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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이 바다를 찾는 것은 희망을 찾아가는 것과도 같습니다. 넉넉한 바다는 우리를 기대감에 부풀게 합니다.
변화무쌍한 바다, 처음 찾는 포인트는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하죠. 그렇게 부푼 희망을 안고 낚시터를 찾는 꾼들의 생각은 비슷할 겁니다.
"오늘은 잘 될 거야"
"지난번 보다는 잘 잡힐 거야"
그런데 이번 출조는 애초부터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서울에서 여수까지 먼 길을 왔는데 이왕이면 좋은 느낌,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낚시에 임해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기대를 접었다면 낚시는 왜 하는 걸까? 혹시 실망감을 줄이기 위한 자기 방어는 아닐까?
어쨌든 이날은 여수 가막만에서 봄 감성돔 낚시를 하기 위해 서울에서 밤새 달려왔습니다. 출항을 앞 둔 저는 마음을 비우기로 합니다.
1박 2일간 있었던 봄 감성돔과 벵에돔 탐사. 그 담담했던 조행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른 새벽, 봄 감성돔 낚시를 위해 밑밥을 개는 꾼들
새벽 4시, 출항하는 배에 짐을 싣는다, 여수 신월항
달리는 배 안에서 망망대해를 향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밥곰팅님
이번에도 블로그 독자님 세 분과 함께 1박 2일 여정을 함께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모시고 간 게 아니라 저는 그냥 꼽사리(?)로 껴서 갔는데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블로그 독자님들끼리 낚시 계획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저를 쏙 빼놓고 말이지요. ㅎㅎ
저 역시 같은 날 다른 곳으로 낚시를 계획했습니다. 자주 가는 출조점을 통해 홀로 낚시 가려고 마음먹었지요.
그러다가 출발 이틀 전에 독자님들끼리 낚시 간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합류했던 것입니다.
사실 출발 하루 전까지는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시기(5월 초)가 낚시하기에 가장 애매한 시기.
육지는 완연한 봄을 넘어 초여름으로 가고 있지만, 바다는 이제 영등철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를 맞습니다. 그러다보니 수온의 변동이 가장
심할 때가 지금 이 시기에요. 거기다가 개인적으로 감성돔 낚시는 그만하고 싶었습니다. 낚아봐야 알 밴 감성돔이고 확률도 높지 못합니다.
서해권(격포, 충남)은 감성돔 시즌이 시작됐다고는 하나 아직은 이릅니다. 가더라도 꽝칠 확률이 높고, 출조점을 통해서 가면 전남 덕우도권을 갈 텐데
이 역시 조황 편차가 있어 대상어를 본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여수권은 감성돔에서 벵에돔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보니 시즌이 애매합니다.
전날 금오열도권으로 들어간 25명의 조사 중 손맛 본 조사는 단 3명. 그것도 상사리급 참돔으로 그쳤습니다. 삼부도에서 참돔낚시를 하고 싶었지만,
조황이 낱마리 수준이고 출조점도 문을 닫아서 포기. 거제, 통영권은 벵에돔 시즌이 이미 시작됐지만 조황 편차가 큽니다.
그렇다고 욕지도, 거문도, 추자도로 가면 확률은 높아지는데 경비의 압박이 큰 데다 꼽사리로 껴서 가는 입장에서 다른 이들이 세워놓은 계획을 무산시켜
가며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제주도는 여전히 사경을 헤매는 저조한 불황 속에 지금은 한창 성수기라 항공권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간다 하더라도 조과를
보장할 수 없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이럴 때 가장 현명한 판단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낚시를 안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일부 중거리권 이상의 섬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불황이어서 차라리 이때는 경비를 세이브하고 잠시나마 웅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좀이 쑤셔서 가만히 있을 수 있어야 말이지요. 꽝치면 뭐 어때! 까짓 거 바람 쐬러 가는 거지! 라는 기분으로 독자님들의 낚시 계획에
제가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합류하였습니다. 괜히 제가 나서서 지역과 포인트를 수정했다가 나중에 결과가 안 좋으면 그것도 난감할 테니 말입니다.
여수 가막만에서 봄 감성돔 낚시 일급 포인트인 모자섬에 몇 분이 하선 중이다.
내가 내릴 자리는 봄 감성돔 낚시터로 잘 알려진 까막여
그리고 제가 내릴 자리는 바로 이곳입니다. 무척 비좁죠? ^^
깜깜한 바다 한가운데 겨우 한 평 남짓 솟아 있는 여 덩어리를 찾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배를 세워 수분 동안 라이트를 비추어 찾아냈습니다.
