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낚시 여행(6), 묵직한 손맛, 괴물 호박돔을 낚다.


 

 

 

※ 부제 : 입질의 추억, 낚시가 안 되자 조행기를 조작하다.

 

사람들은 대마도 낚시에 기대치가 높습니다. 천혜의 자연경관, 풍족한 어족 자원, 언제든지 내릴 수 있는 명포인트.

채비 넣기가 무섭게 물고 늘어지는 대물. 하루 이틀 지나면 개인 물칸은 어느새 미어터질 듯 비좁으니 이제는 "이 많은 걸 어떻게 손질해?" 따위의 행복한

걱정에 휩싸이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예전의 대마도가 아니며 누구라도 손맛 볼 수 있는 곳도 결코 아닙니다.

그런데도 대마도에 가면 잘 잡힐 것이라 착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방송과 조행기가 보여주는 환상 때문입니다.   

 

낚시 방송에서 보여주는 대마도 원정기, 인낚에 올라오는 조행기를 보면 하나같이 풍작입니다.

가끔 상황이 좋지 못해 고전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 와중에도 굵은 씨알 몇 마리는 반드시 낚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행기도 수십 마리의 벵에돔을 땅바닥에 펼쳐놓고 조황 사진이라고 올리는데요. 몇 명에서 잡은 것인지, 하루 만에 잡은 것인지, 장박해서 잡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이는 사진이 주는 허와 실이며 우리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꽝 친 것을 목격한 사람은 그날 포인트를 안내한 가이드와 일행뿐이니까요.

 

그런 그들의 꽝 조행기를 보신 적 있습니까? 지금 이 시각에도 대마도, 추자도, 거문도, 가거도에는 숱하게 꽝 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 일부가 인터넷 세대라 해도 웬만하면 꽝 조행기를 쓰지 않으며 굳이 써야 할 이유도 없겠지요.

방송에 나오는 유명 낚시인들은 스스로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기에 꽝 조행기 영상은 잘 내보내지 않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청자의 만족도도 낮고요. 지금까지 실컷 기대하고 봤는데 허무하게 꽝이라니, 이럴 거면 뭐하러...이런 반응들. 

한두 번이면 모를까? 계속해서 꽝 치는 조행기를 보여줬다간 이미지 손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지만 낚시를 하다 보면 영등철을 보내야 하고 적조 현상도 만나며 냉수대, 샛바람에 고전할 때도 있습니다.

제아무리 훌륭한 명수라 해도 인간이 자연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나 시청자가 그 부분까지 헤아려 주지는 않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사진과 영상에서 대리만족을 얻으므로 "잡았느냐? 잡지 못했느냐?" 의 흑백논리로 따질 뿐이죠.

외모 지상주의, 성적 지상주의, 스펙 지상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에서 낚시는 조과 지상주의로 그 사람을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명 낚시인은 물론, 내로라하는 낚시인들이 빈작의 조과를 숨기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미지와 자존심 때문입니다.

그러니 일정 수준의 조과를 올려야만 자신 있게 영상을 내보내고 조행기를 씁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하지 않습니까? 그러한 사실을 여전히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한자 적어봅니다.

 

 

미네만 1번 자리로 진입

 

대마도 낚시 여행 3일 차. 이날 저는 꽝 조행기를 쓸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는 전적으로 저의 몫이지만요.

위 사진과 같이 포인트에 도착할 무렵에는 설마 꽝 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내린 곳은 미네만 1번 자리로 감성돔 명당입니다. 깊숙한 만이지만 조류 소통이 좋아 참돔도 곧잘 낚이는 곳이죠.

작년 7월에 이 자리에 내렸다가 씨알 좋은 참돔 한 마리를 걸어냈는데 지금은 시즌이 시즌이다 보니 감성돔을 노려야 할 것입니다.

 

 

반대편은 미네만의 깊숙한 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컨셉 사진으로 찍어온 상원아빠님. 표정 변화가 있군요. 무엇이 달라졌는지 심층 분석하였습니다.  

 

 

위 사진은 상원아빠님의 '입꼬리' 변화도입니다. 입꼬리 변화도는 곧 기대치와 비례하겠지요.

