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낚시여행(4), 아소만 감성돔 낚시, 절정으로 치닫는 짜릿한 순간


 

 

 

후반부로 갈수록 절정으로 치닫는 한 곡의 연주처럼 낚시도 그럴 것이란 보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문제는 그럴 확률이 높지 않았음을 그간 낚시를 통해 실감했다는 것입니다. 갯바위에 서자마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오전 낚시도 매력 있지만

오전에 흐림, 오후에 맑음이라는 저의 최근 조과가 보여주듯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절정으로 치닫는 오후 낚시를 저는 좋아합니다.

충분한 워밍업으로 포인트 여건에 적응하면 그제야 찾아드는 피크 타임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날 오전 낚시는 4짜급 새눈치 한 마리로 그쳤기에 오후 낚시가 더더욱 기대되고 있었습니다.

 

 

AM 11:00분 포인트 이동 중

 

오전에는 들물로 인한 수온 저하 때문이거나 혹은 다른 이유에서인지 감성돔 입질을 받는 데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나마 상원아빠님이 철수 직전에 낚은 4짜 새눈치(기감성돔)로 만족해야 했지요. 상황이 이러하니 다른 일행의 조과가 염려되었습니다.

포인트를 이동하면서 밥곰님 일행도 태웁니다. 가장 먼저 살핀 건 부력망이 띄워졌는지 여부. 엇! 그런데 띄워져 있군요.

이야~ 하면서 살펴보니 손바닥만 한 쏨뱅이 두 마리라니 ㅠㅠ 이쪽도 상황이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이곳은 니히 아소만에서도 꾼들이 가장 내리고 싶어하는 등대 포인트. 

조류가 사진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를 때 참돔 조황이 터진다는데요. 이날 조류가 그렇게 흘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온이 불안정한 시기여서 대물급 참돔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 문득 저분의 조과가 궁금해지네요.

 

 

등대 포인트를 지나서 온 곳은 비교적 발판 높은 곳부리 포인트.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 하는 포인트가 아소만에는 지천입니다. 

만 깊숙한 곳이지만 이런 지형, 이런 여건이라면 조류가 상당히 잘 갈 것 같은데요. 6월 이후가 되면 왠지 참돔이 잘 물어줄 것 같습니다.

 

 

지도상으로는 여기(지도 정중앙)가 되겠습니다.

 

 

끝없이 펼쳐질 것만 같은 고요한 바다에서 찌를 드리우며 대물을 손에 쥘 생각에 또한번 심장이 뜁니다.  

오전 낚시를 망쳤기에 그래서 더욱 설레는 기대감. 상원아빠님의 표정이 잘 말해주고 있군요.

이로써 저는 대마도에 온 지 꼭 25시간이 되었습니다만, 아직 생명체 구경도 하지 못했습니다.

전날에는 낚시를 안 해서 그렇다지만, 이날 4시간 동안 진행된 오전 낚시에서는 잡어 한 마리도 입질 받지 못했거든요.

이번까지 대마도 출조가 여섯 번째인데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입질 한 번 받아내지 못한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런 진기록은 사양하고 싶군요. ^^;

 

 

오른쪽은 리히 아소만의 끝자락과 저 멀리 본 아소만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면으로는 최고의 포인트인 등대섬이 보이는 가운데 조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제법 빠른 속도로 가고 있어 캐스팅은 10시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지금은 만조의 정조 시간입니다. 곧 이어질 초썰물에 입질을 기대하며 밑밥을 뿌려봅니다.

채비하기에 앞서 조류 속도와 방향을 파악한 뒤 한곳에 집중해서 뿌리는데 이는 감성돔 낚시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아소만의 대부분 포인트가 그렇지만 이 자리도 최근 낚시가 자주 이뤄지지는 않아서 낚시 시작 전에 충분히 집어 효과를 봐야 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품질하고 난 이후의 작업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 작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낚시를 그르치는데요.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하자면 저도 최근에 와서야 깨달은 건데 밑밥을 뿌리고 나면 반드시

 

 

밥을 먹습니다. ^^; 낚시도 좋지만 식음 전폐하며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사실 저는 그동안 낚시하면서 먹는 것에 소홀했습니다.