원래 까막여는 넓고 평평한 곳이지만, 이때는 만조여서 저곳만이 솟아 있습니다.
배에서 내리면 물이 어느정도 빠질때까지 낚시가방을 들고 꼼짝없이 서 있어야 하는 포인트죠.
먼 통이 틀 무렵, 낚싯대를 피는 밥곰팅님
새벽 5시 30분, 여명이 트면서 주변 지형이 눈에 들어옵니다.
약 10분간 서서 꼼짝 않고 있으니 물이 조금씩 빠지면서 갯바위에 낚시 짐을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까막여에 내린 인원은 단 세 명. 저와 밥곰팅님, 그리고 여수 현지꾼 한 분입니다. 나머지 독자님들은 어디 갔냐고요? 감성돔 선상낚시를 하러 갔답니다.
아무래도 선상낚시 쪽이 확률은 높을 겁니다. 게다가 지난번 동해 출조 때 갔던 맴버 그대로인데 아무도 손맛을 보지 못해 이번엔 손맛이 절실한 상황.
저는 감성돔 선상이 아무리 확률이 높아도 안 탑니다. 못 잡아도 갯바위에요. 이는 개인 취향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잡히는 감성돔은 산란을 위해 내만 안쪽 깊숙이 들어오는 알감시들입니다.
저는 출조하기 전, 알감시든 수컷 감시든 잡으면 방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컷은 정자를 뿌려 알을 수정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
감성돔은 알 밴 암컷보다 수컷이 더 귀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잡히는 감성돔은 수컷도 놔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산란 감성돔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저는 알 밴 암컷 한두 마리 잡아먹어도 크게 상관없다고 봅니다. 그것 때문에 감성돔 개체수가 준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착각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지난가을, 겨울에 신나게 잡아대던 감성돔들이 결국 봄에 산란할 얘들인데 그때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사람들은 비난하지 않아요.
이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해묵은 논란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진짜 문제는 정치망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불법 조업과 뻥치기, 그리고 산란 감성돔을 닥치는 대로 잡아가는 선상낚시에 있습니다.
이들이 씨를 말리는데 어째서 두 세 마리 잡아다 먹는 갯바위, 방파제 꾼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감성돔 개체수 보호라는 거창한 명목으로만 알감성돔을 방생하려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챙겨도 맛이 없습니다.
참. 알이 있어 맑은탕을 끓이면 맛은 있겠네요. 하지만 회 맛이 제철이 아니면 왠지 잡아도 흥이 나질 않습니다. 오로지 저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
안그래도 서울까지 공수해 가면서 맛이 떨어지는데 지금 잡히는 감성돔은 오죽할까요.
채비는 2B 전유동으로 시작해 본다.
<<입질의 추억 채비>>
낚싯대 : 시마노 Basis ISO 1-530 (쯔리겐 FG 부회장님이 사용했던 대인데 얼마 전 저에게 선물로 주셨어요. 덕분에 잘 쓰고 있습니다. ^^*)
릴 : 2500번 드랙릴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세미 플로팅 2.5호
구멍찌 : 쯔리겐 4-2-4 전유동 X-B 2B
수중쿠션 : 침력이 없는 조수우끼고무
도래 : 10호
목줄 : 쯔리겐 제로알파 1.7호 3m. 바늘 위 50cm 부근에 2B 봉돌
바늘 : 가마가츠 감성돔 바늘 3호
포인트는 만조 때 수심이 6~7m밖에 안 되는 얕은 해초밭으로 전형적인 봄 감성돔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예보와 달리 바람과 파도가 조금 있습니다. 여치기라 바람막이가 될 만한 지형 없이 뻥 뚫린데다 수면은 바람에 밀리고 있어 여느 때
같으면 G2나 B봉돌로 내릴 수 있는 수심을 2B봉돌로 내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찌를 2B로 선택한 것.
여수 가막만의 일출
첫수로 작은 볼락이 올라온다, 여수 가막만 봄 감성돔 낚시
찌에 미약한 어신이 전해지면 대부분 이 녀석들이 물고 옵니다. 입질 형태는 찌가 수면 아래 살짝 잠긴 채 더 이상 내려가질 않고 그대로 정지.
낚싯대를 살짝 뽑아들면 여지없이 토도독 거리는 어신이 초릿대를 통해 손으로 전달됩니다.
그런데 이 녀석.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요? 가만 보니 황해볼락이로군요.
서해꾼들에겐 친숙한 어종입니다. 도감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서해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라던데, 여수권에도 서식하나 봅니다.
