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몸속에서 나온 이빨의 정체 (갈치 이빨, 이석)


 

 

"갈치 먹다가 사람 이빨 나옴 ㄷㄷㄷ"

"갈치에서 돌같이 딱딱한 뼈가 나왔어요."

"꼭 사람 송곳니 같기도 해 영 찝찝하다."

"혹시 사람을 잡아 먹어서 소화돼다 만 뼈가 나온 것은 아닌지"

 

갈치 뼈나 이석에 관해 검색해보면 대략 이러한 반응이 눈에 띕니다. 아는 분들이야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갈치에 이상한 뼈가 나온다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는 이들이 있는 만큼, 오늘은 이 정체 모를 뼈에 관해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갈치를 먹다 보면 크게 두 가지 모양의 뼈가 나옵니다. 하나는 송곳니처럼 뾰족한 모양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 어금니 모양으로 된 납작한 뼈입니다. 이 뼈는 갈치구이는 물론, 갈치조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어떤 이들은 즐거운 식사 자리에서 이상한 뼈가 씹혀 기분을 망쳤다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모양이 사람 이를 닮아 밥맛이 영 떨어진다고도 합니다. 갈치 몸속에 나온 이빨의 정체, 과연 뭘까요?

 

 

수입산 갈치

 

위 사진은 자갈치 시장에서 구입한 수입산 갈치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파키스탄산 갈치인데 세네갈산 갈치도 이와 같은 종류입니다.

 

 

갈치를 먹다 보면 살 속에 이러한 뼛조각이 나옵니다. 확실히 가시라고 지나치기에는 모양이 요상합니다.

 

 

주로 등지느러미(극조) 부근에서 나왔으며, 사진에 표시한 곳에도 하나가 더 나옵니다.

 

 

살을 파보니 어금니 비슷한 뼈가 나왔습니다.

 

 

이 뼈는 속이 빈 형태라 생각보다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으며, 극조(등지느러미) 가시에 연결된 일종의 '석회질'입니다.

 

 

주로 극조 가시(이석)가 나오는 부위

 

일각에서는 '이석'이라고 불리는 뼈로 등지느러미 쪽에서 발견된 것은 송곳니처럼 생겼고, 항문 주변에 나오는 것은 어금니 모양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유언비어가 있습니다. 갈치는 공격성이 강한 육식성 어류이기 때문에 동족상잔도 서슴지 않으며, 사람 시체도 뜯어먹기 때문에 사람 뼈가 갈치에서 나온 것으로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 뼈는 소화되지 않더라도 위장에서 나와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들 뼈는 대부분 살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뼈 끝 부분에 가시가 달려 있는데 이 가시는 갈치 등지느러미(극조)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갈치는 조류에 떠밀려 다니면서 수없이 지느러미를 움직이며 중심을 잡습니다. 먹이 사냥을 할 때도 일반 물고기와 달리 똑바로 선 상태에서 유영하기 때문에 이른바 '극조 가시'라 불리는 뼈들이 무게 중심을 위해 발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국산 갈치'에는 이러한 뼈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뼈는 수입산 갈치, 다시 말해 '남방 갈치'에서만 발견되며, 주로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남중국해, 파키스탄, 세네갈 등지에서 잡힌 갈치에서만 발견됩니다. 그러므로 국산으로 알고 산 갈치에 이러한 뼈가 나온다면, 그것은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한 것입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우리나라 국적의 배가 저 멀리 동남아시아나 먼 공해상에서 잡아온 것일 수도 있지 않으냐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 경우에는 '국산'이 아닌 '원양산'으로 표기해서 파는 게 맞습니다. 국산은 어디까지나 배타적 경제수역을 포함한 국내 해역에서 잡힌 갈치에 한해서이며, 남방갈치는 우리나라 해역에 거의 서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산 갈치와 수입산 갈치의 차이는 여기를 클릭 국산 갈치와 수입산 갈치 구별법)

만약,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가 국산 갈치로 조림하는 식당에서 위와 같은 뼈가 나온다면, 그 식당은 수입산 갈치를 싸게 들여와 국산 갈치로 둔갑해 폭리를 취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은갈치든 먹갈치든 국산 갈치에서는 이러한 뼈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먹어보면 뼈가 나오는지 여부로 국산 갈치인지 수입산 갈치인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발행될 시점에 저는 두미도에서 낚시 중이기 때문에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수입산 갈치의 '맛의 비밀'에 관해 알아보는데, 똑같은 수입산 갈치라도 어떤 건 맛있고 어떤 건 맛이 없었던 경험, 한 번쯤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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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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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차화통
    2015.11.04 11: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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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최근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냥 갈치가 제법 큰놈이라서 그런줄만 알았지요~
    모 대형마트에서 사온 국내산 큰 갈치...지금와서 항의 할 수도 없구요ㅠ
    거 참...유명한 대형마트라도 속이는건지...
    아님 반대로 거기도 속임을 당한건지...씁쓸합니다.
  2. 삽질의 추억
    2015.11.04 15:1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믿을런지 모르겠지만..어렸을때..그러니까 대략 35년전쯤에 실제로 갈치먹다 사람이빨 나와서 오바이트했다는 내용이 신문에 나온적이 있었습니다..그땐 그러려니 했지만..아마도 그 당시 기사를 작성한 신문기자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그 이후 종종 갈치를 먹다보면 저런 뼈가 나오긴 했지만..으례..갈치에 있는 뼈라고 생각했지 사람이빨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죠..
  3. 2015.11.04 23: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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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예전에 이마트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갈치를 세네갈 산이라고 팔길래 호기심에 샀었지요. 말씀해주신 게 나와서 꼭 사람 치아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내장에서 나온게 아니라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제야 궁금증이 풀렸네요~~ 정말 좋은 포스팅입니다.
  4. 2015.11.05 16: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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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게추... 재미있네요. 국내산 갈치에는 없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
  5. 2015.11.06 20: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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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되서 유익하네요
  6. 갈치 낚시
    2015.11.07 2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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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갈치에서도 아주 가끔 크지는 않지만 배 부위 즉 아랫쪽에서 조그마한 것이 더러 나옴니다
    수입 갈치에 비해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아주 가끔 나옴니다.
    제가 직접 배낚시 나가서 잡아서 먹어 보기 때문에 확실한 정보 입니다.
  7. 2015.11.08 10: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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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왕이면 국산엔 왜 없고 남방에만 있는 이유를 알려줬다면 좋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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