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은 전어 어획량이 예년보다 떨어지면서 가격이 올랐습니다. 현재 수도권 내 수산시장을 기준으로 kg에 23,000~25,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꽃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가격이죠. 문제는 다가오는 추석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어와 꽃게 가격은 추석 시즌에 오르기 마련입니다. 이대로라면 전어 가격은 추석이 다가올 즈음 한 차례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1kg에 25,000원씩이나 하니 전어가 여기서 더 오르면 그야말로 금값이 되는 겁니다.

 

 

시장 바닥에서 파는 횟감용 전어

 

#. 시중가보다 저렴한 '횟감용 전어'가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가격은 '활 전어' 기준입니다. '선어'를 구입하면 가격은 좀 더 저렴해집니다.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수산시장을 돌다 보면 활어 코너 말고 구석진 곳에 죽어가는 전어를 바닥에 깔고 장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가장 위에는 여전히 숨을 헐떡거리거나 가끔 뛰는 전어가 있고, 아래 쪽에 깔린 전어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수조에 죽어가는 전어 혹은 이미 죽어서 바닥에 드러누운 전어를 수거해 횟감으로 파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 가격은 kg에 16,000원 선. (예전에는 kg당 10,000~12,000원이면 샀는데 이것도 많이 올랐습니다.)

 

kg당 25,000원을 부르는 활 전어와 kg당 16,000원을 부르는 횟감용 선어 전어. 여러분은 어떤 전어를 고르시겠습니까? 표면상으로는 죽은 전어라 당연히 저렴한데 문제는 횟감용이라고 파는 이 전어가 정말 회로 먹어도 되는지 의심이 든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죽은 생선으로 회를 치면 안 되는데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전반적인 신선도가 횟감용으로 부적절하다. 피를 빼지 않았으니 살에 피가 스며들어서 비린내가 난다.

2) 고래회충 등 기생충 감염의 염려가 있다.

 

그런데 전어의 경우는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전어는 몸길이 20cm 내외의 소형 어류입니다. 몸에 도는 혈류량이 적으니 따로 피를 빼지 않아도 회로 먹기에 지장이 없습니다. 또한, 전어는 고래회충의 보유원인 갑각류 및 작은 생선을 먹이로 하지 않습니다. 기생충의 생활사와 거리가 있는 동물성 플랑크톤 및 유기물을 먹고 자랍니다. 이런 이유로 전어에서 고래회충이 발견된 경우는 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사진 1> 비록, 죽은 전어라도 눈이 맑고 투명하면 횟감용으로 쓸 수 있다

 

#. 신선한 '횟감용 전어' 고르기

그렇다면 남보다 저렴하면서 '싱싱한 횟감용 전어'를 고르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자연산 전어는 좁은 수조에서 오래 살아야 2~3일입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성 괴사에 들어가는데 일부는 숨은 붙어있지만 죽어가는 중이고, 일부는 바닥에 드러누워 있습니다. 여기서 파는 횟감용 전어는 상품성이 더 떨어지기 전에 걷어다 파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일부는 숨이 붙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언제 죽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즉, 선도가 제각각일 수 있으니 이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눈을 보는 것입니다. <사진 1>처럼 눈알이 투명하고 배가 은색으로 빛나고 있으면 그건 횟감용 전어입니다.

 

 

<사진 2> 죽었지만, 선도가 매우 양호한 횟감용 전어

 

눈알의 투명도를 잘 보십시오. 투명한 것과 흰색으로 뿌옇게 된 것과는 다릅니다. 안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리체가 이렇게 투명한 것이 좋습니다. 

 

 

<사진 3> 구이용 전어

 

전어는 죽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눈알이 불투명해지고 흰색이 됩니다. 그와 동시에 눈은 붉게 충혈되죠. 결과적으로 눈알에는 붉은 기가 돕니다. <사진 3>처럼 같은 선어라도 눈알이 붉게 충혈돼 있고 은색으로 빛나야 할 배가 빛나지 않으면 횟감용으로 쓸 수 없습니다.

