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듯 다른 미더덕과 오만둥이(오만디)의 차이


 

 

<사진 1> 표준명 미더덕

 

#. 미더덕과 오만둥이

우리가 미더덕을 먹기 시작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남해에서는 오래전부터 식용해 왔으나 양식 산업에 해를 끼치는 생물로 낙인찍히면서 본격적인 양식 허가를 받은 시기는 1999년이며, 우리가 미더덕을 손쉽게 구입해 먹기 시작한 시기도 이즈음입니다. 그 전에는 미더덕이 남해의 주요 양식 대상 종인 굴과 피조개의 생산을 방해하는 생물로만 치부되었습니다. 양식장 내 그물에 덕지덕지 붙어서 조류의 흐름을 막고, 양식 대상 종과 먹이 경쟁을 치르면서 성장을 방해하는 해적생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양식화가 늦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맛과 향미가 뛰어나고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가 많이 들었음이 밝혀지면서 미더덕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미더덕은 바다에서 나는 더덕과 같다고 하여 '미(水)더덕'이란 말이 붙게 되었습니다. 멍게와 마찬가지로 암수가 한몸이며, 입(입수공)과 항문(출수공)이 나란히 있어 조류에 흘러내려 오는 작은 플랑크톤, 원생동물, 무기물 등을 흡입하고 걸러진 찌꺼기를 출수공으로 배출합니다. 그 밑으로는 <사진 1>에서 보시다시피 주황색 자루가 사람 새끼손가락만 한 길이로 이어져 있고, 맨 아래는 바위 등에 부착하기 좋은 뿌리 모양의 돌기로 이뤄집니다.

 

 

<사진 2> 표준명 오만둥이

 

'참미더덕'이라는 별칭만을 가진 미더덕과 달리 오만둥이는 많은 별칭과 방언을 갖고 있습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돌미더덕'이란 표현이 쓰였고, 지역에서는 '오만둥', '오만디', '만득이', '만디이', '오만득이' 등등의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오만둥이라 이름 붙여진 배경에는 아무데서나 오만곳에 붙어 산다는 뜻과 그리 중요하지 않은 잡스러운 생물이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더덕보다 저렴한 오만둥이를 선호하는 식당이 많고, 맛과 식감도 뛰어나기 때문에 더는 잡스러운 인식의 대상이 아닙니다. 미더덕과 달리 밝은 베이지와 황갈색이며, 몸 전체가 단단하고 오돌오돌한 돌기로 이뤄져 있어서 맛과 식감에서 미더덕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오만둥이가 들어간 아귀찜

 

미더덕을 넣은 시원한 새우탕

 

#. 미더덕과 오만둥이의 맛 차이

미더덕은 타원형의 긴 자루에 내장을 포함한 체액을 담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신티올(cynthiol)이라는 불포화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서 미더덕 특유의 향을 내는데 사촌뻘인 멍게(우렁쉥이)에도 신티올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 둘에서 나는 맛과 향이 비슷한 이유입니다. 미더덕은 씹는 맛보다 향이 강해 주로 국물 요리에 쓰이는데 이때의 자루는 터질 듯 탱탱한 모습이며, 그 안에는 뜨거운 체액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성급히 깨물면, 안에서 뜨거운 물이 발사돼 앞사람의 옷을 젖게 하고 입천장과 혀가 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독특한 향과 맛을 포기할 수 없어 입안에서 터트리는 맛을 즐기곤 합니다.

 

반면, 오만둥이는 자루가 짧고 그 안에 머금은 체액의 양도 미더덕에 비할 수준이 되지 않아 향과 맛은 약한 편입니다. 대신 두꺼운 껍질과 오돌오돌한 돌기에서 오는 식감이 좋아 씹는 맛이 필요한 각종 찜 요리에 자주 사용됩니다.