지금 현재 우리 팀은 물론, 다른 팀도 전반적으로 조황이 부진합니다.

감성돔 몇 마리를 낚았지만 대마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음에 약간은 실망했을 터. 그것은 표정에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기대감이 아주 높았던 1일 차의 입꼬리와 2일 차의 입꼬리는 약간 차이가 있지요. 조황이 좋지 않았던 2일 차는 입꼬리가 살짝 내려갔는데 아직 일정이

남아 있으니 웃음은 잃지 않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3일 차에서는....사진을 편집하는 제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군요. ㅠㅠ

 

 

낚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원아빠님이 잔 씨알의 벵에돔을 낚습니다. 살려주고요.

 

 

이어서 엘라님이 왕 복어를 낚습니다. 역시 살려줍니다.

 

 

채비는 반유동 1호로 시작

 

포인트 앞 수심은 가까운 곳이 6~7m이고 15m 이상 던지면 12~13m로 쭉쭉 깊어집니다.

그래서 여건만 된다면 2B 정도의 전유동 채비가 잘 먹힐 것 같은데 이날은 필드 여건이 썩 좋지 못했습니다.

서풍이 터져 미네만 안쪽까지 강풍이 불고 있었죠. 그나마 1번 자리는 맞바람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바람에 밀리는 표층수까지 피할 순 없었습니다.

 

저는 아직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쯔리겐 신제품(블랙 스팩 황흑)을 테스트해 보기로 합니다.

이 찌는 파이프 상부가 넓고 하부는 매우 좁은 구조로 되어 있어 멈춤 구슬(아주 작은 것)을 사용하면 구슬이 찌 파이프를 통과하다가 하단에서 걸립니다.

반유동 조법을 운용하면서도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데 이날은 소형 구슬이 없어서 일반적인 반유동으로 시작합니다.

 

 

PM 3:30분. 입질 없는 지루한 시간만이 이어지고

 

낚시를 시작한 지 두 시간. 저는 처음으로 낚싯대를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대마도를 여섯 차례 방문했지만, 낚시가 안 돼 딴짓 해 본 적은 이번이 처음.

갯바위에 서면 좀처럼 하지 않은 행동이 있는데 그것은 엉덩이를 땅에 붙이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날은 낚시의 신(神) 아니 그의 할아버지가 와도 잡아낼 방도가 없으리란 생각에 낚싯대를 내려놓게 되더군요. 제게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처음 내렸을 때 물부터 만져보는데 물이 얼음물 같습니다. 혹자는 손의 체온에 따라 상대적으로 달리 느끼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낚시 좀 해보신

분들은 손으로 느껴지는 수온의 감을 알고 있을 겁니다. 아무리 손의 체온이 들쭉날쭉해도 얼음물과 미지근한 물을 분간 못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 정도로 수온의 변동 폭이 크며 포인트 주변에는 심각한 수준의 청물이 들어와 반경 20m 이내에서 입질 받기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물때는 계속해서 썰물이 진행 중이며, 철수 시각인 오후 6시에는 간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낚시 중간에 물돌이가 있거나 조류가 바뀔 만한 요소가 없어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몰황일 것이 뻔합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노려볼 곳은 대부분 노려보았던 나. 이날 채비를 몇 번이나 교체했을까?

심지어 2호찌에 -2호 순강수중찌를 달고 전방 40m 이상 장타 쳐 수심 17~20m를 공략해 보기도 했지만 허사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다가 오후 4시쯤 되었을 때, 바다에 작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밑밥을 뿌려도 기미조차 없었던 잡어가 조금씩 비치더니 이제는 제법 많은 자리돔이 갯바위 가장자리로 몰린 것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감성돔은 여전히 코빼기도 안 보입니다. 이제는 뭐라도 잡아서 보여줘야겠다는 심적 압박이

짓누르기 시작합니다. 안 그래도 이날 오전 낚시를 망쳤기에 오후에는 반드시 만회하려 했는데요. 

이대로라면 대마도 낚시 하루 치가 통째로 날아갈 위기에 놓였습니다. 

 

"조행기를 욕 안 먹게 조작할 수만 있다면"

 

 

굴을 캐서 미끼로 썼다.