 

 

<사진 4> 각질이 일어났는지 살핀다

 

두 번째는 비늘이 온전히 붙었는지 보는 것입니다. 전어는 바닥에 내동댕이칠 때부터 몸을 심하게 비틀기 때문에 비늘 일부가 벗겨집니다. <사진 4>는 그것을 잘 나타내 주는데요. 비늘이 빠진 자리는 각질이 일어난 것처럼 보여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진 4>는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편입니다.

 

이 외에도 아가미를 들추어서 선홍색에 가까운지 검붉은색에 가까운지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가미가 밝고 선홍색에 가까울수록 싱싱한 것이고, 어둡고 검붉으면 싱싱하지 못하다는 상식이 있지만, 손에 비린내를 묻혀야 하니 개인적으로 권하지는 않습니다.

 

 

사진에 눈알이 보이는 전어는 4마리입니다. 비늘 상태, 은색으로 빛나는 정도로 보아 모두 횟감으로 써도 상관은 없지만, 이 중에서도 옥석을 가리겠다면 저는 1), 3), 4)를 고르고 2)는 배제할 것입니다.

 

이날 저는 kg에 16,000원을 주고 횟감용 전어를 구입했습니다. 전어 1kg의 양은 크기마다 다르지만 13~15마리 정도 들어갑니다. 이렇게 구입한 전어는 회를 떠주지 않기 때문에 집으로 가져와 직접 손질하거나 혹은 시장 내에 회 떠주는 곳에서 kg당 5,000원을 주고 뜨면 됩니다. 그랬을 때 들어간 비용은 21,000원이니 차라리 4,000원 더 주고 활 전어 사 먹고 말지 싶은 분도 계시겠지요? 선택은 개인의 몫입니다. (이 가격은 어디까지나 2017년 9월 중순 기준입니다.)

 

 

저는 집으로 가져와 회를 썰었습니다. 이렇게 직접 썰어 먹으면 kg당 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세이브할 수 있죠. 횟감용 전어는 포를 뜨지 않고 통째로 뼈째 썰어(세꼬시) 내는 것이라 방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전어회 썰기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전어회를 써는 방법에 관해 알아봅니다.

 

#. 관련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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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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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호운
    2017.09.20 09:0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전어철 지나가기 전에 회 써는법을올려주셔야 겠지요....ㅎㅎ
    기대하고 있것습니다...ㅎ
    • 2017.09.20 09:1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그래야죠. 여기에 더하여 10월 전어도 괜찮습니다. 남들 삼치나 다른 생선에 관심을 가져서 상대적으로 빛을 보진 못하지만,
      10월 전어는 씨알이 커서 더 맛있죠.
      크기가 큰 만큼 뼈째썰기보단 포를 떠서 길쭉길쭉하게 썰어먹는데 그 내용도 올리겠습니다.
  2. 지나가다
    2017.09.21 07:1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스튜핏!!
    비싸면 먹지말아요 ㅎㅎ
  3. 어이없네
    2017.09.21 08:1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내가 살다살다 전어 금값이란 소릴 듣게될줄이야 횟집일할때만해도 서해에선 막 갖다 버리는생선이라든데.. 그러고 보니 이제 전어철이구나
  4. 2017.10.25 05:0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님의 글을 참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 링크에 집에서 손쉽게 만드는 전어구이, 두가지 방법이라는 글에서는 “볼락과 전어처럼 작은 갑각류나 플랑크톤, 그 외 육식을 위주로 먹는 생선은 구웠을 때 내장에서 기름이 나오고 그 향이
    살에 배면서 고소한 맛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내장이 든 채로 굽습니다.”
    고래회충 문제로 시끄러웠던 같은데... 어떤게 맞는 말씀인지요? 영 헛갈리는데요???
    • 2017.10.25 09:1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두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1) 고래회충이 자주 발견되는 생선이 있고, 잘 안 나오는 생선이 있습니다.
      볼락, 전어는 고래회충 발생 빈도가 적은데 그중에서 전어는 고래회충이 없는 생선입니다.
      2) 고래회충은 어디까지나 회로 먹었을 때 문제가 됩니다. 70도 이상 10초 이상 가열하면 사멸하며, 익힌 내장을 먹을 일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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