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붕따우 지역의 어느 야시장

 

수산 강국인 베트남에서 저렴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기 위한 장소로 야시장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입니다. 이곳은 베트남 남부 지방인 붕따우의 어느 야시장입니다. 관광지로 소문난 곳이 아니니 야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게 현지 주민들입니다.

 

 

바다낚시를 위해 꼰다오섬으로 넘어가기 전, 저와 성범이 형은 야시장을 탐방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갑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80~90년대가 떠오르는 오일장 분위기인데요. 아직은 관광 산업화가 덜 돼서 그런지 때 묻지 않은 사람들과 친절한 상인들, 저렴한 가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BS <성난 물고기> 촬영 中에서

 

방송에서는 편집됐지만, 달달한 코코넛으로 만든 길거리 음식도 맛보면서 긴장도 풀고 촬영의 현장감을 즐기고 있습니다. 

 

 

즉석에서 갈아주는 생과일주스도 저렴하고 맛있었죠.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이 이곳은 저의 호기심이 발동하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즉석에서 조리해 주는데 조리 방식과 부재료까지 손님이 정하기에 따라 각기 다른 음식이 나옵니다. 대부분 베트남산인데요. 이곳 사람들에게는 싱싱하고 맛있는 국산이자 신토불이나 다름없을 겁니다.

 

 

호일에 돌돌 말아 생선을 구워낸 것이 마치 방어 축제 때 작은 방어를 굽는 모습과 흡사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짚 같은 것을 함께 말아 구웠는데 코디네이터인 예리 씨 말로는 저 지푸라기가 생선 비린내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숯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풍경과 그 뒤로 의자와 테이블이 우리나라 시골 장터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골든 폼파노(왼쪽 아래)

 

제 눈에 익숙한 생선도 제법 많았습니다. 정면에 노란빛깔이 나는 생선은 골든 폼파노, 일명 병어돔이라고 부르는데 병어와는 1도 상관없는 생선이죠. 오른쪽 상단에 있는 생선은 우리 밥상에 오르는 고등어와 같은 종입니다.

 

 

참치방어

 

참치방어(레인보우 러너)는 열대 및 아열대 나라에서 흔히 보는 생선입니다.

 

 

고등가라지

 

우리나라에서는 서식하지 않는 고등가라지가 이곳 베트남에서는 흔한 생선입니다. 전갱이와 사촌으로 베트남에서는 전갱이과 어류만 십여 종이 잡힙니다. 일본에서는 '오니아지(オニアジ)'라 부르는데 전갱이보다는 싸게 거래되지만,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 남부 지방에서는 다양한 요리에 쓰입니다. 다 자라면 80cm라는데 낚시로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딱 봐도 날렵한 유선형이 손맛 좋게 생겼잖아요.  

 

 

꼬막

 

베트남에도 몇 종류의 꼬막이 서식하는데 이 녀석은 참꼬막과 같은 종입니다. 국내에서는 새꼬막, 참꼬막, 피꼬막(피조개)으로 분류가 되고 있는데 여기서 참꼬막이란 말은 방언이고 원래 명칭은 그냥 '꼬막'이죠국내에서는 씨가 말라 해마다 가격이 오르는 비싼 참꼬막을 베트남에서 보니 기분이 남다릅니다. 참꼬막의 분포지를 보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인도양에 걸쳐 폭 넓게 서식한다고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료에 쓰여 있죠. 즉, 찬물에 사는 조개가 아닙니다.

 

 

왼쪽은 일명 타이완 꽃게, 오른쪽은 시마이시가니(シマイシガニ)

 

아열대 해역에 사는 꽃게들인데요. 맛이 좋은 게입니다.

 

 

한치꼴뚜기

 

베트남 한치로 불리는 한치꼴뚜기. 사진의 것은 작은 편입니다. 큰 건 우리나라 한치와 비교가 안 되죠.

 

 

이건 맹그로브 크랩으로 보이는데 저 정도 사이즈는 작은 축에 속합니다. 큰 것은 한 마리만으로 배를 채울 정도인데요. 상인이 우리 돈으로 3만 원에 사라고 권하더군요. 일단 비싸기도 비쌌지만, 살이 부실해 보이는 미끼 상품 같아서 구입을 만류했습니다.

