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손질 중 발견된 기생충(고래회충)

 

최근 마트에서 구입한 갈치에 기생충이 무더기로 발견됨에 따라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 지역 맘스(Mam's) 카페에서는 생물 갈치를 샀다가 꿈틀거리는 기생충을 보고 경악했다는 경험담부터 환불 처리와 보상이 미담으로 공유되면서 갈치 기생충에 대한 경각심만 높아지는 현실입니다. 

 

좀 더 맛있는 갈치를 구워 먹고 싶어서 생물로 샀을 뿐인데 믿고 산 마트 갈치에서 산 기생충이 무더기로 나와 놀란 가슴을 쓸어야 했던 비위 약한 주부들. 그 마음을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왜 (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 갈치 기생충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지 원인을 알아보고, 해결책은 없는지 알아봅니다.   

 

 

갈치구이에서 발견된 기생충

 

저는 갈치를 낚시로 잡아먹습니다만, 낚시가 잘 안 되는 한겨울에는 가끔 마트에서 사다 먹기도 합니다. 별생각 없이 구워 먹다 보면 내장 쪽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이 있죠. 바로 아니사키스라 불리는 '고래회충'입니다. 익은 고래회충은 대부분 돌돌 말린 형태로 발견되며, 일부 실 모양으로 발견되기도 합니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혐오스럽습니다. 주로 내장에서 발견되지만, 혹여 살에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 결국에는 그 비싼 갈치를 버리곤 하죠. 그리고선 당분간 갈치를 먹지 못하는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기생충이 발견되면 그 부위(주로 내장)만 떼다 버리고 태연스럽게 먹습니다. 제 아내는 산 기생충을 손으로 잡아 기생충 사진 자료를 확보하려는 제 일을 돕습니다. 낚시를 오랫동안 즐겼고 산생물을 직접 손질하면서 겪은 경험이 일상이 되면, 기생충은 그저 숙주에 붙어 생명을 부지하려는 미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손으로 만지면, 인간의 체온에 화상을 입고 죽을 만큼 나약한 생명체죠.

 

 

갈치, 고등어에 특히 많이 나오는 고래회충

 

#. 믿고 산 마트 갈치에서 무더기 기생충, 왜?

잡담이 길었는데요. 어쨌든 최근 들어 생물 갈치에 기생충이 자주 보이는 것은 우리 바다의 수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서 기생충의 생태까지 공부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냥 여름~가을에는 해수온이 높아서 기생충(고래회충)의 번식이 많아지는 시기라로 기억하면 됩니다.    

 

이 시기에 낚시로 잡은 갈치나 고등어를 손질하면, 내장에는 위 사진과 같은 기생충이 드글드글합니다. 여러분이 마트에서 사 먹는 생선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물로 조업한 것이나 낚시로 잡은 것이나 기생충이 있는 건 똑같습니다. 이 기생충(고래회충)은 주로 새우와 동물성 플랑크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그러므로 갑각류를 먹이로 하는 바닷물고기에는 대부분 이러한 기생충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먹는 고등어를 비롯해 갈치, 오징어, 조기, 대구에서도 흔히 기생하는데 이 중에서도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 어획량이 많은 생선(고등어, 갈치, 오징어)에 주로 발견됩니다. 산 기생충이 나왔다는 것은 해당 생선이 싱싱하다는 증거이므로 위생이 불결하다고 볼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 단순히 토막만 내서 판매하면 내장에 있던 기생충이 밖으로 기어 나와 사람들 눈에 띄기 시작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고래회충은 평소 내장에만 자릴 잡고 있다가 숙주가 죽으면, 위협을 느껴 그때부터는 내장을 벗어나 살 속으로 파고들든 밖으로 나오든 움직여야 합니다. 마트 갈치는 대부분 팩으로 포장되어 있는데 여기서 꿈틀거리는 기생충이 발견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겠지요.

 

 

#. 기생충 갈치 판매, 책임은 어디에?

한 주부가 갈치를 구입해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굽기 전 물에 씻은 뒤 물기를 빼두려고 쟁반에 올렸는데 몇 분 뒤에 보니 여기저기 기생충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합니다. 곧바로 마트에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청했더니 그곳 담당자로부터 "기생충은 바닷물고기라면 다 있는 것이니 씻어 먹으면 된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또 다른 주부는 담당자로부터 "익혀 먹으면 해롭지 않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습니다. 결국, 항의 끝에 환불은 할 수 있었지만, 담당자의 안일한 대응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왜 그럴까요? 담당자의 답변을 다시 보겠습니다.

 

1) 기생충은 바닷물고기라면 다 있는 것.

2) 익혀 먹으면 해롭지 않다.

