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 척포
1월에 대마도 낚시 이후 처음 가보는 갯바위 낚시.
블로그를 시작한 지 5년 차에 접어든 저는 올해 들어 이례적으로 바빠진 탓에 이제는 일반 직장인보다도 낚시갈 시간이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날도 다른 일을 접어두고 무리해서 왔는데요. 그간 쯔리겐 필드스텝으로 있으면서도 공식 모임을 비롯해 낚시 활동을 거의 못 했었는데 아마
이대로라면 올해 영영 못할 것 같아 감성돔 구경도 하고 다음날 열릴 쯔리겐 FG 정출에도 참석할 겸 왔습니다.
4월 초인 이때는 마지막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예보가 그리 좋지는 않았죠.
이른 아침, 저는 분당에서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과 함께 통영으로 향했습니다.
오후에 단 네 명만 출조하는 여유 있는 풍경.
새벽에 꾼들의 인해전술로 시끌벅적, 자리는 없고 포인트는 미어터지는 그런 상황에 여러 번 치이다 보니 이제는 한가로운 오후 출조가 좋습니다.
좋은 포인트가 비어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이제는 그런 것보다 홀가분하게 즐기는 낚시가 그리운 시점입니다.
곳곳에는 몰이 녹아 떠다니고 있어 봄 감성돔 시즌이 왔다는 걸 느꼈습니다. 배 타는 일이야 요즘 낚시가 아니더라도 자주 타고 있어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감성돔 낚시는 실로 오랜만이니 제 기분이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습니다.
우리가 내릴 자리는 바다 한가운데 박힌 이름 모를 외딴 섬.
예전 같으면 선장님께 "여기 지명이 어떻게 됩니까?"라고 묻고 메모해 두었을 텐데 마 이제는 그것도 귀찮고. ^^;
그래서 여기가 무슨 포인트인지 모릅니다. 그저 통영 내만권이라는 것밖에는.
박범수 대표님이 채비 준비를 한다.
자리가 넓어 네 사람 모두 하선하였습니다. 저와 박범수 대표님, 그리고 경서지구 회원 한 분과 멀리 이탈리아에서 오신 지인분까지.
저는 남보다 채비가 조금 늦습니다. 포인트 주변을 스케치하고 채비한 것도 촬영하면서 ^^
밑밥은 시간이 없어 주는대로 받았습니다. 크릴 4장 + 파우더 2봉으로 2 : 1 비율.
감성돔 채비는 1호 반유동으로 시작
#. 나의 채비
낚싯대 : 머모피 사이버티탄 3 1-530
릴 : 다이와 임펄트 2500 LBD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2호 서스펜스 타입
어신찌 : 쯔리겐 급류심장 1호, -1호 수중찌
목줄 : 쯔리겐 제로알파 1.5호를 도래에 연결
바늘 : 감성돔 전용 바늘 3호
봉돌 : 2B
낚싯대는 아내가 쓰던 걸 가져왔습니다. 아내가 요즘 근신 중이라 당분간은 아내의 장비를 자주 사용할 듯.
원줄은 2호면 50cm급 감성돔도 너끈히 제압할 수 있으니 충분할 테고 (사방이 몰 밭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짐) 어신찌 1호는 주변 수심이 8~10m인데
맞바람이 많이 불고 있습니다. 감성돔 낚시는 기본적으로 30m는 던질 수 있어야 원하는 곳으로 흘릴 수 있으므로 맞바람에 대응하고자 자중이 무거운
찌를 선택했고요. 잔존부력은 2B 봉돌을 목줄 한가운데 달아 거의 줄어 주었습니다.
정적을 깨고 박범수 대표님이 먼저 낚싯대를 세웁니다.
오 휨새가 감성돔 같은데.
대물 쥐노래미. ^^
그리고 연달아 입질 받는데 이번에는 감성돔. 씨알이 잘아 방생하고요.
이 녀석들이 사람을 차별하네. 왜 내꺼는 안 물지 ^^;
바람은 점점 더 강해졌고 포인트 주변으로는 쓰레기와 해초 더미가 밀려와 채비 진행을 방해합니다.
