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참치 VIP점 방문기, 화려하고 우아한 참다랑어 코스


 

광화문에 있는 사조참치입니다. 아시다시피 사조참치는 체인점이죠.

일반적으로 체인 점포를 운영할 때는 종로점, 대학로점, 홍대점 등 동네이름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VIP 점이란 이름으로 운영 중입니다.

사조참치에서는 유일한 VIP 점포라고 하네요. 이유를 들어보니 다른 점포와는 격이 다른 서비스와 음식으로 차별화를 두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았습니다.

 

 

사조참치 VIP 점의 메뉴판. 그 첫 장을 열면 제가 촬영한 사진이 들어가 있습니다.

미리 세팅된 테이블지도 제가 촬영한 사진이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된 내막은 이렇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가게를 오픈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참치 정보를 얻으려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제 블로그를 접했고 여기서 본 사진이 마음에 들어 사용 허가를 요청했습니다.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한 건데요. 그랬을 때 제 사진이 닳는 것도 아니고 ^^

오히려 여러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 원본을 드렸습니다.

이후 가게는 오픈하였고 석 달이 지났을 즈음하여 사장님이 저를 초청해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표면상으로는 초청이지만, 오픈한 지 얼만 안 된 시점에서 이런 초청은 홍보를 염두한 초청이었음을 저는 이해합니다.

다만, 저의 방문은 매장의 건설적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두면서 시식기를 통해 느낌 점을 적어보겠습니다.

 

 

가격대는 임대료가 비싼 광화문의 상가 건물이라는 입지조건을 고려했을 때 적정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의 유형은 직장인 회식과 접대에 맞춰져 있어 내부 인테리어에도 많은 공을 들인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은 없음)

 

다른 매장과 차별화를 두기 위함이라는 사조참치 VIP 점.

가장 큰 차이는 내부 인테리어에 있었습니다. 홀 대신 전체가 룸으로 되어 있는데 입식 룸과 좌식 룸, 그리고 다다미방이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차이는 봉사료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안 가봐서 모르지만, 다른 사조참치에서는 봉사료가 있나 봅니다. 

세 번째는 음식과 가격에서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만 듣기로 하고 음식을 주문해 봅니다.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중간 가격대인 사조특선(58,000원).

저도 이것을 지목하였지만, 매장에서 권해 준 것은 사조로얄(85,000원) X 2인.

참치집을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차이는 참치 부위입니다. 그 외 곁들임 음식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역시 고급 부위가 들어가느냐의 차이겠지요.

 

 

개인 기본 세팅

 

공유 기본 세팅

  

전체요리로 해파리 냉채

 

참치는 제법 눈썰미가 있어도 그 종류와 부위를 알아맞히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것을 다 알고 먹는 이들도 흔치 않고요.

참치는 그 종류만도 십여 가지이고 또 한 마리를 해체해도 수십 가지 부위가 나와 실장이 와서 일일이 설명해 주지 않은 한 알고 먹기 어렵습니다.

설명해준다고 해도 먹고 나면 금새 잊어버리죠. ^^;

 

"뱃살, 아니면 등살"

 

이 정도만 구분해서 먹어도 맛의 감흥을 느끼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그래도 제 블로그에서는 조금 깊숙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참치회는 혀보다 눈이 먼저 맛을 본다 할 만큼 화려한 자태를 뽐냅니다만, 이것도 종류와 부위를 제대로 알고 있을 때 배가 될 것입니다.

예전에 제 블로그에서 참치 종류와 부위에 관해 설명했지만, 미처 보지 못한 분을 위해 중요한 개념만 짚어드리고 넘어가겠습니다.

 

 

#. 참치 종류의 기본적인 개념

우리가 '참치'라고 부르는 어종의 표준명은 사실 없습니다. 하지만 '참'짜 붙이기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그중에서도 가장 값이 나가고 맛이 좋은

다랑어에다 '참'짜를 붙여 오늘날에는 참다랑어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귀하고 맛 좋은 참치의 대표 어종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랑어 종류와 새치 종류를 통틀어 '참치'라는 바운더리에 포함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참치는 참다랑어에 한했습니다.

