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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의 마담콴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마담콴스는 '그랜드마마스'와 '마이리틀패낭'과 함께 말레이시아의 대표 프랜차이즈입니다. 음식은 말레이시아 음식을 비롯해 홍콩과 태국, 베트남, 대만 음식의 영향을 받은 아시아 퓨전 요리를 선보입니다. 전통 말레이시아 음식을 정형화했고 현대식으로 해석한 깔끔한 구성이 마담콴스의 특징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곳에 갈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찜해둔 식당이 한 곳 있었는데 찾지 못하는 바람에 대충 끼니를 때우자며 들어간 곳이 하필 이곳이었죠.
마담콴스 내부
매장은 넓고 청결합니다. 뒤쪽에는 단체석을 위한 룸도 마련해 둔 것 같고, 가족 동반 손님을 의식해 6석 테이블이 많은 점도 눈에 띕니다. 아래는 마담콴스의 메뉴판이니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 참고 바랍니다.
사이드로 주문하기 좋은 각종 에피타이저
면요리
우리 입에 대체로 잘 맞는 무난한 메뉴가 많습니다. 진한 커리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락사 종류를 주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밥요리
말레이시아 전통 요리이자 어디서든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나시르막과 나시보자리도 빠지지 않습니다.
말레이식 꼬치 요리인 사테이도 보이는군요.
피쉬소스나 굴소스로 볶은 캉콩(모닝글로리) 발라칸은 느끼함을 잡아주기에 좋은 말레이식 반찬이죠.
볶음밥 종류는 대체로 무난해 우리 입에 잘 맞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현지 소스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태국식, 중화풍 느낌의 요리도 있습니다.
돈까스와 비슷한 치킨 춉도 무난한 메뉴
스파게티까지 갖춘 글로벌한 메뉴판이로군요.
디저트는 말레이시아식 팥빙수인 첸돌이 눈에 띕니다.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대만, 그리고 서양 음식까지 정말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입니다.
신메뉴 홍보도 잊지 않는군요. 동생이 여기에 홀려 상단의 면 요리를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은 대단한 실수가 됩니다.
마실 거리부터 주문합니다. 이름을 까먹었네요.
이건 모히토
또 다른 종류의 모히토
모히토 맛은 정석대로 잘 냈습니다. 꼭 들어가줘야 할 민트잎과 라임즙도 충만하고요.
Deep Fried Dumpling 20.90링깃(약 5,700원)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딥 프라이드 덤플링은 새우살이 통통 씹히는 튀김 만두 맛입니다. 아주 무난함.
Fish Noodle Soup Served with Jumbo River Prawn 79.90링깃(약 22,000원)
동생이 판촉물에 혹해서 주문해 본 민물 점보 새우 생선 누들 수프. 동남아 해역에서 잡히는 새우라 보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생김새가 어색했는데 강에 사는 새우였군요. 민물 새우 중에서도 이렇게 큰 종이 있다니 놀랄 따름입니다. 흔치 않아서 그런 걸까요? 이곳의 물가라 하기에는 가격이 정말 셉니다.
국물은 코코넛 밀크가 베이스로 고소한 맛이 나는가 싶더니 이내 느끼함이 확 들어옵니다. 그걸 잡으려고 생강과 레몬그라스류의 향신료를 쓴 것 같은데 이게 생선 육수와 콜라보되면서 적어도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는 십중팔구 입에 맞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두부와 생선 살을 비롯해 여러 가지 고명이 올려져 있어 다채롭고 푸짐하단 인상은 줍니다. 그 아래는 (국물 사이로 희끗 보이는) 당면처럼 생긴 면이 들어 있습니다. 여러 일행이 한 번씩 맛을 보았고 개중에는 크림류를 좋아하는 일본분도 계셨지만, 느끼함에서 이건 차원이 달라 한 번 맛보고 포기합니다. 이 음식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어 맛을 봐야 할지 사전 정보가 없어서 저는 순전히 한국인 입맛으로만 음식 맛을 판단하게 되었는데 그랬을 때 이 음식은 가격을 떠나 일단은 초이스에서 실패작.
