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락'이란 생선을 아십니까?”

 

낚시인과 일반인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그 대답은 극명히 엇갈릴 것입니다. 사실 볼락은 뛰어난 맛에도 불구하고 대중화된 생선은 아닙니다. 취급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거제, 통영 등 대부분 산지에서 소진되니 내륙 지방과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낯선 생선입니다. 경남에서는 이 볼락이 도미를 제쳐두고 먹어야 할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그 인기가 가히 폭발적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볼락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십여 년 동안 락피시 루어꾼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어류도감이 새롭게 편찬된다면 이러한 내용을 추가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08년까지는 볼락이 단일 종으로 분류되었지만, 이후 유전자 분석을 통해 3종으로 나뉘었기 때문입니다.

 

 

#. 볼락
표준명 : 볼락(쏨뱅이목 양볼락과)

방언 : 뽈락(전국), 뽈라구(경남), 왕사미(큰 볼락을 지칭), 신발짝(25cm이상), 젖볼락(15cm이하)
영명 : Dark-banded Rocfish
일명 : メバル(메바루)
전장 : 40cm
분포 : 한국의 동해와 남해, 제주도, 일본 홋카이도 이남
음식 : 회, 초밥, 튀김, 소금구이, 탕
제철 : 1~5월(겨울에서 봄까지)

어류의 박식도 : ★★★

(★★★★★ : 알고 있으면 학자, ★★★★ : 알고 있으면 물고기 마니아, ★★★ : 제법 미식가, ★★ : 이것은 상식 ★ : 누구나 아는)

 

 

서식 환경에 따라 채색을 변화시키는 볼락

 

볼락이 가장 선호하는 먹잇감인 사백어(일명 병아리)

 

#. 특징과 생태
볼락은 망상어처럼 뱃속에서 알을 부화해 새끼를 낳는 난태생입니다. 산란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보통 1월을 전후로 합니다. 볼락은 세부 종에 따라 서식 환경에 차이를 두는데 대체로 연안의 해조류나 몰밭, 수중 암초가 적당히 혼합된 곳에 서식합니다. 제주도처럼 산호군락이 조성된 곳에서 서식하는 볼락은 산호초의 영향을 받아 붉은색을 띠기도 하지요.

 

볼락은 기본적으로 야행성이고 작은 갑각류 및 요각류, 사백어 등을 먹고 자라는데 문치가자미와 마찬가지로 성장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볼락의 성장 속도는 3년이면 15~16cm까지 자라지만, 이후 20cm 이상 성장하기까지는 무려 5~7년의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이유로 낚시에서 잡히는 평균 씨알은 15~18cm가량이며, 손바닥 크기인 20cm를 넘어서면 완연한 성체라 할 수 있습니다. 볼락의 국내 기록을 살펴보니 최장 길이가 40cm까지도 나온 적도 있습니다.

 

 

#. 볼락은 단일종이 아니다.
일본은 몇 년 전 볼락의 DNA 미토콘드리아 염기 서열을 조사해 논란이 되었던 이종에 관해 다른 종임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는 핵 DNA 같은 물질 여부를 확인, AFLP(DNA 분석기법 중 하나)로 조사한 결과 세 종을 고유 식별할 수 있는 염기 배열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방법에 따르면 볼락은 채색과 가슴지느러미의 배열 수에 따라 세 종으로 분류된다고 보고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채색으로 종을 구분하는 것은 볼락이 '살아있을 때'에만 한정됩니다. 모든 해수어는 수조 안에 있을 때와 바깥으로 꺼내어졌을 때, 그리고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 이후 시간이 경과 될 때 이르기까지 채색의 변화가 크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거론하는 이름은 '표준명'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볼락을 단일 종으로 분류하고 있어서 세부 종에 관한 표준명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국명은 낚시계에서 흔히 부르는 애칭으로 표기하였습니다.


 

삼천포에서 잡은 볼락

 

1) A형 볼락 또는 갈볼락
- 학명 : Sebastes cheni Barsukov 1988
- 일명 : 시로메바루(シロメバル)
- 최대 몸길이 : 35cm 이상
- 가슴지느러미 배열수 : 17개
- 채색 : 은색 바탕에 갈색 줄무늬가 선명하다. 성장하면서 검게 변한다. (이를 꾼들은 먹볼락이라 부르지만 갈볼락과 같은 종이다.)
- 맛 평가 : 세 종류 중 상급

 

국내에서는 A, B, C 타입 중 가장 흔한 종입니다. 서해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해역에 서식하지만, 특히 경남과 전남에 집중 서식하고 있습니다. 해안의 암초와 해조류에 무리 지어 서식하며 환경에 민감해 유영층이 수시로 바뀌며 주로 밤에 먹이활동이 잦습니다.