 

 

우리가 고른 것은 날새기(코비아)란 생선입니다. 녹화 중이라 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는데요. 1m에 이르는 꽤 큰 날새기라 꼭 한 번 맛을 보고 싶었습니다. 1kg을 주문했는데 다행히도 상인이 좋은 부위로 썰어다 불판에 턱 올려줍니다. 날새기처럼 토막 내서 파는 큰 생선은 같은 1kg을 주문하더라도 꼬리 쪽에 가까운 부위보다는 대가리에 가까운 토막으로 내줘야 맛있는 뱃살(내장을 감싼 가장 맛있는 부위)이 많이 포함됩니다.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맛을 본 성범이 형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죠. 첫 젓가락질부터 뱃살을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메로구이처럼 구수합니다. 뱃살만 그러겠거니 싶어 등살을 맛보는데 이것도 상당히 고소하더군요. 날새기는 동남아 국가에서 고급 어종이고 대만에서는 양식까지 할 만큼 사랑받는 생선임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맛을 본 건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날새기가 이렇게 맛있는 생선이었다니. 순간 지난 9월에 나로도에서 우연히 히트한 날새기가 생각납니다. 몸길이 80cm 정도 돼 보였는데 허망하게도 놓치고 말았죠.

 

 

석화 구이를 주문하자 독특한 소스가 올려집니다.  

 

 

위에는 땅콩 가루가 잔뜩 뿌려 나오는데요. 누가 따듯한 바다에서 사는 조개가 맛이 없다고 했나요. 싱싱하고 맛있습니다. ㅎㅎ

 

 

베트남에서 나는 꼴뚜기 종류를 볶아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한 접시가 나왔습니다. 호박과 토마토와의 조합이라니 척 봐도 건강한 맛이 느껴지죠.

 

 

야시장에 블랙타이거 새우가 빠지면 서운합니다.

 

 

옆 테이블 음식이 맛있어 보여 저도 주문한 한치찜입니다. 옆에 오크라가 한가득 보이길래 같이 쪄달라고 했죠. 전 맛있는데 다들 한 번씩 맛보더니 오크라는 안 드시더군요. (오크라가 얼마나 몸에 좋은 채소인데 ㅠㅠ)

 

 

밥 배는 따로 있으니 푸짐한 해물 볶음밥도 시키는데 새우가 남아돌 정도로 푸짐히 들어갑니다. (우리나라 삼선 볶음밥에는 냉동 알새우 몇 개 안 들어가는데 ㅠㅠ)

 

 

여럿이서 정말 배터지게 먹었는데도 지갑 걱정이 안 되는 야시장 음식들. 음식의 재료가 해산물이고 여기에 베트남식 소스로 굽거나 볶는 거여서 우리 입맛에 잘 맞으면서 베트남의 정취와 시골 장터 분위기를 오롯이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국도의 어느 휴게소

 

이왕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 야시장에 이어 휴게소 먹거리도 알아볼까 합니다. 이곳은 호찌민에서 메콩 델타로 가던 중에 들린 휴게소입니다.

 

 

필리핀에서 보았던 연잎밥을 여기서도 보네요.

 

 

휴게소는 이렇게 크게 말아서 팔기도 합니다.

 

 

바나나 옆에 포멜로(왕귤)가 수박만하더군요. 세상에서 가장 큰 감귤답습니다.

 

 

휴게소마다 이런 컵 누들을 파는데요. 맛이 궁금했지만, 여건상 그냥 지나쳐야 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각종 조미료 스프와 땅콩, 노란 소스까지 들어있는 고급(?) 누들도 있습니다. 컵 대신 봉지에 든 모습에서 갑자기 봉지 라면이 생각납니다.

 

 

종류도 다양한데요. 베트남은 어딜 가나 이런 즉석 면을 팔고 있습니다.

 

 

한쪽에는 팬케이크를 굽고 있습니다.

