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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낚시 여행(5), 대물 벵에돔을 찾아서(민박집 식사, 대마도 온천)
철수하는 일행
감성돔이 몇 마리 나온 지금, 시간도 시간인지라 포인트에는 전운이 감돌았지만 추가 입질을 받아내는 데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입질 지점이 근거리라 포인트 구성에는 수월할지 몰라도 그만큼 기도비닉을 유지해야 한다는 까다로움이 변수네요. 약간의 신발 소리와 말소리가 불리하게
작용하었고 시즌 초반이라 그런지 많은 개체 수가 붙지 않은 가운데 이날은 52cm를 포함, 일곱 마리로 마무리했습니다.
우리가 떠난 양식장 포인트는 여전히 긴장감이 넘쳐 언제라도 감성돔이 물어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7시까지 노려보고 싶었고 그랬을 때 몇 마리 더 뽑아낼 확률도 있지만, 대마도의 일본 선장들은 6시 칼퇴근이 원칙이기에 이곳에서의 철수
시각은 언제나 6시로 고정입니다. (그래도 다 정리하고 퇴근하면 7시라)
마지막으로 철수한 팀은 민숙집 사장님 부부. 낚시를 공짜로 하니 좋다는 사장님의 천진난만함과 특유의 유머러스함.
하지만 이날은 조황이 썩 좋지 못했나 싶습니다. 마릿수는 되지만 씨알이 잔 게 흠.
참고로 선착장에서 배로 1~2분 거리인 이 자리는 하천물이 내려오는 기수역이므로 기수역에 강한 새눈치(기감성돔)가 잘 잡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두 실장님이 마중 나와 계십니다. 그 뒤로는 톱밥공장이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돌아가는데 이 소음 여부에 따라 좀 전에 사장님 부부가
내렸던 갯바위 조황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벵에돔도 그렇고 감성돔, 새눈치 등 소음에 예민한 얘들이다 보니 톱밥 공장이 쉬는(휴일) 날에
대박 조황이 터지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저 톱밥은 한국으로 수출한다고 하네요. 주로 버섯 재배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하)
철수하는 동안에는 물고기를 물칸에 넣어 싱싱하게 살려올 수 있습니다.
이후 차량으로 숙소까지 약 15분이 소요되는데 그때부터 일부는 맛이 가기 시작한다는 게 흠이라면 흠.
그나마 남단(이즈하라)에서 낚시하고 왔을 때보다는 차량의 이동 시간이 현저히 적으니 일부는 산 채로 물칸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감성돔 손맛을 본 가운데 뒷분 부력망에는 감성돔이 안 들었네요. 지못미 ㅠㅠ
이날 우리 팀 조과
다섯 명 중 세 분은 감성돔 낚시가 처음이라 아무래도 조과가 떨어짐은 어쩔 수 없는 일.
게다가 이때(4월 말)만 해도 본 시즌이 아니기에 대체로 낱마리 조과로 개인당 1~3마리 수준이었죠.
시즌 초반이다 보니 잔 씨알도 섞여서 낚이고요. 하지만 한 번 폭발하기 시작하면 무서울 정도로 낚인다고 합니다.
다만 그 시기가 2주 정도로 아주 짧아서 타이밍 잡고 가기가 쉽지는 않겠죠. 이때를 놓치면 대마도에서 감성돔 낚시는 내년을 기약해야 하겠고요.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민숙집 사장님으로부터 쇼킹한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오늘 갯바위 경력 6개월 두 명이서 오짜 12마리 ㅋㅋ"
"심란한 마음에 불을 지피시는군요. 이 심란함을 일행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헐레벌떡 뛰어왔지만 기차는 떠나고 없는 이 기분. 낚시는 언제나 뒷북을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조심하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앞북을 쳤군요.
이 소식을 일행에게 전하니 카톡 창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남자를 이렇게 울려도 되는 감요?
52cm 감성돔으로 단번에 개인 기록 달성
어쨌든 이날 장원은 감성돔 낚시 경력이 이제 겨우 이틀째인 엘라님에게 돌아갔습니다. (수많은 감성돔 꾼들의 한숨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 ^^)
그래도 엘라님은 해마다 따오기급 넙치농어를 사냥해오다 시피하니 이런 고기가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대신 릴 찌낚시의 손맛은 루어에서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 있죠.
