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참돔)만큼 원산지에 따른 외형적 차이가 두드러지는 생선도 없을 것입니다. 반면에 광어, 우럭, 농어는 원산지 구별이 실로 무의미할 만큼 차이가 나지 않기도 합니다. 현재 유통되는 광어는 수입산이 없는 전량 국산입니다. 우럭은 중국산 활어가 들어오긴 하나 국산과의 구별이 매우 어렵습니다. 농어도 중국산 활어로 들어오는데 양식이라 자연산과 구별이 될 뿐, 같은 양식산끼리 놓고 비교했을 때 외형에서 드러나는 차이는 미미합니다. 

 

그런데 도미(참돔)는 한, 중, 일 원산지에 따른 외형적 차이가 분명해 조금만 관심을 둔다면 소비자들도 충분히 구별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도미는 세계 각지에서 수입됩니다. 냉동 보관에 따른 차이는 물론 한, 중, 일 3개국이 양식한 횟감용 활어 도미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짚어봅니다.

 

 

<사진 1> 자연산 참돔

 

#. 자연산 참돔(도미)의 특징

- 최대 몸길이 110cm까지 자라며, 학계에서는 수명을 20년 이상으로 추측하고 있다

- 채색은 전반적으로 밝은 선홍색이다.

- 등에는 에메랄드 보석이라 불리는 푸른색 반점이 산재해 있으며, 또렷할수록 싱싱한 것이다. <사진 1>의 (a)

- 자연산은 꼬리지느러미가 상처 없이 깨끗하고, 끝부분이 뾰족해 날렵한 인상을 준다. <사진 1>의 (b)

- 싱싱한 참돔이라면, 자연산 양식 할 것 없이 꼬리 끝부분에 검은색 테가 선명히 나타난다. <사진 1>의 (b)

- 수산시장에서 생물(선어) 형태로 흔히 유통된다.  

 

※ 노성어로 접어드는 개체(몸길이 약 80cm)는 예외적으로 검은 테가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사진 2> 국내산 양식 참돔

 

#. 국산 참돔(도미)의 특징

- 평균 몸길이 약 40~50cm, 무게 1.6~2kg 전후로 출하한다.

- 채색은 전반적으로 자연산보다 어둡고 검붉은 색이다.

- 등에 난 푸른색 반점이 산재해 있으나 자연산만큼 또렷하지는 않다. <사진 2>의 (a)

- 꼬리지느러미는 일부 훼손되었거나 닳아 있으며, 같은 이유로 부분이 날카롭지 않다. <사진 2>의 (b)

- 꼬리 끝에 검은색 테가 나타나지만, 주변 색이 검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 일부 개체에서 두 개의 비공(콧구멍)이 하나로 연결된 비공격피결손증을 보이기도 한다.

- 주로 활어(횟감)로 유통된다.

- 마트에서는 '국내산 도미'란 이름으로 팔리며, 일부는 생물(선어)로도 유통된다.

 

※ 같은 원산지라도 도매상(나까마)이나 횟집 수조에서 2~3일 이상 적응 기간을 거친 참돔일수록 채색이 밝아지는 경향이 있다. (제 색을 찾는 것) 즉, 활어차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것과 적응이 덜 된 것일수록 채색이 어둡다고 보아도 된다. 적응 기간을 거친 것을 이쪽 중매업의 은어로는 '이끼를 낸다.'로 표현한다.

 

 

<사진 3> 중국산 양식 참돔(왼쪽)과 국산 양식 참돔(오른쪽)

 

<사진 4> 중국산 양식 참돔에서 나타나는 비공격피결손증

 

#. 중국산 참돔(도미)의 특징

평균 몸길이 약 40~50cm, 무게 1.6~2kg으로 출하하는 것은 국산의 양식 참돔과 비슷하다.

- 채색은 국산 참돔보다도 더 검으며, 이러한 이유로 등에 얼룩덜룩한 느낌의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 3>의 (a)

- 등에 난 푸른색 반점은 빛을 바랬고, 어두운 채색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 국산 양식 참돔과 마찬가지로 꼬리지느러미의 훼손도가 높으며 많이 닳아 있다. 

- 꼬리 끝부분에 나타나는 검은색 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 대부분 개체에서 두 개의 비공(콧구멍)이 하나로 연결된 비공격피결손증을 보인다. <사진 4>의 (c) 

 

 

<사진 5> 무게 3kg에 달하는 일본산 양식 참돔

 

#. 일본산 참돔(도미)의 특징

평균 몸길이 약 50~55cm, 무게 2~2.5kg 이상으로 크게 키워 출하해 시장에서는 '일산 대도미'로 불린다.