 

 

휴게소에 들린 이유는 다름 아닌 베트남 커피를 사기 위함인데요. 얼음을 뺀 양은 정말 쥐꼬리만 한데 맛은 엄청나게 진하면서 쓰고 답니다. 얼음을 많이 넣어주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시원하게 먹기 위함도 있지만, 5분 정도 뒀다가 마시니 적당히 희석돼 먹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맛은 있습니다. 쓰고 달고 진해서 다방 커피에 더블샷 한 느낌인데요. 이것만으로 베트남 커피 맛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붕따우 촬영을 마치고 꼰다오섬으로 가기 위해 호찌민으로 이동 중인데요. 고속도로에는 이런 휴게소가 있고, 2층짜리 고속버스가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도 마련돼 있을 만큼 규모가 큽니다.

 

 

들어가 보니 시끌벅적합니다. 부스마다 뭔가를 팔고 있었는데

 

 

이곳에만 유독 많은 사람이 줄까지 서가며 흰색 음료를 타갑니다. 뭘까요? 간판에는 뜻밖에 밀크라 쓰여 있는데요. 설마 우유 마시려고 저렇게 줄 서는 건 아니겠죠? 코디네이터인 예리씨에게 확인해 보는데 우유가 맞다고 합니다. 음 그 많고 많은 음료 중에 왜 우유일까요? 예리씨 말로는 베트남 우유가 맛있답니다. 특히, 휴게소 우유가 맛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휴게소 들릴 때 호두과자 먹듯이 이곳 사람들은 우유를 타간다는 것이 실화였다는..

 

 

 

나중에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우유와 가장 흡사한 제품을 사달라고 해서 추천받았는데요. 한국 우유와는 맛이 좀 다릅니다. 어릴 적 흰 우유 싫어하는 얘들 먹이려고 우유에 설탕 타고 그랬는데 딱 그 맛입니다. 연유인지 설탕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유가 꽤 달아요. 마치 베지밀 B 버전 같습니다.

 

사실 저는 어릴 때 흰 우유를 싫어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흰 우유를 마시게 된 계기가 바로 설탕이었는데요. 여기에 달걀노른자를 넣고 휘휘 저어 아침 식사 대용으로 후룩 마시고 나가는 부모님 영향 때문인지 저도 그렇게 마신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우유를 데우거나 말아 먹는 사람들이었죠. 어릴 땐 그랬습니다. ^^;

 

 

붕따우 어촌에서 사 온 간식인데 처음에는 쥐포인 줄 알았으나 바나나 말린 것입니다. 몽키바나나로 추정되는데요. 얇게 썰어서 말린 것을 틀에 넣고 압착해 구워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맛은 정말 답니다. 처음에는 맛있게 먹다가 금새 물립니다.

 

 

호찌민 여행자의 거리

 

저와 스텝진들은 꼰다오섬으로 넘어가기 위해 호찌민에서 1박 하기로 합니다. 여행자의 거리는 언제나 활기차네요. 퇴폐 마사지 아가씨들의 호객 행위도 여전합니다.  

 

 

골목길 한쪽은 노점상 술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요. 다들 거리를 향해 앉아 맥주와 음식을 즐기는데 이 장면도 직접 보면 장관입니다. 다음날 우리는 호찌민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꼰다오 섬으로 이동합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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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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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탄강
    2017.12.08 12:2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중단 부분에 있는 '타이완 꽃게' 와 '시마이시가니'는 색상과 무늬는 다르지만, 모양은 각각 우리나라의 꽃게, 민꽃게(돌게) 와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똑같더군요.
    태국에서 보고는 "색만 다르지, 완전히 꽃게, 돌게네?" 라고 생각 하며 사 먹었던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맹그로브 크랩은 저정도 크기를 가지고 3만원 정도를 달라고 하면 엄청 비싸게 부르는군요.
    태국과 비교 했을떄 배트남 물가가 태국보다 전반적으로 꽤 저렴한 편 인데다, 태국에서도 파타야 같은 물가 비싼 관광지에서도 맹그로브크랩(태국 이름은 Black Crab 이라는 뜻인 뿌담) 가격은 대략 1kg에 450~500바트(한화로 15,000~17,000) 정도 이던데(레스토랑 말고),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려 했던것인지, 많이 비싸게 부르네요.

    • 2017.12.08 21:4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딱 그런 분위기였죠. ㅎㅎ 상인이 진심으로 추천하는 음식도 있지만, 게나 랍스터를 권유하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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