상하게도 낚시만 시작하면 식욕이 사라져버리니 함께 한 파트너만 고생시켰음을 이실직고 합니다.

여기서 아내는 예외입니다. 저와 똑같이 식욕이 사라져버려 시작부터 끝까지 전투낚시로 일관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렇게는 못하겠더군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제는 든든히 밥도 먹고 간식도 챙기면서 낚시를 즐기고자 합니다.

먹다가 남은 밥은 밑밥으로 활용해주는 센스. 그나저나 도시락이 지극히 일본식인데요. 김치가 없어서 조금 허전합니다. 

그 허전함을 우메보시로 메꾸기에는 역부족. 정갈한 일본식 반찬은 흥미로운 경험이지만 한국인의 입맛은 연어구이보다 돈가스나 함박이 더 맞을 겁니다. ^^*

 

 

수심이 깊고 조류의 흐름이 제법 있어 반유동 채비로 공략했다.

 

#. 나의 장비와 채비

낚싯대 : 머모피 티탄사이버3 1-530

릴 : 오쿠마 LBD릴 3000번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2.5호 (세미 플로팅)

어신찌 : 쯔리겐 탑치누 1호, -1호 수중찌

목줄 : 토레이 토너먼트 SS 1.7호 3.5m

바늘 : 감성돔 전용 바늘 4호

봉돌 : B봉돌 2개와 2번 봉돌 1개

 

전유동 낚시로 대변되는 아소만이지만 이 정도 조류에 수심 11~13m를 공략하기에는 채비 내림이 어려울 것 같아 반유동으로 시작해 봅니다.

대신 봄 감성돔의 예민한 어신을 받아내기 위해 잔존부력을 완전히 없애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B 봉돌 2개를 도래 밑에 물리고 바늘 위 50cm에 2번 봉돌

1개를 물렸습니다. 찌는 같은 1호찌라도 모델에 따라 잔존부력이 다르므로 현장에서 봉돌을 가감해 맞추거나 혹은 사전에 잔존부력 테스트를 통해 찌 스팩을

어느 정도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위 모델의 경우 B 봉돌 2개와 2번 봉돌 1개를 물렸을 때 찌가 수면에 살짝 잠기는 초 예민한 상태가 됩니다.

물론, 파도와 조류가 거의 없는 아소만에서의 기준이기에 위 봉돌의 조합이 정답은 아닙니다. 여부력은 그날의 염분농도, 휘감는 조류의 여부, 파도나

포말의 여부에 따라 매번 바뀌니 현장에서 봉돌 가감으로 최적의 상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밑밥이 한참 들어갔지만 여전히 생명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물을 만져보니 여전히 차갑군요.

조류의 흐름이 곧잘 이어지는 곳이라서 그런지 오전에 받은 일조량 효과가 미미해 보입니다.

포인트 여건도 감성돔의 산란장인 몰 밭이 많지 않군요. 위치로 보아 이곳은 감성돔이 머무는 곳이라기보다 회유하는 곳으로 보입니다.

지나가는 감성돔을 밑밥으로 꾀어서 낚아야 할 텐데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확률이 좀 떨어져 보입니다.  

 

상원아빠님은 지형 파악을 위해 낚싯대를 내려놓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포인트 지형이 대충 그려지는데요. 그 결과 수심 폭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왼쪽은 움푹 꺼지는 지형으로 가까운 곳 수심이 9~11m, 반대로 오른쪽은 수중턱이 높고 평평하게 이어져 있으니 불과 4~5m에도 못 미칩니다.

조류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고 있어서 밑밥을 최대한 왼쪽으로 쳐야 수심이 급격히 낮아지는 수중턱에 쌓입니다.

감성돔만 들어온다면 한 자리에 묶어두고 마릿수 타작을 노려볼 만한 지형이겠죠. 하지만 그것을 바라기에는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습니다.

 

 

초썰물이 되자 조류가 급격히 빨라집니다. 곳부리라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설마 만에서 이 정도로 조류가 빠를 줄은 몰랐습니다.

1호찌로 흘려보는데 채비가 10~11m에 닿기 전에 벌써 수중턱에 닿아버립니다. 

이대로는 공략이 안 될 것 같아 과감하게 2호에 -2호 순강수중찌를 달아 내립니다. 그 결과..

