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길리 인근 섬에 있는 리조트

 

신혼여행은 돼야 올까 말까 한 인도양의 보석, 몰디브. 이날은 하루 14시간씩 참치잡이 배만 타다 성난 물고기 촬영을 매듭짓는 마지막 날입니다. 그동안 고생했다며 피디님이 데려간 곳은 무려 리조트입니다. 몰디브에 온 지 9일째 되는 날이지만, 이런 풍경을 눈앞에 맞닥트린 건 처음이었죠. 

 

 

지금까지 9일 동안 몰디브를 헛 봤습니다. 물론, 촬영일 때문에 온 것이긴 하지만 낙원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저와 스텝진들이 고군분투했던 마미길리 섬에서 불과 몇 km 떨어지지 않은 섬에 이런 리조트가 있을 줄이야~

 

 

오~ 여행사 홈페이지에서나 볼 법한 풍경.

 

"그래 이것이 몰디브지~!"

 

 

리조트 직원이 우릴 환영해 줍니다. 으레 하는 건데 왜 감격스러운 거죠? 하하하

 

 

게다가 숙박객도 아닌데 웰컴 드링크를 줍니다. 코디네이터인 모하메드씨에게 귓말로 물었죠.

 

"여기 1박 하려면 얼마예요?"

"50만 원 정도?"

 

하루 숙박비 50만 원. 저는 재빨리 계산기를 돌렸습니다. 아 이정도는 돼야 갈수있겠다 싶은....

 

그건 그렇고 웰컴 드링크는 왜 이렇게 달콤한 건지. 피냐 콜라다 맛이 납니다.

 

 

해변이 너무 좋아요. 중국에서 온 부유한 자제분 집안인지 유난히 중국인 가족 여행객이 많이 보였습니다.

 

 

크~ 이렇게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되는 풍경.

 

 

몰디브에 머무르는 동안 배는 지겹도록 탔기 때문에 이제는 그만 타고 싶지만, 저건 한번 타보고 싶어집니다.

 

 

우리는 리조트 직원을 따라갔습니다. 이날 점심 식사와 함께 해변을 통째로 빌리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아예 상품화 된 듯한데요.

 

 

프라이빗한 해변에서 로맨틱한 식사. 1인 150$.

 

 

이곳에서 저와 함께할 사람은 다름 아닌 개그맨 강성범씨. ㅎㅎ

 

 

이렇게 로맨틱할 수가 ㅠㅠ

 

 

저쪽에선 수상비행기가 착륙합니다.

 

 

두 피디님은 항공 촬영을 위해 드론을 띄웁니다.

 

 

이윽고 나온 점심 메뉴. 그런데 웬 김치인가요? 맛을 보니 이건 빼도 박도 못할 포장 김치입니다. 하선O표냐 양O표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 관자 회가 나왔는데 김치랑 먹으니 김치 맛이 강해 관자 맛을 잘 못 느끼겠습니다. 미스매칭~

 

 

애피타이저로 나온 것은 생선회와 김초밥. 저쪽에 흑새치로 흑장미를 만든 것은 조금 센스입니다.  ㅎㅎ

 

 

빵에 손을 대자 거짓말 조금 보태 화상 입을 정도로 뜨겁습니다. 호호 불며 먹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했던 빵.

 

 

중요한 것은..

 

"어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몰디브에서 모히토를 마셔보았다는 것."

 

몰디브 모히토는 알코올이 조금 센 편이네요. 그래도 좋습니다. 오늘은 취하고 싶은 날이에요. (드뎌 내일 집에 가는구나. ㅠㅠ)

 

 

게살 수프도 좋고

 

 

메인은 랍스터와 새우입니다. 음식이 나올 때부터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었으니 온전한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순 없었지만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먹다 남은 랍스터라도 손을 대고 싶은 심정입니다. ^^

 

 

길쭉한 쌀로 고슬고슬하게 볶은 볶음밥은 재료를 아끼지 않은 듯해 푸짐해 보입니다. 

 

 

식후 디저트로는 열대과일이 거하게 한 접시 나옵니다. 지금까지 나온 음식을 신혼부부나 커필 여행객이 먹는다고 하기에는 상당한 양입니다. 이건 네 명에서 먹어도 되겠는데요.

 

 

저와 성범이형은 반도 못 먹고 남겨버렸습니다. 이제 모든 촬영이 끝났고 제작진들도 맛을 보는데 사실상 이것이 식사가 돼버렸습니다.

 

 

이날 촬영한 방송분을 영상으로 올립니다.

 

 

촬영이 끝나고 한 시간가량 해변에서 수영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피디님이 이상한 걸 시키더군요.

 

"신혼부부가 이 좋은 해변에 단둘이 들어가 있으면 뭘 할 것 같죠?"

"설마 나 잡아봐라~ 그거요?"

"네. 지금 성범이형이랑 해보세요."

"네?"

 

 

결국, 이 장면은 크레딧 올라갈 때 쓰이고야 말았습니다. 