 

대마도 미네만에서 잡은 금볼락

 

2) B형 금볼락
- 학명 : Sebastes inermis Cuvier,1829
- 일명 : 아카메바루(アカメバル)
- 최대전장 : 35cm
- 가슴지느러미 배열수 : 15개
- 채색 : 적색과 황금빛을 띈다. 유어기 때는 갈볼락처럼 줄무늬가 나타나다가 성어가 되면서 희미해진다.
- 맛 평가 : 세 종류 중 최상

 

기본적으로 조류가 빠르지 않은 연안의 암초와 해조류가 무성한 곳의 중층에 서식합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다가 성어가 되면서 단독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금볼락이 마릿수로 잡히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제주도에서 잡은 청볼락

 

눈에 봐도 등이 푸른색을 띠는 청볼락

 

3) C형 청볼락
- 학명 : Sebastes ventricosus Temminck and Schlegel, 1843
- 일명 : 쿠로메바루(クロメバル)
- 최대전장 : 30cm
- 가슴지느러미 배열수 : 16개
- 채색 : 등지느러미 부근은 청색이 돌고 배는 노란색을 띤다. 등에는 불규칙한 줄무늬가 있는데 개체에 따라 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맛 평가 : 세 종류 중 중하

 

청볼락은 세 종류의 볼락 중 한계 성장이 가작 작지만, 잡히는 평균 씨알은 가장 큰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야행성이지만, 주간에도 그늘진 홈통이라면 무리 지어 활동하다 낚시에 곧잘 걸립니다. 청볼락은 세 종류 중 가장 따듯한 바다에 서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해 추자도, 거문도에 서식하며 규슈와 관동 지방에서도 입고량이 많은 편이죠.

 

맛은 다른 볼락류 중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실제로 과거 임금님 수라상에 올릴 때 남해산 볼락(갈볼락)을 가장 선호했다고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청볼락은 이미 루어 낚시계에 많이 알려진 어종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들 볼락을 단일 종으로 인식했고, 서식지 환경에 따른 차이로만 치부했지만, 한 장소에서 세 종류가 모두 잡힌 것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인간이 풀지 못한 바다의 신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인간에 의해 밝혀진 지구상 바다 생물이 30%밖에 안 된다고 할까요? 지금까지 단일종인 줄로만 알던 볼락은 일본의 DNA 염기분석에 의해 세부 종이 밝혀진 만큼, 국내에서도 볼락의 새로운 분류와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볼락 유전자와 관련해서 참고한 문헌
일본산 어류 검색 모든 종류의 분류 제 3 판(中坊 徹次 편 토카이 대학 출판회 20130226)


 

즉석에서 썰어 먹는 볼락 회, 삼천포

 

볼락하면 구이가 절로 떠오를 만큼 볼락구이는 유명하다

 

#. 볼락의 식용
볼락은 봄으로 갈수록 맛이 짙어지는 생선입니다. 1월 전후 산란을 마친 볼락이 먹이활동을 왕성히 하며 새살을 돋우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12~1월의 회는 다소 맹하고, 4~5월의 회는 달고 고소합니다. 싱싱한 것은 회로 먹으며, 15cm 이하인 일명 젖볼락은 김치나 깍두기와 함께 버무려 담그기도 합니다. 김치와 함께 숙성된 볼락은 각종 아미노산 성분에 의한 감칠맛이 김치와 무로 배어들어 맛을 더욱 좋게 하지요.

 

또한, 볼락하면 구이가 빠질 수 없는데 대충 칼집 내 굵은 소금을 뿌려 석쇠에 구워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구이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굽는 것이 포인트죠. 싱싱한 볼락의 내장은 고소한 기름 향이 납니다.

 

 

#. 볼락 낚시

볼락은 주로 밤낚시로 잡는데 방파제는 가로등이 켜져 바닷물을 밝게 비추는 곳이 포인트입니다. 어두컴컴한 갯바위에서는 볼락 전용 집어등을 켜고 홍갯지렁이 같은 갯지렁이를 미끼로 달거나 혹은 최근 유행하는 볼루(볼락 루어낚시로 지그헤드에 웜을 낀 채비) 낚시로 낚는데 그래도 볼락은 씨알과 마릿수에서 선상 낚시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삼천포를 비롯한 남해 지역에 볼락 선상 낚시가 성행하는데 여기서도 크릴이나 갯지렁이를 꿴 카드 비와 루어낚시로 나뉩니다. 볼락 낚시는 11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니 겨울에 이렇다 할 대상어가 없는 이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어종이 될 것입니다.

 

#. 관련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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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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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물잡어
    2017.11.22 09:1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 볼락이네요..맛난 볼락..

    성난 물고기 다녀오시고 바로 볼락 글까지 대단 하십니다.^^

    올해는 루어로만 다녔네요.. 이제 쌀쌀해졌으니 남해로 감생이 치러 가봐야겠습니다.
    볼락은 덤이죠..^^

    쌀쌀한 날씨에 건강하세요
    • 2017.11.22 10:2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올만입니다..실은 귀국 후 지금까지 개인 일을 보느라 블로그는 살피지 못했습니다.
      오늘 볼락 글을 비롯해 제가 없는 동안 올라간 글들은 출국 전에 모두 써 놓고 예약 발행 걸어뒀거든요. ㅎㅎ
      늘 안낚하시고 대물 하시기 바랍니다.
  2. 2017.11.23 16:1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 저거저거 회떠서 소주에 ~~~으~~~
  3. 김용균
    2017.11.24 17:2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얼마전 거제 다대쪽에서 위3종의 볼락굴을 발견했다는건 안비밀.
    철수직전 1시간 낚시로 30 여마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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