 

 

꽝을 치고 말았습니다. ^^;

 

PM 2시, 아무래도 이 자리는 저녁이 돼도 어려울 것 같아 포인트 이동을 요청했습니다. 중간에 일행의 조과를 점검했는데요.

새로 옮긴 자리에서 3마리나 잡았답니다. 그중 한 마리는 오짜가 넘는다네요. 와우! 완전 굿잡입니다. 짝짝짝.

 

 

새로 옮긴 자리는 전날 일행이 낚시했던 바로 그 자리다.

 

해가 기울기 시작했고 물때는 어느새 중썰물로 접어들었다.

 

저도 상원아빠님과 함께 새 포인트로 옮겼습니다. 좀 전에는 참돔 조류처럼 콸콸 뻗어 나가서 공략에 애를 먹었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공략보다도 포인트 여건이 지금의 시즌과는 맞지 않아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는 감성돔 낚시에서 포인트를 잘 옮기지 않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봤을 때 영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옮기는 편이 조과에 도움된다고 믿습니다.

 

어쨌든 봄 감성돔은 몰 밭에서 걸 확률이 높기에 비록, 생자리라 해도 양식장을 낀 잔잔한 내만에 몰 밭이 낀 곳을 찾아 들어왔습니다.

특히, 봄철 감성돔 낚시 포인트는 조류 흐름이 완만해 일조량의 영향을 많이 받아야 명당이므로 그런 점을 첫선으로 염두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이곳은 전날 밥곰님이 5짜에 가까운 감성돔을 잡아낸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웬만하면 한 번 내린 자리에 다시 내리지 않지만, 감성돔 낚시만큼은 전날 조황이 확인된 자리만큼 확실한 곳도 없기에 제가 잘 모르는 아소만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군요.

 

 

그런데 복병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양식장 작업선인데요. 모터 소리를 내며 왔다 갔다해 불안했지만 다행히도 30분 만에 물러갔습니다. 

시간은 어느새 4시를 가리키며 포인트에 전운이 감돌았습니다.

 

 

채비는 B 전유동으로 급선회했다.

 

수심은 가까운 곳이 3~4m. 양식장 부표를 보고 10m 이상 캐스팅하면 7~8m로 급경사를 이룹니다.

밑밥을 치자 복어 몇 마리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이며 조류는 미약하게 횡으로 흐르는 수준이니 저는 좀 전에 했던 2호 반유동을 B 전유동으로 교체합니다.

작업선이 물러간 이곳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호수처럼 잔잔하고 고요해졌습니다. 전날 이곳에서 일행의 낚시를 봐주며 알게 된 사실은 휴대폰 벨이 울리면

귀청 떨어질 만큼 조용했기에 불필요한 소음 단속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닥에는 굴 껍데기가 많아 스파이크 신발에서 마찰음이 나므로 발걸음 하나 옮길 때도 신중합니다.

찌 착수음도 최대한 줄이기 위해 6.7g 정도의 소형찌(쯔리겐 R-G 테크니컬)를 선택. 밑밥도 단단히 뭉치기보다 흩뿌려 수면과의 소음을 줄입니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지났을 무렵. 전방 12~13m쯤에 안착한 찌는 채비가 정렬되면서 서서히 앞으로 다가오는데 그 거리가 전방 7m쯤 되었습니다.

미끼는 수심 6~7m 부근을 통과하면서 안으로 들어오기에 수심이 얕아지는 턱에 닿았을 것으로 판단.

채비 진행으로 눌렸던 찌의 워터라인이 수면 위로 살포시 올라오면(봉돌이 바닥에 닿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 낚싯대를 뽑아 올려 1.5m정도 견제에 들어갑니다.

순간 보란 듯이 어신이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살짝 잠기는가 싶더니 미세한 뒷줄견제에 곧바로 빨려 들어가는 찌.

 

"왔다!"

 

 

PM 2:50분. 대마도에 입성하고 첫 입질을 받아낸 필자.

 

대마도에 입성한 지 약 28시간 만에 받아낸 첫 입질. 적어도 잡어는 아닙니다.

와락 하며 처박는 녀석. 조용한 만이라서 별 볼일 없는 힘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당차게 들어가네요.

