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영양이 가득한 제철 굴밥 만들기


 

 

'바다의 우유'로 알려진 굴은 겨울철 대표적인 보양 재료이자 천연 자양강장제입니다. 철분과 구리가 많이 들어있어서 빈혈 예방에 좋고 무엇보다도 남성의 발기(?)를 촉진시키는 아르기닌과 정자 형성에도 도움을 주는 아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남성의 정력에 좋기로도 유명하죠. 또한, 타우린이 많이 들어서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니 수험생들에게 좋고,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굴국밥 같은 국물 요리는 타우린이 국물로 빠져나가므로 간을 싱겁게 한 다음 국물을 모두 먹는 것이 굴 영양소를 모두 취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굴은 피부 미용에도 좋습니다. 벌써 열거한 사실만 놓고보더라도 굴은 바다에서 캐낸 종합 영양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겨울에 제철 맞은 굴은 크기와 상관없이 좋은 영양분을 듬뿍 갖고 있어서 생굴, 굴국밥, 굴전, 굴튀김 등 어떤 음식을 해먹어도 영양의 손실이 적고 맛도 챙기는 효자입니다. 이렇게 맛과 영양이 가득한 굴로 해먹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별미라면, '굴밥'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인터넷에 굴밥 레시피를 치면 수많은 글이 팡팡 쏟아져나옵니다. 그만큼 조리법도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인데요. 저는 굴과 궁합이 맞는 재료만을 심플하게 담아 레시피를 계량화하고 간소화한 것으로 소개하겠습니다. 레시피가 너무 간단해도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

 

#. 굴밥 재료(3인분 기준)

불리지 않은 쌀 450g, 굴(중간 크기) 300~350g, 표고버섯 큰 것으로 2개, 잘게 썬 당근은 아이 손으로 한줌, 채썬 무는 어른손으로 크게 한웅큼, 소금 약간, 맛술 2T, 레몬즙 3~4방울, 참기름 1T, 다시마 2장(1장의 크기는 가로세로 5cm 정도를 기준), 물 500mL(밥물양이니 매우 중요) 

 

#. 양념장 비율

진간장 6~7T, 간마늘 1T, 다진 매운고추 1T, 다진 홍고추 1T, 다진 쪽파 2T,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T, 앵두효소 1/2T(없으면 생략하거나 매실액으로 대체 가능)

 

※ 제 레시피에서 계량은 언제나 밥숟가락과 종이컵입니다. 1T는 말 그대로 밥숟가락 1스푼이며, 1큰술은 수북하게 떠서 1스푼입니다. 무는 흰 부분만 사용합니다. 두께는 무 생채 정도이며, 길이 5cm 정도면 충분합니다. 굴은 대, 중, 소 크기에서 중간 크기를 권합니다. 맛술은 2T 정도 들어가는데 맛술이 없으면 소주로 대체하는 대신 양은 반으로 줄입니다. 쌀에 찹쌀이나 귀리를 섞어주면 더 좋습니다. 그 밖에 영양밥에 들어가는 은행알과 밤을 요량껏 넣어도 됩니다.

 

 

먼저 굴을 볼에 담아 소금에 주무릅니다. 소금을 2~3T 정도 넣고 살이 뭉개지지 않도록 조물조물 무치듯 한 다음, 흐르는 물에 2~3회 정도 헹굽니다.

 

 

대충 물기를 짜서 그릇에 담고, 여기에 맛술 2T와 레몬즙 3~4방울을 섞어 넣은 뒤 골고루 섞어놓습니다.

 

 

표고버섯과 당근, 무는 사진과 같이 썰어서 준비합니다.

 

 

냄비에 분량의 쌀과 물을 안치고, 무를 깔고 당근과 표고버섯을 차례대로 올린 다음, 참기름 1T를 둘러줍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굴밥은  절반 이상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쌀과 물의 비율입니다. 저는 쌀 450g에 물 500mL를 사용했는데 이는 압력밥솥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각 가정에서는 압력밥솥을 사용하기도 하고 일반 전기밥통도 사용하기 때문에 제 물량이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밥물량을 맞출 때 특별히 고려해야 할 것은 무가 많이 들어갈수록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평소 밥을 지을 때보다 물을 4/5 정도 줄여야 합니다. 고두밥을 짓는다는 느낌으로 물량을 조절한다면, 무의 수분과 더해져 적당한 밥이 지어질 것입니다.

 

 

굴은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가스불을 켭니다. 밥 짓는 환경이 압력밥솥이므로 이것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강불에서 5분 → 김 빼고 굴 넣고 약불에 5분 → 불 끄고 5분입니다. 일반 전기밥통에서 한다면, 굴을 처음부터 넣고 밥을 짓거나 뜸 들일 때 뚜껑을 열 수 있다면 그때 굴을 넣고 마저 지으면 됩니다. 아무래도 전자보다는 후자 쪽이 탱글탱글한 굴의 식감을 살리겠지요. 굴은 익으면서 표면적이 줄기 때문에 굴을 많이 드시고 싶다면 여기서 제시한 양보다 더 많이 넣어도 됩니다.

 

 

밥을 짓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릇에 진간장 6~7T, 간마늘 1T, 다진 매운고추 1T, 다진 홍고추 1T, 다진 쪽파 2T,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T, 앵두효소 1/2T(없으면 생략하거나 매실액으로 대체 가능)를 넣으면 위 사진과 같이 됩니다.

 


 

 

압력밥솥 김을 빼고 뚜껑을 연 다음 준비한 굴을 넣습니다. 다시 뚜껑을 닫고 약불에 5분, 불 끄고 5분을 거치면

 

 

이렇게 굴밥이 완성됩니다.

 

 

 

잘 저어서 섞어준 다음

 

 

그릇에 담아봅니다.

 

 

익은 굴의 크기도 적당해 씹는 맛도 있고, 부족한 식감은 버섯이 보충해주는데 이왕 들어간 표고가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면 특유의 표고 향이 진동하는 멋진 굴밥도 기대해 볼 수 있겠지요.

 

 

양념장과 함께 식탁에 올리면 끼니 준비가 끝납니다. 여기에 간단한 장국을 곁들기거나 혹은 생략해도 되며, 반찬은 김치나 겉절이 하나면 충분하겠지요. 밥에 온갖 영양소와 맛이 들었으니 무슨 반찬이 필요하겠습니까? ^^

 

 

이렇게 양념장을 밥 위에 살짝 올려서

 

 

쓱쓱 비벼 먹는데 웬일인지 식구 중 아무도 말을 하지 않습니다. 평소 떠들썩하던 식탁에서 대화가 실종돼버린 경우도 꽤 오랜만에 보는군요. 굴밥은 맛있습니다. 아니 이런 식으로 만들면 맛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밥물 양을 잘 맞춰 밥이 꼬들꼬들하게 지어지기만 한다는 절대 전제가 붙지만, 그것만 성공한다면 향이 가득한 굴이며, 표고버섯이며 또 소화를 돕는 무에 양념장 궁합까지 좋으니 "잘 만든 밥 하나, 열 반찬 부럽지가 않다."란 말이 실감 날 것입니다. 여기서는 3인분에 해당하는 양을 제시했지만, 밥과 재료는 충분히 넣고 지으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이 굴밥이 말입니다. 한 가지 큰 단점이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과식하게 만들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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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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