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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의 맛있는 음식여행
오늘은 심히 염장 포스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즐거운(?)기분으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백령도의 음식은 아무래도 지리적인 특성상 황해도의
영향을 받지 않나 생각을 하면서 백령도만이 가지는 맛과 특징들이 있는거 같아요.
아주 소박하면서도 절제된듯한 음식들은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저에게 마치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소탈하면서 후덕한 인심까지 맛볼 수 있었던 백령도의 음식여행으로 갑니다!
오감이 즐거운 백령도 이야기 #3
백령도의 맛있는 음식여행
백령도의 어느 토속음식점
백령도의 맛집 포스팅은 따로 준비할 예정이구요.
오늘은 맛집 포스팅이 아니고 미식여행의 느낌으로 써봤는데요. 2박 3일간 일정동안 투어를 하면서 느낀
백령도의 음식 맛에 대한 제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1. 백령도의 음식은 꾸밈없는 소박함이 특징
인천연안부두에서 200km 이상 뱃길을 달려와 처음으로 백령도에서의 식사입니다.
다들 시장한 가운데 주방에선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깁니다.
이번 백령도 투어에 참여한 분들의 자기 소개가 이어지고 있어요.
백령도의 가정식 백반
첫인상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백령도는 섬이다보니 내심 해산물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내어온 상차림은 가정식 백반 ^^
왼쪽은 정확히 뭔지 모르지만 노각을 무친거 같기도 하구요. 오른쪽은 무우김치인데(총각김치보다 약간 작은)
둘다 맛있었어요. 특히 총각김치는 뭐랄까~ 특유의 시원한 경기도식 스타일의 양념을 표방하는듯 하면서도 그 맛은
상당히 깔끔하게 떨어지더랍니다. 무우나 열무의 청량감이 살아 있구요.
알고보니 백령도산 까나리액젓으로 담궜다고 하던데 그거 때문인가 싶기도 하구요.
이번 투어엔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분들을 둔 주부 관광객들이 대거 참석하셨어요. 그 분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어찌 속일 수 있겠어요 ^^
그 분들도 저 김치가 맛있다고 하는걸 봐선 확실히 괜찮았나 봅니다.
까나리볶음(좌), 양념꽃게장(우)
꽃게의 양념은 다소 무거운 편이였지만 매콤 짭쪼름하니 나쁘지 않았고 저는 밑반찬중에 가장 인상깊었던게 저 까나리볶음이였어요.
고추로 보이는 저것은 먹으면 먹을 수록 달짝지근함에 매콤하게 볶은 까나리와 대비를 이루고 있어요.
알고보니 고추가 아니라 매실이였습니다.
감자조림(좌), 사라다(우)
특별함이 있다기 보단 그냥 깔끔했습니다.
노래미 양념찜
백령도답게 큼지막한 노래미가 나오는데 서빙된 노래미들 크기가 다들 제각각이더랍니다.
근데 여러 테이블 중에 우리 테이블의 노래미가 가장 컸더랍니다. (노래미가 나를 알아본 겨? ㅋㅋ)
원래 노래미가 살이 부드러워 푸석해지기 쉬운데 여긴 꾸덕하게 말린 노래미를 사용해서 식감도 좋고 양념도 아주 굿!
백령도산 쌀밥(우), 된장국(우)
주인께서 급하게 밥을 짓는 바람에 다소 꼬득하게 되었지만 저는 이것도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전 꼬득한 밥부터 질은 밥까지 다 좋아하기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ㅎㅎ
중요한건 쌀의 질인데 백령도에서 먹는 밥은 100% 전량 백령도에서 생산해 낸 쌀로 윤기와 탄력이 제법 좋았습니다.
노래미는 가시까지 쪽쪽 빨아 먹어주는 센스.
그런데 다른 테이블을 보니 반절 이상 남기셨더라구요.