참치도 서열이 있습니다. 그 서열은 가격(단가) 순이기도 하며 맛의 순이기도 합니다. (괄호 안은 업계에서 편히 부르는 명칭)

 

<<다랑어류>>

1) 참다랑어(혼마구로)

2) 남방 참다랑어(미나미)

3) 눈다랑어(빅아이)

4) 황다랑어(옐로핀)

5) 백다랑어(롱테일)

6) 날개다랑어(알바코)

7) 가다랑어(가쯔오)

8) 점다랑어(홍까스)

 

<<새치류>>

1) 황새치(메카)

2) 청새치(마카)

3) 백새치(시로)

4) 흑새치(구로, 녹새치)

5) 돛새치(세일피쉬)

 

- 고급 참치 집에서는 오로지 참다랑어만을 고집하며, 눈다랑어가 부가적으로 사용됩니다.

- 일반 참치 집에서는 눈다랑어, 황다랑어, 황새치 등을 많이 사용합니다.

- 마트에서 파는 참치회는 눈다랑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 저가형 무한리필에서는 눈다랑어가 일부 사용되며, 황다랑어, 청새치, 흑새치, 돛새치가 사용됩니다.

- 예식장, 돌잔치 뷔페에서는 흑새치(녹새치), 돛새치가 많이 사용됩니다.

 

같은 어종이라도 생물이냐 냉동이냐에 따라 품질이 확 달라지지만,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물량은 99% 이상 수입산 냉동입니다.

또한, 같은 어종이라도 자연산이냐 축양이냐에 따라 값이 다르고 무게(kg)와 비육 상태에 따라 품질이 다릅니다.

이 부분은 매우 복잡하니 넘어가기로 하고 여기서는 참치가 대략 이런 종류, 이런 순으로 가치가 매겨지는 구나! 하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첫 접시는 참다랑어 뱃살 모둠

 

첫 접시를 받아들자 제 눈에는 A, B, C, D 네 가지 그룹으로 묶여서 들어왔습니다.

일단 A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참다랑어 뱃살 부위로 보입니다.

 

 

A 눈다랑어 배꼽살

 

A는 눈다랑어. 그 중에서도 배꼽살에 해당합니다. 배꼽살이란 이름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배꼽 위치에 붙은 살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배꼽살은 참치 내장을 감싸는 배바지살 중 가장 앞에 붙은 두꺼운 지방막입니다.

이 지방막은 제법 단단하며 살에는 섬세한 마블링이 서려 있어 참치 부위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합니다. 

 

하지만 그 태생은 서열 2위인 눈다랑어입니다. 85,000원짜리 메뉴에는 비록, 참다랑어 코스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받아 본 손님 입장에서는

부차적인 설명이 없는 한 모두 참다랑어인 줄 알고 먹게 될 겁니다. 그럼에도 굳이 눈다랑어 배꼽살을 참다랑어 구성에 끼워 넣은 이유는 나중에 나올

특수부위 모둠에서 참다랑어 배꼽살이 포함되기 때문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첫 접시부터 너무 뱃살 일변도로 몰아가는 것은 자칫 나중에 나오게

될 특수부위 맛의 감흥을 죽이는 결과가 부를 수 있습니다.

물론, 매장에서는 맛보다 중요하게 타협해야 할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참치를 대하는 손님의 그릇된 인식'일 것입니다.

 

한국의 참치 문화 중 가장 잘못됐다고 생각한 것은 '뱃살이면 무조건 고급'이라고 여기는 거였습니다.

