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미도 감성돔 낚시(4), 괴력의 손맛


 

 

바람 소리, 파도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한 바다. 날은 조금씩 찌푸리고 땅거미가 어둑히 깔릴 즈음에 받아낸 단 한 마리의 감성돔. 이날은 파트너인 상원아빠님의 4짜 감성돔으로 아쉽게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드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자리한 이 포인트에 감성돔이 몇 마리나 들어와 있었던 걸까? 하는 기본적인 의문입니다. 답은 배를 까고 위장에 크릴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유추할 수 있겠지만, 철수하면서 들었던 아쉬움은 공략의 범위를 너무 한곳에만 두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 후회해도 늦지만, 언젠가 비슷한 조건이 주어진다면 이날의 실패를 발판 삼아 그때는 만족스러운 낚시를 해야겠지요.

 

 

 

초겨울에 든 두미도 감성돔 낚시, 네 번째 이야기 - "괴력의 손맛"

 

 

그날 밤, 두미도와 갈도에서 철수한 꾼들이 낚시점 앞에 모였습니다.

 

 

낚시점에서 주는 어묵으로 요기하고, 사실 이 때는 따끈한 국물로 언 몸을 녹여야 할 시기인데 올해는 이상하게 춥지 않습니다. 벌써 수능이 끝난 지가 며칠이 지났는데도 제가 사는 서울에는 서리 한 번 끼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이곳 남해는 오죽하겠습니까. 조금 과장해서 말씀드리자면, 오후에 낚시하다 너무 더워서 옷을 벗을 정도였는데 올 11월 달이 춥지 않은 원인 중 하나는 올해 유난히 엘리뇨 현상이 심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엘리뇨가 현상이 심한 해에는 벵에돔 조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데 꼭 올해가 그랬습니다. 쿠로시오 난류의 국지적인 확장에 통영권의 몇몇 섬에서는 씨알 굵은 벵에돔으로 때아닌 대박이 이어지기도 했는데 그때가 아마 6월 경이었을 겁니다. (그럴 때 출조를 자주 다녔어야 했는데 이러한 정보도 뒤늦게 알게 되니 뒷북이나 치죠. ㅎㅎ) 

 

 

이날 갈도에는 참돔이 몇 마리 나왔나 봅니다. 그나마 우리는 상원아빠님이 낚은 4짜 감성돔을 조황에 보탤 수 있었지만, 요즘 들어 워낙 출조객이 늘어난 바람에 허탕을 친 꾼들도 허다할 것입니다. 우리에겐 아직 하루가 더 남았는데 참돔 때문에 갈도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월요일이라 출조객이 잡히지 않은 관계로 다시 한 번 두미도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날 상원아빠님이 낚은 감성돔을 정확히 계측해 보니 40.5cm. 어쨌든 개인 기록 달성에 승률 1,000할 유지 또한 축하합니다.

 

 

잡어는 봄 도다리쑥국으로 유명한 문치가자미가 올라왔는데 지금부터는 맛이 떨어질 것입니다. 문치가자미는 예외적으로 산란 직전에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부터 산란 철인 12~2월까지는 회 맛이 썩 좋지 못합니다. 3~4월이 제철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살이 덜 차올라 쑥국으로 알맞고, 그러다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살이 차면서 6~9월에 진짜 회 맛이 좋은 제철을 맞이합니다. 어디까지나 살의 지방함량만을 따졌을 때 이야기이고, 그래도 3~5월의 문치가자미가 맛이 좋다고 정평 난 이유는 손바닥만 한 문치가자미를 뼈째 썰어(일명 세꼬시) 뼈의 고소함을 빌기 때문이겠지요. 5월 이후로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뼈가 억세지기 때문에 뼈째 썰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에 봄 도다리는 봄에 나는 어린 쑥과의 궁합을 맞춘 도다리쑥국이 유명해지면서 문치가자미(도다리)의 제철로  굳혀진 것일뿐, 실제 회 맛이 좋을 때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입니다. 