이 맛있는걸.. 갠적으로 안타깝다는 ㅠㅠ
이번 백령도 투어는 2박 3일간 사곳마을의 마을회관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나온 상차림도 소개해 볼까 합니다.
#2. 백령도 음식의 식재료는 100% 백령도 자연산
골뱅이 겉절이
흔히 서해 골뱅이라고 하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개우렁입니다.
백령도 해변에서 잡히는 개우렁을 썰어 넣은 겉절이는 상추와 함께 막 무쳐나와 아주 신선하고 좋았어요.
콩나물 무침
특징은 없지만 소박하고 깔끔합니다.
흔히 성장촉진제를 먹여 기른 콩나물은 줄기가 굵고 억세서 갠적으로 선호하진 않은데 백령도에선 그런게 있을리 없겠죠 ^^
꽃게찌개
이게 또 가을의 별미 ㅎㅎ
백령도에서 잡히는 꽃게로 끓인 찌개예요.
투박하게 썰어넣은 호박과 아낌없이 들어간 꽃게로도 모잘라 더 갖다 먹으라고 하면서 꽃게찌개를 아예 한바가지 더 퍼다 주셨어요.
다음날 아침, 백령도 마을회관의 아침상
백령도 식재료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자면..
백령도는 어업보다 농업이 더 발달된 섬이랍니다. 백령도 주민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일부 어업을 겸하기도 하는데요
순수 어업만 하는 어업인은 5%도 안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먹는 모든 수산물과 농산물은 100% 백령도산이랍니다.
수입 농수산물의 경우 인천의 세관을 통과해 백령도로 들어오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랍니다.
철저하게 단속을 하기 때문에 중국산이라던가 여타 나라의 식재료가 들어오기 힘듭니다.
인상깊었던 고추
기존의 고추보다 색이 밝은데요 맵진 않지만(저는 다소 매운걸 좋아합니다만) 씹을때의 아삭거림과 미묘하게 매운맛이 감돌면서
단맛이 받치는 고추맛을 보니 고추가 확실히 좋아보입니다.
왼쪽부터 꽃게무침, 호박나물, 고추나물
제가 맨위 토속음식점에 나온 꽃게를 양념꽃게장이라 써놓고 이것은 꽃게무침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마치 겉절이처럼 방금 무쳐서 나온거라 양념게장의 무거움보단 훨씬 가벼운 맛으로 먹었어요.
게살은 달았고 적당히 매콤한 꽃게무침은 의외로 많은 분들이 남기시길래 제가 다 먹어버렸어요. ㅎㅎ
호박나물과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고추잎나물도 삼삼하니 좋았구요.
정확히 뭐라고 표현하기가 그런데~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깔끔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직접 만들어 걸러낸 순두부
따듯한 온기가 남아있는 순두부가 1인당 한대접씩 나왔습니다.
순두부야 뭐 두부집가면 먹을 수 있는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양념장 대신 이렇게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춰서 드시라고 합니다.
저는 첨엔 액젓으로 먹는다는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한번 먹어본 결과
"이건 거의 중독성에 가까운 맛"
더 이상의 언급은 위험할거 같습니다. 백령도 광고하냐고 악플이 달릴지도 모릅니다 ㅋㅋ
하지만 이 집은 식당이 아니랍니다. 사곳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회관을 빌려 쓴 것이고 모든 음식은 마을 주민분들이 손수 해주셨어요.
아침식사는 오전 7~8시에 하는데 30명분을 준비하기위해 이른새벽부터 오셔서 해주신거랍니다.
물론 개인당 식사비용과 마을회관 숙식료는 이곳 마을분들에게 작은 수입원이 되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여행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 본다면 무척 저렴한 편입니다. 그렇게 마을 주민분들은 아침과 저녁식사를 손수 만들어 주셨구요.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처럼 깔끔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3 백령도 음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제철 수산물
백령도산 꽃게
백령도까지 왔는데 꽃게맛을 못보고 간다면 서운하죠 ^^
지금 한창 가을꽃게가 맛있다느니 수게가 맛있다니 하지만 암게도 알이 들어차서 알 먹는 재미도 좋구요
수게, 암게 할 것 없이 맛이 좋았어요.
