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잡은 싱싱한 고등어, 경북 포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국민 생선은 무엇일까요? 누적 판매량에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고등어입니다. 고등어는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좋은 데다 영양까지 풍부해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생선입니다. 최근에는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많이 수입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국산 고등어를 먹던 이들은 과연 어떤 고등어가 더 맛있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혹자는 아무래도 국산 고등어가 신토불이라서 더 맛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노르웨이산 고등어야말로 지방 함유량이 많아서 더 고소하다고 합니다. 오늘 저녁 메뉴를 고등어 자반 구이로 생각했던 주부님들은 기존에 먹던 국산 고등어를 선택할 것인지, 혹은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선택할지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겁니다. 과연 어떤 고등어가 더 맛있을까요? 오늘은 국산과 노르웨이산 고등어 중 어느 쪽이 맛있는지 명쾌하게 알아봅니다.

 

 

<사진 1> 국산 고등어(표준명 고등어)

 

#. 장단점이 있는 국산 고등어

고등어는 따듯한 바다를 좋아하는 난류성 어류입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에는 제주도 이남으로 내려가 월동을 납니다. 그러다가 봄이 되면 한반도로 올라오는데 제주도를 기점으로 한 무리는 서해로 올라가고, 다른 한 무리는 남해를 거쳐 동해로 올라갑니다.

 

다시 가을이 오고 찬바람이 불면 월동을 나려고 내려가는데 이때 잡힌 고등어가 기름지고 맛이 좋습니다. 그래서 고등어는 북상하는 것보다 남하하는 것이 맛있다고 알려졌지요. 그 시기가 지금(9월)부터 월동을 나는 2월까지입니다. 3월부터는 산란을 준비하므로 맛이 시들기 시작하다가 본격적인 산란 철인 4~6월에는 맛이 떨어집니다.

 

결론 하나 : 국산 고등어를 이용할 때는 가을~겨울이 가장 적기다.  

 

우리가 주로 먹는 국산 고등어는 대부분 생물입니다. 생물이 갖는 이점은 부드러운 살에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 조리법은 구이와 조림 순인데 여기서 살이 단단하거나 쫀득한 식감보다는 포슬포슬하면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을 선호하므로 생물 고등어가 입에 맞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물로 유통되는 국산 고등어는 냉동으로 수입되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보다 식감에서 우수합니다. 

 

결론 둘 : 부드러운 식감은 국산 고등어가 노르웨이산 고등어보다 앞선다. 

 

단점은 맛의 편차가 크다는 것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산 고등어는 남획으로 그 크기가 줄었습니다.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은 크기가 클수록 맛있는데 계절에 따라 잡히는 크기가 들쭉날쭉하고 맛도 편중되다 보니 비시즌인 봄~여름에는 살이 퍽퍽하고 맛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론 셋 : 계절과 크기에 따른 맛의 편차가 큰 편이다. 즉, 일 년 내내 맛있을 수 없다.

 

 

<사진 2> 노르웨이산 고등어(표준명 대서양 고등어)

 

#.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맛의 비밀'

반면, 국내로 수입되고 있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연중 맛이 비슷합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표준명 대서양 고등어)도 국산 고등어와 마찬가지로 가을에서 겨울 사이가 제철입니다. 그런데 왜 연중 맛이 비슷할까요? 이유는 조업 기간에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고등어 조업은 고등어가 기름지고 살이 오르는 9~11월에만 조업을 허가합니다. 잡힌 고등어는 저온의 물탱크에 보관된 채 육상으로 이동, 곧바로 가공 공장으로 옮겨져 포장됩니다. 그 말은 즉, 가장 맛이 좋을 때 잡아다 급속 냉동을 하니 몇 달이 지나도 그 맛과 영양분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것입니다.

 

결론 넷 :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국산 고등어보다 지방 함유량이 높아서 더 고소한 게 사실이다. 수입 냉동이라 연중 맛의 편차도 크지 않다.

 

그러나 노르웨이산 고등어도 몇 가지 이유로 맛의 차이가 크게 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사 먹었는데 살은 퍽퍽했고 비린내가 났으며 맛이 없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그 사람은 수입산이나 노르웨이산 고등어에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봅니다. 

 

다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품질도 우수하고 맛도 좋다는데 내 경험은 그렇지 못할 때가 더러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쇼핑몰에서 구입한 노르웨이산 고등어, 어느 식당에서 먹었던 노르웨이산 고등어구이, 마트에서 구입한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맛이 없었다면, 그 고등어는 원산지를 떠나 품질이 매우 낮아진 상태입니다. 고등어 품질은 다음과 같은 요소에 의해 결정되며, 이것이 같은 노르웨이산 고등어라도 맛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1) 가공 숙련도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90%는 국내 가공입니다. 즉, 깡깡 언 원물을 수입해 국내 가공 공장에서 포를 뜨고 가시를 발라 세척한 뒤 다시 포장해 냉동시키는 것을 우리가 사 먹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언 고등어가 해동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가공해 급랭하느냐인데 이 부분에서 숙련도가 떨어진다면, 고등어가 가진 맛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됩니다.