 

 

성대(달갱이)는 지금부터 봄까지 맛이 올라 회는 물론, 탕으로 이용됩니다. 이날 사진을 일일이 찍지 못했지만, 철수 직전에 와르르 몰려든 고등어와 전갱이로 인해 5B 반유동 채비가 정렬도 되기 전에 물고 늘어지면서 20수 가까이했는데요. 내일도 오후 출조가 있어 이날 잡은 것은 모두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다만, 감성돔은 금양낚시 사장님께 부탁해 망태기에 넣어 살려두기로 하고(이렇게 되면 하루이틀 뒤에 배를 땄을 때 웬만한 건 소화되어 있어 위장의 내용물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낚시점 한켠에는 회 뜨기가 한창입니다.

 

 

식사를 근처 식당에서 때우려 했는데 사모님이 저녁이나 들고 가라 해서 어쭙잖게 곱사리로 끼게 되었습니다. 회나 몇 점 먹겠지 싶어서 앉아있는데 웬 반찬들이 이리 많이 나오는지, 사진에 반찬을 전부 담지 못할 정도로 푸짐히 차려 나옵니다. 반찬도 하나하나 남도의 맛이 들어 있으니 본의 아니게 이런 융숭한 식사를 ㅎㅎ

 

 

회는 이날 꾼들이 잡은 싱싱한 활어회인데 요즘 물오른 감성돔을 비롯해 참돔과 전갱이가 나왔습니다.

 

 

예상대로 감성돔과 전갱이 회 맛은 으뜸이네요. 탱글탱글한 식감도 식감이지만, 숙성도 거의 하지 않았는데 혀에 붙는 고소함이 물오른 횟감임을 말해줍니다. 반면에 참돔은 식감이 무르고 맛도 덜 들어 아직은 이른 시기임을 실감했습니다.

 

 

다음 날 오전

 

월요일 오전, 평온한 분위기의 삼천포항

 

PM 1:00, 두미도에 도착

 

월요일이라 한산할 줄 알았는데 주말 만큼은 아니지만, 이날도 많은 출조객이 두미도를 찾았습니다.

 

 

북구 선착장은 지나가면서 언뜻 보니 마을에 민박이 있다면, 이른 아침부터 마을 앞 방파제로 나와 한짝대기 담그고 싶게 하는 그런 풍경입니다. 테트라포드도 차곡차곡 쌓였고 크기도 아담해 부담도 덜할 것이고요.

 

 

떨어진 여에 두 분이 하선하고(개인적으로 조황이 궁금했던 자리)

 

 

배는 북쪽 사면을 훑은 뒤 동편과 남편을 향해 달립니다.

 

 

두미도의 북쪽과 서쪽 사면이 수심 얕은 여밭이라면, 동편은 수심 깊은 직벽을 형성하면서 흡사 원도권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곳에 두 분이 하선했는데 포인트 이름은 모르지만, 얼핏 보아도 감성돔과 볼락이 아주 잘 될 듯한 지형입니다.

 

 

대부분 출조객이 내리고 남은 팀은 우리를 포함해 세 팀. 이곳은 FTV 촬영팀이 하선합니다.

 

 

이제 배는 남쪽을 돌면서 전부 다 내리고 우리만 남았습니다. 제일 마지막으로 하선할 곳은 아무래도 두 번이나 내려본 익숙한 자리에다 배를 댈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곳에는 이미 다른 낚시꾼이 들어와 있어 건너뛰고.