보통 바람이 불면 원줄의 저항을 줄이고자 낚싯대를 물속으로 처박는데요. 이렇게 장애물이 많으면 원줄이 걸려 채비 진행이 제대로 안 되기에
바람이 불어도 낚싯대를 들어 원줄을 쓰레기로부터 걸리지 않게 컨트롤 해 줍니다. 이게 참 성가시다는.
그 과정에서 몇 번은 몰에 제대로 걸려 힘겹게 끌어와야 했고.
날씨는 점점 더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바람도 맞바람.
그나마 원투력이 있는 찌라서 어느 정도는 날아가지만, 그 뒤로는 바람에 밀려 갯바위 쪽으로 붙어버리면서 몰에 감기고 쓰레기가 걸리니.
결국, 박범수 대표님만 그 자리에 남고 나머지는 포인트 이동을 하였습니다. 오른쪽 화살표가 제가 내린 자리.
원래 명당이 있었는데 맞바람이라 내리지 못해 저는 조용한 곳으로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 3개월 만의 감성돔 낚시에서 이날은 아무런 생명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 흔한 미역치도 안 올라오네요.
바다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철수하면서 선실에서 찍어본 바다는 한껏 성나있었습니다.
이 바람과 너울은 다음 날까지 이어진다니 정출이 걱정됩니다.
이날 조과는 박범수 대표님만 감성돔 2마리, 쥐노래미 1마리이고 나머지는 생명체 구경을 못 했습니다. 전부 방생하고요.
다음 날 새벽, 쯔리겐 FG 소속의 선수들이 모였습니다.
서른 명의 선수들이 각자 밑밥을 개고요. 이른 아침밥을 먹습니다.
도시락이 하나씩 지급됐습니다. 지금 먹어도 되고 갯바위 가서 먹어도 되는데 저는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낚시 도시락치고는 반찬이 생각보다 잘 나온 편이네요.
조추첨 결과
정출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친선 대회입니다.
대상어는 감성돔 25cm 이상으로 마릿수이며 1위부터 5위까지 시상합니다.
여기에 든 사람은 쯔리겐 FG 자체 내에서 운영하는 감성돔 필드스텝 선발전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저는 등수 안에 드는 것도 좋지만, 좋은 그림 살려가는 게 우선입니다. 그래야 재밌는 조행기가 나올 테니 ^^
그러니 꼭 감성돔이 아니어도 상관은 없어요. 하다못해 탈참(이 시기에 그거라도 어디야)을 잡아도 되고, 굉장히 특이한 잡어를 낚아도 좋습니다.
이왕이면 희귀 어종 같은 거, 뭔가 이슈가 될 만한 잡어도 대환영입니다. 생뚱맞게 벵에돔이 나와도 좋고요.
조추첨 결과 저의 파트너는 영남의 도경남님. 얼굴이 낯익으시던데 인사부터 건넵니다.
토너먼트 대회가 아니므로 파트너와의 신경전은 없습니다.
오히려 파트너와 함께 잡은 것을 어느 한 사람에게 몰아주기 해도 주최측에서 알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그리하면 반칙입니다.)
AM 5:00, 전자찌로 낚시 시작
여명이 트려면 아직 한 시간이 남았습니다. 우웅하는 바람 소리가 들렸지만, 다행히 이곳은 바람에 의지가 되는 곳이라 포인트 주변은 잔잔합니다.
섬은 곤리도라고 얼핏 들었습니다. 지금 시즌, 낚이면 씨알이 아주 굵다고 합니다.
저는 0.5호 전자찌로 포인트 주변을 탐색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선장이 알려준 수심은 7~9m인데 앞쪽은 여가 많아 밑걸림이 심하니 무조건 장타치라고 합니다.
그래서 시키는 데로 하는데 일단 바닥 걸림부터 확인을 해야 감성돔 낚시가 제대로 되니 찌 매듭을 11m로 해 놓고 지형을 탐색해 나갔습니다.
원래는 빈바늘로 하려 했다가 이 지역 감성돔이 깜깜할 때도 물고 나온다길래 혹시 몰라 크릴을 꿰어 던집니다.