접대문화가 팽배한 서울 중심지의 참치 매장에서도 이를 간과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가령, 중간급 메뉴에서는 느끼한 뱃살부터 담백한 등살(아카미)까지 맛의 밸런스를 맞추어 내는데 오히려 값비싼 고급 메뉴에서는 뱃살 일변도라 혀가

금방 지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등살에 대한 인식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그렇게 구성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첫 번째 접시를 통해 느껴졌습니다. 

 

참치는 부위도 중요하지만, 맛의 균형을 맞춘 구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눈다랑어 배꼽살 대신 질 좋은 참다랑어 속살(적신)로 구성을 맞추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부산의 어느 횟집에는 손님이 뭔지 알고 먹을 수 있게끔 부위나 어종을 적은 깃발을 꽂아 서브하던데요. 사실 이 부분은 참치회에 더 필요합니다.

손님이 뭔지 알고 먹도록 배려하는 것. 여기에 더하여 먹는 순서까지 안내해 준다면 VIP 점포는 단순히 봉사료를 안 받고 인테리어에 신경 썼다는 점을

넘어 '올바른 참치 문화를 선도하는 특별한 매장'이라는 인식이 더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B 참다랑어 안쪽 뱃살 1

 

B 참다랑어 안쪽 뱃살 2

 

B그룹으로 묶은 두 가지 뱃살은 모두 지방을 감싸는 뱃살 중 기름기가 가장 많은 안쪽 부위입니다.

섬세히 퍼진 마블링, 우아한 빛깔,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 없어지면서도 그 끝에는 지방막(사진에서 흰 부분)이 남아 씹는 감촉을 더한 부위죠.

 

 

C 참다랑어 바깥쪽 뱃살 1

 

같은 뱃살이라도 가치는 조금씩 다릅니다.

앞쪽(대가리)에 가까울수록 1번 도로라 하여 가격이 가장 높고, 뒤쪽(꼬리)으로 갈수록 5번, 6번으로 떨어지며 가격이 가장 낮습니다.

또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오는 순에 따라서도 단가 차이가 있겠고 이러한 점들은 모두 지방 함유량과 비례합니다.

지방이 많으면 많을수록 단가는 올라가겠지요. 다만, 지방 함유량이 많다고 하여 반드시 맛있지는 않습니다.

 

지방이 많으면 녹는 맛은 일품이지만, 그것도 처음 몇 점까지일 것입니다. 쉽게 물리기 때문에 많이 먹기가 어렵다는 것.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지방이 가득 든 뱃살만 먹는 참치 문화는 접대 문화와 함께 맞물려 기이한 형태로 발달하였습니다.

소고기 마블링도 그렇고 뭐든 과하면 좋지 않겠죠.

 

 

C 참다랑어 바깥쪽 뱃살 2

 

이것도 근처에 있는 부위로 다 같은 뱃살입니다. 그런데 이 부위는 칼질할 때 조금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첫 접시로 나온 뱃살 모둠은 두께 감은 좋았는데 길이가 약간 들쭉날쭉합니다.

 

 

뱃살(도로)를 썰 때는 길이와 너비도 함께 맞추는 게 보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걸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손님이 간혹 있습니다. 길이가 짧으면 자투리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D. 참다랑어 3~5번 도로로 추정

 

D 블럭은 그나마 뱃살 중에서도 기름기가 덜한 부위입니다. 담백하면서 적당히 고소한 맛이 기름진 뱃살 일변도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네요.

우리는 기름이 많으면 많을수록 최고급으로 칩니다. 기름이 많을수록 가격(단가)도 비싸죠.

하지만 맛의 밸런스를 생각하자면, 이런 부위가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눈다랑어 배꼽살을 참다랑어 속살(적신)로 대체한다면, 먹는 순서는 속살 → D → C → B 순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혀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못해 단계적으로 고소함을 줘야만 조금씩 느끼는 수준이니까요. ^^;

지금까지는 맛의 밸런스, 부위의 다양한 구성에 관해 지적하였습니다만, 워낙에 고급 부위다 보니 실제로는 어떤 걸 집어 먹어도 입이 즐거웠습니다.

