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에게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생선, 임연수어. 해마다 이때(2~4월)면, 산란을 위해 강원도 앞바다로 들어온 임연수어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합니다. 말려서 먹기도 하고 조려 먹기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임연수어 하면 두텁고 고소한 껍질 맛이 생각납니다.

 

이 시기의 임연수어는 지방이 가득 올라 굽게 되면 살과 껍질이 쉽게 분리됩니다. 젓가락으로 살살 걷어낸 껍질을 밥에 싸 먹고 나면, 허여멀그레한 살덩이만 덩그러니 남는데 부잣집에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죠. 이 때문에 강원도에선 '임연수어 껍질 쌈밥만 먹다가 배까지 말아먹는다.' 또는 '임연수어 껍질 싸 먹다 천석꾼(부자)도 망했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임연수어의 껍질 맛이 얼마나 맛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어디까지나 국산 임연수어에 한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수입산 임연수어를 가져다 놓고 국산 임연수어의 껍질 맛을 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강원도에서만 잡히는 원조 임연수어의 껍질 맛이 수입산 임연수어에도 똑같이 느껴진다는 식의 논리는 실제로 느껴지는 맛보다 인용구에만 기댄 허상입니다. 

  

쏨뱅이목 쥐노래미과에 속한 임연수어는 전 세계에 단 2종이 존재합니다.

 

"임연수어와 단기 임연수어"

 

국산 임연수어는 동해에 어획량이 급증하는 1~5월 사이, 한시적으로 유통됩니다. 도심지 마트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시기도 이때입니다. 이 외에는 대부분 '단기 임연수어'라는 어종입니다. 단기 임연수어는 주로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에서 들어옵니다.

 

두 어종은 엄연히 다르지만, 국내에서는 임연수어(또는 이면수)란 이름으로 통합니다. 원산지가 다르고 어종도 다른데도 껍질 맛으로 대변되는 임연수어가 수입산과 구분 없이 인식된다는 점. 그래서 오늘은 국산 임연수어와 수입산 임연수어의 차이를 간략히 짚어봅니다.

 

 

<사진 1> 표준명 임연수어(국내산), 학명 Pleurogrammus azonus

 

#. 국산 임연수어의 특징

- 최대 몸길이 55cm까지 성장, 주로 유통되는 것은 30cm 전후이다.

- 전반적으로 체고가 낮으며, 유선형의 날씬한 체형이 특징.

- 등은 살짝 푸른기가 도는 연갈색이고, 배는 은백색을 띤다.

- 갓 잡힌 임연수어는 불규칙적이고 선명한 구름무늬가 나타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무늬가 사라져 <사진 1>의 모습이 된다.

- 강원도에서는 본종을 '새치'라 부르고 있다.

- 동해 중부 이북(속초, 고성), 북한(동해), 쿠릴열도, 일본 홋카이도에 서식

- 제철은 2~5월.

- 시장에는 주로 2~5월 사이에 유통. 대부분 생물과 건어물로 취급.

- 살은 담백하고 껍질이 두터우며, 지방의 고소함이 선명하다.

 

 

<사진 2> 표준명 단기 임연수어(수입산), 학명 Pleurogrammus monopterygius

 

#. 수입산 임연수어의 특징

- 최대 몸길이 60cm까지 성장(수명은 14년으로 추정), 주로 유통되는 것은 40cm 전후이다.

- 전반적으로 체고가 높으며, 배가 불룩하거나 통통한 체형이 특징.

- 채색은 연한 연녹색에서 진한 황색에 이르기까지 개체마다 차이가 있다.

- 몸통에 3~4개의 굵은 줄무늬가 선명해 국산 임연수어와 구별된다. 이 무늬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사진 2>

- 시장에서는 '임연수어'란 이름으로 취급되며, 러시아와 미국산이 대부분이다.

- 본종은 국내 해역에 서식하지 않는 종이다. 수온이 찬 고위도(러시아 베링 해, 캄차카 반도, 알래스카)에 주로 서식.

전량 냉동으로 수입되며, 이 중 일부를 해동해서 팔기도 한다. 

- 연중 유통. 

- 지방 함량은 국산 임연수어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껍질 맛이 느끼하고 선도가 좋지 못한 것은 비린내가 난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임연수어에 대한 맛과 인식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흔하다 못해 천하기까지 하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크고 싱싱한 임연수어의 맛은 알아주는 정도. 작은 것보다 큰 게 맛있으며, 단기 임연수어보다는 임연수어가 더 맛이 좋다는 인식도 비슷합니다. 

 

해마다 봄이면, 강원도 속초를 중심으로 갓 잡힌 임연수어를 저렴하게 사 갈수 있습니다. 마트에서는 국산 임연수어 3~4마리를 3~4천 원에 내놓지만, 산지에서는 마리당 500원꼴로 구입할 있을 만큼 저렴합니다. 이 시기 속초 등 강원도를 여행할 일이 있으면, 근방의 재래시장에 들러 저렴하고 맛있는 임연수어를 챙기는 것도 좋습니다. 놀러갈 때 챙긴 아이스박스가 있다면, 더욱 싱싱하게 가져올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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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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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17 11: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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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산이 몸 길이가 더 기네요.
  2. 한주우
    2017.02.17 14:0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입질의 추억님!
    유익한 정보 즐겨 보고있습니다.
    오는 3월 1일날 강원도 강릉쪽으로 임연수어 낚시갈까 하는데 손맛좀 가능할까요?
    아님, 다른 지역 추천좀 해 주심 감사 하겠습니다.
    • 상원아빠
      2017.02.17 14: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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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01일 임연수 낚시 가신다면 선상이시겠죠?
      제가 알기론 3월이면 방파제 임연수 시즌이 아닌거 같은데요^^;
      자세한건 입질님께서 얘기해주시겠죠~!
    • 2017.02.17 15:1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상원아빠님이 말해주신 부분이 일반적인 시즌입니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요.
      방파제가 일찍 시작될 수도 있겠고.
      이 부분은 현지 어부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때 가보고 조황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 한주우
      2017.02.17 15: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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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3. 상원아빠
    2017.02.17 14:4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두 달 뒤면 임연수 시즌이네요.
    작년엔 임연수가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어떨지 봐야겠네요.
    근데 요새 알배기 물고기 잡지 말라고 하는데 임연수도 해당되는지 모르겠네요.
    나중에 알려주세요.

    오늘 맛있는거 드시러 가시죠?
    맛나게 드세요.^^
    • 2017.02.17 15:1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방파제에 붙은 임연수어는 대부분 산란을 마친 개체더군요.
      작년에 손질할때는 알이 안 나왔습니다.
  4. 김띠앙
    2017.02.20 16: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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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먹던 것이 국산임연수가 아니었네요ㅠㅠ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5. 완보
    2017.02.20 19: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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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십년전 그당시에는 명태도 흔하니 임연수어는 군대에서조차 생선 취급을 해주지 않았는데 요즈음은 명태가 귀하니 임연수어도 조금 인정 받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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