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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낚시 여행(1), 누구나 꿈꾸는 낚시 여행, 감동과 설렘의 순간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지만 바다는 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겨울입니다.
일 년 중 낚시가 가장 안 된다는 2~4월. 특히, 4월의 바다는 육지의 완연한 봄 기운과 달리 차디 찬 수온과 잦은 대류현상으로 여전히 낚시가 쉽지 않습니다.
원도권에서는 참돔이, 내만권에서는 감성돔이 모습을 비치고 있지만, 정확한 포인트 정보 없이는 '꼴방'이라는 쓴잔을 마셔야 할 애매한 시기인 거죠.
저도 그렇지만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대부분 낚시인에게 4월은 잔인한 달로 기억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갯바위 낚시는 실로 오래간만입니다. 최근 딸의 출산과 낚시 비수기가 절묘하게 겹쳐 출조 횟수가 많지 않았지요.
최근에 했던 낚시로는 그나마 방송 촬영차 했던 포항 학꽁치 낚시, 동해 해변 감성돔 낚시, 그리고 삼천포 볼락 선상낚시가 전부였으니까요.
낚시를 10년 이상 하다 보니 그렇더군요. 안 그래도 서울에서 어렵사리 출조하는데 굳이 안 되는 시기에 무리해서 출조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확신이 떨어지는 낚시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느니 그 에너지를 모아서 조금이라도 확률 높은 낚시를 즐기자! 라고.
단지 갯바위가 좋아서 찾았던 몇 년 전의 제 모습과 달리, 지금은 '내게 득이 되는 낚시'만을 찾게 되더군요.
오늘 꽝을 치더라도 내일에 희망을 걸 수 있는 현지꾼과 달리 서울꾼은 단 한 번의 출조에서 원하는 손맛을 보지 못하면 정신적, 경제적 데미지가 누적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2~4월은 낚시를 자제하거나 하더라도 확실한 조과가 보장되는 쪽으로 하는데 열기와 볼락 낚시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낚시라는 행위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어찌됐 건 고기를 낚고 손맛을 보겠다는 목적이지 낚싯대만 드리우다 마는 것은 것은 아니니까요.
오후 5시, 서울역
이번 출조는 평소 블로그를 구독하고 계신 독자 몇 분과 함께했습니다.
대마도 출조가 있기 하루 전날, 우리는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부산 → 대마도행 여객선이 아침 9시에 출항하다 보니 새벽에 첫차를 타고 가서 부산떨기보다는 여유 있게 전야제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처음으로 특실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일반실 가격이 62,000원 정도라면 특실은 83,000원으로 부담이 됐는데 운 좋게도 가는 차가
할인율이 좋아 일반실 가격에 몇천 원만 보태서 탈 수 있게 되었지요. 이번 대마도 낚시 여행의 시작은 KTX 특실을 이용하는 것으로 시작하게 됐네요. ^^
KTX 특실
좌석은 우등 고속버스처럼 1, 2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발을 쭉 펴도 될 만한 공간이지요.
아늑하면서 넓은 좌석 공간
특실은 생수 서비스가 있군요. 여기선 특실 고객용이라 쓰여있지만, 일반석 손님이 사용해도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여기까지 오려면 한참을 걸어와야 한다는 게 함정.
특실은 한 열차에 3칸 정도 할당된 것 같은데요. 특실과 특실 사이에는 이렇게 신문과 매거진을 볼 수 있도록 비치해 두었습니다.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방을 잡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리곤 간단하게 삼겹살과 소주로 전야제를 치르고요.
다들 낚시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으로 부푼 모습이 역력하였습니다. 낚시는 손맛 볼 때도 좋지만, 실은 이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
아무렴 그 장소가 대마도다 보니 기대가 과열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과한 기대는 자칫 큰 실망을 부르는 법.
그것을 경계하고자 농담 삼아 초치는 이야기도 이분들께 스스럼없이 했는데 이것도 적당히 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흥이 깨지고 말이 씨가 되니 말이죠.
적당한 것에 대한 제 기준으로는 1인당 감성돔 한 마리씩만 목표로 ^^;
부산 국제연안여객터미널
그렇게 뒤척이는 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아침, 부산 국제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기대를 애써 억누르려 했지만 출항이 임박하면 할수록 이분들의 낚시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곤 입을 모았죠.
