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이 꽉 찬 암꽃게, 실패 없이 고르는 방법


 

 

 

꽃게는 동, 서, 남, 제주도 해역에 모두 서식하지만, 서해와 서남해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봄, 가을이면 우리 식탁을 풍성히 해주는 대표적인 수산물입니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먹이 활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특히, 보름달과 그믐달이 뜨는 사리 물때에는 조류가 강하게 발달하면서 다 자란 꽃게들이 활발히 움직입니다. 그런 이유로 같은 꽃게 철이라도 반달(상현달과 하현달)이 뜰 때는 조업량이 부진해 가격이 상승하고, 보름달과 그믐달이 뜨는 기간에는 조업량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물때와 상관없이 꽃게 조업량이 최근 10여 년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부진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봄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가을에는 살이 꽉 찬 수꽃게가 제철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상식입니다. 꽃게는 7~8월 산란 이후 거기서 태어난 유생이 수차례 껍데기를 탈피하면서 성장합니다. 수온이 내려가는 겨울에는 월동을 위해 따듯한 남쪽으로 회유하다가 이듬해 3월이면 산란을 위해 북상해 우리나라 서해와 서남해를 중심으로 수심 낮은 연안에 몰립니다. 암꽃게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알을 채우기 시작해 6월이면 개체와 관계없이 알 수율이 최대치에 이르면서 가장 상품성이 좋은 상태가 됩니다.

 

우리가 꽃게를 매년 수십, 수백 톤씩 잡아먹어도 좀처럼 씨가 마르지 않은 이유는 7~8월 산란기에 놓인 꽃게의 포획을 금지하는 금어기 때문도 있지만, 워낙 번식력이 강하고 성장 속도가 빨라 출생부터 1년이면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빠른 회전율과 재생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작년 슈퍼 엘리뇨의 여파에 의한 것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올해 서해 수온은 예년보다 오름폭이 미진하고, 치어방류 사업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일부 불법 조업에 의한 어린 꽃게 남획과 더불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 한두 가지가 아닌 복합적인 원인으로 조업량이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1년생 꽃게의 갑장은 약11 cm(눈알이 달린 부분부터 배 아래까지 세로로 계측)로 1kg에 3~4마리가 들어가며, 우리가 주로 먹는 크기입니다. 그보다 큰 2~3년생은 특대 사이즈로 내수용으로 일부 유통되지만,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합니다.

 

 

수꽃게는 배 딱지가 뾰족하다

 

<사진 1> 암꽃게는 배 딱지가 널찍하다

 

#. 꽃게의 암수 구별

꽃게의 암수 구별은 배 딱지 모양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배 딱지를 꽃게의 배꼽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배꼽 모양이 뾰족하면 수꽃게이고, 널찍하면 암꽃게입니다. 간혹, 수꽃게와 암꽃게의 중간 형태를 띄면서 암수 구별이 모호한 개체가 있습니다. 이는 아직 성별이 정해지지 않은 어린 꽃게로 배꼽 모양이 수꽃게도 암꽃게도 아닌 삼각형 모양을 가집니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어린 꽃게를 '사시랭이'라 부르지만, 암꽃게도 수꽃게도 아닌 꽃게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꽃게의 금어기는 오는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두 달간 시행되며, 이 기간에 꽃게를 포획하면 벌금 1천만 원을 물게 됩니다. 그러나 갑장이 6.4cm 이하인 어린 꽃게와 외포란 꽃게(본문 아래 사진 7 참고)는 금어기와 관계없이 연중 포획 금지이므로 이런 꽃게는 잡지도 말고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 2> 알이 꽉 찬 암꽃게에서 나타나는 불그스름한 색

 

#. 알이 찬 꽃게 구별법

꽃게는 6~8월 산란을 위해 늦가을부터 알을 만들기 시작해 이듬해 6월에 절정을 맞습니다. 본격적으로 알을 찌우기 시작할 시점은 3월 경이며, 이후 암꽃게가 마트와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시기는 4~6월입니다. 즉, 암꽃게의 제철은 4~6월이지만, 아무래도 시즌 초반에는 개체마다 알이 들어찬 정도가 조금씩 차이가 나므로 이 시기에는 겉모습을 보고 골라내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이 게에 알이 들었는지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배 딱지의 색을 보는 겁니다.