참치회에서 가장 중요한 해동 상태가 좋았다는 점. 그리고 부요리가 나오기 전에 첫 접시부터 메인을 서브했다는 점이 좋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고추냉이

 

사람들은 이것을 '생와사비'라고 부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와사비를 갈아서 냈다.'고 하는 건 오해입니다.

이 제품은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고추냉이 함유가 많아 고급 일식집에서 선호하는 팩 제품입니다. 대표적으로 303이나 705 등이 있지요.

고추냉이는 살균력과 더불어 회 맛을 업그레이드해주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실은 그 집의 품격을 더해주는 조력자입니다.

사실 많은 고급 일식집에서 사용하는 303 제품도 충분하나 저는 VIP 점포에 걸맞게 조금 욕심을 부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효자동에 이름난 초밥 집이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효자동 초밥이고 다른 하나는 박광일 스시.

두 군데 모두 갔지만, 스타일은 전혀 달랐죠. 효자동 초밥이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샤리의 산미에 커플용 구성이 돋보이는 집이라면 박광일 스시는

좀 더 섬세한 초밥을 쥐는 호텔식에 가까웠습니다. 어느 쪽이 좋은지는 호불호가 있지만, 저는 그 가격대에서 그런 스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박광일 쪽에 질적인 우세를 주고 싶은데 여기에는 고추냉이를 직접 강판에 갈아서 낸 것도 한몫하였습니다.

 

사실 뿌리채소를 강판에 갈아서 낸 게 뭐 그리 대수겠느냐마는 알고 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시중 업소 중 고추냉이를 강판에 갈아서 낸 곳이 과연 몇 군데나 있겠습니까? 아주 고급 일식집이거나 호텔 스시가 아니면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사조참치 VIP점도 고추냉이에서 다른 점포와 차별을 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재료를 사와야 하고 강판에 갈아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건 머릿속에나 있을 뿐,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더해져 입소문이 나면 매장의 이미지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봅니다. 소비자는 다른 것도 아닌 '작은 부분'에서 감동한는 사실을 말이죠. ^^

 

 

참치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

 

이렇게 훌륭한 부위를 기름장이나 김에 싸서 먹는 것은 그리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기름장과 김을 사용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저가형 무한리필에서 불필요한 잡내를 가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얼린 상태로 낸 것도 비린내를 가리기 위함이었죠. 차가움 앞에 비린내를 잘 못 느끼며, 뜨거움 앞에 짠맛을 못 느끼는 혀의 단점을 적극 활용한 것.

 

참치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간장에 고추냉이를 풀지 않고 그대로 한 점 올려 무순과 함께 만 다음 간장에 찍어 먹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고추냉이의 알싸한 향과 무순의 쌉싸름함이 그나마 남아 있던 생선 자체의 비린 맛을 감추며 좋은 맛만 골라서 느끼도록 돕습니다.

 

 

표준명 비막치어

 

첫 접시를 비워갈 때쯤 비막치어 구이가 나왔습니다. 비막치어는 흔히 '메로'라고 부르는 생선입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이 어종에 관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여기서는 맛보는 데 집중했는데요.

메로는 특유의 꼬리한 맛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취급과 굽기에 따라 맛의 강도가 다른데 이곳의 메로구이는 처음 접하는 이들도

편히 먹을 수 있을 만큼 꼬리한 맛이 적으면서 담백한 게 좋군요.

 

 

은행, 마늘구이

 

칠리 새우

 

느끼한 뱃살만 먹다 보니 살짝 매콤한 게 당기던 찰나, 적당히 나와준 칠리 새우.

사진에는 잘 느껴지지 않은 데 사용한 새우 크기가 중하에 가까울 정도로 실합니다. 부요리에 신경쓴 흔적이 보이는군요.

