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횟감부터 구이용까지 구입 방법(전어 시세)


 

 

 

전어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산란 철을 보낸 전어는 난류를 타고 북상해 8~9월 파시를 맞습니다.

이때의 전어는 먹이활동을 왕성히 하면서 살을 찌우고 가을에는 지방 함량이 절정을 이룹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으로는 봄과 가을의 지방 함량이 3배 정도 차이가 나며, 가을 중에서도 늦가을로 갈수록 지방의 고소함이 절정을 

맞습니다. 하지만 뼈째썰기(세꼬시)로 알맞은 15cm 내외의 전어는 8~9월에 가장 많이 잡힙니다. 전어 소비가 극에 달하는 시기도

9월 한 달이며, 10월로 넘어가면 대하, 고등어, 삼치로 관심이 자연스레 쏠리면서 전어 어획량도 소비량도 줄게 됩니다.  

전어는 지금부터 추석을 전후하는 시기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들어오고 가격도 저렴하니 오늘은 전어를 고르는 요령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약 800g에 근접한 활전어

 

전어의 전은 '돈전(錢)'자로 과거 백성들이 '전어 맛이 너무 좋아 돈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굳이 전어 말고도 먹을거리가 풍부한 시대이다 보니 전어를 구입할 때는 시세를 따질 수밖에

없겠지요. 가령, 같은 시기 같은 무게의 전어라 해도 마트보다는 아무래도 재래시장이, 재래시장보다는 대형 수산시장이 저렴합니다.

위 사진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활전어로 2015년 9월 15일 기준으로 1kg에 3만원(그전에는 4만원까지 올라감)입니다.

그야말로 전어값이 금값입니다.

 

길이 15~18cm 정도의 전어가 1kg이 되려면 최소 14~16마리여야 하는데 이정도 양을 3~4만원을 주고 먹기에는 선뜩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어 시세는 어획량에 따라 매일 변하므로 가격이 낮아지는 시점이 반드시 옵니다.

그 시점은 주로 추석을 전후해서인데 이때는 전어 어획량도 절정을 맞으므로 특별히 흉어가 들지 않는 한,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며

안정세에 접어들 것입니다.

 

 

선어횟감

 

#. 횟감용 전어 고르는 방법

한편, 수산시장 뒤편에는 횟감용 전어를 선어로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은 활전어의 반도 안 되는 1kg당 13,000원입니다.

여기서 사람들은 '죽은 고기를 횟감으로 쓴다.'는 선입견에 선뜻 구입하기를 망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활전어의 반도 안 되기 때문에 적당히 타협점을 찾은 분들은 구입해가며 여기에 관해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전에도 칼럼을 통해 쓴 적이 있지만 전어, 볼락과 같은 소형 어류는 고등어나 방어와 달리 체내에 도는 혈류량이 적고 얼음에 재웠을

경우 선도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으므로 죽은 후 일정 시간까지는 선어 횟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전어가 죽고 나서 선어 횟감으로 사용 가능한 시간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날 조업된 전어가 서울이나 각 지역 수산시장에 

올라오면 반나절에서 최대 하루 정도 지난 것이며, 활전어보다는 싱싱함에서 조금 뒤쳐지지만 회로 먹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활전어보다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IMP)이 늘어나 있어 활전어와 비교했을 때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죽은 전어에 고래회충의 위험은 없을까?

현재 우리가 사 먹는 전어는 약 90% 이상이 자연산입니다. 전어 양식은 해마다 줄고 있어 현재 몇 군데 남아있지 않습니다.

기생충은 대게 먹이활동을 통해 감염됩니다. 2차 숙주가 1차 숙주를 먹음으로써 유충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며, 그것을 인간이

먹음으로써 감염이 되는 것인데, 양식 전어의 경우 사료를 먹기 때문에 감염 경로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며, 자연산 전어는 기생충 감염

확률이 낮은 식물성 플랑크톤과 개펄의 유기물을 먹고 자라므로 이 또한 감염률이 매우 낮습니다.

지금까지 전어회를 먹고 고래회충에 감염되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대게 몸집에 비해 입이 작은 어류(전어, 숭어, 벵에돔), 그리고 식물성 플랑크톤, 해조류, 개펄의 유기물을 먹고 사는 어류일수록

고래회충 감염도가 낮으며, 갑각류(새우와 게) 또는 육식성, 잡식성일수록 고래회충 감염도는 높아집니다.

따라서 전어는 고래회충의 감염에 비교적 안전한 어류로 볼 수 있습니다.

