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횟집을 고르는 나만의 방법(횟집 수조, 안구 백탁화 현상)


 

 

좋은 횟집을 고르는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활어의 눈이 뿌옇게 일어나는 안구백탁화 현상부터 짚어드리고자 합니다.

 

"안구백탁화"

 

수조 속 활어에서 흔히 보는 일종의 질병입니다. 해수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수조 속 활어는 안구백탁화에 걸리기 쉽습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게 '아질산'에 의해 발병합니다. 아질산은 활어가 배설한 배설물에 반응하며 그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말해, 해수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수질 오염에 의해 아질산 농도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활어 눈알에는 백태가 낍니다.

그래서 백태와 아질산은 수질 오염을 표시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횟집 수조는 대부분 여과 장치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해수는 일주일에 한 번은 갈아줘야 그 수조가 깨끗하게 유지됩니다. 

물론, 해수를 갈아주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예전에 해수 가는 작업을 지켜본 적이 있었는데 참 고된 일이더군요.

그것을 일주일마다 한다는 것은 여간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그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살균 여과장치가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일단 수조에 설치해 놓으면 해수를 갈고 모래와

솜을 씻어 햇볕에 말리는 수고를 덜어주니 장기적으로는 횟집에 득이 될 것입니다.

 

위 수조는 제가 완도로 취재를 갔을 때 본 어느 횟집의 것입니다. 

돌아다니는 참돔은 눈동자가 흐리멍덩하니 '안구 백탁화' 현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쓰고 나니 얼마 전, 승부 조작 의혹에 휩싸였던 사천시장배쟁탈전 바다낚시 대회가 생각나는군요.

감성돔 두 마리 합산으로 순위를 정하고 시상하는 대회였는데 그날 1등 고기가 94cm였습니다.

문제는 두 마리 모두 눈에 백태가 껴서 논란이 되었죠. 야생에서 잡은 물고기에서 백태가 나온 경우는 극히 드물기에(거의 없다고 봐야 함) 한 마리도

아닌 두 마리의 눈에 백태가 낀 것은 승부 조작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관련 글 : 낚시인 우롱하는 낚시대회의 심각한 비리)

 

그때 1등 한 고기를 자세히 보면, 왼쪽 눈은 백태가 허옇게 꼈고 오른쪽 눈은 이제 막 끼기 시작한 상태여서 비교적 동공이 투명했습니다.

대회를 주관한 협회 측은 이 부분을 핑계로 조작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원래 안구백탁화 현상은 두 눈이 동시에 오지가 않습니다.

물고기의 눈이 컴퓨터도 아닌데 어떻게 아질산에 똑같이 반응하겠습니까? 그래서 보통은 한쪽이 오고 나머지 한쪽에 오는 식이지요.

그러므로 두 눈 다 백태가 꼈다면, 수질 오염에 제법 긴 시간 동안 노출된 활어일 것입니다.

 

 

수조가 청결해야 회도 맛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안구 백탁화가 있는 횟집은 이용하지 않습니다. 수조 청결에 소홀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날 음식을 취급하는 일식과 횟집은 부지런하고 빠릿빠릿해야 음식도 싱싱하고 맛있는 법입니다.

그런 점에서 안구 백탁화 현상은 '횟집 사장의 부지런함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오늘 '지표'란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어쩌면 횟집보다 일식집에서 수질 오염이 더할지도 모릅니다. 일식집은 횟집과 달리 수조를 바깥에 전시하지 않기 때문에 수질 관리에서 아무래도 

취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일식집이 수질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딜 가든지 일부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백탁화를 두고 '수조 청결 문제'를 논하는 것은 어쩌면 단편적인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 

이곳 완도를 비롯한 대부분 항과 포구의 횟집은 연중 영업 중이지만, 7~8월 성수기가 아니라면 회전율이 상당히 떨어져 있을 겁니다.

참돔 몇 마리밖에 들어있지 않은 수조만 보더라도 불경기임을 알 수 있는데 그런 횟집에서 매주 해수 물갈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요.

결국, 안구백탁화는 '불경기'의 지표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수조의 모습

 

수조 상태는 그 횟집의 수준과 청결도를 가늠하는 직접적인 지표입니다. 횟집 사장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수조 관리가 잘 된 횟집은 음식도 맛있고 전반적으로 음식이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런 횟집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이제는 OO맛집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기보다는 좀 더 확실하고 건설적인 정보력을 바탕으로 직접 판단하는 게 어떨까요?

횟집에 입장하기 전, 그 수조가 얼마나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아래 제시하는 유형을 알아 둔다면, 이 담에 회식이나 모임을 위해 횟집을 선정할 때 도움되리라 봅니다.  

 

1. 활어가 많이 들었는지 살핀다.

활어가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은 '회전율'이 높다고 봐도 됩니다. 회전율이 좋은 횟집은 인기 있는 횟집이라 봐도 되겠지요.

 

2. 안구 백탁화 현상이 있는지를 살핀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안구 백탁화는 수질 오염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3. 거품으로 수질을 판단할 수 있다.
물이 맑으면서 거품이 없으면 관리가 아주 잘 된 수조입니다.

물이 맑으면서 거품이 적당히 끼어도 관리가 잘 된 수조입니다.

반면에 물이 아주 탁하면서 거품이 많다면 수질 관리가 잘 안 된 수조입니다.

마지막으로 물은 아주 탁한데 거품이 없다면, 그 집은 소포제 사용을 의심해야 합니다. 소포제는 거품을 없애는 화공 약품입니다.

식약처가 허가한 규소수지(실리콘)를 사용한다면 문제 되지 않지만, 일부 횟집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공업용 소포제를 구입해 뿌리기도 합니다.

소포제는 주로 분무기에 넣어 뿌립니다. 그래서 분무기가 수조 근처에 비치되어 있는지 혹은 계산대 등 매장 내에 비치해 뒀는지도 살필 수 있습니다.

 

4. 자외선 살균기의 여부

사진에서 왼쪽 상단에 보이는 기계가 설치돼 있다면, 그 집은 수조 관리에 적잖이 투자하는 횟집입니다.

수조 청결에 대해 늘 고민해 왔으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값비싼 장치를 도입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주인장의 마인드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겠죠?

 

5. 물때, 상처 난 물고기의 여부

유리가 더럽거나 얼룩이 진 것은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오랜 기간 수조 청소를 하지 않으면, 바닥에 누런 물때가 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수조는 주인장이 수조 청결에 무심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비늘이 벗겨졌거나 깊은 상처가 난 활어가 유난히 많아도 좋지는 않겠지요. 비늘은 아주 매끄러우면서 상처 없는 활어가 좋은 활어입니다.

 

이 정도만 알아둔다면, 횟집을 고를 때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나머지는 그 집의 칼 솜씨에 걸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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