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쫄깃, 감칠맛 터지는 울릉도의 자연산 홍합밥(저동항 동해식당)


 

 

이곳은 울릉도 저동항의 어느 뒷골목

 

이곳은 국토 최동단 어업 기지인 저동항입니다. 관광객 출입이 잦은 포구에는 횟집과 활어 난전이 들어섰고, 상대적으로 한산한 뒷골목에는 현지 음식점이 즐비합니다. 그중 한 식당을 찾아 들어갑니다.

 

 

동해식당

 

메뉴판과 원산지 표기

 

메뉴마다 원산지 표기를 충실히 해 놓은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당연히 해야하지만, 이 당연한 것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서 이런 게 다 인상적이어야 하는 현실.  

 

 

기본찬

 

찬이 제법 많이 깔리는데 그중 젓가락이 자주 간 반찬을 소개합니다.

 

 

고추 된장빵

 

도동항 식당을 포함해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고추 된장빵을 내놓아 처음에는 모양도 맛도 비슷해 받아쓰는 줄 알았는데 적어도 이 집은 거의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고추가 아삭거리고 짜지 않아 좋네요.

 

 

조개젓

 

명이와 부지깽이 장아찌

 

국물로는 얼큰하게 끓인 오징어 내장탕이 나옵니다.

 

 

울릉도 자연산 홍합밥

 

이 집 홍합밥은 미리 지어놓지 않고 주문을 받아야 돌솥에 밥을 얹힙니다. 그래서 레이팅이 15~20분 정도 걸리지만, 갓 지은 고슬고슬한 홍합밥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겠지요.

 

 

쫄깃쫄깃, 감칠맛 터지는 참담치의 붉은 속살

 

어른 주먹만한 울릉도 참담치

 

알려졌듯이 우리 연안에는 참담치가 서식했지만, 외래종인 지중해 담치가 참담치를 밀어내고 서식 영역을 장악했습니다. 우리가 평소 즐겨 먹는 홍합도 90% 이상은 양식산 지중해 담치(일명 진주담치)이기 때문에 해녀와 머구리가 수심 깊은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참담치를 맛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울릉도 참담치의 채취는 이때(4월 말)부터 시작해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흔히 말하는 봄철 홍합 독소는 울릉도 주민들에게 그저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홍합의 마비성 패류 독소는 수온이 상승하는 봄, 유독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진주담치에 주로 축적되며, 끓여도 독소가 없어지지 않으므로 조심해야 하지만, 울릉도에 서식하는 참담치의 독소는 익히면 없어지는 수준이어서 특별히 날것으로 먹지 않는 한, 독소에 중독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만큼 수심이 깊고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는 홍합이기에 육색에서 일반 홍합과 차이를 보입니다. 밥에는 찰기와 윤기가 흐르고, 큼지막이 썬 붉은 홍합살은 모자라지 않게 들어가 홍합밥의 풍미를 살렸습니다. 수 년 동안 수심 깊은 바위에 붙어 속조류를 이겨내며 자랐기에 일반 홍합에서 느낄 수 없는 쫄깃쫄깃한 육질과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감칠맛이 도드라집니다. 몇 년 전, 도동항에서 맛본 홍합밥은 홍합밥인지 참기름 간장 비빔밥인지 알 수 없었는데 그나마 이 집 홍합밥은 울릉도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 권해도 욕은 안 먹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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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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