 

 

횟감 사용이 가능한 선어의 상태

 

횟감 사용이 어려운 구이용 전어

 

횟감 사용이 가능한 선어와 그렇지 못한 구이용의 차이는 얼핏 보아 외관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동공을 보면 선도가 얼마나 저하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1) 활전어 : 동공이 맑고 투명하다.

2) 선어 횟감 : 동공은 맑으나 약간의 핏기가 찼다.

3) 구이용 : 동공이 맑으나 핏기가 많이 차서 붉게 충혈됐다.

 

여기에 동공이 탁하고 눈은 붉게 충혈됐으며, 비늘 일부가 벗겨져 있으면서 윤기가 나지 않으면 선도 저하가 꽤 많이 진행된 것이므로 

고르지 않아야 합니다. 싱싱한 전어일수록 동공은 맑고 은백색의 배에 광택이 나야 하며, 비늘이 온전히 붙어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에 반하는 전어는 대형 수산시장에서 쉬 볼 수 없지만, 대도시와 내륙 지방의 소규모 재래시장과 마트에서는 더러 있을 수

있으니 물건을 고르는 데 참고하시고, 너무 이른 아침(새벽)과 늦은 오후는 피해서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크기는 9월 기준으로 15cm 내외의 작은 것이 좋습니다. 이는 2~3년생의 전어라야 뼈가 연하기 때문도 있지만, 뼈째 썰어야 제맛이

나는 전어회 특성에 작은 걸 선호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뼈째 썰기보다는 길이 20cm 이상의 큰 전어를 포 떠서 길쭉하게

썰어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전어는 한두 달만 지나도 눈에 띄게 성장하기 때문에 늦가을로 갈수록 씨알이 굵고 살도 오릅니다.

 

 

 

#. 구이용 전어 고르는 방법

현재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면 구이용 전어가 두 가지로 분류돼 팔고 있습니다.

하나는 길이 10~15cm 정도의 작은 전어로 1kg당 가격이 5,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그보다 큰 전어는 1kg에 13,000원 정도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가격은 2015년 9월 15일 기준으로 시세는 매일 바뀝니다.)

 

구이용 전어를 고를 때는 한 가지 철칙을 세워야 합니다.

'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말'이란 속담이 있듯이 전어구이는 꼬랑지를 잡고 머리부터 내장까지 모두 씹어 먹어야 제맛이라고

여기는 미식가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작은 전어를 구입해야 전어구이의 참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어 맛에 익숙지 못한 이들에게는 대가리와 내장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안 그래도 전어는 잔가시가 많아 발라먹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원치 않은 머리와 내장을 권유당하면 기분이 썩 좋을 리 없겠죠.

이런 분들은 전어 살의 고소함만 맛보아도 충분하므로 큰 전어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횟감이든 구이용이든 씨알 굵은 전어를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먹기 편하며, 뼈 맛을 빌린 고소함보다는 살 자체에서 나는

고소함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항간에는 전어를 두고 큰 게 맛있다. 작은 게 맛있다.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먹는 취향에 따라 달리

선택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기호에 따라 먹기 편한 것으로 골라 드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재래시장을 돌다 보면, 미리 포장해 놓은 전어회를 볼 수 있습니다.

미리 포장해 놓았기 때문에 이것이 언제 회를 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저렴한 가격임에도 선뜻 구입하기를 주저하는데요. 이것도 회를 뜬 시점을 유추할 만한 단서가 있습니다.

 

 

전어회 단면의 투명감에 답이 있다.

 

전어는 고등어, 방어, 참치와 마찬가지로 붉은살생선에 속합니다.

붉은살생선은 헤모글로빈, 미오글로빈 등의 색소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적색근육이 발달한 것을 말합니다.

전어도 그중 하나지만, 회를 뜬 단면을 보면 적색육보다 흰색육이 더 많이 보입니다.

이 흰색육의 투명감은 회를 뜬 시점을 유추하는 좋은 단서가 됩니다.

 

대게 흰색육이 밝고 투명감이 있으며, 윤기가 날수록 회 뜬 시점이 얼마 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를 실온에 장시간 방치하면, 투명감이 탁해지며 윤기는 사라지고 전반적으로 색택이 노르스름해지거나 어두워집니다.

매대에 올려진 포장 회는 같은 양임에도 만원에서 만오천 원까지 상점마다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투명감을 가진 전어회 한 접시를

만원 이하에 구입한다면, 크게 손해 보지 않으면서 싱싱한 전어회를 맛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일은 집에서 전어를 굽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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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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