가을의 별미 꽃게찜
이거 빼놓으면 안되겠죠 ^^~
꽃게를 엄청나게 찌셨더라구요. 지금 보는건 몇 안되는(?) 남자분들의 몫이랍니다. 그러니깐 대략 6~7명 정도 되려나요.
그중에서 한두분이 안드시고 일찍 들어가시는 바람에 꽃게는 결국 남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ㅠㅠ
마당에 옹기종기 앉아서 꽃게찜을 먹는 겁니다 ^^*
손에 꽃게육수가 베일 정도로 먹었는데 아마 제 인생에서 꽃게찜을 이렇게 먹어본 날이 있었을까 싶더라구요.
아주 특대급 꽃게는 아니였지만 얘네들 살도 실하게 들어서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아시다시피 백령도 인근 앞바다는 꽃게도 많이나고 까나리도 많이 납니다. 나중에 포스팅을 하게 되겠지만 제 망원렌즈로 바라본 수평선엔
백령도 인근 해역까지 접근해 있는 중국어선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언제든지 우리 해역으로 넘어와서 이 귀한 꽃게들를 싹쓸이 해갈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니 정말 괘씸하더라구요.
이 날은 백령도의 전통 어업방식인 "대후리"로 잡은 생선들까지 합세해서 숯불에 구워먹는 중이였어요.
학꽁치 씨알이 꽤 괜찮더라구요. 지금 10월달에 한시적으로나마 나오는 거지만 백령도에서도 학꽁치는 많이 잡힙니다. ^^
그렇게 백령도의 밤은 학꽁치 구이와 엄청난 꽃게의 공세로 저물어 갑니다.
#4 백령도의 음식은 후덕한 인심으로 먹는다.
투어의 마지막 날, 백령도의 아침상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요. 못보던 반찬들까지 아침부터 진수성찬입니다.
두껍게 썰은 두부부침은 백령도산 까나리 액젓에 찍어먹으니 그 맛이 각별했구요 그 옆에는 전날 밤에 미처 못먹고 남겼던 학꽁치를
조렸다고 합니다. (사곳마을 아주머니들 정말 최고!)
콩나물 김치국
전날 마셨던 술을 말끔하게 해장시킨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콩나물 김치국
꾸밈없는 시원스런 맛에 속이 다 후련~~ 합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반가운 손님은 바로 노래미 구이 ^^
저 살 좀 보세요. 너무 두툼하잖아요.
가운데 뼈만 쏙 빼면 노래미를 통째로 먹을 수 있다는..
근데 이상하네.. 노래미가 저렇게 맛있었던가요. ㅎㅎ (저도 낚시로 자주 잡기는 하지만 저리 맛있진 않았는데 무슨 비결이라도..?)
백령도가 전국에서 제일가는 청정지역으로 꼽혔다라는 얘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사실 육지에서 많이 멀긴 하잖아요. 청정지역이 아니면 이상한거죠. 그래서 노래미가 맛있는지는 몰라도 이번 백령도 투어를 하면서
"자연을 한껏 먹었다"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제가 왠만하면 흠 좀 잡으려고 했는데
(맛집리뷰에선 흠 좀 잡았습니다. 그거슨 나중에 ㅎㅎ)
여기 마을주민분들이 만들어주신 음식은 어머니가 해주신 그런 맛이 있었어요.
비록 화려한 식단은 아니였지만 도시생활을 잠시 떠나 이곳 백령도에 온 분들은 소박하고 후덕한 인심에 다들 만족해 하시는듯 보였구요.
저 역시 제대로 미식여행 했구나~! 싶더랍니다.