 

 

배는 남쪽 곳부리를 돌아 홈통이 깊게 패인 자리로 향합니다. 비록, 처음 내리는 자리지만 저는 처음 내렸을 때의 생경한 포인트 여건을 어떻게든 적응해 나가는 것도 낚시의 과정이고 재미라고 생각하기에 늘 새로운 포인트를 접할 때마다 기분이 설레고 즐겁습니다. 물론, 고기가 전혀 안 되는 자리는 제외하고요. ^^

 

 

선장님은 배 댄 자리로 캐스팅하고 수심은 7~8m라 일러준 후 떠납니다. 좀 전에 다른 분들 내려줄 때는 한시 방향에서 흘려서 저짝에서 입질 받고, 초들물이 시작되면 조류가 여기서 저짝으로 흐르는데 등등 매우 자세히 설명한 것과 달리 이곳에서의 포인트 정보는 수심 알려주고 끝. 그 만큼 이곳의 공략이 매우 심플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떼고기 조황이 나올 것이라 믿고 낚시에 임해야겠지요. 출조 전부터 온갖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던 수년 전의 제 모습과 달리 지금은 포인트를 믿고 저 자신을 믿으니까요. 

 

 

짐을 정리하고 올라가서 포인트를 내려다봅니다. 우측에는 아담한 홈통이 하나 있고.

 

 

왼쪽에는 제법 큰 홈통이 있는데 앞에 간출여가 꽤 높이 솟아 있어서 낚시에 방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저 간출여로 건너가서 밑밥통을 놓고 싶지만, 요즘 무릎이 썩 좋지 못해 제 점프력을 과신하지는 않습니다. 간출여 사이로 약 2m 정도 틈새가 벌어져 있어 착지를 잘못했다가는 들고 있는 낚싯대도 해먹고 다칠 수도 있으니 무리는 안 하렵니다.

 

 

갯바위 곳곳에는 거북손과 따개비가 지천으로 널렸습니다. 어제 내린 포인트에는 톳이 널리고 널렸는데도 낚시에 정신 팔려 그걸 딸 생각을 못 했다가 그날 저녁, 갯바위에서 땄다는 톳나물을 먹고선 후회가 막심했죠. 이곳은 일조량이 많은 남쪽 사면이다 보니 톳 대신에 이런 부착 생물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2B 전유동으로 감성돔 낚시 시작

 

#. 나의 장비와 채비

로드 : 엔에스 블랙홀 '알바트로스' 1-530

릴 : 오쿠마 LBD 2500번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2.5호 (세미 플로팅 타입)

어신찌 : 쯔리겐 전유동 X-B 2B, 조수우끼고무 L 윗 부분만 끼우고

목줄 : 토레이 토너먼트 SS 1.7호

바늘 : 감성돔 바늘 3호

봉돌 : B와 g2로 가감하며 운용

 

이곳에 내리자마자 밑밥을 몇 주걱 주는데 어제와는 시작부터 전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아 채비를 조금 튼튼히 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임에도 날씨가 아주 흐려서 벌써 저녁과 같은 전운이 감돕니다. 제 촉이 맞는다면 이런 날 일찌감치 대물 입질이 들어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지요. 하지만 좀 전에 언급했듯이 앞쪽으로 솟은 지형이 툭하니 나와 있어서 고기를 걸었을 때 이곳으로 파고들지 않도록 신속한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낚싯대는 허리 힘이 강한 1호대를 잡았고, 원줄과 목줄도 어제보다 한 단계 높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발판이 편치 않고 경사가 졌기 때문에 파이팅 동선부터 뜰채질할 장소까지 미리 생각을 해두지 않으면 안 되는 곳입니다.  

수심은 가까운 곳이 4~5m, 전방으로 15~20m 정도 던지면 7~8m가 나오는데 조류는 앞쪽으로 다소 빠르게 들어오고 있어서 2B 찌를 택했지만, 막상 낚시를 시작하고 나자 조류가 완만해지니 B봉돌 2개에서 1개로 줄여 바닥층을 탐색합니다.

 

 

먼저 시작한 상원아빠님도 2B 전유동으로 시작, 바닥층 탐색의 신호탄인 노래미를 올립니다.

