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 위해 제작사로 직접 찾아가 HD 원본 영상을 가져왔고 필요한 장면을 캡처해야 했습니다. 낚시할 당시에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기에 개인 사진을 찍을 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상 캡처를 섞었으니 화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파핑을 시도하는 필자

 

이날은 몰디브에서의 마지막 도전입니다. 전날 참치를 꽤 많이 잡았지만, 씨알은 성난 물고기에 미치지 못했죠. 최소 1m는 넘어가는 황다랑어를 보기 위해 몰디브 전통 어법은 물론, 파핑과 지깅 낚시까지 총동원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치 포인트에는 이렇다 할 보일링이나 참치 떼의 흔적이 없습니다. 파핑을 시도해 보았으나 입질 하나 없습니다. 변칙이지만, 메탈 지그에 생미끼까지 달아 던졌는데도 반응이 없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는 그나마 확률이 높은 몰디브의 전통 낚시라도 해서 뭐라도 잡아야 할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여기서는 '무그라'라 불리는 작은 베이트 피쉬를 달아 조류에 흘리기를 반복하는데요. 

 

 

이때 강성범씨가 히트합니다. 

 

"앗싸 왔다." 

 

 

표준명 참치방어(레인보우 러너)

 

올린 것은 참치가 아닌 전갱이과에 속한 참치방어. 참치방어는 참치와 관련이 없고 오히려 방어에 가까운 방어 사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난류가 받치는 여름~가을에 독도 근처로 회유하며, 주로 일본 규슈나 제주도 남부, 오키나와 같은 아열대 해역에 서식합니다.

 

 

표준명 항알치(Blackfin longtom)

 

연달아 입질 받는 강성범씨. 이번에는 제주도와 남해 연안에도 가끔 출몰하는 항알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동갈치와 거의 흡사하게 생겼죠. 저는 동갈치를 많이 잡아봐서 이 녀석을 보자마자 동갈치목에 속한 어류임을 직감하였는데 어딘가 모르게 동갈치와는 다릅니다.

 

참고로 동갈치는 갈치와는 1도 상관없습니다. 맛도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잡어로 취급되죠. 여기서는 식용어로 쓰이는지 챙기더군요. 어떻게 조리해서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맛이 궁금하긴 합니다.

 

 

저는 여태 첫 입질을 받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한 마리 걸었습니다. 줄이 빨랫줄 송구처럼 나가길래 반사적으로 챘는데요. 끌려오는 무게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수면에서 바늘털이하며 발버둥 친 녀석. 역시 좀 전에 낚은 항알치입니다. 씨알 좀 보세요. 게다가 얼마나 포악한지 입에 걸린 바늘을 빼려다 살짝 물리고 말았습니다. 살갗이 패이면서 피가 났는데요. 스친 게 이 정도였으니 깊숙이 물렸다면 이날 애 좀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이후로도 항알치는 눈치 없이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방송에서는 대부분 편집되었습니다. 다소 맥빠지지만, 어쨌든 지금은 마지막 기회인 만큼 뭐라도 잡아야 할 때. 항알치 같은 길쭉한 생선 말고 좀 더 통통한 게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데 

 

 

옆에서는 아쿠아리움에서나 보던 산호가 바늘에 올라옵니다. 어찌나 입질이 센지(?) 처음에 두둑 하길래 대물인 줄 알고 끌어당겼더니 저런 게 올라오네요. ^^;

 

 

Blue and yellow grouper(학명 Epinephelus flavocaeruleus)

 

이어서 방글라데시에서 온 선원이 '블루 앤드 옐로우 그루퍼'를 낚아 올립니다. 사실 이 녀석은 이름과 학명을 알아내는데 상당한 애를 먹었습니다. 현재 저는 성난 물고기의 어류 자문을 맡고 있는데(마지막에 크래딧을 보면 자문에 제 이름이 뜹니다. ^^;) 저도 사람인지라 외국 물고기까지 전부 알지는 못합니다.

 

모르는 어류에 대해서는 외국 문서든 도감이든 찾아보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기를 반복하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어류 자문을 하면서 가장 힘들게 찾아낸 녀석이 바로 이 녀석입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이 녀석의 유어기(어린) 때 모습은 성체가 된 위 사진과 180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어기 때는 몸 전체가 황금색인 전형적인 산호 물고기입니다. 실제로 관상용으로 길러지기도 하죠. 그런 녀석이 성체가 되면 위 사진처럼 확 변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몰디브에서 낚시를 즐긴 외국 앵글러들이 이 녀석을 하나 같이 '옐로우 그루퍼'로 오인하고(옐로우 그루퍼는 따로 있죠.) 또 그렇게 칼럼을 쓰고 있었기에 좀 더 정확하고 확실하게 사실 확인을 해야 할 저로서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 번째 이유로는 특정 해역에만 서식하니 자료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농어목 바리과(그루퍼)에 속한 어류 중에는 가장 열대성을 띠며, 인도양을 비롯해 아프리카 동부해안, 인도네시아, 홍해, 페르시아만에만 분포되어 있으므로 이 외의 해역에는 보기 어려운 종이 되겠습니다.

 

 

표준명 갈쥐치

 

이번에는 또 다른 선원이 열대성 쥐치인 갈쥐치를 낚습니다.

 

 

우리 코디네이터인 모하메드 씨도 이제는 여유가 생겼는지 낚시를 시도해 보는데요. 저도 잘 모르는 흰 물고기를 낚아 올립니다.

 

 

이어서 또 다른 선원이 그루퍼의 일종을 낚아 올리는데요. 이때부터 저는 뭔가 상황이 잘못 돼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어째서 참치 포인트에 이런 그루퍼가 올라오는 걸까?