 

 

2) 냉동 보관 기간

지금이 2017년이니 적어도 2016년 가을에 어획된 고등어가 좋습니다. 그런데 시중에 파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중 일부는 냉동 창고에서 1~2년 이상 보관한 원물이거나, 혹은 마트로 납품하고 남은 재고를 모아 상품을 기획하고 파는(재고 소진을 위해)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소비자가 눈으로 보고 아는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생선은 오래된 원물이나 재고품일수록 감칠맛 성분(이노신산)과 신선도가 낮아져 비린내가 나며, 전반적인 맛과 위생도 떨어지게 됩니다.

 

 

<사진 3> 시장에서 파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생물이 아닌 해동한 것이다.

 

3) 2회 이상 해동한 경우

2) 번에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냉동 생선을 한 차례 해동했다가 다시 냉동하고 해동하기를 2회 이상 반복하면, 살에 수분함량(육즙)이 줄어 살이 퍽퍽해지고 맛도 떨어집니다. <사진 2>와 <사진 3>은 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노르웨이산 고등어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사진 2>는 내장을 제거해 해동해서 파는 것이고, <사진 3>은 원물 그대로 해동만 해서 파는 것입니다.

 

상태는 일찌감치 내장을 제거해서 파는 쪽이 낫지만, 어느 쪽이든 냉동 원물을 해동해서 파는 것이므로 이 원물이 냉동 창고에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던 것인지(비교적 최근에 잡힌 것인지) 혹은 얼마나 재냉동 및 해동해서 파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팔다 남으면 다시 냉동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맛의 감점 요인입니다. 

 

 

大 사이즈의 노르웨이산 고등어구이 

 

4) 크기(중량)별 맛 차이

지금까지는 주로 보관 기간과 가공 과정에서 맛의 차이가 날 수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즉, 어획 당시에는 맛의 차이가 없는 다 똑같은 고등어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국내로 넘어와 보관과 가공 공정을 거치면서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 수입업체의 재량에 따라 고등어 품질이 결정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또한, 원물만 놓고 본다면 크기(중량)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현재 국내로 수입되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300~500g짜리와 400~600g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를 업자들은 줄여서 삼오백(300~500g)과 사륙백(400~600g)이라 부르는데 아무래도 크기와 중량에서는 큰 고등어가 가격이 비싸고 맛도 좋습니다. 그러므로 소비자가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구매할 때는 전체 중량보다 팩에 든 고등어 반 마리의 중량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고등어 한 마리당 중량이 300~500g이라고 해도 거기서 대가리와 내장이 제거되면 중량은 더욱 줄어듭니다. 포를 뜨고 가시를 발라 반쪽씩 포장해 파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우리가 중량을 체크할 때는 반 마리당 중량이 얼마나 나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랬을 때 보는 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아래 내용은 반 마리 순살팩 기준입니다.)

 

a) 100~120g (소)

b) 120~140g (중)

c) 140~170g (대)

d) 170g 이상 (특대)


다시 말해, a)에서 d)로 갈수록 가격이 비싸고 맛도 있습니다.

 

결론 다섯,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어획 당시 맛이 비슷하나 국내에서 수입 및 보관, 가공 과정에서 품질에 차이가 날 수 있으며, 크기에 따라서도 맛의 차이가 난다.

 

 

#. 종합적인 결론

개인적으로 국산 고등어의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지만,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가진 특유의 고소한 맛도 좋아합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9월부터 2월 사이에 잡힌 국산 고등어 중 몸길이 40cm가 넘어가는 大 고등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등어는 유통량이 많지 않고 가격도 썩 저렴하지 못합니다. 이런 고등어는 해안가를 낀 재래시장이라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한다면, 우리는 주로 마트와 쇼핑몰, 동네 시장에서 고만고만한 고등어를 사 먹게 됩니다. 그랬을 때 가장 나은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가을부터 겨울 사이는 국산 고등어도 맛있으니 이왕이면 크기가 크고 싱싱한 고등어(눈동자가 맑고 아가미가 검붉지 않고 선홍색에 가까운)를 잘 골라 먹는다.

 

2) 4월부터 8월까지는 국산 고등어라도 맛이 떨어지고 크기도 들쭉날쭉한 시기다. 이 시기에는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대안이 되는데, 그중에서도 상품평이 좋고 평판 좋은 수입업체 또는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고등어를 이용한다. (해동해서 파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권하고 싶지 않다.)

 

 

 

오늘 내용과 관련해 일전에 KBS 생방송 아침마당 <고급정보열전>에서 강의한 일부를 올립니다. 저작권 문제로 풀 버전을 올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 고등어 방사능과 관련해서는 일전에 쓴 글이 있으니 참고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국민이 모르고 있는 고등어 방사능의 진실

- 알아두면 유용한 방사선 상식

-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의 허와 실

- 추석 차례상 생선, 방사능 피폭 확률은?

 

<<더보기>>

지상낙원 몰디브에서 참치낚시여행(EBS1 성난물고기 몰디브편)

차례상 생선,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 구별법

믿고 산 마트 갈치에 무더기 기생충, 원인은?

국민도 속고 상인도 속은 중국산 양식 민어의 비밀

식도락가들이 손꼽는 ‘가장 맛있는 생선회’는?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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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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