오감이 즐거운 백령도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오늘은 심히 염장 포스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즐거운(?)기분으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백령도의 음식은 아무래도 지리적인 특성상 황해도의
영향을 받지 않나 생각을 하면서 백령도만이 가지는 맛과 특징들이 있는거 같아요.
아주 소박하면서도 절제된듯한 음식들은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저에게 마치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소탈하면서 후덕한 인심까지 맛볼 수 있었던 백령도의 음식여행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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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이 즐거운 백령도 이야기 #3
백령도의 맛있는 음식여행
백령도의 어느 토속음식점
백령도의 맛집 포스팅은 따로 준비할 예정이구요.
오늘은 맛집 포스팅이 아니고 미식여행의 느낌으로 써봤는데요. 2박 3일간 일정동안 투어를 하면서 느낀
백령도의 음식 맛에 대한 제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1. 백령도의 음식은 꾸밈없는 소박함이 특징
인천연안부두에서 200km 이상 뱃길을 달려와 처음으로 백령도에서의 식사입니다.
다들 시장한 가운데 주방에선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깁니다.
이번 백령도 투어에 참여한 분들의 자기 소개가 이어지고 있어요.
백령도의 가정식 백반
첫인상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백령도는 섬이다보니 내심 해산물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내어온 상차림은 가정식 백반 ^^
왼쪽은 정확히 뭔지 모르지만 노각을 무친거 같기도 하구요. 오른쪽은 무우김치인데(총각김치보다 약간 작은)
둘다 맛있었어요. 특히 총각김치는 뭐랄까~ 특유의 시원한 경기도식 스타일의 양념을 표방하는듯 하면서도 그 맛은
상당히 깔끔하게 떨어지더랍니다. 무우나 열무의 청량감이 살아 있구요.
알고보니 백령도산 까나리액젓으로 담궜다고 하던데 그거 때문인가 싶기도 하구요.
이번 투어엔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분들을 둔 주부 관광객들이 대거 참석하셨어요. 그 분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어찌 속일 수 있겠어요 ^^
그 분들도 저 김치가 맛있다고 하는걸 봐선 확실히 괜찮았나 봅니다.
까나리볶음(좌), 양념꽃게장(우)
꽃게의 양념은 다소 무거운 편이였지만 매콤 짭쪼름하니 나쁘지 않았고 저는 밑반찬중에 가장 인상깊었던게 저 까나리볶음이였어요.
고추로 보이는 저것은 먹으면 먹을 수록 달짝지근함에 매콤하게 볶은 까나리와 대비를 이루고 있어요.
알고보니 고추가 아니라 매실이였습니다.
감자조림(좌), 사라다(우)
특별함이 있다기 보단 그냥 깔끔했습니다.
노래미 양념찜
백령도답게 큼지막한 노래미가 나오는데 서빙된 노래미들 크기가 다들 제각각이더랍니다.
근데 여러 테이블 중에 우리 테이블의 노래미가 가장 컸더랍니다. (노래미가 나를 알아본 겨? ㅋㅋ)
원래 노래미가 살이 부드러워 푸석해지기 쉬운데 여긴 꾸덕하게 말린 노래미를 사용해서 식감도 좋고 양념도 아주 굿!
백령도산 쌀밥(우), 된장국(우)
주인께서 급하게 밥을 짓는 바람에 다소 꼬득하게 되었지만 저는 이것도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전 꼬득한 밥부터 질은 밥까지 다 좋아하기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ㅎㅎ
중요한건 쌀의 질인데 백령도에서 먹는 밥은 100% 전량 백령도에서 생산해 낸 쌀로 윤기와 탄력이 제법 좋았습니다.
노래미는 가시까지 쪽쪽 빨아 먹어주는 센스.
그런데 다른 테이블을 보니 반절 이상 남기셨더라구요.