"지금이 가장 행복할 때라고"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감히 예상이 어렵고, 심지어 낚시 민숙집을 운영하는 사장님도 예측이 어렵죠.
그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요. 지금은 출조 직전에 오를 대로 오른 사기와 흥분된 기분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습니다.
AM 11:00 대마도 히타카츠항
항에 도착하자 민숙집 버스가 픽업을 위해 와 있었습니다. 짐을 태우고 달리면 민숙집까지 약 한 시간.
그 사이 마트에 들려 필요한 낚시용품과 술, 간식을 삽니다.
PM 12:30, 대마도 민숙집에서 점심
PM 1:30. 첫 출조
봄철 대마도 낚시 여행은 제가 모시고 온 이분들은 물론이고 저도 처음입니다. 첫 출조를 위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짐을 배가 아닌 차에다 싣습니다.
목적지는 아소만. 대상어는 감성돔입니다. 4월은 벵에돔 시즌이 끝났으므로 지금은 감성돔을 노리고 출조합니다.
그러다 보니 외해와 마주한 갯바위보다는 내만의 조용한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리히 아소만 선착장
미네만의 숙소에서 차로 15분간 달려온 곳은 아소만의 깊숙한 끝자락인 리히 아소만.
처음에는 여기서 낚시하는 줄 알고 다들 어리둥절했지만 그것도 잠시, 선장이 배를 몰고 옵니다.
낚시는 이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곧이어 있을지도 모를 시련과 고생을 모른 채. ^^;
선착장에서 약 100~200m쯤 떨어진 곳에 다른 팀을 내려줍니다.
이 포인트는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기수역과 매우 가까워 감성돔은 물론, 아열대 감성돔인 새눈치가 잘 잡히는 곳이지요.
저분들의 선전을 기대하며 우리는 다른 포인트로 향합니다.
기수를 튼 배는 리하 아소만 입구를 향해 질주합니다.
톱밥 공장이 돌아가 조금은 공사판의 느낌이 들었던 선착장과 달리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수려한 경관을 뽐내기 시작합니다.
바다가 잔잔하니 마치 소양호에 온 것 같은 착각도 들고요.
곳곳에는 가리비와 진주 양식장 부표가 널려 있어 감성돔 포인트 느낌을 충분히 주고 있습니다.
대마도 첫 낚시를 어디서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전적으로 김 실장님(가이드)의 몫.
워낙 크고 거대한 아소만이다 보니 어디가 좋은 포인트인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자리를 제외하더라도 1~2급 포인트만 따지면 수천 군데는 될 것입니다.
그중 한 곳을 찾아 들어갑니다. 지명도 유명세도 없는 그야말로 '생자리'
배는 기수를 돌려 양식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듭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수평선을 보면서 즐겼던 벵에돔 낚시와 달리 감성돔은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과 양식장 부표가 보이는 포인트 환경을 가졌죠.
사진의 좌측으로 정렬된 양식장 부표는 찌를 던질 수 없는 구역이므로 우리가 즐겨야 할 포인트 여건은 나지막한 하천의 느낌과 비슷할 것입니다.
참 특이하죠. 이런 곳에서 대물 감성돔이 솟구친다니.
포인트 설명을 듣고 있는 일행
지금 시각은 오후 2시. 철수 시각인 6시까지 허락된 낚시 시간은 네 시간으로 좀 짧습니다.
하지만 4시부터는 초들물이 시작되면서 일몰로 넘어가기 때문에 바짝 긴장해서 낚시해야겠죠.
그때까지는 두어 시간이 남아 있으니 워밍업하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채비를 준비하는 일행
이제는 실전에 돌입할 시간. 엊그제부터 키워 온 설렘은 이제 절정에 달했습니다.
첫 캐스팅 이후, 내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설렘과 긴장이 적절하게 반죽돼 엔돌핀이 솟구치는 순간이지요.