감성돔(위)과 새눈치(아래)
다음은 감성돔과 새눈치의 비교입니다.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니 확연한 차이가 있죠?
한국명으로 '새눈치'라 하니 이름도 생김새도 철딱서니가 좀 없어 보입니다. 외형은 꼭 감성돔 계의 이단아나 양아치 정도의 느낌인데요.
어디서 저렇게 불량한 염색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이 감성돔과 구별하는 주요 포인트가 됩니다.
굳이 측선에서 등지느러미까지의 비늘 배열 수를 세지 않아도 척 보면 "아 이거 새눈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새눈치의 일본명은 '키치누(キチヌ)'입니다. 관동지역에서는 '키비레(キビレ)'라는 방언을 갖고 있습니다. 키비레는 '노란 지느러미'라는 뜻.
여기서 키(キ)는 키스이이키(汽水域きすいいき)'의 앞 자를 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말로는 '기수역'을 뜻하니 새눈치를 우리 식으로 풀어쓰면
기수역 감성돔 혹은 기감성돔 정도가 되겠네요. 기수역을 좋아하는 것은 감성돔과 비슷하지만 담수 적응력이 유달리 좋아 일부는 하류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지요. (꼭 숭어 같은) 그래서 일본에서는 '강 감성돔'이라는 애칭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강도다리와 비슷한 개념이겠지요.
이러한 사실로 놓고 보니 회 맛은 썩 당기지 않군요. 강이나 기수역에 사는 횟감에 편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염분농도와 회 맛의 상관성은
긴밀한 관계가 있으니 말입니다. 다음에 제 손으로 잡게 된다면 일반 감성돔과 함께 회를 떠 놓고 비교 시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선상에서는 방어가 잡혔다고 하네요. 사진에 나오신 분은 민숙집 전담 요리사로 전직 셰프였답니다.
이날의 저녁 식사 메뉴
의외로 맛보기 어려운 봄 방어회
그래서 그런지 회 뜨는 모양새가 다르죠.
보통의 방어는 공수하면서 숙성되므로 두껍게 써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녀석은 활방어회다 보니 얇게썰기(우쯔쿠스리)의 세련됨이 돋보입니다.
식감도 뛰어나고요. 다만 봄 방어라 겨울보다는 기름기가 많이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없어서 못 먹죠. ^^
방어회를 빛내줄 간장과 고추냉이
간장과 와사비가 서로 공생 관계인 만큼 저와 민숙집(빅마마)도 이 부분에서는 서로 한 수씩 주고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 빅마마를 찾았을 때는 마트에서 파는 와사비를 사용하길래(다른 데는 다 생와사비 쓰는데 왜 이런 걸 쓰냐고) 303이나 705같은 '튜브형 생와사비'를
권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수 더 떠서 999를 모셔와 쓰시네요. 생와사비 중에서 303과 705는 대부분 일식집에서 사용하는 대중성 있는 와사비인 반면,
삼광의 999나 녹미원은 입자가 부드럽고 와사비 함량이 많아 고급스럽죠. (가격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여기서는 삼광의 999를 사용했는데 입자가 부드러우면서 알싸한 향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저는 민숙집 사모님으로부터 사시미 전용 간장을 추천받아
지금까지 잘 먹고 있는데요. 일전에 제 블로그에서 한 차례 소개한 '기리시마 회 간장'입니다. 파란색과 노란색 포장이 붙었죠.
가라아케
우리는 치킨 공화국에 살고 있지만 저는 치킨을 잘 안 먹습니다.
이건 단순히 개인 취향이자 입맛이지만 언젠가부터 치킨이 입에 안 맞고 요즘 다이어트 때문이라도 일부러 멀리하고 있었기에 평소 먹을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도 이곳에 오면 가아라케를 흡입할 정도로 맛있게 먹곤 하는데요. 여쭤보니 시판되는 가라아케 파우더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저도 다음에는 그걸 좀 사와야겠는데요. 하지만 가라아케 파우더를 사용한들 이와 똑같은 맛이 날지는 장담 못 합니다.
(우리나라 닭고기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맛이 없다는 사실이 함정이라 ㅠㅠ)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두부를 튀겨낸 후 가쯔오부시를 올려 춤을 추게 한 일본 음식.
