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항 광어다운샷 낚시] 주꾸미 낚시 진풍경과 광어 마릿수 터진 날


 

 

올해 마지막 광어 다운샷을 제 블로그 독자님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요즘 서해에서 주꾸미가 풍어다 보니 광어 다운샷 선사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조금 발 빠르게 움직여 8월 말에 선사를 예약한 다음 10월 4일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낚시는 평소 제 블로그에서 저와 소통하셨던 분들과 함께하였습니다. 오천항은 처음인데요. 새벽부터 분위기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만약에 외신 기자가 왔었다면 '세상에 이런 풍경이 있나?'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정말 토픽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오천항의 새벽 풍경부터 살피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광어 다운샷 낚시,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AM 4:00, 아침밥 아니 새벽밥 ^^

 

오천항

 

오천항에서 광어 다운샷을 하기 위해 수도권의 주요 경로에서 픽업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도착하니 새벽 3시 30분. 밥을 먹고 항으로 나서자 눈에 휘둥그레질 만한 풍경이 벌어집니다. 이곳은 유흥가도 아니고 먹자골목은 더더욱 아니지요.

그저 한적하게 어선이나 오가는 항구일 텐데 새벽부터 시끌벅적.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인파가 장난이 아닙니다.

사진 찍을 당시에는 조금 진정이 되었을 때라 많지 않아 보이는데 정말 많을 때는 서너 개 있던 포장마차를 삥 둘러싸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주차장 곳곳에는 텐트가 심심찮게 보입니다.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것도 있군요. 아직 새벽 4시밖에 안 됐는데도 주차할 만한 공간에는 이미 차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물론, 이날은 토요일이라 어딜 가나 복잡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요.

만약에 우리 일행이 각자 자가용으로 왔더라면 정말 난감했을 것입니다.

이분들은 주차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하고자 전날 밤부터 와서 아예 자리를 잡았나 봅니다. 무엇을 위해서일까요?

 

 

주꾸미를 낚기 위해서입니다.

 

 

충남 오천항

 

주꾸미 배가 정말 수십 척은 되는 듯합니다. 일 년 열두 달 중 이렇게 붐빌 수 있는 시기가 바로 9~10월 이때뿐이라 주꾸미 배를 운영하는 선장은 물론, 

평소 주꾸미를 하지 않은 배들도 주꾸미 낚시업에 끼어들어 영업할 것입니다.

출항 시간은 한 시간 이상 남았지만, 항구는 주꾸미 배들로 인해 훤합니다. 몇몇 사람은 그 새를 못 참고 낚싯대를 담그는데요.

 

그러던 중 뭔가가 소란스러워 고개를 돌렸습니다. 뭔가 승강이를 벌이던데 이런 낚싯대를 바다에 빠트렸군요.

옆 사람이 에자와 에기를 한 채비로 바닥을 긁습니다. 그걸로 낚싯대를 건지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속으로 쉽지 않을 텐데.

사실 바닥에 가라앉은 낚싯대를 건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건져내네요? 정말 대단한 집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지켜보던 저와 일행은 손이 저절로 움직여 박수를 쳤습니다. ^^;

 

 

출항 직전의 오천항 풍경

 

가족 단위로 온 주꾸미 낚시객들이 배에 오른다.

 

주꾸미 낚시는 채비만 알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어 초등학교 저학년을 동반한 가족 낚시객들도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시커먼 골수 낚시꾼들로 인파를 매웠을 텐데 이날은 특이하게도 초등학생부터 여성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다양한

낚시객이 몰려 그 분위기가 색다르긴 하더군요. 주꾸미 낚시배들로 가득한 오천항에서 우리 배는 좀 더 기다려야 합니다.

주꾸미 배가 떠나야 우리 배가 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AM 6:00, 광어 다운샷 낚시배는 느지막이 출항하였다.

 

연무가 피어오르는 풍경을 바라보니 설렘과 기대감이 더해지고

 

블로그 독자님들과 함께 한 광어 다운샷

 

이번 출조는 한 번이라도 저의 술 모임이나 필드에서 얼굴을 뵈었던 분들과 함께하였기에 만나자마자 고향 친구, 형님 동생 하는 분위기입니다. ^^

대부분 제 블로그를 탐독해 오신지 1년 차부터 4년 차까지 다양합니다. 그 시작은 블로그 댓글부터였습니다.

블로그 소통의 기본은 댓글. 댓글로 글도장을 찍다가 술 모임에 나와 얼굴도장을 찍고 그렇게 몇 번 나오다 보니 함께 출조도 하면서 이제는 자체적인

모임으로 발전해 나가기도 하였습니다.

 

이분 중에는 모임을 주도하는 리더 역할을 맡으신 분도 계십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홍대 모임은 제가 주선하지 않은 최초의 술 모임이기도 하였습니다.