 

 

특수 부위로 구성한 두 번째 접시

 

두 번째 접시는 특수 부위 모둠입니다. 여기서 사장님은 양을 좀 많이 넣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도 이것은 2인분이 아닌 4인분으로 보입니다.

이는 서비스가 들어간 양이니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참다랑어 배꼽살 1

 

참다랑어 배꼽살 2

 

위 두 사진은 모두 참다랑어 배꼽살로 지방을 감싸는 지방막과 거기에 붙은 살점을 결의 반대 방향으로 썬 것입니다.

입에 넣고 씹으면 안쪽에 붉은 살이 먼저 녹아 없어지고 남는 건 흰색의 지방인데요. 이 부분의 식감이 꼬득하고 고소해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참치 지방은 쇠고기와 다른 불포화산 지방으로 오메가 3이 많아 아이들 성장에 이롭다고 하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자주 먹이는 것은 중금속 우려는 둘째 치고 우선 입이 고급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류하고 싶습니다. ^^;

그만큼 참다랑어 뱃살, 그 중에서 가장 앞쪽에 있는 배꼽살은 등골브레이커 못지 않은 비싼 가격입니다.

제가 알기에는 참다랑어의 여러 부위 중 두 번째로 비싼 부위가 아닌가 싶네요. (가장 비싼 부위는 가마도로)

 

 

눈다랑어 가마도로

 

그리고 이것이 가장 비싸다는 가마도로(?) 입니다. 가마도로는 맞는데 아쉽게도 눈다랑어의 가마도로네요.

참다랑어 가마도로가 85,000원짜리 코스에 빠진 이유는 그보다 비싼 120,000원짜리 코스를 위해 양보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가마도로는 아가미 옆 지느러미에 붙은 삼각형 모양의 살입니다. 움직임이 많은 부위다 보니 식감과 지방의 고소함 모두 만족스럽지요.

참다랑어만큼은 아니지만, 눈다랑어 가마도로도 꽤 고급으로 쳐줍니다. 그리 많은 지방은 아니지만, 그래서 적당히 고소하고 담백한 부위지요.

아래에는 대가리에서 나온 각종 특수 부위들입니다.

 

 

참다랑어 뽈살

 

참다랑어 입천정살

 

참다랑어 가마살 옆에 붙은 자투리살

 

참다랑어 울대살

 

울대를 목젖이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아래턱에서 가슴살로 이어지는 두 가닥의 힘줄 근육입니다.

 

 

시소구라게

 

시소는 일본산 깻잎으로 고급 일식당에서 자주 선보이는 잎채소입니다.

용기 바로 옆에 작은 깻잎처럼 보이는 게 시소 잎이며, 해파리와 함께 버무린 것은 시소 열매로 톡 쏘는 향이 독특하지요.

입을 깔끔하게 정리할 때 한 번씩 먹어주면 괜찮습니다.

 

 

참다랑어 안구

 

눈살은 안구를 도려낸 주변에 붙은 근육입니다. 식감이 다른 부위와 확연히 다른 게 독특하네요.

아래는 이어지는 부요리들입니다.

 

 

열빙어(시샤모) 구이

 

떡갈비

 

고급참치 코스에서 이러한 떡갈비가 나와준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탐탁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밀가루 맛 떡갈비가 구색 맞추기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떡갈비는 떡갈비 전문점만큼은 아니지만, 거기에 버금갈 정도로

고기 비중이 컸고 맛도 아주 좋았다는 점에서 저의 편견을 박살 냈습니다. 생선 일변도 코스에서 나름대로 오아시스 같은 존재감이 있네요. 

그것은 참치회에 익숙지 않은 손님 처지에서 칠리 새우와 함께 가장 맛있는 음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참치 갈비 조림 

 

조림에서 셰프의 공력이 짐작될 만큼 조림은 아주 맛있기가 까다로운 음식.