 

제가 조행기를 조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잔재미를 주는 데 있었습니다.

반드시 대상어를 잡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 대상어가 안 되는 날에 굳이 대상어만 고집하다가 이도 저도 안 될 바에는 상황에 맞는 잡어라도 잡아서

잔재미라도 보여줘라. 제 아내가 늘 강조하는 말입니다.

 

상황을 보니 감성돔은 틀린 것 같아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바다를 둘러보는데 웬 호박돔 한 마리가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그것도 암놈과 수놈이 어울려 다니네요. 암놈은 한눈에 봐도 5짜를 웃돌았지만 수놈은 볼품없는 씨알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목표는 하나! 호박돔 암수를 나란히 잡아 책에 쓸 자료라도 남기자였습니다.

 

그런데 호박돔이 좀처럼 크릴을 물지 않네요. 입에 갖다 댔는데도 무시하면서 제 그림자가 살짝 비치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영악함까지 보입니다.

몇 번 시도하다 지친 저는 다시 감성돔이나 노릴까 했는데 상원아빠님이 굴을 하나 캐서 제게 건넸습니다.

그런데 굴이 너무 작아 이것만 꿰기에는 한계가 있네요. 

 

 

그래서 굴을 꿴 다음 크릴로 고정했습니다.

 

 

괴물 호박돔이 미끼를 삼키는 순간을 포착

 

그리곤 미끼를 살살 내리는데 중간에 자리돔이 달려들어 급히 회수하다가 이번에는 제대로 호박돔 시야에 들어옵니다.

어슬렁거리던 녀석은 꼬리지느러미를 한 번 치며 속도를 내더니 제 미끼를 단숨에 삼켜버립니다. 이제 우째야 할까요. ^^;

지금 챔질하면 반드시 잡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챔질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그 상태로 저는 베일을 열고 녀석의 행동을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미끼를 문 호박돔은 아직도 지가 낚였는지 모르는 듯, 유유히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군요.

 

그렇게 몇 초가 지났을까? 녀석이 이상한 낌새를 차렸는지 점점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녀석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줄도 한두 가락씩 풀립니다. 이쯤에서 챔질해볼까?

 

"탁"

 

순간 땅에 걸린 듯 둔탁한 걸림이 전해지더니 갑자기 와락 합니다. 

 

"우오오오~~~"

 

과연 씨알에 걸맞은 폭발적인 힘이로군요.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챔질했다면 더 짜릿한 손맛을 봤겠지만.

그러기에는 녀석이 바늘을 뱉어버릴까 봐 조바심나고요.

 

 

'휘이이이잉' 하는 피아노 줄 소리를 들으며 괴물 호박돔을 천천히 끌어냅니다.

 

 

아. 이 녀석 저항이 만만치 않네요. 벵에돔처럼 파고드는 맛은 없어도 씨알에 걸맞은 묵직함이 있습니다.

잠시 파이팅 연습이라도 할 생각으로 낚싯대를 이리 놀리고 저리 놀린 나.

낚은 이후에는 사진 촬영도 해야 하니 녀석이 더 지치기 전에 파이팅을 서두릅니다.

 

 

뜰채질에 들어가고

 

 

"이 불황에 한 마리 했습니다."

 

똑같은 꽝 조행기라도 이런 걸 낚고 못 낚고의 차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임펙트가 다르다는 사실.

 

 

일부만 찍은 사진인데도 거대하게 느껴지네요. 이 호박돔, 지금까지 얼마나 살았을까?

 

 

지금까지 낚시하면서 이렇게 큰 호박돔은 처음. 이 정도 비주얼이면 괴물 호박돔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암놈이 잡힌 지금 수놈이 열심히 암놈을 찾아다니는군요. (지못미 ㅠㅠ)

수놈을 잡기 위해 또 한 번 낚싯대를 놀려보지만, 암놈이 없는 자리에 흥미를 잃은 수놈은 유유히 떠나고 맙니다.

 

 

상원아빠님의 복어샷

 

대마도에도 온난화가 진행된 것인지 좀처럼 보기 어려운 희귀종을 다 보네요.

 

 

이것은 오키나와 인근에서만 자생한다는 블랙 퍼플 달팽이.

