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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은 개의 불알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신선한 것은 주로 회로 먹고, 일부는 볶아 먹기도 합니다. 모양이 남성의 성기와 닮아 정력제로 이용되지만, 정력제로 쓰일 만한 성분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므로 정력제와는 무관합니다. 다만,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숙취를 예방하며, 간장을 보호하며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불은 생김새가 징그러워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지만, 열량이 낮고 단백질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서는 가치가 있습니다. 몸통 길이는 10~15cm 내외이며, 굵기는 2~4cm 정도입니다. 주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해안의 조간대(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 바닷물이 드나드는 구역)에 서식, 자연산이 채집되며 실제로 조개를 채취하다 어린 개불이 곧잘 잡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수산시장과 횟집에서 주로 사 먹는 개불은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국산 개불과 중국산 개불의 가격은 소비자가 기준으로 마리당 각각 3,000~3,500원과 1,500~2,000원 선으로 다소 차이가 납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산 개불을 국산으로 섞어 팔거나 아예 둔갑해 파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에 국산과 중국산 개불의 차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진 1> 국산 개불1
<사진 2> 국산 개불2
<사진 3> 중국산 개불
<사진 4> 중국산 개불을 썬 모습(두 가지 색 모두 중국산이다)
#. 국산 개불의 특징
- 자연산 개불 산지는 포항과 울산 등 남동해와 서해도 있으나 통영, 여수, 완도 등 남해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 국산 개불은 기본적으로 자연산이다.
- 자연산 개불 중 일부는 인공으로 부화시킨 치충(씨 개불)을 갯벌에 뿌린 개체이기도 하다. (2011~2012년경 치충 생산에 성공했다.)
- 국산 개불 중 온전한 성체는 몸통이 길지 않으며, 앞(입)과 뒤(항문)까지 대체로 통통한 모양을 유지한다. <사진 1> 참조
- 국산 개불이라도 조간대 해변에서 채취한 어린 개체는 물을 머금거나 뱉은 정도에 따라 얇고 홀쭉할 수 있다. <사진 2> 참조
- 항문 쪽에 5~8개의 털이 나 있으며, 개불의 크기가 클수록 가시처럼 뻣뻣해지고 더욱 선명히 보인다.
- 썰었을 때 육의 두께는 중국산보다 더 두껍다.
- 색으로는 국산과 중국산을 구별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래쪽에 보충 설명)
#. 중국산 개불의 특징
- 중국산 개불도 자연산이 기본이다. (어떤 전문가는 양식이라 하는데 개불은 치충 부화에서 생산까지 100% 양식이 어렵다.)
- 몸통은 대체로 길고 홀쭉하며, 통통한 부분과 함께 울퉁불퉁한 굴곡을 이룬다. <사진 3> 참조
- 항문 쪽에 난 털이 잘 보이지 않는다.
- 썰었을 때 육의 두께가 국산보다 얇다.
- 썰었을 때 껍질과 속살의 색과 명도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 성체는 대체로 채도가 낮아 회색과 잿빛이 난다.
- 어린 개불은 중국산이라도 국산 개불과 비슷한 연분홍색이 나므로 색으로 원산지를 구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사진 4> 참조
가끔 개불의 색깔로 국산과 중국산을 구별하는 글을 봅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국산 자연산 개불은 산지와 크기에 따라 색이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어, 서해 태안반도의 해변에서 채취한 개불은 중국산처럼 길게 늘어지며, 검붉은 색을 띱니다. 반면에 산지 수산시장에서 파는 상업용(성체) 국산 자연산 개불은 대체로 밝은 선홍색이며, 몸통 굵기가 일정하게 통통합니다.
이런 예외성이 있어 저는 국산과 중국산 개불의 구별을 색으로 판단할 때는 '대체로'란 관점만 가질 뿐, 맹신하지는 않습니다. 국산과 중국산 개불의 차이는 썰었을 때 그나마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육의 두께로 구별합니다. 하드 디스크에 사진 자료가 워낙 많아서 국산 개불을 썰어 놓은 사진은 찾지 못했는데요. 추후 확보하는 대로 비교 컷을 올리겠습니다.
개불을 구입할 때 팁을 드리자면, 크기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실수율이 좋은 건 아닙니다. 몸통이 가늘고 길게 늘어진 것이 있고, 몸통이 통통한데 짧뚱한 게 있다면, 둘 다 썰었을 때 수율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개불은 기본적으로 물배를 채우고 있어 막상 썰어보면, 처음에 보았던 크기보다 육이 많이 줄어있습니다. 이에 실망하는 분도 있는데요. 개불은 단순히 길이보다 통통하게 살이 쪘는지, 두께가 나가는지를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일본에서는 개불을 '유무시'라 하여 일종의 '충(벌레)'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생물학적인 분류를 놓고 보아도 개불은 갯지렁이나 게 거머리(카니비루)와 같은 환형동물 과에 포함했다는 점도 이러한 인식을 부추기는 데 일조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에서는 개불을 감성돔과 참돔의 낚시 미끼로 사용할 뿐, 특별히 사람이 먹는 식재료로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홋카이도 등의 일부 지역에서는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개불을 생식하거나 조리해 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불에 대한 한, 일 인식은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개불이 영양학적으로는 괜찮고 씹을 때 맛도 있는 수산물임에는 분명합니다. 제철은 겨울(11~3월)이니 국산 개불을 먹기에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중국산 개불을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일부' 비양심 판매 행태가 있으니 잘 구별해서 드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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