 

참치를 대거 낚았던 어제만 해도 수심이 수백 미터나 떨어지는 심해입니다. 개이빨다랑어처럼 리프나 암초를 끼고 다니는 어종을 노리지 않는 한 보통은 회유성 참치를 노리기 마련인데요. 뭔가 좀 이상해서 선장에게 묻자 바닥 수심이 20~30m 정도 나온다고 합니다. 아니 그럼 여기서도 우리가 잡으려고 하는 미터급 황다랑어가 나오느냐고 하자 당연히 나온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해는 되지 않았습니다. 수심 20~30m에서 미터급 황다랑어가 나온다니. 선원들이 사용하는 채비를 보니 무거운 추를 단 줄낚시입니다. 이건 대놓고 바닥층 어종을 노리는 낚시일진데, 황다랑어가 우럭도 아니고 바닥에 드러누워 미끼를 받아먹을까?

 

물론, 제가 아는 바다가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몰디브 바다는 이곳에서 평생을 참치잡이로 살아온 선장이 저보다는 더 잘 알테니까요. 선장이 설명하더군요. 얼마 전, 이곳에서 황다랑어 타작을 했었다고. 그러니까 물때든 뭐든 바다 여건이 맞으면, 참치 떼가 이곳으로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시즌의 문제이거나 혹은 월령 주기의 물때(사리, 조금 등)가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바다가 장판처럼 잔잔하고 고요합니다. 어제 참치를 타작했을 때처럼 거센 조류와 파도가 지금은 느껴지지 않는단 말입니다. 

 

 

할 수 없이 저는 제 장비를 내려놓고, 선원들이 사용하는 줄낚시 채비로 낚시를 이어갑니다. 그러자 바닥에서 입질이 들어옵니다.  

 

 

표준명 긴코갈돔

 

갈돔의 한 종류인 긴코갈돔입니다. 

 

 

이 녀석은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 남부 지방에서 주요 식용어로 쓰입니다. 그러나 대형급 개체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시가테라가 있어 식용에 주의해야 하는 녀석으로 80~90cm급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겠죠. 지금은 그러거나 말거나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ㅎㅎ

 

 

방글라데시에서 온 또 한 명의 선원입니다.(이분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ㅠㅠ) 선장과 함께 살며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하는 나시르 사담씨도 일정 기간 몰디브에 머무르며 험한 참치잡이로 돈을 벌듯이, 이분도 같은 목적으로 몰디브 드림을 안고 왔습니다.

 

게다가 이분은 아내와 처자식과 떨어져 산 지 4년이 되어 갑니다. 처자식은 부모에게 맡겨졌고, 아내 또한 돈을 벌기 위해 스리랑카에서 메이드 일을 한다고 합니다. 내년이면 부부가 서로 떨어져 타국에서 일한 지 5년째가 된다고 해요. 우리 열심히 일해서 5년 후, 한날한시에 가족 모두가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까지 무탈하고 행복하기를 빕니다.

 

 

이날은 평소보다 일찍 철수하였습니다. 아무리 봐도 참치가 잡힐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돌아오는 길에 엄청난 스콜을 만났는데요. 성범이 형은 그걸 또 온몸으로 맞고 계십니다. 이런 비를 한번은 맞고 싶었다고 해요. 이때 저는 선실에 들어가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저도 그냥 맞을 걸 그랬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언제 저런 비를 산성비 걱정 없이 시원하게 맞아볼까 싶습니다. 

 

 

며칠간 이어진 참치 낚시.. 아니 조업으로 제 다리는 초코바가 되었습니다. ^^; 한번은 이층 조타실 앞 갑판에서 누워 잔 적이 있었는데 그늘이 없는 뙤약볕이었습니다. 아마 그때 다 탄 모양입니다.

 

 

다음 날 오전, 성난 물고기 심정 인터뷰 중

 

이제 몰디브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이날은 모처럼 느긋하게 일어나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요. 매일 같이 새벽에 일어나 하루 14시간씩 배를 타야했던 것을 생각하자니 이날은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 오전에는 심정 인터뷰를 찍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피디님이 그간 고생 많았다면서 우릴 어딘가로 데려갑니다. 드디어 고대하던 마지막 촬영지로 향하는군요. 몰디브에서의 성난 물고기 촬영 일기, 마지막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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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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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in
    2017.11.14 12:3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수고하셨습니다..
  2. kyhyn
    2017.11.14 15:4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캡쳐본이라그런가 스캔라인이 보이는 컷이 꽤 있네요.
    포토샵 필터에서 비디오 탭에 있는 디인터레이스를 적용해주면 없어집니다.
    지나가다 도움이 될까 댓글남깁니다~
  3. 마넌
    2017.11.14 17:2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오~ 고기들이 참 이뿌네요^^;;
    베트남 편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근데... 베트남에서... 동내낚시터? 개인낚시터? 에서도 구멍찌를 사용하시는거 같던데요...
    어케 사용하시는지 참 궁굼하네요....^^;;
    • 2017.11.14 19:2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제로찌 벵에돔 채비로 했습니다. 수심 2.5~3미터인 포인트에 제로찌를 쓰면 민물이기 때문에 제로 알파나 제로씨의 느낌으로 가라앉습니다. 바닥층 메기나 틸라피아 노리기엔 맞을 것 같아서 시도해봤는데 잘 물더라고요. ㅎㅎ
  4. 2017.11.14 20:5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사이즈가 어마어마 하네요 ~ 부럽습니다 ~~
  5. 2017.11.14 23:1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글 잘 읽구 가요~~ 저는 생선(해산물)이 왜케 좋을까요? 신랑한테 농담으로 다음에 태어날땐 횟집 아저씨한테 시집갈거라고까지 한답니당..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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