질감이 부드럽고 고소했던 기억이 납니다.
민숙집 사모님표 감자 샐러드. 지난번에 먹고 맛있어서 아내에게 해달라 했더니 귀찮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네요.
생뚱맞게 웬 볶음밥? ^^
일본식 제육 전골
이런 게 나와주면 일단 푸짐한 느낌이 들지요. 밥 비벼 먹고 싶은 국물 맛.
밥과 일본식 장국
음식이 전보다 몇 배는 더 맛있어진 듯.
예전 음식은 전반적으로 달았는데 이번에는 달지 않아서 좋다고 하자 그럴 수밖에 없는 명료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민숙집 사모님이 만들면 달지 않고 일본인 셰프가 만들면 달고.
PM 8:00, 대마도 온천에 가다.
이날은 숙소 근처에 있는 온천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돈으로 4천원이면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데요.
문 닫는 시간이 8시 50분쯤이니까 저녁 식사를 마치면 딱 1시간 정도 남기에 이때를 놓치지 않고 다녀왔습니다.
픽업 서비스도 숙소에서 해주고 있으며 차량으로 5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표를 구입하고요.
옛날 전철표처럼 생긴 목욕권입니다. 가격은 450엔.
이렇게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남탕, 여탕이라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온천에서의 촬영은 여기까지.
이후로는 탈의실이 나오며 일반 공중목욕탕과 비슷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온탕, 냉탕, 사우나가 완비되어 있고요. 팜플렛을 보니 여탕에는 노천욕이 있던데 남탕에도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온천이니까 이 지역에서 올라오는 지하 온천수를 끌어다 사용하겠지요. 약 40분 정도 있다 나왔는데 몸의 긴장이 풀리고 피로도 샥 가십니다.
PM 9:30분. 에깅 낚시를 시도하다.
선착장에는 무늬오징어가 드문드문 낚인다고 하길래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일전에 감아둔 PE 합사의 상태가 말이 아니네요. 작년 거제도에서 팁런 에깅을 하다 긁어먹었는지 줄이 온통 상해있었습니다.
결국, 몇 번 던지다가 중간에 끊어먹고 전의 상실. 몸도 피곤하니 낚시에 집중이 안 됩니다. 이날은 그렇게 마무리하였습니다.
대마도 낚시 여행 3일 차, 아침
네코 실장이 그새 새끼를 낳았다고 하네요. 부녀지간이 사이좋게 앉아 식빵을 굽습니다. ^^
AM 6:30. 출항
전날 부진한 조과를 만회하고자 일행은 선상낚시를 떠납니다.
저는 대물 벵에돔을 노리고자 일전에 재미 좀 보았던 미네만의 명포인트 타카이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대마도 미네만
미네만 타카이로 진입
역시 호수처럼 잔잔해 운치가 있는 포인트
양식장 부표가 쫙 늘어진 것은 아소만과 비슷하지만, 타카이를 비롯해 전방에 보이는 곳부리(동굴자리)는 대물 벵에돔 포인트로 유명합니다.
사실 이때는 벵에돔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제아무리 좋은 포인트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잡으리란 보장이 없었죠.
이날도 벵에돔을 노리고 타카이에 들어가겠다고 하자 다들 말리는 분위깁니다.
"지금 고기 안 된다."
하지만 저는 이 말에 더 의욕이 생기더군요. 결국, 고집을 부려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 진상 손님은 꽝을 치고 와서 민숙집에다 화풀이한다죠.
"왜 이런데 내려주냐? 좀 더 강력하게 말렸어야지!!!"
저는 꽝을 치더라도 절대 화풀이하지 않습니다. 남 탓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점은 안심해도 됩니다.
이날 저의 낚시 파트너는 오래간만에 밥곰님. 제 블로그의 오랜 독자십니다.
우리 부부가 2012년 가을, 제주도에서 두 달간 살았을 때 제주도 조행기를 쏟아내다시피 했는데 그때 송악산 부남코지에서 함께 낚시했었죠.
이후로 여수 가막만에서 한 번 낚시하고(꽝 치고) 그리고 이날 처음인 것 같은데요.