Nasi Bojari 29.90링깃(약 8,000원)
나시보자리는 나시르막에 치킨이 들어간 형태로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밥 요리입니다.
기본은 코코넛 밀크로 지은 밥인데 마담콴스의 밥은 여기에 향신료가 좀 더 포함돼 꽃 향 내지는 화장품이라 할 만한 향을 품고 있습니다. 향을 품은 밥이 어색한 한국인들에게는 거슬릴 수 있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닙니다.
매운 삼발소스가 곁들여지는 나시르막과 달리 나시보자리는 새우와 소고기로 만든 반찬이 제공되는데 이건 꼭 장조림과 비슷한 맛입니다. 그리고 커다란 치킨 닭 다리가 포함됐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치킨 종류는 대체로 무난한 편이죠.
Dumpling Soup Noodle 19.90 링깃(약 5,400원)
이건 대만 음식풍의 덤플링 누들 수프. 쉽게 말하자면 대만식 만둣국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특이하게도 양상추가 들어갔고, 은은한 닭 육수 베이스에는 미묘한 고수 향이 나지만, 그 향이 강하지 않아 차분하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평범한 면 요리죠.
면발도 적당히 탄성을 갖고 있어 한국인들에게는 무난한 메뉴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메뉴는 우리 딸이 열심히 먹었는데 맛에 자극이 없어 아이들이 먹기에도 무난한 편.
Mushroom Chicken Mee 19.90 링깃(약 5,400원)
소이 소스로 맛을 낸 볶음면인데 졸인 버섯과 닭가슴살이 올려져 있어 이 역시 우리 딸이 잘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맛은 소소.
Char Kway Teow 22.90 링깃(약 6,200원)
가장 동남아시아 음식다운 차퀘이테오입니다. 볶음 쌀국수인데 달달 짭조름한 소스와 달걀, 숙주, 새우 등이 들어가며 달달 볶은 불맛이 나 우리 입에는 가장 무난한 메뉴입니다.
마담콴스의 음식은 전반적으로 깔끔하나 일부 메뉴는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가는 한국보다 약간 저렴하지만, 말레이시아 전체로 놓고 보면 비싼 편입니다. 말레이시아나 쿠알라룸푸르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현지 식당이나 맛집을 검색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마담콴스지만, 맛집은 아닙니다.
제가 본 마담콴스는 동아시아국가의 몇몇 요리를 말레이식으로 해석해 깔끔하게 낸 '아시아 퓨전 음식 프랜차이즈'일 뿐. 이것이 말레이시아나 쿠알라룸푸르의 현지 음식에 가깝다고 착각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방문자 유치와 검색 최적화를 위해 개나 소나 '맛집'이란 단어를 붙이는 블로거들이 있는 한 마담콴스가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식당처럼 인식되면서, 파빌리온이나 수리아몰 같은 쇼핑몰에 갈 때 한 번쯤 둘러볼 만한 맛집처럼 묘사되는 것은 유감입니다.
쿠알라룸푸르를 여행했던 4박 5일 동안 많은 먹거리를 체험했습니다만, 그중에서 가장 실패라 여겼던 곳이 마담콴스와 잘란알로 야시장의 W.A.W였습니다. 이는 "맛이 있다 없다." 혹은 "내 입맛에 맞거나 맞지 않는다."와 같은 단순한 기준이 아닌, 좋은 음식으로써 갖춰야 할 가치적 판단에 기인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담콴스에 특별히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한 이유는 분명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니즈를 염두했기 때문이겠죠. 쇼핑하다 출출하면 이곳 지하에 마련된 푸드 코트를 이용할 텐데 외국인으로서 현지 음식점에 대한 옥석을 가리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그나마 구체적인 정보가 주어지는 식당을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여행객이라면 현지 냄새 풀풀 나는 로컬 음식보다는 실패율이 낮은 메뉴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할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라면, 이 글이 조금은 참고가 될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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