 

 

한동안 입질이 없다가 미역치가 올라오면서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개인적으로 미역치를 본 날에는 조과가 좋지 못해서)

하지만 물을 만져보니 수온이 그리 차다는 느낌은 들지 않은 가운데 밑밥을 한 곳에 꾸준히 넣고 채비는 그보다 더 멀리 던져서 가라앉힌 다음, 밑밥이 쌓이겠다 싶은 예상 지점을 훑고 들어오는 식인데 정확히 그 지점에서 찌가 자물거립니다. 순간 심장이 쿵쾅쿵쾅. 가까운 곳에는 잡어 성화가 있어도 저곳이라면 기대해 볼 만한 자리이기에 최대한 원줄을 사리고 기다리는데 순간 찌가 스르륵 하며 잠겨듭니다. 아 전형적인 감성돔 3단 입질.  

 

 

그야말로 괴력의 손맛이다

 

"왔다. 어어"

 

전방 17m쯤에서 받은 입질이라 최대한 원줄을 사리고 양손으로 챔질하니 순간 덜커덕하는 둔탁함이 전해지고.

다짜고짜 대를 세우는데 이 녀석, 당찬 힘으로 '꾸우욱'하며 파고듭니다. 순간 드랙이 '찌이이익' 아이고 무시라. 이거 뭐꼬? 하며 양손으로 대를 받치는데 이거 까딱했다간 못 먹을 힘일 수도 있다 싶어 바짝 긴장하며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와 드랙 차고 나가는 것 좀 보소." 

 

'찌이익'하는 소리에 이어 피아노줄 타는 소리까지. 처박기를 멈추지 않고 드랙을 차고 나가길래 한 바퀴 정도 잠근 뒤, 레버 브레이크를 적절히 쏴주면서 대응하다가 잠깐 멈칫할 때 바닥에서 1m라도 띄울 요량으로 펌핑을 시도. 슬그머니 딸려오나 싶더니 다시 차고 내려가면서 레버를 쏘게 합니다. 와 이 괴물 같은 녀석 좀 보게. 순간 부시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포인트 여건상 부시리가 들어올 만한 지형은 아니니.

 

 

게다가 녀석의 움직임에 당황했던 나.

히트 지점은 홈통 입구인데 옆으로 째길래 순간 부시리를 의심했지만, 갑자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줄은 텐션을 잃었고, 릴을 급히 감아야 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결국, 우려하던 저곳으로 처박으려 하니 그 쪽은..

 

"안 돼"

 

"안 되긴 뭘 안돼 임마"라고 말하듯 녀석은 꿋꿋하게 자기 갈 길만 갑니다. 순간 베일을 아예 열어둘까 고민하다가 목줄을 믿고 버티기로 결정. 녀석의 머리를 돌려세우기 위해 버티기로 하는데, 찌가 여뿌리에 걸치면서 큰 위기가 오고 순간 낚싯대는 보기 좋게 하늘로 서버립니다. 

 

웬만하면 고개를 돌려세우겠는데 녀석이 내린 결정에는 물리적인 힘도 소용 없었던 것.

도대체 뭐였을까? 후보가 될 만한 녀석을 재빨리 떠올리는데 바닥에 붙어 더 이상 파고들 곳이 없자 옆으로 째고 거기서 가로 막히자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아 대물 감성돔이 유력해 보이니 이 허탈함 감출 길이 없고. 어쩌면 부시리나 대형 혹돔일 수도 있지만, 이날 녀석의 움직임으로 보아선 역시 감성돔일 확률이 높다는 결론이. 헌데 이 정도의 힘이라면 5짜가 분명해 보이는데 드랙을 차고 나가는 정도로 보아 전에 걸었던 51~54cm를 넘어선 듯한 느낌. 아..갑갑하도다.

 

 

같은 자리를 또다시 노려보는데 잡어 같은 어신에 챔질하니

 

 

시원스레 입질해야 할 참돔이 밑걸림처럼 자물자물하게 들어오니 뭔가 물속 여건이 맞지 않아 보이고

 

 

바늘을 빼는 과정에서 자연 방생된 참돔을 상원아빠님이 건지려 했지만, 조류에 밀려나 닿질 않고. 