 

 

몰 밭에 감길지 모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LB 브레이크를 쓰지 않고는 버텨내기가 어려워 몇 방 쐈더니 기고만장해진 녀석. 수심에서 가로막히자 옆으로 째며 몰을 휘감으려고 합니다. 

 

"아아 그쪽은 안 돼"

 

느낌상 전방에 있는 몰 밭을 반 바퀴 정도 감은 듯한 느낌이.

낚싯대를 바깥으로 놀려 녀석의 머리 방향을 바꿔봅니다.

 

 

처음에는 이곳을 만만하게 봤는데 막상 걸어보니 파이팅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네요.

단 1초라도 대응이 늦었더라면 녀석의 얼굴을 구경하지 못했을 뻔했습니다. 예상대로 몰을 감긴 감았는데 그 전에 빼낸 게 다행.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감성돔.

 

발판이 수면과 거의 일치한 관계로 뜰채질 대신 질질 끌어 랜딩합니다.

 

 

무르익은 황금빛 몰과 감성돔의 조화

 

우리가 흔히 '몰'이라고 하는 이 해조류는 '모자반'이라고 하죠. 동글동글한 저것이 주는 식감이 독특하고 맛도 좋아 무침으로 그만인데요.

제철(3~4월)의 모자반과 톳나물은 줄기가 여려 먹기 좋지만, 4월 후반부터는 억세지고 일부는 녹아서 떠다니므로 식용에 썩 좋지는 않습니다.   

 

 

약 48~49cm급 감성돔(손자로 재보니 5짜에 살짝 못 미치네요.)

 

"한 마리 했습니다."

 

한 마리 뽑았으니 이 녀석을 필두로 본격적인 전운이 감돕니다. 바늘을 빼고 부력망에 넣기 전 밑밥을 여러 주걱 흩뿌립니다.

몇 마리가 들어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들어와 있다면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소량이라도 지속적인 품질이 필요하니까요.

곧바로 크릴을 꿰고 서둘러 캐스팅하는데 소형찌다 보니 멀리 안 나가는 관계로 전방 15m 부근에 안착.

이 찌(R-G 테크니컬)는 소형이면서도 대구경이라 줄 빠짐이 아주 좋습니다. 주로 직벽형 갯바위에서 초근접 거리를 노릴 때 사용하는데 제가 이 찌를

마지막으로 사용한 것이 2011년 여름에 평도 양가린여로 기억합니다. 그때 이 찌를 사용해 직벽에서 돌돔을 마릿수로 잡아냈는데요.

이렇게 15m 안쪽으로 포인트가 형성되는 조용한 내만이라면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채비는 B찌에 B봉돌 하나만 물려 수심 7~8m 부근을 공략합니다.

밑채비가 바닥에 닿을 때 나타나는 미세한 찌 현상. 그것을 놓치지 않고 견제에 들어갑니다.

견제는 팔꿈치 관절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해준 뒤 놓으면 감성돔이 바닥에 떨어진 밑밥을 주워 먹더라도 움직이는 크릴을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을 기대하며 살짝살짝 놀려주는데 아니나 다를까 입질이 들어옵니다. 확실히 감성돔이 붙은 듯.

찌가 잠기며 초릿대까지 살짝 구부러지자 반사적으로 챔질.

 

"또 왔다!"

 

 

쏨뱅이

 

가 아니고..이때부터 잡어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공치까지 들어와 훼방을 놓는다.

 

이런 포인트에서 대물 감성돔이 낚인다니 직접 낚고도 믿기지 않는다.

 

그래 봐야 양식장 부표까지 20m가 채 안 되는 도랑물 같은 곳인데 수심은 최소 7~8m가 나오는 골창이니(리아스식 해안의 특징)

가까운 곳, 먼 곳 할 것 없이 대물 입질이 이어지는 이곳 아소만은 일전에 꿈으로 꾸었던 장소와 흡사했습니다.