생각해보니 어복의 기운을 서로 빨아먹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꽝의 기억만이 ^^;
그래서 그런지 이날 만큼은 다를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타카이는 제가 잘 알고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고요.
때마침 따사로운 햇볕이 포인트를 비추고 있으니 뭔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런 제 예감은 90%가 틀려서 문제지만.
이날 사용하게 될 밑밥
타카이는 잡어의 극성이 대단한 곳으로 철저하게 잡어 분리를 하지 않으면 재미를 못 보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해 7월, 이곳에서 타카이 영감(54cm 감성돔)을 낚은 이후 현재까지 뚜렷한 조황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는군요.
터줏대감을 잡아간 탓에 저주가 내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타카이는 아무나 건들지 못하는 난공불락의 요새가 돼버린 느낌입니다.
그 저주를 저 스스로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현재 아무런 조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니 갑자기 오기가 발동하네요.
"이 손으로 조황을 만들어 내겠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타카이 영감의 저주가 두려웠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염려되는 건 벵에돔의 잘못된(?) 신앙심에 있습니다. 이곳 벵에돔은 3~4월에 라마단을 지낸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는 아니고 3~4월 산란을 마친 벵에돔은 근 한 달 동안은 먹이 활동을 하지 않은것으로 알려졌기에 이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물론, 금식 기간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겠지만요. 그때가 오려면 올해 윤달이 낀 것을 고려했을 때 5월 말은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벵에돔의 금식 기간에 낚시하겠다는 무모함은 어디서 온 걸까요?
하여튼 하지 말라는 낚시 더 하고 싶은 이 청개구리 심보를 벵에돔이 알아주길 바라면서 간략한 포인트 설명에 들어갑니다.
타카이는 중앙에 삼각형 모양의 여 뿌리가 있어 좌우 어느 쪽에서 고기를 걸든 여뿌리로 파고듭니다.
특히, 왼쪽 발 앞에서 받은 입질의 경우 강제집행하지 않으면 굴속으로 파고들면서 초릿대가 물속에 처박힙니다. (그렇게 되면 게임 끝)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곳의 벵에돔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그림자가 비쳐도 발 근처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린다는 점과 목줄을 심하게 타지는 않아
채비를 강하게 써도 된다는 점입니다. 발 앞 수심은 6m. 조금 멀리 치면 7~8m가 나오며 양식장 부표 부근은 10m가 넘어가지만 대부분 입질은 낚싯대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므로 한두 발짝은 뒤로 물러서서 낚시하는 게 좋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잡어 등쌀이 심하면) 15m 정도 캐스팅해 뒷줄을 잡으면 채비가 정렬되면서 안으로 들어옵니다.
들어오는 과정에서 밑밥과 동조시키면 여 뿌리 좌우 어느 쪽이든 입질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이곳 벵에돔은 밑밥을 뿌려도 크게 떠오르지 않으며 대체로 수심 5~6m 권에서 입질하고 6월이 넘어가면 3~4m까지 부상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부상하는 녀석들도 최소 3짜 중반이고 좀 더 깊은 곳에서 물면 4~5짜가 수두룩하니 벵에돔 꾼이라면 한 번쯤 욕심낼 만한 곳이죠.
하지만 이 포인트가 어려운 이유는 입질을 받아도 여 뿌리나 굴로 파고들기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처박히고 터진다는 점입니다.
각종 열대어를 비롯해 잡어가 너무 많아 채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발목을 잡습니다. 그런 이유로 타카이는 1~3월과 5~6월에만 반짝 조황을 낼 뿐,
7월 이후로는 잡어로 인해 낚시가 거의 어렵다고 현지에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7월 이후에도 벵에돔을 솎아낼 비책을 생각 중입니다. (또 청개구리 심보가 ^^;)
채비는 0c(제로씨)찌로 소형 찌로 수심 6~7m 부근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 나의 채비와 장비
낚싯대 : 머모피 티탄사이버 1-530
릴 : 오쿠마 LBD 2500번
원줄 : 기자쿠라 이글 3호(세미 플로팅)
어신찌 : 쯔리겐 토너먼트 아크로 02번(0c 부력), 조수우끼고무 L 사이즈
목줄 : 쯔리겐 제로알파 3호
바늘 : 벵에돔 전용바늘 6호
봉돌 : 없음 → 7번 한 개
지난 1월, 목줄 2.5호로도 초릿대가 물속에 처박혀 끌어내지 못한 녀석이 생각나 이번에는 원줄 3호에 목줄 3호라는 강수를 뒀습니다.
