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흑돼지 식당] 흑돼지에 생오징어가 무한리필되는 현지인 식당


 

서귀포 변두리에 있는 흑돼지 식당

 

이곳은 아내와 태교여행 중에 찾은 식당.

주변에서는 현지인 맛집으로 알려졌기에 찾아갔습니다.

 

 

취급하는 메뉴는 흑돼지, 생삼겹살, 가브리, 갈매기, 항정살, 그리고 모둠.

고깃집 물가는 1인분보다 g(그램)수로 따져야 알 수 있는데 그렇게 봤을 때 가격은 제주의 다른 흑돼지 식당보다 조금 저렴한 편입니다.

여기서 흑돼지는 200g에 16,000원. 부위는 물론, 오겹살입니다.

 

쓸데없이 전복과 흰다리새우를 끼워서 흑돼지 양을 줄인 다음 1인분에 2만 원씩 파는 중문의 관광식당보다는 낫죠.

일부 사람들은 제주도에 왔으니 전복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은 일종의 강박감이 있는 듯합니다.

전복이 마릿수로 나와주면 "이 집 잘 나온다."고 착각을 합니다. 서울의 마트에서 파는 똑같은 양식 전복을 쓰는데 말입니다.

그것도 1kg에 30미 혹은 40미짜리 알전복을 쓰면서. (노르웨이산 고등어와 갈치도 마찬가지) 

 

결국, 실속을 차리는 쪽은 손님이 아닌 식당이 되겠죠. 하지만 이것도 어떻게 보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서로 윈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손님은 전복과 새우가 나와주니 왠지 푸짐해 보이는 착각을 하고(어쩌면 심리적으로도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지도) 식당은 실속을 챙기고.

그러니 굳이 나쁘다, 틀렸다고 할 수도 없을 듯합니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니까요. 그래야 그 와중에 착한 식당들이 주목을 받는 것이고.

 

 

어쨌든 잡담이 길었는데 흑돼지를 주문하자 뭔가가 세팅되기 시작합니다.

제 앞에는 솥뚜껑에 뚝배기가 하나 놓이고, 주전자(물이 아닙니다. 막걸리는 더더욱 아니고)와 쌈 채소가 놓입니다.

웬 뚝배기가 놓였나 해서 보니 된장찌개가 아니네요.

 

 

파절임입니다. 제주도에서 돼지 두루치기 식당에 가면 나오는 파절임있죠?

그 위에는 대강 자른 돼지 껍데기도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멸치 육수를 붓습니다. 그다음에 나온 음식은 생뚱맞게도.

 

 

달걀 후라이입니다. 여기까지가 흑돼지를 주문한 다음 벌어진 풍경입니다.

뭔가 어색하지요. 혹시 달걀 후라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그냥 드시라"였습니다.

흑돼지를 주문해서 나온 달걀 후라이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단순한 입가심으로 나온 것.

 

 

고깃집의 흔한 반찬. 양념이 맛있어 한 번 더 리필해 먹었습니다.

 

 

이제 밑반찬이 깔리고 흑돼지가 올려졌습니다.

밑반찬을 일일이 사진에 담기에는 귀찮음. 대략 이렇게 나오는 걸로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는 기름장 하나. 잠시 후 멸치 육수에 펄펄 끓는 파절임이 있으니 그것을 몇 점 올려 먹어도 되고 자리젓을 올려 먹어도 됩니다.

 

 

200g짜리 흑돼지 2인분을 주문하자 두꺼운 고기가 세 점 나왔습니다.

 

 

고기 두께 감은 상당한 편.

껍데기에는 제주 흑돼지를 인증하는 보라색 도장이 찍혀 있었고 검은 털이 숭숭 박혀 있습니다.

 

 

부위는 오겹살입니다. 표면에는 입자가 굵은 소금이 듬성듬성하게 뿌려졌습니다.

살과 비계의 비율이 매우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정도면 비계 싫어하는 이들도 바싹하게 익히면 맛있게 먹을 정도입니다.