꿈에 묘사된 그곳은 폭이 낚싯대 길이에도 못 미치는 좁다란 개천인데 수심은 10m가 넘어 채비 넣기가 무섭게 돌돔, 참돔, 능성어, 벵에돔이 물고 늘어지는

그야말로 개~~꿈이었죠. ^^; 하지만 개꿈이 현실이 되는 그나마 근접한 곳이 이곳 아소만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후 들어 고전 중이신 상원아빠님, 뭔가 입질을 받은 것 같은데

 

어쨌든 이번 출조를 통해 상원아빠님을 비롯한 다른 일행도 기록 경신을 하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전에 새눈치를 끝으로 이렇다 할 입질을 받지 못한 상원아빠님이 오래간만에 대를 세웁니다. 휨새로 보아 대물은 아닌 듯한데

 

 

 

씨알 굵은 졸복을 낚았다.

 

왕복어가 낚였네요. 대마도에서 저런 복어는 맘만 먹으면 마릿수로 잡을 수 있는데 먹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보니 일부러 입질을 피해 내립니다.

아무래도 복어 조리사 자격증을 하나 따야 낚시 콘텐츠가 좀 더 풍성해지려나요.

제가 복어 조리사 자격증을 딴다 해도 시식해줄 사람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

 

 

시간은 PM 4: 30. 여기서 고기 나왔다는 소문 때문인지 옆 포인트에서 낚시 중인 엘라님이 합류했습니다.

잡아 놓은 세 마리 감성돔 중 하나는 오짜가 넘는다는 소문이 있어 여쭤보니 엘라님이 잡으셨답니다. 

이로써 생애 처음으로 하는 감성돔 낚시에서 5짜 조사로 등극하셨네요. 나중에 숙소로 돌아와 계측했는데 52cm가 나왔죠.

저도 5짜 조사로 등극하는 데는 5년이란 시간이 걸렸는데 이분은 처음 하는 벵에돔 낚시에서 43cm를 잡아내시더니 감성돔까지..

참으로 여러 낚시꾼을 허탈하게 하십니다. 그 어복을 제게 좀 나눠 주십쇼. ㅎㅎ

 

 

같은 B 찌지만 중량이 조금 나가는 찌로 교체했다.

 

계속해서 같은 지점을 공략하는데 비거리가 아쉬워 찌를 교체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수심 7~8m의 바닥과 5~6m의 수중턱을 지속해서 노려야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흘림낚시가 아닌 밑밥띠를 따라서 훑고 들어오는 낚시를 해야 하므로 견제 동작이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잦은 견제는 채비를 끌고 오게 됩니다. 최대한 원줄의 표면 장력을 깨트리면서 한다 해도 찌가 발 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막지는 못하니까요.

그 시간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려면 역시 비거리를 늘리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늘어난 비거리만큼 내 미끼는 공략 수심층에 오래 묶어둘 수 있다는 사실.

피크 타임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비가 오나 싶어 손바닥을 펼쳤는데 가만 보니 멸치떼가 입성했군요.

이 멸치가 조금만 컸더라면 낚시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겠지만 워낙 작아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복병은 따로 있었네요.

웬 복어가 많이 들어와 채비 던지기 족족 바늘을 끊어버립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바늘만 열 몇 개를 갈았으니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이렇게 많은 복어가 하층에서 성화를 부린다는 것은 감성돔이 없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어 점점 더 불안해집니다. 

상원아빠님과 엘라님도 복어에게 수차례 바늘을 강탈당하자 슬슬 짜증이 오기 시작.

 

그간 사용했던 흰색 바늘은 복어의 출현에 흑색으로 교체한 지 오래입니다. 호수도 늘려 감성돔 바늘 5호로 대응.

이렇게 해도 복어가 워낙 많이 들어와 바늘을 강탈하지만 3~4호 쓸 때보다는 확연히 낫군요.

또한, 이런 상황을 염두해 깐새우를 준비했지만 대마도는 가거도와 달리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예민한 봄 감성돔에는 크릴 만한 미끼가 없는 듯. 저는 5호 바늘에 최대한 큰 크릴을 꿰어 캐스팅했습니다. 지금으로써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지요.

 

채비가 안착하고 20초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찌가 들어가더니 급기야 원줄이 펴집니다. 무슨 입질이 이리 시원할까?

일단 채고 보는데 어라?  

 

 

고기를 걸자마자 밑밥부터 뿌려 들어왔을지도 모를 감성돔 무리를 묶어둔다.

 

"왔다."