그러나 전자찌를 달고 여기저기 던져서 흘리는 목적은 수심 파악과 수중여 위치를 알아내기 위함이므로 바늘 침을 완전히 나오게 꿰어 던집니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지형만 열심히 탐색했습니다. 전방 30m를 위주로 훑어 나갔으며 선장이 말씀해 준 것보다 찌 매듭을 2m나 더 올려서 했는데도
밑걸림이 없었던 것은 수심이 깊어서라기보다 지형이 밋밋한 갯바위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몰이나 해초가 있었다면 대번에 찌가 잠겼을 텐데 그런 것도 없었고. 찌를 잡아당겨 가까운 곳을 탐색하니 그제야 밑걸림이 몇 차례 생긴 것을 보며
이곳의 지형을 머릿속으로 숙지하였습니다. 적어도 봄에는 그다지 좋은 포인트는 아니네요.
특히, 산란철에 임박한 감성돔 포인트라면 몰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 텐데 여기는 해초 자체가 아예 없고, 갯바위에 담치나 따개비도 붙어 있지 않은
밋밋한 지형이다 보니 붙박이가 있을 확률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천상 지나가는 감성돔이 밑밥 냄새를 맡고 들어와 걸려들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그런
포인트 유형으로 보입니다.
채비의 부력은 어제보다 한 단계 낮췄습니다.
수심은 9m이고 앞으로 밀물이 들어오면 10m까지 나오는데 바람의 영향이 없고 잔잔한 상황이므로 0.8호 반유동을 택하였습니다.
다만, 30m 이상 원거리 공략을 해야 하기에 자중이 나가는 급류심장이나 본류원투 같은 모델로 했습니다.
저는 감성돔 낚시를 벵에돔처럼 섬세히 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원하는 곳까지 찌를 던질 수 있어야 하고 또 원하는 라인으로 흘려야 제대로 된 공략이 된다고 보기에 채비가 조금 둔탁해지는 건 신경 안 씁니다.
대신 봄에는 산란하러 들어온 감성돔은 매우 예민하므로 잔존부력만큼은 확실히 없애는 편입니다.
수면과 찌의 워터라인이 일치하게끔 잠방잠방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봉돌을 여러 개 달아서 가감하기도 합니다.
이 찌(본류원투 0.8호)의 경우 잔존부력 표시가 따로 되어 있지 않아 기본적으로 2B 봉돌을 목줄 중간에 달아줍니다.
여기에 도래 바로 아래에 g2 봉돌을 하나 더 달면 바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히 예민한 상태가 되어 흘릴 수 있습니다.
미역치 같은 아주 작은 물고기가 건드려도 저 찌는 그대로 잠겨듭니다. 감성돔이 물면? 그냥 빨려 들어갈 지도요. ^^
해가 뜨고 본격적으로 초들물이 밀려들자 조류도 아주 예쁘게 흐릅니다.
"방~방~방~방"
꾼들이 조류가 잘 갈 때 방방하게 흐른다는 표현을 쓰는데 딱 이럴 때인 것 같습니다. 아기 걸음마 속도로 적당히 흘러주니 기대가 되는 상황.
포인트 여건은 그저 그렇지만, 일단 물 잘 가고 물색도 적당히 흐린 게 괜찮고, 또 물을 만져보니 수온도 나쁘지 않았고.
그 순간! 찌가 총알처럼 들어가는 동시에 원줄이 쫙 미끄러지듯 빨려 나갑니다.
이날 최연소 감성돔 기록을 경신했다. 하이고마 ㅠㅠ
원줄 가져가는 모양새가 꼭 벵에돔 같았는데 올려보니 황당. 웬 갓난아기 감성돔이.
이렇게 보니 정말 귀엽죠. 마치 인형같습니다.
전장 17cm 가량 되는 이 감성돔은 제가 지금껏 잡은 감성돔 중 가장 작았습니다. 이것도 기록 경신인가요. 쩝.
가을도 아니고 봄에 왜 이런 게 물고 올라올까? 17cm 감성돔이면 딱 2년생입니다.
아무래도 재작년 이곳에서 태어난 감성돔 치어가 유생을 거치고 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둘러 방생하고 크릴을 꼽아 던졌습니다.
이번에는 찌가 수면 아래 5cm가량 살짝 잠기더니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이 포인트에는 해초가 없으므로 저렇게 잠기는 건 100% 입질.
대물 감성돔 아니면 소형 잡어. 둘 중 하나입니다. 챔질 타이밍을 재면서 원줄을 추스르고 있는데 찌가 그대로 들어가버리네요. 챔질!