이 정도로 하드한 채비 구성이면 낚싯대를 1.75호 정도로 써줘야 하는데 여기서는 1호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유는 숙소에서 두고 왔기 때문. ㅠㅠ
밑밥을 뿌리자 예상한 데로 잡어가 반응하기 시작하는데 어종이 매우 올바르군요.
손가락만 한 자리돔 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아서 묶어두기에는 수월한 편.
간혹 중지 손가락만 한 멸치나 전갱이 치어가 드문드문 보이지만 개체 수가 많지 않아 다행입니다.
채비는 무사히 바닥층까지 내릴 수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서 소심한 입질이 닿습니다. 챔질!
저주가 서린 포인트에서의 첫수는 황놀래기.
7번 봉돌 하나로 7m 수심대의 바닥층까지 크릴을 내리는데 소요 시간은 약 35~40초.
이 정도 포인트 여건에서 이 정도 침강속도면 적당하다 싶어 계속해서 이 채비를 고수하는 가운데 바닥층에서 또 한 번의 입질이 닿습니다.
역시나 황놀래기. 바닥에 놀래기 말고는 없는가 싶어 5~6m 수심층도 훑어보지만 별다른 입질이 없고.
또 한 가지 두려운 건 청물입니다. 사진에는 난반사로 인해 투명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물색을 보면 5~6m의 바닥층이 훤히 보일 정도로 청물이 심하네요.
일반적으로 수중쿠션은 수면에서 2~3m 이상 내려가면 안 보여야 할 텐데 이날은 바닥층까지 내리는 걸 보면서 낚시할 정도였으니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벵에돔을 솎아내야 할지 머리가 아파옵니다.
발밑에 벵에돔이 우글우글하다.(사진의 우측 하단에 주목)
낚시를 시작한 지 두 시간이 지났지만 놀래기 말고는 반응이 없어 밑밥 양을 늘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발밑을 보았는데 잔 벵에돔이 우글우글하네요. 큰놈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결국, 발 앞에서 노는 벵에돔을 열심히 꾀어서 뽑아냈지만 기대하던 씨알은 아닙니다.
산란에 참여하지 않은 벵에돔만이 열심히 밑밥에 반응하는 것으로 보아 큰놈들은 깊은 곳으로 빠져나갔거나 굴속에 박힌 채 입을 닫은 모양입니다.
동굴 입구에서 입질이 없자. 여 뿌리 근처를 집중해서 공략하던 중 원줄을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이 이어집니다. 챔질!
30cm가 될까 말까 한 벵에돔을 뽑는 데 그쳤습니다. 이 날의 교훈.
"하지마라는 낚시는 하지말자"
끝...
인간이 자연을 이길 수 없어요.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한 낚시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좋은 곳에서 귀한 시간만 날렸다능. ㅡㅅㅡ;
민숙집 사장님께 한마디 하겠습니다.
"왜 저를 이런 데 내려줍니까? 좀 더 강력하게 말렸어야지!!!"
"좀 더 강력하게 말렸어야지!!!"
"좀 더 강력하게 말렸어야지!!!"
"좀 더 강력하게 말렸어야지!!!"
숙소로 돌아오는데 바다는 어느새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원인은 멸치 알.
이렇게 눈으로 보고 있는 와중에도 멸치떼가 들어와 방정을 부리는데요. 이 알들은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면서 갯바위나 해초에 들러붙게 될 것이고
내리쬐는 일조량에 말라버리면서 감성돔의 좋은 먹잇감이 됩니다. 미네만에서 감성돔이 터질 날도 바로 이때가 될 텐데요.
현재 터진다 터진다 하고 있습니다. 벵에돔 잡으러갔다 꼴방 친 저는 속 터질라 하는군요.
한편, 선상 낚시를 간 일행은 엘라님의 급악화된 컨디션과 멀미로 인해 오전 8시, 조기 철수하였다고 합니다. 조과는 당연히 없음. ㅠㅠ
대마도 낚시, 이제 중반을 넘겼습니다. 앞으로 남은 일정 중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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