밥곰팅님도 황해볼락을 낚아 올립니다. 이곳 사람들은 '돌볼락'이라 부르고 있는데요. 표준명은 황해볼락.
황해볼락은 커야 20cm를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간혹 서해권 방파제에서 구멍치기를 하다 보면 25cm급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맛은 여타 볼락 어종보다 좀 떨어져 매운탕감으로 밖엔 안 쓰이는 녀석이지요.
잠시 후 작은 배가 포인트로 접근하더니 이곳에다 닻을 내립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낚시하고 있는 자리에 버젓이 채비를 던집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이곳 까막여 포인트는 전형적인 날물 포인트로 이때 조류는 우에서 좌로 흐르게 됩니다.
채비는 2시 방향으로 전방 20m 지점에 안착을 시키면 채비가 정렬되면서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러면 오른쪽 10시 방향에 있는 몰밭으로 들어오는데 여기서 밑밥으로 묶어놓고 감성돔을 히트시킬 수 있는 곳이지요.
그런데 저 배가 들어와 우리가 흘리는 곳에다 떡하니 채비를 날리니 제대로 흘릴 수가 없군요. 더욱이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은 밑밥도 안 뿌리고 우리가
뿌린 밑밥띠에다 찌를 던져 놓고 낚시를 하시니 와 철판도 이런 철판이 없습니다.
이 중요한 시간에 미치고 환장하게 하네요. 예전 같았으면 한마디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러기가 무척 힘이 드는군요. (왜 그런지 아시는 분들은 아실 듯)
제가 다른 구명복을 입고 왔다면 진작에 고성이 오갔을 터. 차라리 선장님에게 연락해서 해결해볼까? 라고도 생각했지만, 괜히 번잡스러워 질까 봐
놔뒀습니다.
한 번씩 눈이 마주치면 째려보곤 했는데 소용이 없네요. 나중엔 자기도 좀 너무했다는 걸 안 건지 밑밥 두 주걱을 살포시 뿌립니다?
밑밥을 준비해 오긴 했나 보네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배가 조류에 밀려 우리 쪽으로 점점 들어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가 흘릴 수 있는 구역은 더 좁아져 갑니다. 우리는 저 사람이 던진 채비를 넘겨서 캐스팅해야 했고, 저 사람이 던진 찌를 피해
흘려야 했는데 고의로 엉키게 해서 확 짤라 뿌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생각으로만 했을 뿐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실천에 옮길만한 처지도 아니고요.
시간은 어느덧 8시. 이제는 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한 번만 더 이쪽으로 캐스팅하면 한 마디 할 참입니다.
그런데 이분 철수준비를 하네요. 시간은 8시 30분을 넘기자 고기가 안 잡힐 것을 아는 것인지 닻을 끌어 올립니다.
순간 닻이 암초에 걸렸는지 한참을 씨름합니다. 처음에는 속으로 고소해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고소해 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닻이 걸려 배가 못 빠져나가니 계속해서 우리 낚시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한참을 실랑이하더니 가까스로 닻을 끌어 올립니다.
그리곤 우리한테 와서 왕창 남아버린 밑밥을 주고 갑니다.
베도라치가 올라오고
쥐노래미도 올라오지만
잡어의 활성도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감성돔 소식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물때는 어느새 중날물로 접어들고, 거품띠를 넘겨 안착된 찌가 유유히 흐른다, 여수 가막만 봄 감성돔 낚시
시간이 흐르면서 날씨가 점점 험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 데이터엔 분명 검정물에 장판을 예고했는데 일본 기상청도 빗나간 날씨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바람은 점점 심해지고 수면의 파장도 거칠어져 갑니다. 해는 어느덧 중천에 뜨니 애당초 노렸던 10m 전방의 몰밭은 이제 의미가 없을 듯 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원줄이 밀리고, 찌도 밀립니다. 2B 봉돌로 꾸린 채비는 바닥층을 찍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바닥층을 찍었다 싶으면 얼마 못 가 포인트에서 벗어나기 일쑤입니다.
채비를 1.5호 반유동으로 교체했다.
어차피 해가 떠버렸기 때문에 아무리 몰밭이라도 가까운 곳엔 감성돔이 들어올 리 만무할 것 같습니다.
이제부턴 과감하게 40m 권을 노려봅니다. 이렇게 불어오는 바람과 바람에 밀리는 표층 조류로 인해 2B 봉돌만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아 1.5호 찌에
-1.5호 순강수중찌를 채우고 공략에 임해 봅니다. 이때 찌는 14g으로 원투성이 강한 모델을 선택.