노래미
아쉽지만, 얼른 방생하고 제 차 던져봅니다.
좀 전에도 말했지만, 물속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아 임의의 포인트를 선정하고 그곳에다 밑밥을 집중적으로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작은 감생이나 잡어들이 꼬인 듯해요.
이번에도 밑밥이 가라앉는 곳만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어신.
찌가 자물자물하는 가운데 더 이상의 진척이 없자 곧바로 챔질해 봅니다.
흰꼬리볼락
얘는 피부병 걸린 볼락이 아니고 원래 생김새가 저러니 이해하세요.
그나저나 슬슬 징크스 도지려고 하네. 잡어가 또다시 종류별로 잡히면서 (좀 전에 감성돔도 잡어) 조금씩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스칩니다.
이후 노래미 한 수를 더했고 물이 본격적으로 들기 시작하는데 조류는 희한하게 스톱되버려 간간이 들어오던 잡어 입질마저도 이제는 멈추었습니다.
파트너께서 자리를 옮겨보자고 하시길래 포인트 이동을 하였습니다.
물 잘 가는 곳으로 내려달라고 했더니 여기는 아주 시냇물.
콸콸 흘러가는 조류가 곳부리를 맞고 뒤로 넘어가니 왠지 이곳은 허공에 삽질할 것 같아 도보로 조금 걸어 들어갔습니다.
해서 온 곳은 더 내만쪽으로 만곡진 만. 전방 100m 앞에는 양식장 부표가 떠 있고요.
발 앞은 해초가 무성합니다. 이곳으로 포인트를 선정하고 낚시 시작. 수심은 6~7m가량 나오는 듯.
바로 앞쪽은 사방이 몰 밭이라 몰을 넘겨 먼 곳을 공략하기로 합니다.
어차피 해도 다 솟았고 발 앞은 가능성이 없을 듯. 전방 30m를 공략하면서 크릴이 몰밭 주변을 폴짝폴짝 넘기는 식으로 수심 조절에 들어갑니다.
일단 수심을 9m로 충분한 수심을 주고 흘리니 해초 걸림이 잦네요. 1m를 줄이고 흘리니 밑걸림이 없습니다.
다시 0.5m를 더 주고 흘리니 잘 가다가 특정 구역에서만 해초 걸림이 있네요. 이 수심으로 정하고 해초 걸림이 있는 지역에 찌가 다다르면 살짝
견제하는 식으로 공략해 봅니다.
그런데 뒷동산에서 현지꾼 두 명이 떨래 떨래 내려옵니다.
낚싯대와 밑밥통만 가져와서는 여유 있게 낚시를 시작. 한 시간쯤 지났을까?
길이 1m짜리 막대찌로 미사일을 쏘더니 30m 전방에서 쥐노래미 한 마리를 잡습니다. 작은 데 방생 안 하고 부력망에 넣어버리네요.
감성돔을 노리고 온 듯 보이나 노래미는 찌개 거리로 챙겨두나 봅니다.
그렇게 해서 쥐노래미를 몇 마리 잡으시더니 이번에는 제법 묵직한 녀석을 겁니다. 일단 휨새가 잡어는 아니네요. 감성돔인가?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데 오다가 몰에 감겨버림. 감성돔이 몰을 제대로 휘감아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지꾼은 한 10분을 꽁꽁 싸매며 발만 동동 굴리고 이제는 가망이 없어 보이니 터트려야 하나 싶었는데 다시 낚싯대를 세웁니다.
고기가 빠져나온 모양이네요.
뭔가 질질 끌려 오는데 감성돔이 아니고 뻘건 게 참돔이네. 이 수온에 웬 참돔이?
라고 생각하고 봤더니 자연산이 아니고 빠삐용 참돔(탈참). 씨알은 통영산 양식 참돔의 평균 수준인 30 후반 40cm급입니다. 오호. 탈참이 나온다고라?
비록 저는 구멍찌였지만, 현지꾼이 걸어낸 라인과 거의 비슷한 곳을 공략하고 있었으므로 감성돔보다 탈참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
(집으로 가져가 마츠카와 타이나 해 먹으려고)
이윽고 제게도 어신이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밑밥 효과가 있는 듯.