 

담당자가 말한 두 가지 사실은 팩트입니다. 그러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이행해야 하는 마트 및 대형 유통사가 소비자에게 할 말은 아닙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 다른 예를 들겠습니다. 미나리를 샀는데 거머리가 발견되었거나 혹은 배추를 샀는데 애벌레(대게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발견되었다면, 우리는 그것만 털어서 씻어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정 찜찜하다면 환불과 교환을 요청할 수 있으며, 판매자가 재량껏 해결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기생충의 경우 곤충과 벌레와는 다른 인식을 갖습니다. 기생충은 우리 몸에 위해를 가할 수 있으며, 구충제를 먹어 퇴치해야 하는 질병 매개체로 인지하는 것이 아직은 사회적인 통념입니다. 이 통념은 시대가 바뀌고 식품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서서히 바뀌겠지만, 현재로서는 엄연히 혐오물질이며 그것이 익어서 죽었다더라도 먹으면 안 되는 '이물질'로 분류됩니다. 이와 관련된 식품위생법이 있습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60조에 따르면, '기생충 및 그 알, 동물의 사체 등 섭취과정에서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되면, 영업자가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식품위생법 6조에 따르면 '판매의 목적으로 식품 등을 제조·가공·소분·수입 또는 판매하는 영업자는 소비자로부터 판매제품에서 식품의 제조·가공·조리·유통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사용된 원료 또는 재료가 아닌 것으로서 섭취할 때 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섭취하기에 부적합한 물질[이하 "이물(異物)"이라 한다]을 발견한 사실을 신고받은 경우 지체 없이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시 · 도지사 또는 시장 · 군수 · 구청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사진 1> 내장 막에 발견된 갈치 기생충

 

#. 판매자 및 유통사는 기생충 퇴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기생충(고래회충)은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가장 활발하게 번식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잡힌 일부 생선에서는 기생충이 발견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의 노력으로 자연산 생선의 기생충을 퇴치할 방법이 현재로서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한다면, 유통과정에서 기생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그러므로 이 문제의 책임 소재를 따지려면, 판매자 및 유통사가 기생충을 줄이려는 시도 및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여부로 봐야 합니다.

 

갈치 기생충은 기본적으로 내장에만 있습니다. 그러다가 숙주(갈치)가 어획되고 죽고 나면, 일부는 내장을 벗어나 살 속으로 파고들려고 시도할 것이고, 일부는 항문과 직장에 몰립니다. 이유는 살려는 본능 때문입니다. 항문과 직장은 소화되다 만 찌꺼기가 몰린 곳으로 숙주가 죽어도 당분간은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부위입니다일부는 내장을 벗어나 영양분이 많은 알로 파고들고, 또 일부는 살 속으로 파고드는데 <사진 1>에서 보시다시피 갈치는 내장을 둘러싼 점막이 두터워 이를 뚫고 들어가기 여려우며, 대부분 여기서 생을 마칩니다. 

 

 

<사진 2> 내장 제거에 몇 초의 노력이면 충분하다

 

마트에 진열된 손질 갈치를 보면, 대부분 내장이 든 채로 토막 내서 판매합니다. 이는 기생충이 쉽게 기어 나오도록 길을 열어준 셈입니다. 토막을 낼 때는 어차피 쓸모없는 대가리를 잘라내야 합니다. 이때 내장과 함께 제거했다면, 지금과 같은 기생충 논란은 일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가리를 반만 찍어 밀어내면 <사진 2>와 같이 내장이 함께 딸려 나오는데 여기에 추가로 드는 인력은 단 몇 초면 충분합니다. 오늘날 갈치 기생충 논란은 이것을 게을리해서 생긴 결과입니다.

 

 

<사진 3> 주로 꽁치에 기생하는 구두충

 

갈치 기생충과 비슷한 논란이 몇 년 전 꽁치 통조림에도 있었습니다. 익힌 꽁치지만, 그 안에 구두충이 나와 파문이 일었고 식약처는 구두충을 혐오감을 주는 이물질로 규정해 해당 회사의 제품을 모두 회수 조치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제조사는 소비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만 강조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는데 계속해서 통조림에 구두충이 나올 경우 식품업체 최초로 제조정지 및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제조사는 내장과 기생충 저감화를 위해 인력을 늘렸고, 그 결과 지금은 통조림에서 기생충 발견 횟수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마트 및 유통사도 갈치를 비롯해 생물 생선을 포장할 때는 최소한 내장을 제거하고 필요시 소금물에 세척해 기생충 및 이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기생충으로 인한 제품 반품 및 환불 요청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익혀 먹으면 단백질에 불과한 기생충이지만, 그러한 팩트와 소비자의 관념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다는 사실. 우리가 먹는 생선에 기생충이 나올 수 있음을 담대히 받아들이기에는 여전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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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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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운태
    2017.09.04 13:2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누군가 갈치속젓이 맛있다고 해서 그거 먹지 말라고 했죠.
    갈치처럼 고래회충 많은 물고기가 없는듯.

    구이로 먹다가도 내장쪽에서 엄청 많이 봅니다.

  2. 수지김
    2017.09.05 10:2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 먹어도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저는 칼치알이 맛있어서 요리를 하면 젤먼저 먹었는데..ㅠㅠ
    내장은 안먹어도 뱃살도 맛있고해서 아무생각없이 먹었는데
    이렇게 알고나면 안보이던 기생충도 보이겠으니 걱정이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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