그런데 이것은 제가 먹어본 간장 조림 중 가장 깔끔하고 맛의 균형이 좋았던 음식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무에서 대충 졸인 게 아님을 느꼈고 갈비살에도 속속들이 밴 일본식 간장 양념이 적당히 짭조름하면서 깔끔하였습니다.

참치 갈비살도 상당히 실한 편인데요. 이 부분은 다랑어를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 살 중 일부를 조림용으로 가져다 쓴 것이므로 '뽑기' 운이 작용됩니다.

 

다시 말해, 모든 손님에게 공평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제가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조금이라도 살점이 많이 붙은 것을 선별해 서브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작은 부분도 신경을 써 주는 게 손님 처지에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파인애플 드레싱 샐러드

 

샐러드가 없자 요청해서 나왔습니다.

원래는 샐러드가 나왔다는데 대부분이 술 손님이다 보니 남기는 경우가 많아 초반에 나온 해파리 냉채로 대체했답니다.

제 생각에는 해파리냉채도 좋지만, 참치가 느끼해질 시점에서 이 샐러드를 전체요리가 아닌 중간에 내면 어떨까 싶습니다.

직접 갈아 만든 파인애플 드레싱이 입안을 깔끔히 정리해주니 술 손님 특히, 남성분이야 샐러드를 안 먹고 남기겠지만, 여성 손님의 취향은 샐러드를

필요로 할 수 있다는 점도 헤아려 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튀김

 

새우, 고구마, 깻잎 튀김.

전반적으로 자잘하고 불필요한 부요리를 줄이고 있을만한 것들만 올렸네요.

 

 

백김치 롤

 

알밥과 선택할 수 있는 백김치 롤에서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VIP 지점에서 알밥이나 마끼는 평범하나 백김치 롤은 기름진 맛에 지친 혀를 확 깨우는 음식이었습니다.

안에는 절인 우엉이 들어가 아삭한 식감을 줬고요. 그 맛이 상큼해 입안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는 기분을 받았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만큼 백김치 롤은 맛의 궁합으로 보았을 때 선택이 아닌 기본으로 들어갔으면 더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동태 찌개

 

마무리

 

사조참치 VIP점 위치 : 종로구 수송동 58 두산위브파빌리온 2층.

사이트 : http://blog.naver.com/sajovip

주차 : 가능

문의 : 02-737-7389

영업시간 : 월~토 11:00~23:00, 일요일은 휴무

 

#. 사조참치 VIP점 방문 후기

참치의 해동, 두께감, 그리고 부요리의 구성과 질이 좋아 회식과 접대 장소로는 알맞아 보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VIP 점이라는 독특한 입지만큼 몇 가지 차별을 두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만, 저의 바람은 본문에 쓴 것처럼 참치 문화의 올바른 선도를

위해서도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참치회는 접대 문화로 대변됩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비싸면 그만큼 값비싼 부위로

구성해야 대접받는 인식이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맛의 균형이 너무 한쪽에 쏠려 참다랑어를 즐기는 데 감흥을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일정 부분 소비자의 책임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인식을 서서히 바꿔나가는 것. 전문 참치 집이 선도해야 할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게다가 부위별로 표시하고 참치를 먹는 올바른 순서까지 제시해 준다면, 사실 왁자지껄한 술상에서 그런 것까지 살피는 이들이 과연 있겠느냐고

생각할지 몰라도 작고 섬세한 부분에서 감동을 주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보아왔기에 감히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이 VIP라는 차별화된 점포 운영과도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왕이면 강판에 간 고추냉이까지)

아직 영업 초반이다 보니 세밀한 부분은 다듬어 나가는 중일 겁니다.

 

참고로 여기서 사용하는 참치 원산지는 지중해산 축양으로 방사능 해역과는 무관합니다.

참다랑어 크기는 그날마다 들쭉날쭉하지만 80kg급으로 큰 것을 위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재료와 음식에 자부심을 갖고 운영하는 특별한 점포인 만큼 참치 문화를 선도하는 전문 음식점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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