게다가 이분들은 처음 시도하는 낚시입니다. 평소 하던 낚시가 아니다 보니 약간의 두려움과 염려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분들의 낚시를 살피고 손맛을 돕고자 과감하게 빈손으로 왔습니다. 첫날은 독자분들과 함께 필드에서의 실전 강의로 시작합니다.
이번에 저와 함께할 분들을 소개합니다.
제 모임의 가장 맏형님이신 엘라님은 홍대에서 잘 나가는 고깃집 사장이시자 루어 낚시 전문가입니다.
서울에서 가파도로 오가면서 주로 넙치농어를 노리고 출조하시지요. 그런 분께서 최근 제 블로그를 통해 릴 찌낚시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대마도 낚시도 처음이지만 릴 찌낚시도 거의 처음이고 무엇보다도 감성돔 낚시 경험이 아예 없어 이날 화려하게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에 서신 승화님 역시 홍대에서 줄서서 먹는 돈부리 식당으로 유명한 가게의 사장입니다.
서울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낚시할 시간 내기가 만만치는 않죠. 그러다 보니 평소 유료 낚시터와 양어장을 주로 다닌다고 합니다.
막대찌 운영은 어느 정도 하지만 이날은 구멍찌로 전유동 감성돔 낚시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궁금합니다.
나머지 두 분은 제 블로그 조행기에 간간이 등장하셨던 분들입니다.
밥곰님과 상원아빠님은 작년 7월에 대마도 낚시를 한 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두 분이 한팀이 되어 감성돔을 공략할 예정입니다.
사진에 x표로 표시한 곳이 포인트이므로 그쪽으로 이동 중이시고요.
저는 오로지 카메라 하나만 들고 왔기 때문에 마음이 가볍습니다.
대마도까지 왔는데 낚싯대를 펼치지 않고 구경만 하자니 기분이 어색하지만 그래도 뭐 나쁘지 않습니다.
이분들이 저 대신 좋은 그림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러려면 옆에서 열심히 코칭해야겠죠. ^^
포인트 환경은 국내 내만권의 느낌이지만 수심은 생각보다 깊습니다.
앞쪽은 4~5m로 낮지만 조금만 멀리 던지면 10~11m로 급심을 이루는 전형적인 리아스식 지형이지요.
정면에 양식장 부표를 보고 최대한 멀리 던지면 채비가 정렬되면서 발 앞으로 천천히 들어오며 그 과정에서 입질 받는 식입니다.
그러므로 입질은 우리나라처럼 찌를 흘리다가 받는 게 아니고 수심이 깊어지는 갯바위 사면을 훑어오면서 받게 됩니다.
견제 동작이 굉장히 중요한 낚시지요.
드디어 대마도에서 감격의 첫 캐스팅
평소 양어장에서 우럭, 농어, 랍스터를 주로 잡았다는 승화님.
머나먼 대마도까지 와서 첫 캐스팅을 하고 기다리는 표정에서 만감의 교차가 느껴집니다.
양어장과 달리 자연산 대물이 우글거리는 이곳은 또 다른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마찬가지더군요. 초짜의 사고도 꼭 이럴 때 터지고요.
여러모로 '처음'이라는 단어가 많이 붙는 이 날은 이분들에게 많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처음 해보는 대마도 낚시, 처음 해보는 릴 찌낚시, 처음 해보는 전유동 낚시, 그리고 처음 해보는 감성돔 낚시.
모든 것이 처음이지만, 5짜 대물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가장 확률이 높은 시기이자 장소가 바로 이곳.
누구는 십 년 넘게 낚시해도 오짜 감성돔을 못 잡은 이들이 수두룩한데 대마도는 첫 데뷔전에서 오짜 조사로 등극할 확률이 가장 높은 곳.
이런 곳에서 처음으로 실전 코칭을 맡게 되어 개인적으로 기쁩니다.
채비는 B 전유동. 평소 해오던 양어장 막대찌 낚시와 비교하자면 중학교 수학을 건너뛰고 바로 미적분으로 뛰어든 느낌이랄까?
역시 코칭의 중요성이 대두하는 가운데 찌는 천천히 발 앞으로 들어오며 감성돔을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대마도 낚시, 감성돔 낚시 자체가 처음인 이분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대마도 낚시 여행,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합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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