"

여기서 진 사람은 일주일 치 밥 차리고 설거지에 커피까지 풀서비스를 해주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번 대마도, 매물도에서 어이없이 2연패를 당했는데 이제는 저도 한 번은 이겨줘야 할 때가 온 거 같습니다.
그렇게 말했더니 아내가 제 머리를 쓰담쓰담 하며 '노력해봐'라고 하네요? 허허. 어디 두고 보자!
대마도에서 아내와 벵에돔 낚시 대결, 다음 회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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