 

캐스팅한 지점에서 채비가 정렬되고 난 뒤 얼마 안 돼서 받은 입질이므로 대략 6m 수심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저녁 시간을 맞아 감성돔이 1~2m 정도 떠오른 상태일까?

 

 

대를 세우며 간을 보는데 잠겨둔 드랙이 주르륵 나갑니다.

 

"찌이이익"

 

처음에는 만만하게 봤던 녀석의 힘이 생각보다 세다는 걸 알고 적극적으로 펌핑하며 띄우려 했지만

 

 

결국, 녀석은 몰에 감기고 말았습니다. 찌가 떠 있는 부근의 턱 언저리.

항상 거기서 위기가 오는데 이번에도 몰 밭에 감기면서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 왔네요.

베일을 열고 줄을 푼 다음 추이를 지켜봅니다. 한 10초 정도 지났을까? 찌는 미동이 없는 상태라 답답한 마음에 대를 세워봅니다.

 

 

 

"나와라!"

 

고삐를 바짝 잡아당겨 몰 밭에서 거의 뽑아내다시피 한 감성돔. 다시 바깥으로 나오더니 줄행랑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이 승리는 나의 것. 힘이 한풀 꺾인 감성돔은 마치 뽑기 기계에서 뽑아 올려지는 것처럼 수면으로 연행되고 있었습니다. 

 

 

모습을 드러낸 대물 감성돔

 

끝썰물이라 수위가 낮아져 뜰채로 마무리

 

이날 두 번째 대물 감성돔을 품에 안은 필자.

 

계측은 해봐야 알겠지만 개인 기록 경신에는 못 미칠 거란 예감이 들면서도 기분 만큼은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감성돔의 화려한 자태를 눈앞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 해석한 포인트 여건에 채비 구성이 맞아떨어질 것이란 확신과 이어지는 성취감이 

다른 낚시 장르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릴 찌낚시만의 즐거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좀 전의 녀석은 안창 걸이가 됐고 이번 녀석은 제물 걸림이 됐네요. 이는 챔질 타이밍을 빨리 가져간 탓도 있겠지만, 감성돔의 먹이활동 수심층이 바닥이 아닌

뜬 상태에서 내려오는 미끼를 가로채다 보니 생긴 현상으로 보입니다. 그 덕에 찌 맛도 시원하게 봤는데 왠지 먹이를 성급하게 가로챘다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는 가을철 여러 마리가 한 곳에서 먹이 경쟁을 펼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 산란철인 지금과는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마리가 5짜에 임박하는 대물이지만 두 마리 모두 수놈이어서 이런 먹이 활동의 패턴과 연관이 있는지(암놈의 어신은 상당히 진지하고 예민하기에)는

좀 더 두고 보면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이런 성급한 입질이 닿았을 시 자칫 이물감을 느껴 뱉어낼 확률도 높다는 점입니다.

평소 늘어진 원줄을 정리해 일자로 만들고 살짝살짝 당기는 낚시 습관이 배 있다면 더욱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때 갑작스런 입질로 줄이 팽팽해지면 베일이

닫혀있기 때문에 당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모처럼 받은 입질에서 바늘이 벗겨지는 실수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래서 저는 대상어가 이물감 없이 흡입하도록 2~4m 분량의 원줄을 방출해 여유를 주는 편입니다.

그랬을 때 어신이 들어오면 릴 1~2회전으로 원줄을 정리할 수 있으며 이어지는 챔질에서 좀 더 정확한 후킹을 기대하리라 봅니다.

 

 

감성돔을 부력망에 넣고 있는데 이번에는 엘라님의 낚싯대가 휘었습니다. 역시 감성돔 몇 마리가 들어온 게 맞는 듯.

어느새 달려온 밥곰님이 뜰채 지원에 나서고. (고기 나온다는 소식에 옆 포인트에서 몰리고 있음 ㅎㅎ)

 

 

감성돔은 감성돔인데 씨알이 3짜라 아쉽고

 

 

상원아빠님은 학공치와 실랑이 중이고..모처럼 맞이한 황금 찬스인데 야속하게도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군요.  

이제는 철수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밥곰님과 엘라님이 가세한 가운데 네 명에서 한 포인트를 놓고 총력전에 들어갑니다. 

저와 엘라님은 손맛을 봤으니 나머지 두 분이 한 마리씩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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