이 모임은 다른 모임과 달리 폐쇄적이거나 끼리끼리 노는 것을 극도로 지양하고 있습니다. 신입 회원(?)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나이나 수직적인 관계도 없습니다. 이번 출조는 배 정원이 한정된 까닭에 '한 번이라도 제 모임에 나온 분들만'이라는 전재로 모집하였지만, 술 모임은

평소처럼 선착순으로 모집해 모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술 모임이든 필드에서 실전을 다지는 모임이든 입질의 추억 모임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낚시 혹은 바른 먹거리라는 관심사로 모인 이들이다 보니 특유의 친화력이 좋습니다. 그리고 다들 유하며 서로를 챙겨줍니다.

사회 각지에서 만난 이들이다 보니 열 중 한 명은 드센 분이 나오기 마련인데요. 제 모임에는 희한하게도 그런 분이 드문 편입니다.

술도 권하지 않습니다. 각자 자기 주량대로 먹습니다. 제 모임에서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악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들 그 작가에 그 독자입니다. ^^;

 

모임은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경청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따금 한딱까리(?) 하는 낚시꾼들이 모이면 자기 이야기만 하느라 분위기가 싸해질 때가 있는데

우리 모임은 그런 게 없어서 참 좋습니다. 대신 모임을 하다 보면 차 끊길 각오쯤은 해야 합니다.

의정부에서 혹은 산본에서 홍대까지 오셨다가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제가 말은 안 해도 그렇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ㅠㅠ

제 모임에 대한 피할은 이쯤에서 마무리 합니다. ^^

 

 

AM 8:00, 김석님이 이 배에서 첫 입질을 받았다.

 

어쨌든 그러한 분들과 함께 마음 편히 낚시해 본 적이 얼마 만이던가요? 

이날은 정원 20명 정도인 배에서 개인 손님과 제 블로그 팀이 반반씩 탔습니다. 그중 먼저 입질 받은 분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김석님.

 

 

준수한 씨알의 광어가 첫수로 안겼다.

 

이날 광어 다운샷을 처음 하는 걸로 아는데 선사에서 첫수를 기록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합니다.

 

 

이어서 정말 오랜만에 오신 닉네임 cheche8(최최팔)님도 한 마리 거두십니다.

제 블로그에서는 3년 차가 넘은 원로 독자시라는 ^^

 

 

필자에게 들어온 광어 한 마리

 

이어서 제게도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광어 다운샷을 하다 보면 배에 흑화 현상이 있는 개체를 종종 접하는데요.

대부분 탈광이거나 방류한 종묘가 자란 것이니 사실 자연산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기분이라는 게 있지요. 이왕이면, 배에 얼룩덜룩한 것보다 이렇게 하얗고 깨끗한 광어가 반갑기는 합니다. 

 

 

녀석이 얼마나 거칠게 공격했는지 새드웜(인조미끼) 눈알이 빠지고 상처투성이가 됐네요.

이후 이걸로 제 차 노려봤지만, 입질이 없길래 다른 웜으로 바꿔 뀄습니다.

 

 

이른 아침에 성공률이 높은(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일 뿐, 과학적인 근거는 아직 없지만) 화이트와 레드의 조합으로 공략해 봅니다.

 

 

그 사이 바다향기님이 뒤늦게 첫수를 올리고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한 성호님도 한 수 거둡니다.

 

 

이어서 내게 잡힌 얼룩덜룩한 광어.

 

분홍색 새드웜을 게걸스럽게 물고 올라왔다.

 

이것이 종묘를 방류한 개체인지 탈광(양식장 탈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서해에서 광어 다운샷을 하다 보면 이런 개체가 심심찮게 걸려듭니다.

이래나 저래나 그저 잡혀준 것이 기분 좋을 뿐.

아무래도 이날은 지난 8월에 다녀온 어청도나 외연도만큼의 씨알은 아니어도 마릿수는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씨알 잔 우럭은 여러 번 낚이고

 

이어서 밥곰님이 늦은 스타트를 하나 봅니다. 광어 다웃샷, 이때가 가장 신이 나죠? ^^

몇 번 해보면, 이때도 씨알이 얼마나 할지 가늠이 되기에 뻔히 예상되는 녀석이 올라오곤 하지만, 가끔 릴이 뻑뻑할 정도도 돌려지지 않는다거나

심지어 드랙이 풀리는 입질을 받으면 그야말로 흥분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이 많지 않아 광어 다운샷은 초보 수준이지만, 올해는 끝났고 아마 내년에는 그런 손맛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씨알은 크지 않아도 그림은 좋습니다. 캬~

 

 

선상에서 먹는 점심, 역시 꿀맛이다.