- 몸길이 60cm, 무게 3~3.5kg까지 찌워 출하하기도 한다.

- 앞서 살펴본 국산과 중국산과 달리 채색이 자연산에 가까운 선홍색을 띤다. 

- 보이는 각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등에 난 푸른색 반점이 비교적 또렷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사진 5>의 (a) 

- 채색은 자연산을 닮았으나 꼬리지느러미 만큼은 다른 양식 참돔과 마찬가지로 일부 훼손되거나 닳아서 뾰족하지 않다. <사진 5>의 (b)

- 꼬리 끝에 나타나는 검은색 테는 꼬리지느러미 훼손도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 두 개의 비공(콧구멍)이 또렷이 구분된다.  

 

※ 맛과 품질 만족도는 대체로 일본산 > 국산 > 중국산 순이며, 가격이 높은 순서는 일본산 > 중국산 >= 국내산 순이다.

 

※ 일본산 참돔이 자연산에 가까운 선홍색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일본산 참돔의 양식 환경 조성과 먹이(사료)와 관련이 있다. 일본산 참돔은 기본적으로 햇빛을 차단하는 가림막을 씌워서 키운다. 햇빛이 닿지 않을 만큼 깊은 수심을 유영하는 참돔의 서식 조건에 맞춘 것이다. 여기에 참돔의 주 먹잇감인 게와 새우 등의 갑각류를 분쇄해 사료에 섞어줌으로써 갑각류가 가진 붉은 색소인 아스타잔틴을 체내에 흡수토록 하였다. 연어의 경우 체내로 흡수한 아스타잔틴을 근육에서 합성해 붉은색 살로 나타난 것이고, 참돔은 껍질을 통해 선홍색으로 나타나는 생물학적인 현상을 양식 기술에 활용하였다.

 

 

<사진 6> 일본산 자연산 참돔(생물, 선어)

 

<사진 7> 수입 및 원양산 자연산 참돔(냉동 및 해동)

 

<사진 8> 수입 및 원양산 자연산 참돔(매우 오래된 냉동이자 저급 품질)

 

#. 수입산 및 원양산 참돔

- 수입 및 원양은 기본적으로 자연산이다.

- 개중에는 참돔이 아닌 유사 어종도 섞여 있다. (붉돔, 청돔을 비롯해 기타 국내 해역에 서식하지 않는 도미과 어류)

- 냉동 기간이 오래될수록 화사한 선홍색은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된다.

- 일본산 참돔 중 일부 해역에 잡힌 것은 담홍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 6>

- 냉동 창고에서 나온 것은 각막이 투명하지 않고 허옇게 낀 것이 많다. <사진 7>

- 냉동이 오랜 기간 지속하면, 생선은 지느러미 끝부분부터 마르기 시작해 표면에 수분이 빠지면서 뻣뻣해진다. <사진 8>

- 같은 이유로 채색이 퇴색돼 제 색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사진 8>  

 

※ 선동(배에서 잡자마자 급속 냉동한 것)을 해동한 것과 냉동 창고에 오랜 기간 있었다가 해동한 것은 눈알의 투명도에서 차이가 난다. 선동을 해동하면 동공이 투명하지만, 오랜 기간 냉동한 것을 해동하면 <사진 7>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동공은 마치 백태가 낀 것처럼 허옇다.

 

농어목 도미과에 속한 참돔은 우리에게 친숙한 어류이면서도 예부터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쓰이는 고급 식재료입니다. 우리에게는 참돔이란 이름 대신 '도미'란 이름이 더 친숙하지만, 사실 도미란 이름은 특정 어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생물학적인 분류에 쓰이는 명칭으로 여기에는 감성돔, 황돔, 붉돔, 청돔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서 '돔'은 도미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 형태가 아닌 날카로운 가시를 의미합니다. 도미과 어류는 모두 날카로운 등지느러미 가시를 갖고 있습니다. <사진 1>에서 볼 수 있듯이 위협을 받으면 가시를 꼿꼿이 세우기 때문에 손으로 만질 때는 찔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참돔은 원산지에 따른 외형적 차이가 제법 두드러지는데 여기에 가격도 차이가 나서 원산지를 속여 팔거나 이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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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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