잠시 정신을 잃은 참돔은 기운을 차리고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이어서 내게 들어온 또 한 번의 입질. 눈여겨 둔 지점에 찌를 통과하면 여지없이 입질이 들어오지만, 계속해서 크릴만 따먹혀 애를 태우니 이번에는 제가 그 지점으로 흘려 범인 확인에 들어갑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밑걸림 비슷하게 깔짝대는 것으로 보아 복어나 망상어가 의심되지만,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충분히 기다려서 녀석의 흡입을 돕습니다. 그런 후 챔질하는데

 

 

혹돔이었네요. 이 혹돔은 얼마 전, 제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 미역국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나란히 흐르는 찌에 긴장감이 엄습하고

 

시간은 어느덧 오후 4시. 예보 상으로 이때쯤 비가 내리기로 되어있는데 어쩌면 그 예상이 한치도 빗나가지 않은 지, 하늘은 야속하게 비를 뿌려댑니다. 처음에는 빗줄기가 약해 그냥 했는데 이제는 우비를 입지 않으면 안 될 수준으로 내리니 카메라를 서둘러 가방에 집어 넣고, 그렇게 낚시를 이어가는데 조짐이 영 신통치 않네요. 

 

초반에 받은 대물을 놓쳐버려 앞으로 남은 낚시가 걱정됐는데 이제는 시간이 꽤 흘렀고, 다시 한 번 집어가 돼야 할 즈음입니다. 흐린 날은 더욱 어두워졌고 조류는 적당한 유속으로 들어오고 있었으며, 물색 또한 적당한 탁도로 뽐내면서 기대를 부르고 있습니다. 밑밥의 품질은 더 정확하게 좁은 구역으로 집중해 동조의 명확성을 부여하고, 채비는 줄을 일자로 만들어 긴장감을 유지한 다음, 크릴은 속조류를 받고 살포시 움직이도록 봉돌을 멀리 떨어트린 상태입니다. 앞으로 약 한 시간만 지나면, 전갱이가 설칠 수도 있으니 지금부터 바짝 잡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 순간 유유히 흐르던 제 찌에 미약한 어신이 닿습니다. 수면 아래로 살포시 잠기는가 싶더니 '골골골'하며 수면 아래에서 멈춤이다. 아 이번에도 혹돔인가? 싶었는데 만약, 아니라면 신경이 쓰이죠. 원줄을 최대한 사리고 기다리는데 찌는 그 상태 그대로 미동이 없으니 뒷줄을 잡아 살며시 당겨봅니다. 순간 찌가 보기좋게 잠기며,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볼 것도 없이 챔질.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파이팅에 들어간 필자

 

"한 마리 왔습니다."

 

 

오 이 녀석, 힘쓰는 것 좀 봐라. 좀 전의 녀석과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차고 내리는 힘으로 보아 감성돔이 확실한 가운데 앞으로 남은 것은 이 녀석을 안전하게 랜딩하는 것. 그런데 설상가상 우려한 곳으로 째더니 다시 처박으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씨알이 굵은 듯.

 

 

또다시 위기가 오고

 

"안돼. 제발 거기 만은 ㅠㅠ"

 

 

이런 일이 벌어질까 봐 이날은 낚싯대도 허리 힘이 강한 대로 고르고 목줄도 한 치수 올렸는데 문제는 떨어진 여의 위치가 어설프게 나와 있어서 넘어갈 수도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번만큼은 절대 놓칠 수 없으니 녀석과의 경합을 피하고 줄을 순순히 내줍니다. 그랬더니 이 녀석, 찌를 잘도 끌고 가면서 어느 순간 움직임을 멈추기 시작합니다. 찌는 수면 위로 동동 떠 있고, 줄은 느슨해진 상태에서 이제는 녀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것. 과연 랜딩에 성공하게 될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두미도의 감성돔 낚시, 최종회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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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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