 

 

하늘이 노하셨나요. 우리가 그러고 노는 사이 바다 저편에서는 먹구름이 밀려옵니다.

 

 

배를 타고 마미길리 섬으로 복귀하던 도중, 엄청난 스콜을 만나고 말았습니다. 지금 저곳은 비를 퍼붓고 있는데요. 우리에게로 다가오기까지는 몇 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황급히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가방에 집어넣었고, 비는 살갗이 따가울 만큼 아프고 시원(?)했습니다. 이런 비를 맞아본 게 실로 오랜만이네요. 어렸을 적 시골에서 소낙비를 맞았던 느낌과 비슷한데 그때보다 빗줄기가 굵고 강렬합니다.  

 

 

현지인들이 주로 사는 몰디브의 마미길리 섬

 

고래상어를 그리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 스텝들

 

이날 저녁은 환영행사가 있었습니다. (방송 순서상 뒤바뀌었지만) 게스트 하우스 손님들과 스텝들이 모두 나와 가끔은 이렇게 해변에서 바비큐 식사를 한다는데요. 우리가 이곳을 떠나기 바로 전날에 딱 걸렸죠. 타이밍 굿입니다.

 

 

해변에는 우릴 위한 자리도 마련돼 있습니다.

 

 

 

이어서 원주민들의 몰디브 전통 악기 공연과 춤이 이어집니다. 이곳이 하와이였다면 주로 여성분들이 흔들었을 텐데 이슬람권이라서 그런지 여성분들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저곳은 어린이들의 바다 놀이터. 몰디브의 섬마을 어린이들은 이렇게 놉니다.

 

 

 

한쪽에는 딱 봐도 크기가 상당한 생선이 숯불에 구워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레드 스네퍼'라 불리는 퉁돔과 생선입니다.

 

 

왼쪽의 생선은 '잭피쉬'라고 해요. 우리네 참돔과 닮았지만, 색이 다릅니다.

 

 

인도와 스리랑카의 영향을 받은 몰디브이기에 커리도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맛이 우리네 3분 카레와 약간 흡사합니다.

 

 

참치 수프인 가르디야인데요. 참치 건더기가 푸짐합니다. 몇 조각 건져서 먹었는데 정말 담백하고 고소합니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난 우리는 사실 술이 고팠습니다. 9박 10일 동안 몰디브에 머무르며 술 냄새 한 번 맡아본 적이 없었으니 이날은 어떻게든 술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때마침 파티에는 독일인이신 샤마 게스트 하우스 사장이 왔었는데 보드카익니 해도 술을 팔기는 한답니다. 그래서 이날 밤은 샤마에서 쫑파티를 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게스트 하우스 스텝분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으로 떠납니다.

 

 

마미길리 공항

 

몰디브에서도 오지인 마미길리 섬은 수도 말레로 가는 항로만이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공항의 전부입니다.

 

 

드넓은 활주로를 직접 걸어가 프로펠러 기종에 탑승합니다.

 

 

내 생애 언제 또 마미길리 섬을 찾을까요. 힘들었지만 정들었던 섬과도 작별 인사를 합니다.

 

 

비행기가 작으니 2-2 배열입니다.

 

 

가는 동안에는 이런 광경이 수없이 펼쳐집니다. 수많은 환초, 어쩌다 저런 산호섬이 생겨날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어떤 산호섬은 한동안 길게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좀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커다란 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을 겁니다. 섬 대부분이 잠겨서 그나마 고지대라 할 만한 곳이 살짝 드러나 있는 수준인데요. 중간중간 마을도 보이고 사람들도 여전히 사는 것 같습니다.

 

 

몰디브의 수도 말레

 

40분간 비행 끝에 고도를 낮추더니 착륙에 들어갑니다. 우리는 공항에서 한두 시간을 대기하다가 곧바로 방콕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방콕에서는 8시간 경유라 잠깐 시내 구경을 하고 다시 인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비록, 촬영 때문에 온 몰디브지만, 리조트를 보고 또 그곳에서 휴양을 즐기는 가족 단위 여행객을 보면서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촬영이 아닌 가족과 함께 휴양을 목적으로 몰디브를 다시 찾겠노라고. 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되길 바라며 집으로 향합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몰디브까지 가서 성난 물고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이라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훗날 방영이 될 때(지금은 이미 방영했지만) 후폭풍이라고나 할까요. 100% 리얼이라 애초에 잡히면 잡히는 대로, 못 잡으면 못 잡은 대로 가자고 시작한 일인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한 심적 부담이 있었습니다. 다 지난 이야기지만, 뭐 그렇다는 것이지요.

 

올가을은 계속되는 성난 물고기 촬영으로 저 개인 낚시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낚시와 관련된 글들이 많이 누락되었는데요. 연말에는 저의 세 번째 책 출판을 앞두고 있어 이 일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낚시와 관련된 책 작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아내의 낚시 컴백도 이제 슬슬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내년은 그래서 기대가 되는 한해입니다. 몰디브 촬영 일기는 이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이후로 이어지는 베트남 촬영일기는 최대한 방송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내용으로 꾸릴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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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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