이와 비슷한 근종이 지중해에 서식하고 있으며 현지에서는 '블랙 올리브 달팽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식용으로서 가치가 매우 뛰어난 바다 달팽이로서 흡사 블랙 올리브 맛이 난다고 하니 kg당 우리나라 돈으로 수십만 원.

인근에서 자생하는 트러플(송로버섯)과 견줄만한 가치로 이를 살짝 볶은 뒤 트러플과 올리브 드래싱을 뿌려 내면 세계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음식인

군소 트러플 볶음이 된다는 ^^;  결론은 그냥 군소입니다. (대마도에서 연달아 꽝을 칫뿌이 정신이 돌아삐네요.)

그런데 이 녀석, 보라색 액체를 내뿜네요.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 내는 액체라서 먹어보거나 만지고 싶은 생각은 나지 않는군요.

 

 

 

입질은 여전히 없고 모두가 전의를 상실해 갈 즈음, 참돔 한 마리가 올라옵니다.

전화 통화 중에 받은 이 녀석. 갑자기 찌가 들어가길래 헐레벌떡 뛰어와 낚싯대를 들었죠. 그래서 잡은 것이니 한마디로 눈먼 고기. 

그리고 이 정도면 여기서 방생 사이즈인데 얼마 전, 동네 마트에 가보니 이런 것도 15,000원에 팔더군요. (것도 양식이)

참돔이 모습을 보이자 약간의 의욕이 생겨 노려봤지만 끝내 추가 입질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날은 박진철 프로와 함께 아티누스 프로슈머 회원들이 입성한 날.

우리와 함께 미네만에서 오후 출조로 시작했지만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미네만의 수온과 청물이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말해줍니다. (지금은 시즌 초읽기에 들어갔을 듯)

이후 박진철 아티누스 대표님과 함께 처음으로 맞대면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후 선상 조황도 몰황에 가까웠는데 참돔 한 마리와 귀한 홍바리가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다음 날 아침은 선상낚시로 시작

 

이제는 가져갈 고기가 많지 않아 걱정되는 시점. 저는 하루 일정이 더 남았지만 일행은 이것이 마지막 출조입니다.

조금이라도 가져갈 고기를 확보하기 위해 선상낚시를 시도.

 

 

출조 떠나는 길은 여전히 즐겁기만 합니다.

이때만 해도 "선상낚신데 설마 꽝 치겠어? 몇 마리라도 나오겠지." 하는 생각이었죠.

 

 

숙소에서 약 40분간 달려온 곳은 대마도 북단인 이나사끼.

 

선상 전용인 마이너스 부력의 찌를 세팅

 

#. 나의 장비와 채비

낚싯대 : 원다 벵에돔 스페샬 1.75

릴 : 국산 드랙릴 5000번

원줄 : 고센도전 서스펜드 타입 5호

어신찌 : 기자쿠라 -g2, 쯔리겐 조수 직결 스토퍼

목줄 : 토레이 도요부론 슈퍼 L EX 4호

바늘 : 긴꼬리벵에돔 바늘 9호

봉돌 : 2번

 

이날은 국산 낚시대 브랜드인 원다의 벵에돔 스페샬을 처음 사용해 봅니다.

큰 고기를 몇 차례 걸어봐야 알 수 있으므로 품평은 충분히 써 본 후에 하겠습니다.

 

 

5호 줄이 없어 마트에서 급하게 고센도전이라는 브랜드를 구입해 감았는데요.

새 줄임에도 퍼머 현상이 심했고 직진성도 떨어지는 등, 첫인상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첫 번째 어신은 민숙집 사장님이 받아냅니다.

 

 

잔씨알의 벵에돔. 그리고 그것으로 상황 종료.

 

 

그 입질이 이날 선상 낚시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세 시간의 짧은 낚시였지만, 뼛속까지 안 되는 날임을 깨닫는 데는 불과 몇 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입질 전무, 무조류, 조류가 가더라도 난바다로 뻗어나거나 맴돌거나 하는.. 무엇보다도 수심 12~15m의 바닥이 보일 정도로 청물이 심하게 껴서 낚시 불가.