수심을 더 주고 최대한 원투를 했음에도 불구, 맞바람에 찌가 멀리 나가지 못한 채 약 30m 안쪽에 안착 됩니다.
거기서 낚이는 어종은 역시 황해볼락.
황해볼락은 상황에 따라 바닥에서 약간 떠서 물기도 하니 황해볼락이 낚이면 수심을 더 주고 낚시합니다.
밥곰팅님은 쥐노래미
우리와 함께 내린 여수 현지꾼도 아직 대상어를 보지 못한 채 황해볼락과 놀고 계시네요.
크릴을 여러 마리 꿰어 공략해 본다.
물색이 너무 탁해 미끼 끼우는 방법을 바꾸기로 합니다.
사진상에는 그리 혼탁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거의 "똥물" 수준으로 탁해져 있습니다.
먼바다 쪽은 그나마 괜찮은데 낚시가 이뤄지고 있는 반경의 물색은 마치 서해권에서 보는 듯한 황토색 물이네요.
이런 물색에는 고기들의 시야가 매우 좁아져 있을 겁니다. 그럴 땐 두 마리 꿰기도 괜찮은데요. 이것도 별 소용이 없자 아예 4마리를 꿰어 던져 봅니다.
원래는 참돔 낚시할 때 꿰는 방법인데 감성돔 낚시에서 사용할 줄이야.
물때는 간조로 접어들면서 수위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시간은 오전 11시.
조류는 멈췄고 이제는 그나마 이어졌던 잡어들마저 입질이 끊긴 상태.
1시간 뒤면 초들물이 들어오는데 이 포인트는 들물 조류에 태워서 고기를 낚을 만한 지형지물이 없으므로 포인트를 옮기기로 하고 식사를 재촉합니다.
도시락은 편의점에서 미리 준비해 왔습니다. 비록 찬밥이지만 새벽부터 체력소모가 많아서인지 밥맛은 꿀맛이네요. ^^
오늘 바다가 좀 오락가락합니다. 좀 전까지 거세게 불었던 바람이 다시 잠잠해지고 파도는 수그러듭니다.
조류 소통도 거의 없어 채비는 다시 2B 전유동으로 교체합니다.
25m 전방에 떠 있는 찌를 바라보며 세월을 낚고 있었다, 여수 가막만 봄 감성돔 낚시
새벽부터 열심히 했더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픕니다.
한 달 전쯤 발목을 접질려 작은 부상을 당했는데 여기서 또다시 같은 부위를 접질르면서 졸지에 쩔뚝이가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낚시가 너무 힘든 시기네요. 크릴을 만져보니 수온은 제법 오른 것 같은데 바닷속 조건이 안 맞는지 아니면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아무래도 오늘은 고기 구경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낚시 방법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은데 대상어를 못 보니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선상낚시 팀은 어찌되었을까? 연락해 보니 선상낚시도 몰황. 선상이 몰황이면 말 다 했습니다.
요즘 바다가 참으로 이상합니다. 물론 안 되는 시기, 안 되는 물때에 오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물때는 간조에 다다르며 속살을 모두 보여주고 있는 까막여 포인트
저분의 플레이를 아까부터 쭉 지켜봤는데요. 낚시를 정말로 열심히 하십니다. 정말 쉬지 않고 하는 모습에서 마치 1년 전 제 모습을 보는 듯하네요. ^^;
그때는 물때 안 가리고 무조건 열심히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의 제 모습을 보세요. 물때가 죽었다고 꾀를 부리고 앉아있지 않습니까?
물론 발목을 접질려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새벽의 불청객 때문에 제대로 된 공략도 못 해보고 기분은 기분대로 상했고, 의욕이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낚시를 하다 보면 무수히 많은 변수와 맞닥트리지만, 그 변수들이 모두 자연에서 오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여수의 대표적인 봄 감성돔 낚시 포인트인 까막여를 떠나며
오후 1시, 초들물이 받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이곳을 빠져나와 들물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어쨌든 이날은 오후 5시까지 종일 낚시를 할 생각인데요. 전반전은 낚시가 말렸지만, 후반전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보렵니다.
이날 저의 목표는 한 가지뿐. 봄 감성돔 낚시를 즐기는 것입니다. 낚으면 간단하게 기념촬영만 하고 방생하는 정도의 소박한 목표인데 오후엔 가능할까요?
지금 바다는 봄 앓이 중인가 봅니다. 여수 가막만에서 펼쳐지는 봄 감성돔 낚시,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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