이 맛있는걸.. 갠적으로 안타깝다는 ㅠㅠ
이번 백령도 투어는 2박 3일간 사곳마을의 마을회관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나온 상차림도 소개해 볼까 합니다.
#2. 백령도 음식의 식재료는 100% 백령도 자연산
골뱅이 겉절이
흔히 서해 골뱅이라고 하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개우렁입니다.
백령도 해변에서 잡히는 개우렁을 썰어 넣은 겉절이는 상추와 함께 막 무쳐나와 아주 신선하고 좋았어요.
콩나물 무침
특징은 없지만 소박하고 깔끔합니다.
흔히 성장촉진제를 먹여 기른 콩나물은 줄기가 굵고 억세서 갠적으로 선호하진 않은데 백령도에선 그런게 있을리 없겠죠 ^^
꽃게찌개
이게 또 가을의 별미 ㅎㅎ
백령도에서 잡히는 꽃게로 끓인 찌개예요.
투박하게 썰어넣은 호박과 아낌없이 들어간 꽃게로도 모잘라 더 갖다 먹으라고 하면서 꽃게찌개를 아예 한바가지 더 퍼다 주셨어요.
다음날 아침, 백령도 마을회관의 아침상
백령도 식재료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자면..
백령도는 어업보다 농업이 더 발달된 섬이랍니다. 백령도 주민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일부 어업을 겸하기도 하는데요
순수 어업만 하는 어업인은 5%도 안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먹는 모든 수산물과 농산물은 100% 백령도산이랍니다.
수입 농수산물의 경우 인천의 세관을 통과해 백령도로 들어오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랍니다.
철저하게 단속을 하기 때문에 중국산이라던가 여타 나라의 식재료가 들어오기 힘듭니다.
인상깊었던 고추
기존의 고추보다 색이 밝은데요 맵진 않지만(저는 다소 매운걸 좋아합니다만) 씹을때의 아삭거림과 미묘하게 매운맛이 감돌면서
단맛이 받치는 고추맛을 보니 고추가 확실히 좋아보입니다.
왼쪽부터 꽃게무침, 호박나물, 고추나물
제가 맨위 토속음식점에 나온 꽃게를 양념꽃게장이라 써놓고 이것은 꽃게무침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마치 겉절이처럼 방금 무쳐서 나온거라 양념게장의 무거움보단 훨씬 가벼운 맛으로 먹었어요.
게살은 달았고 적당히 매콤한 꽃게무침은 의외로 많은 분들이 남기시길래 제가 다 먹어버렸어요. ㅎㅎ
호박나물과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고추잎나물도 삼삼하니 좋았구요.
정확히 뭐라고 표현하기가 그런데~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깔끔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직접 만들어 걸러낸 순두부
따듯한 온기가 남아있는 순두부가 1인당 한대접씩 나왔습니다.
순두부야 뭐 두부집가면 먹을 수 있는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양념장 대신 이렇게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춰서 드시라고 합니다.
저는 첨엔 액젓으로 먹는다는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한번 먹어본 결과
"이건 거의 중독성에 가까운 맛"
더 이상의 언급은 위험할거 같습니다. 백령도 광고하냐고 악플이 달릴지도 모릅니다 ㅋㅋ
하지만 이 집은 식당이 아니랍니다. 사곳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회관을 빌려 쓴 것이고 모든 음식은 마을 주민분들이 손수 해주셨어요.
아침식사는 오전 7~8시에 하는데 30명분을 준비하기위해 이른새벽부터 오셔서 해주신거랍니다.
물론 개인당 식사비용과 마을회관 숙식료는 이곳 마을분들에게 작은 수입원이 되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여행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 본다면 무척 저렴한 편입니다. 그렇게 마을 주민분들은 아침과 저녁식사를 손수 만들어 주셨구요.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처럼 깔끔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3 백령도 음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제철 수산물
백령도산 꽃게
백령도까지 왔는데 꽃게맛을 못보고 간다면 서운하죠 ^^
지금 한창 가을꽃게가 맛있다느니 수게가 맛있다니 하지만 암게도 알이 들어차서 알 먹는 재미도 좋구요
수게, 암게 할 것 없이 맛이 좋았어요.