밑밥을 지속해서로 흘려보지만 바다는 잡어 한 마리 보이지 않은 공허한 공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슬슬 귀국할 생각에 찹찹해지는 기분. 

지켜보는 저도 안타까웠지만 대마도까지와서 이렇다할 손맛을 보지 못한 당사자들은 어련하겠습니까? 문제가 있었다면 시즌을 잘못 택해 온 것이 문제.

물론, 지난 7월에 그랬던 것처럼 한 사람당 두 박스씩 챙겨가는 조과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이야. 

 

그러니 대마도도 꽝이 꽤 있습니다. 무조건 대박 조황은 기대하지 마세요.

첫 번째, 시즌에 맞는 고기를 낚아야 함이 우선시 돼야 하고

두 번째, 물때와 수온의 영향, 아주 많이 받습니다.

세 번째, 낚시 실력도 어느 정도 받쳐주어야 합니다.

 

이날 오전 선상낚시에서 유일하게 생명체를 본 사람은 다름 아닌 사장님.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지만, 딱 한 마리 올리고 낚싯대를 접었다면 손님이 못 잡은 것에 대해 실력을 탓을 할 수 있는데요. 

다 함께 꼴방 치니 이건 빼도 박도 못 합니다.

 

 

사진에서 청물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표현되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중쿠션이 수 미터씩 내려가도 시야에 보일 정도였으며 미끼도 중층까지 내리는 모습이 확연히 눈에 들어옵니다. 갑자기 스쿠버다이빙이 땡기는 환경.

 

 

이날의 점심은 백짬뽕.

 

백짬뽕은 전직 셰프님의 솜씨로 은은하게 불 향이 나는 국물이 인상적.

뒤에 사모님표 파김치는 예술.

 

 

민숙집 사모님이 계시니 이런 간식도 얻어먹을 수 있군요.

이제 일행은 3박 4일의 여정을 마치고 귀국합니다. 저는 이번 대마도 낚시에서 고기 가져오는 것을 포기한 상태.

일행에게 나눠주고요. 나중에 서울에서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아쉬운 이별을 고합니다. 

 

 

오후 출조까지는 한두 시간이 남아서 잠시 낮잠을 청하고요. 비교적 조황이 좋은 아소만으로 떠납니다.

그 전에 선착장 앞 물속을 살피는데 벵에돔 치어가 드글드글 합니다.

 

 

이쪽은 그래도 손바닥 크기가 넘는 벵에돔이 몰려 있네요.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30cm급 감성돔 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기도 합니다.

 

 

고기 손질하고 난 부산물이 끊이지 않는 이쪽은 달고기, 라이언피쉬(쏠베감펭)이 어슬렁거립니다.

 

 

황어, 멸치떼도 보이는군요.

 

 

대마도 낚시 여행 4일 차, 오후 낚시는 민숙집 사장님과 함께 잔잔한 바다를 보면서 감성돔 낚시를 이어갑니다.

하다 보니 대결 구도가 돼버렸는데요. 승패를 떠나 빈약한 조과로 귀국하게 된 일행이 마음에 걸려 좀처럼 낚시에 집중하지 못한 가운데. 

 

 

대마도 아소만에서 대물 감성돔과의 파이팅

 

뜻밖에도 첫 입질은 제게 닿았습니다. 걸자마자 느껴지는 녀석의 힘. 분명 예사 놈은 아닌 듯한데.

제 팔을 짓누르고 들어가는 녀석을 어루고 달래야 했던 지금. 멈췄던 대마도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대마도 낚시 여행 7부로 이어집니다. 7부는 여기를 클릭

 

<<더보기>> 

대마도 낚시 여행(1), 누구나 꿈꾸는 낚시 여행, 감동과 설렘의 순간 

대마도 낚시 여행(2), 긴장감 백배 스릴넘치는 감성돔 낚시 

대마도 낚시여행(3), 아소만 감성돔 낚시 - 새눈치를 낚다 

대마도 낚시여행(4), 아소만 감성돔 낚시, 절정으로 치닫는 짜릿한 순간 

대마도 낚시 여행(5), 대물 벵에돔을 찾아서(민박집 식사, 대마도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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