두께가 일정치 않은 건 조금 아쉽습니다.

 

 

흑돼지를 굽는 풍경

 

고기는 식당에서 잘라줬습니다. 이때는 손님이 없어서 잘라줬는지도 모릅니다.

 

 

쌈 채소에서 콩잎을 보는 건 오랜만이네요. ^^

예전에는 콩잎 장아찌를 곧잘 담가 먹었던 추억의 채소였는데 최근에는 자주 접하지 못했습니다.

 

 

콩잎에 파무침과 함께 싸서 먹어보고

 

 

기름장에 찍어서 맛을 보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기름장 대신 소금만 주면 어땠을까 합니다.

 

 

무 쌈에 싸먹어도 보고

 

 

한참 먹고 있으니 주인이 오징어 한 마리를 턱 하니 놓고 갑니다.

 

 

정확히 하자면 한 마리는 아녀요. 다리가 빠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알아보니 어떤 테이블에는 다리가 올려지고 어떤 테이블에는 몸통이 올려집니다.

오징어 한 마리로 두 테이블에 사용하는 듯. 원산지는 국내산으로 보입니다.

 

 

중요한 건 이 오징어가 무한 리필이 된다는 것. (우리는 배가 불러 리필하지 않았지만)

오징어가 익으면 그냥 먹기도 하지만, 일부는 댕강 잘라 파절임에 넣습니다.

 

 

쌈 채소와 흑돼지, 그리고 오징어와 삼합이 완성됐습니다.

흑돼지도 쫀득한데 오징어의 쫄깃함까지 더하니 씹는 맛이 만족스럽습니다.

흑돼지를 먹는 데 특별한 맛 표현이 있을까 싶습니다. 살은 고소하고 비계는 쫀득하고. ^^

 

 

호박 된장국이 서브 되고

 

된장찌개는 별도의 가격이 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적당히 조미료가 들어간 맛이지만, 제주 현지인은 물론, 타지 사람이 먹어도 무난하고 시원한 국물.

 

 

파절임 볶음밥(2,000원)

 

볶음밥을 주문하면 멸치 육수로 조려진 파절임에 밥이 볶아져 옵니다. 이걸로 마무리하면 든든한데요.

저와 아내 입맛에는 꽤 짰습니다. 아무래도 갖은 양념이 들어간 파절임에 멸치 육수까지 더해 식사 시간 내내 조려진 국물이어서 어느 정도 따라 붓고

밥을 볶았다고 해도 나트륨 함량이 상당했을 겁니다. 개인에 따라서는 과하게 짜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하십시오.

 

 

도가촌 : 위치는 아래 지도 참조

네비주소 :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64-6

주차 : 따로 시설은 없지만, 근처에 차 댈 곳은 많음

문의 : 064-763-2009

 

#. 흑돼지에 생오징어가 무한리필되는 현지인 식당, 도가촌

개인적으로 고기 맛은 예전에 소개한 어사촌 도야지가 좀 더 나았습니다. 고기 맛에 집중할 수 있는 스타일이었죠. (관련 글 : 어사촌 도야지)

반대로 이곳은 고기 맛에 집중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멸치 육수가 펄펄 끓는 파절임에 기름장을 곁들여 먹는 스타일.

여기에 오징어까지 나와 함께 삼합을 만들어 먹는 곳으로 대중성은 여기가 좀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제주도로 여행 오면 수많은 흑돼지 식당에 어디를 가야 할지 헷갈릴 듯한데 가격도 대부분 비슷하고 나오는 찬도 거기서 거기라면 조금이라도 톡톡

튀는 개성을 가진 곳이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 생각에는 흑돼지 오겹살 200g이 16,000원. 생오징어가 무한리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한 번쯤 가볼 만한 메리트는 있어 보입니다.

서귀포 여행 시 참고하시기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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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이 이용하는 흑돼지 전문점, 어사촌 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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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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