 

<사진 1>은 지난해 가을에 촬영한 암꽃게로 알이 없는 상태이며, <사진 2>는 올해 6월에 촬영된 암꽃게로 알이 꽉 찬 상태입니다. 알이 들어찬 꽃게는 <사진 2>처럼 배 딱지 색이 불그스름합니다.

 

 

알이 없는 암꽃게와 알이 찬 암꽃게

 

이렇게 비교해서 보면 그 차이가 명확히 남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3> 비산란기에 놓인 암꽃게

 

두 번째는 입 주변에 난 털의 유무로 산란기에 놓인 암꽃게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사진 3>은 알이 없는 암꽃게로 보시다시피 입 주변이 희고 깨끗한 편입니다.

 

 

<사진 4> 산란기에 놓인 암꽃게

 

반면, 산란기에 놓인 암꽃게는 입 주변에 잔털이 많이 나서 전반적으로 검게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생리, 생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며, 단지 꽃게를 취급하는 상인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4~6월 알을 가득 찌운 암꽃게는 개체 간 차이가 줄면서 대부분 이러한 특징을 갖게 되므로, 알배기 꽃게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사진 5> 알의 분포

 

지금까지는 단순히 알이 든 여부를 구분하는 방법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4~6월에 암꽃게는 대부분 알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들었느냐입니다. 그래서 세 번째 방법이 필요합니다. 알배기 꽃게는 껍데기를 탈각했을 때 노란색에서 주황색인 알을 품고 있어도 얼마나 가득 품었는지는 <사진 5>에서 표시한 가장자리까지 채워져 있는지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진 6> 양쪽의 뾰족한 '곶'을 주목

 

오뉴월에 담근 게장과 이때 먹는 꽃게가 최고인 이유는 꽃게가 품고 있는 알 때문임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적어도 이 시기(봄)에는 알이 꽃게 맛의 전부라 할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여기에는 이 게가 '꽃게'라 불리게 된 정체성과 관련 있습니다. <사진 6>에 표시한 부분은 꽃게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꽃게는 쪘을 때 붉어서 꽃게가 아닌, 송곳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다리를 비롯해 몸 전체에 돌출되어 있다고 하여 '곶게'라 불리게 된 것이 오늘날 꽃게가 되었습니다.

 

 

 

꽃게 옆구리에는 강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데 이를 뒤집어서 보았을 때 불그스름한 빛깔을 띠면, 그 꽃게는 몸 구석까지 알이 찼다는 증거입니다. 산 꽃게든 죽은 꽃게이든 시장에서 알배기 꽃게를 고를 때는 다리를 젖혀 옆구리에 난 '곶'의 빛깔을 살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알은 엄밀히 말해 꽃게의 난소(알집)이다

 

#. 싱싱한 꽃게 구입 요령

5~6월, 알이 꽉 찬 꽃게를 손질하면, 알이 넘쳐 흘러 주체를 못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알이 꽉 찬 꽃게로 할 수 있는 음식은 무궁무진하지만, 싱싱한 활 꽃게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은 간장게장, 꽃게 무침, 꽃게찜이며, 이들 음식의 포인트 역시 알과 누런 빛깔을 내는 장에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살은 가을에 수꽃게에 비할 만큼의 수율은 아니지만, 살이 달고 맛있습니다.