 

 

오만둥이(왼쪽), 미더덕(오른쪽)

 

#. 제철과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

오만둥이(오만디)와 미더덕은 씹는 맛이 좋고 향이 독특하며, 우리 몸에 이로운 여러 영양소를 가진 대표적인 양식 수산물입니다. 된장찌개나 해물탕처럼 시원한 육수를 내는 음식에 넣으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해물찜과 아귀찜에 넣으면 독특한 맛과 함께 씹는 맛을 선사합니다. 국내의 미더덕과 오만둥이 생산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창원(구 마산), 진동만 일대에서는 아예 미더덕을 주재료로 한 미더덕찜이 인기입니다. 미더덕의 경우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적으면서 각종 비타민과 엽산, 그리고 고도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가 많이 들어있어서 건강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렇듯 미더덕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아 어울리는 여러 음식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만둥이가 미더덕의 빈자리를 메꾸면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 둘을 혼동하거나 아예 오만둥이를 미더덕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보아왔습니다. 오만둥이가 미더덕보다 흔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오만둥이의 수확 시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미더덕과 오만둥이의 양식은 함께 이뤄지는데 오만둥이가 미더덕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 종묘를 붙이고 2~3개월이면 성체로 자라면서 미더덕보다 몇 개월 빨리 수확하게 됩니다. 4~5월에만 집중적으로 출하하는 미더덕과 달리 생산 시기를 비교적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껍질을 까지 않은 미더덕의 본 모습(왼쪽), 껍질 작업을 거친 미더덕(오른쪽)

 

그런 이유로 오만둥이는 사계절 내내 구입할 수 있지만, 미더덕은 늦겨울에서 봄에 이르는 시기에만 한시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원래 미더덕은 우리가 구입했을 때의 모습과 달리 질긴 섬유질로 감 쌓여서 이를 벗겨내지 않으면 식용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과거에는 겉껍질을 벗겨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미더덕을 통째로 식용하기보다 배를 갈라 그 안의 물을 빼내고 함께 끓여서 시원한 국물을 내는 용도로만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껍질을 벗겨 먹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그 속살의 씹는 맛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 먹는 미더덕은 모두 겉껍질을 벗겨낸 것입니다. 미더덕은 껍질 벗기는 작업이 전부라 할 만큼 고된 노동을 필요로 합니다. 미더덕 가격이 오만둥이보다 높게 형성된 까닭도 한시적인 생산과 함께 껍질을 까는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더덕과 오만둥이는 모두 찬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입니다. 수온이 본격적으로 오르는 6월 이후로는 살도 안 좋아지고 폐사율도 증가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내놔야만 하며, 멍게를 비롯한 미더덕과 오만둥이는 겨울에서 늦봄에 이르기까지 생산하지만, 3~5월에 생산된 것이 알이 크며 유리 아미노산을 비롯해 글루탐산, 글리코겐, EPA, DHA 함량이 많아서 가장 맛있습니다.  

 

 

#. 고르는 법

오만둥이와 미더덕, 그리고 멍게에 이르기까지 측성해초목에 속한 수산물은 크기가 클수록 맛과 향이 좋습니다. 오만둥이는 알이 굵고 만져보았을 때 살이 단단한 것이 제일이고, 미더덕은 몸통이 붉고 반질반질 윤기가 나야 하며, 물이 차서 탱글탱글한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알이 작고 쭈글쭈글하거나 여윈 것은 맛과 신선도가 떨어진 것이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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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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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3 19:5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전 개인적으로 오만둥이에 한표
    씹는 질감이 좋습니다^^
  2. 고령유딩
    2018.01.17 08:3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미더덕이 마치 1999년 양식이후에나 대중화 된 거처럼 언급하셨는데

    저희집이 생선가게를 하던 1980년대 중후반에도 매운탕에는 무조건 들어갈 정도로 흔한 해산물이었어요.

    생선가게 10군데면 10군데 다 팔 정도였습니다. 당시 어렸던 저도 아이스박스에 물 채워서 가득 들어있는 미더덕을

    생으로 그냥 집어 먹을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오히려 양식 시작한 이후인 요즘엔 미더덕 구경하기가 쉽지 않네요.

    경기도라 그런지 시장을 다 돌아다녀봐도 오만둥이만 팔고 식당에서도 미더덕 쓰는 곳을 본 적이 없어서 맛 본지가 30년 다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톡 터지는 육즙이 오만둥이랑 비교가 안 되는데 미더덕 맛 보려면 남해까지 가야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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