 

김석님의 세 번째 광어

 

바다 향기님이 낚은 이 광어는 무려 여덟 번째. 역시 베테랑은 달라요 달라.

광어 다운샷은 방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 함정이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라고 했지 누구나 쉽게 낚을 수 있다는 건 아니라는 사실.

 

한 배를 타면 정원이 18~22명 정도 되는데 그러다 보니 이렇게 마릿수가 나오는 날에도 조과는 빈익빈 부익부입니다.

그러니까 개인의 감각, 노하우 여하에 따라 마릿수는 3배 이상 벌어질 수 있는 게 광어 다운샷.

사실 저도 이날은 포인트 지형 적응에 실패해 마릿수를 하지 못했습니다.

중간에 6짜 광어를 낚았는데 뜰채질 도중 바늘이 벗겨지는 바람에 눈앞에서 광어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바늘이 벗겨졌는데도 한동안 수면에 떠 있길래 연신 뜰채로 담으려 했으나 그만 놓치고 말았던 것입니다.

바로 눈앞에서 6짜 광어를 내려보내야 하는 아픔.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히 기억나네요.

 

 

낚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고급 맥주로 목을 축일 수 있었습니다. 찬조해 주신 분은 에코님.

덕분에 선상에서 좋은 맥주 마셨습니다.

 

 

돌아오는 길목에 배를 잠시 세우고 피 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마릿수가 상당했습니다. 모두 우리 팀이 잡았다면 좋았겠지만, 정원의 반은 개인 손님이라 ^^ 

 

 

이날 광어 60마리, 우럭 40마리가 나왔다.

 

소문대로 이 배는 자기만의 포인트가 있는지 포인트 보는 눈이 탁월하였습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더군요.

선사에서는 작은 우럭을 잡으면 절대 방생하지 말고 물칸에 넣어두라고 강조합니다.

낚시 도중에 물고기를 방생하면 그 물고기에서 위험을 알리는 페로몬이 나와 동료들에게 알려진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실제로 봄철 산란기에 놓인 벵에돔은 페로몬을 발산하므로 부력망에 담아두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우럭도 그런 페로몬을 발산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만, 

이 선사는 오랫동안 광어 다운샷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는 나름의 철학과 신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존중해야겠지만요. 항으로 입항할 때 광어 피부터 빼기보다 우럭부터 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광어 피를 다 뺀 다음에야 우럭을 방생하면 적잖은 수가 죽어 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손님이 챙겨가니 방생의 의미가 없어져 버립니다.

손바닥만 한 우럭은 최대한 생존율이 높을 때 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날은 바다향기님이 8마리로 우리 팀 중에서는 장원. 다운샷을 처음 하시는 희룡님이 5마리로 선전하였습니다.

희룡님은 서울에 살면서 가파도에서 넙치농어 낚시를 즐기는 루어 마니아입니다. 하던 가닥이 있으니 뭘 해도 잘하시는 듯.

광어 다운샷은 모두가 불황일 때는 상관없지만, 이렇게 마릿수가 터지는 날임에도 집중하지 않으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서 빈약한 조과를 거두는

당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말 우울하겠죠. 그러니 마릿수가 터지는 날에는 바짝 긴장됩니다. ^^

 

입질의 추억 블로그 팀은 이날 잡은 광어를 모두 모아 엔 분의 일로 나눴습니다.

여덟 마리 잡은 분부터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분까지 계셨기에 골고루 나눠 가져갔는데요.

그렇게 했더니 인당 3~4마리씩 돌아갔습니다. 하여간 우리 모임이 이렇습니다. ^^;

 

 

집으로 돌아와 가장 큰 놈으로 회를 쳤습니다.

피(시메) 빼기가 잘못된 것인지 다른 원인이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식감이 굉장히 무르네요.

먹다가 남겼습니다. ㅠㅠ (처형 부부도 초대했는데 젓가락이 안 가는 건 마찬가지)

 

 

광어 튀김

 

그래서 다음 날, 튀겨 먹었습니다. 그랬더니 좀 낫네요. ^^;

이렇게 입질의 추억의 광어 다운샷 모임은 그럭저럭 훈훈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올해 광어 다운샷은 이걸로 마칩니다. 내년에는 6월부터 선사를 예약해 기존의 독자님들은 알아서 따로 가시라고 하고요. ^^;

새로운 얼굴, 새로운 분들 위주로 모집하여 즐거운 낚시할 계획입니다.

 

이제 제가 확보해 둔 조행기는 한 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출산이 임박해 옴에 따라(오늘내일 합니다.) 서천 화력발전소에서 했던 생활낚시가 당분간은 마지막 조행기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긴 글 읽어주심에 감사합니다.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오천항 광어다운샷 문의

씨빙이호 : 010-5923-0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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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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