찌가 사알 들어가는데 이거 어찌 참돔이 아닌 거 같음. 그래도 수온이 낮으니 참돔도 예민해졌겠지 싶어 힘차게 챔질했더니.
미역치
철수길에서
1박 2일 통영 감성돔 낚시는 그렇게 2연꽝으로 훈훈히(?) 마무리하였습니다.
밀물이 반쯤 차기 시작하면서 수온이 매우 차가워졌다는 걸 느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꽝의 전령사 미역치가 반겨주었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얼마나 잡았나 궁금한 가운데 계측에 들어가는데
이날 30명이 잡은 7마리 감성돔
주변에서는 쯔리겐 FG 정출 역사상 최고로 저조한 조과랍니다.
서른 명의 선수 중 감성돔 손맛 본 사람은 다섯 명. 씨알도 30cm 전후로 매우 잘고요.
대부분 수컷이니 얘네들이 먼저 들어와 터를 닦고 그 뒤로 대물 암컷이 들어옴을 고려한다면 시기가 조금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한 물때 가량 바뀌면 왠지 폭발할 듯한 느낌.
그런데요. 지금 계측하고 있는 감성돔을 유심히 보십시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진 찍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집에 와서 모니터로 보다 보니 저게 감성돔이 아닐 수도 있음을 느꼈습니다. 좀 더 확대해 볼까요?
오스트레일리아 기감성돔으로 추정되기는 하는데
외형적인 특징이 오스트레일리아 기감성돔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데 가장 확실한 것은 측선에서 등지느러미까지 배열 수를 세어보는 겁니다.
그런데 이 사진 각도에서는 정확히 셀 수 가 없어요.
오스트레일리아 기감성돔
참고로 감성돔 종류가 몇 가지 있는데 한국 연안에서 잡히는 감성돔은 표준명 '감성돔'으로 측선에서 등지느러미까지 배열 수가 5.5열입니다.
그리고 가끔 출현하는 '새눈치'는 배열 수가 3.5열이죠. 그리고 일본 남부, 홍콩 앞바다, 남중국해에 주로 서식하는 오스트레일리아 기감성돔은
4.5열입니다. 이것만 세면 감성돔 구분이 명확해지는데 저는 현장에서 사진을 많이 안 찍었기 때문에 계측하고 있는 사진으로는 100% 판단이 어렵고,
다만 그 외의 특징으로 보아 위 성어가 된 기감성돔과는 조금 다르지만, 기감성돔의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유어기임을 고려한다면, 어쩌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온난화 영향으로 앞바다 수온이 해마다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도 빈번해지는데요.
봄철 저수온기에 기감성돔의 출현은 선뜻 이해가 안 가지만, 예전에 두미도에서 한 마리 낚인 사례도 있으니 전혀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 가장 아쉬운 건 판독할 만한 고화질의 사진이 없다는 것이네요.
이날 30명이 출전한 정기출조에서는 다른 사람도 아닌 박범수 대표님이 37cm 감성돔을 포함해 세 마리를 낚아 1위 하셨습니다.
운영자께서 1등한 경우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사상 처음으로 주최측 농간. ^^
봄 감성돔 시즌은 이제 시작입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폭발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35cm 이상은 대부분 암컷이고 산란을 위해 온 것이니만큼 적당히 먹을 만큼만 잡아 드시기 바라며, 봄 감성돔 조행기를 마칩니다.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통영권 감성돔 낚시 문의
가이드 뚱 : 055-643-1734
<<더보기>>
내겐 색달랐던 동해안 낚시
[공지] 릴 찌낚시 테크닉
감성돔과는 다른 벵에돔의 습성과 생태
씨를 말리는 감성돔 대량 포획, 이대로 괜찮은가?
여수 가막만 봄 감성돔 낚시
'조행기 > 남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우도 참돔 낚시(1), 30시간 논스톱 갯바위 낚시 (43) | 2014.06.16 |
---|---|
거제도 해금강에서 벵에돔 낚시 농락 사건 (27) | 2014.05.26 |
통영 봄도다리 낚시(채비), 성공적인 첫 탐사 (40) | 2014.03.31 |
이것이 삼천포 볼락 낚시다. 일반인은 잘 모르는 선상에서의 식사 (73) | 2014.01.21 |
거제도 해상펜션 낚시 다녀왔습니다. (61) | 2013.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