가을의 별미 꽃게찜
이거 빼놓으면 안되겠죠 ^^~
꽃게를 엄청나게 찌셨더라구요. 지금 보는건 몇 안되는(?) 남자분들의 몫이랍니다. 그러니깐 대략 6~7명 정도 되려나요.
그중에서 한두분이 안드시고 일찍 들어가시는 바람에 꽃게는 결국 남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ㅠㅠ
마당에 옹기종기 앉아서 꽃게찜을 먹는 겁니다 ^^*
손에 꽃게육수가 베일 정도로 먹었는데 아마 제 인생에서 꽃게찜을 이렇게 먹어본 날이 있었을까 싶더라구요.
아주 특대급 꽃게는 아니였지만 얘네들 살도 실하게 들어서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아시다시피 백령도 인근 앞바다는 꽃게도 많이나고 까나리도 많이 납니다. 나중에 포스팅을 하게 되겠지만 제 망원렌즈로 바라본 수평선엔
백령도 인근 해역까지 접근해 있는 중국어선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언제든지 우리 해역으로 넘어와서 이 귀한 꽃게들를 싹쓸이 해갈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니 정말 괘씸하더라구요.
이 날은 백령도의 전통 어업방식인 "대후리"로 잡은 생선들까지 합세해서 숯불에 구워먹는 중이였어요.
학꽁치 씨알이 꽤 괜찮더라구요. 지금 10월달에 한시적으로나마 나오는 거지만 백령도에서도 학꽁치는 많이 잡힙니다. ^^
그렇게 백령도의 밤은 학꽁치 구이와 엄청난 꽃게의 공세로 저물어 갑니다.
#4 백령도의 음식은 후덕한 인심으로 먹는다.
투어의 마지막 날, 백령도의 아침상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요. 못보던 반찬들까지 아침부터 진수성찬입니다.
두껍게 썰은 두부부침은 백령도산 까나리 액젓에 찍어먹으니 그 맛이 각별했구요 그 옆에는 전날 밤에 미처 못먹고 남겼던 학꽁치를
조렸다고 합니다. (사곳마을 아주머니들 정말 최고!)
콩나물 김치국
전날 마셨던 술을 말끔하게 해장시킨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콩나물 김치국
꾸밈없는 시원스런 맛에 속이 다 후련~~ 합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반가운 손님은 바로 노래미 구이 ^^
저 살 좀 보세요. 너무 두툼하잖아요.
가운데 뼈만 쏙 빼면 노래미를 통째로 먹을 수 있다는..
근데 이상하네.. 노래미가 저렇게 맛있었던가요. ㅎㅎ (저도 낚시로 자주 잡기는 하지만 저리 맛있진 않았는데 무슨 비결이라도..?)
백령도가 전국에서 제일가는 청정지역으로 꼽혔다라는 얘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사실 육지에서 많이 멀긴 하잖아요. 청정지역이 아니면 이상한거죠. 그래서 노래미가 맛있는지는 몰라도 이번 백령도 투어를 하면서
"자연을 한껏 먹었다"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제가 왠만하면 흠 좀 잡으려고 했는데
(맛집리뷰에선 흠 좀 잡았습니다. 그거슨 나중에 ㅎㅎ)
여기 마을주민분들이 만들어주신 음식은 어머니가 해주신 그런 맛이 있었어요.
비록 화려한 식단은 아니였지만 도시생활을 잠시 떠나 이곳 백령도에 온 분들은 소박하고 후덕한 인심에 다들 만족해 하시는듯 보였구요.
저 역시 제대로 미식여행 했구나~! 싶더랍니다.
오감이 즐거운 백령도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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