 

활 꽃게를 고를 땐 직접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들 비슷비슷한 크기를 해수에 넣어두었기 때문에 들어보면서 묵직한 것이 좋고, 엄지손가락으로 배 딱지를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나야 하며, 앞서 언급했듯이 배 딱지는 붉고, 양쪽 옆구리에 난 가시(곶) 주변에 붉은빛이 돌아야 알이 찬 꽃게입니다. 무엇보다도 활 꽃게는 활력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살아있지만, 그중에서도 활력이 좋은 꽃게가 있고, 활력이 둔화된 꽃게가 있습니다. 들어보았을 때 다리를 활발히 움직이는 것이 활력이 좋은 꽃게입니다. 

 

꽃게의 활력은 어획 이후 시간에 비례해 떨어지기 마련인데 꽃게뿐 아니라 킹크랩, 대게 등도 시간이 지나면 하루 이틀 사이에 살 수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활 꽃게를 구입할 때는 이른 아침에 찾는 것이 그날 아침에 들어온 싱싱한 꽃게를 접할 확률이 높으며, 이왕이면 산지 수산시장을 찾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죽은(선어) 꽃게를 구입할 땐 당일 들어온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꽃게는 크게 그물과 통발로 잡아들이는데 그물에 잡힌 꽃게는 다리가 떨어져 나가기 일쑤고 금방 죽기도 합니다. 그래서 죽은 꽃게에는 유난히 다리가 떨어져 나간 것이 많은데 어차피 꽃게 다리는 살이 많지 않으므로 다리가 몇 개 떨어져 나갔다고 하여 특별히 저렴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다리가 몇 개 없어서 시중가보다 약간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다리 몇 개 없는 꽃게를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죽은 꽃게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은 꽃게탕이 있고, 조각내서 튀김가루를 묻힌 꽃게 튀김, 또 그것을 이용한 강정도 별미입니다.

 

 

<사진 7> 외포란 꽃게

 

6월부터는 꽃게가 본격적인 산란기에 접어드는 시기이므로 산란이 임박한 일부 개체는 <사진 7>처럼 알을 바깥으로 꺼내 품고 다닙니다. 이를 포란이라고 하는데 꽃게 알의 성숙은 처음 생성 시기에 백색이었다가 점차 색이 진해져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으로 진해지며, 우리가 주로 먹는 알(난소)은 노란색과 주황색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이 시기를 지나 6월로 접어들면서 일부 개체는 산란이 임박해 저렇게 알을 바깥으로 꺼내놓고 다닙니다. 이때부터는 '외포란 꽃게'라 하여 연중 포획을 금지하지만, 일부 수산시장에서는 외포란 꽃게를 버젓이 알배기 꽃게로 판매하고 있으며, 네이버 지식인에는 저런 꽃게를 구입한 소비자가 먹어도 되는지 여부를 묻기도 합니다.

 

결론은 먹어도 우리 몸에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외포란은 맛이 없습니다. 외포란의 초기 상태는 <사진 7>처럼 누런 빛깔을 띠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알은 어두운 적색계열로 변하며, 산란 직전에는 검은색이 됩니다. 이때의 알은 마치 스펀지처럼 꺼지는 식감에 별다른 맛도 없으므로 구입을 꺼리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올바른 꽃게잡이와 유통을 위해서라도 저런 건 팔아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생물 암꽃게의 판매 기간은 6월 20일까지이며, 이 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외포란 꽃게가 보일 것입니다. 이후 두 달간 금어기에 들어가면서 암꽃게의 제철은 마무리됩니다. 올해는 암꽃게 어획량이 예년의 30~40% 수준을 밑돌면서 2016년 5월 27일 기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활 암꽃게 시세는 kg당 45,000~47,000원 선으로 팔리고 있으며, 소래포구는 이보다 만원 가량 저렴합니다. 5월 말부터는 개체 간 차이가 줄어 대부분 암꽃게에는 알이 꽉 차 있으니 옆구리 가시를 주변으로 붉은빛이 도는 꽃게를 고르면 실패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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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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