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질의 추억은 생선, 수산물을 몰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합니다. 오늘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지금부터 먹어야 제맛인 '못난이 물고기' 8종을 소개합니다. 미리 알아두셨다가 산지로 여행가실 때 꼭 한 번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

 

 

표준명은 쑤기미, 지역 방언은 범치

 

1. 범치(솔치)

시장 상인들에게도 '잘못 만지면 그날 병원에 가야 하는 요주의 물고기'가 있습니다. 생김새만 봐도 괴팍하고 못생긴 이 녀석의 이름은 범치. 등가시 지느러미에 독이 있어 찔리면 붓고 쓰라려 한동안 일을 못 한다는 무시무시한 물고기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먹는 살과 껍질에는 독이 없으니까요. 범치는 겨울이 제철로 생선회와 탕으로 이용됩니다. 복어처럼 단단한 살점으로 씹히는 맛이 그만인 물고기지요.

 

산지 : 제주도, 여수

 

 

표준명은 고무꺽정이, 지역 방언은 망챙이

 

2. 망챙이

마치 에일리언을 닮은 이 물고기는 1983년에 개봉한 B급 공포영화 '데들리스판'에 등장한 괴물과 싱크로율이 90%입니다. 아직은 덜 자란 괴물 새끼로 등장해 믹서기에 기어들어 갔다가 과일과 함께 온몸이 갈리는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ㄷㄷㄷ

 

망챙이의 본명은 '고무꺽정이'입니다. 이름도 희한하지만, 맛은 생각보다 훌륭하죠. 대개 못난이 물고기들은 탕을 끓였을 때 맛있는 육수가 우러나오는데 망챙이가 딱 그렇습니다. 흔히 매운탕감으로 쏨뱅이나 삼식이를 논하지만, 동해에서는 망챙이가 갑이라는 사실.

 

산지 : 속초, 강릉, 동해

 

 

 

표준명은 뚝지, 지역 방언은 도치, 심퉁이

 

3. 도치

얼굴 좀 보세요. 이렇게 보면 불쌍해 보이지만, 입술 모양 때문에 꼭 심퉁난 표정 같다고 하여 현지에서는 '심퉁이'라 불리는 동글동글한 물고기입니다. 도치는 배에 흡착판이 있어서 바닷속 암반에 몸을 붙이고 사는데요. 겨울이면 알을 가득 품기 때문에 강원도에서는 도치 알탕이 별미로 칩니다. 암컷은 알탕으로, 수컷은 껍질만 살짝 데쳐 썰어 먹는 도치 숙회가 일미죠.

 

산지 : 강원도 전 지역

 

 

표준명은 풀망둑, 지역 방언은 망둥어, 문저리

 

4. 망둥어

"숭어가 뛰니 망둥어가 뛴다."란 속담이 있듯, 우리에겐 제법 낯익고 친숙한 물고기입니다. 하지만 실물을 제대로 본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아요. 찬 바람이 불 때면 횟집 수조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요새는 취급하는 식당이 드뭅니다. 산 망둥어는 회로도 먹는데 보통은 찌개나 탕으로 이용됩니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망둥어로 조림을 해 먹으면 그 맛이 참 좋아요.  

 

산지 : 인천(소래), 강화도

 

 

표준명은 털수배기, 지역 방언은 망챙이

 

5. 망챙이 2

좀 전에 망챙이를 소개했는데 이 녀석도 같은 이름으로 불립니다. 고무꺽정이와 사촌인 이 녀석의 본명은 '털수배기'. 이름처럼 온몸에 가시 같은 털이 났는데요. 어떻게 보면 메기와도 닮았습니다. 이런 물고기는 정면 사진을 찍어야 그 못생김이 극대화하는데 당시 촬영을 꼼꼼히 하지 못한 후회가 이제야 물밀듯 밀려들더군요.

 

털수배기는 동해의 차디찬 바다 밑바닥에 사는 생선으로, 이 계절에 맛이 오르는 대표적인 탕감입니다. 탕감을 찾겠다면 망챙이 형제를 잊지 마세요.

 

산지 : 속초, 강릉

 

 

표준명은 꼼치, 지역 방언은 물메기

 

6. 물메기

곰칫국 또는 물메기탕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서해 북부와 동해 북부를 제외하곤,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표적인 생선탕입니다. 그런데 물메기 탕에는 물메기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꼼치라는 녀석이 들어가는데 이걸 상인들이 '물메기'라 부르는 겁니다. (물메기란 이름을 가진 생선은 따로 있지만, 크기가 작고 잘 잡히지도 않아서 흔히 먹지 않아요.)

 

물메기는 시원한 국물도 내며, 푸짐한 살도 내어줍니다. 아귀와 같은 콜라겐이 많이 들어서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품인데 이게 해장용으로는 특효입니다.  

 

산지 : 충남 태안, 남해, 거제도

 

 

표준명은 미거지, 지역 방언은 물곰

 

7. 물곰

서해와 남해에 물메기탕이 있다면, 동해에는 물곰탕이 있습니다. 이 둘은 언제나 비교 대상이기에 대적할 만한 위치라고 하는데요. 사실 가격으로만 따지면 물곰이, 앞서 소개한 꼼치보다 비싸고 좀 더 고급 어종이란 인식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대적'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곰의 본명은 '미거지'입니다. 꼼치(일명 물메기)가 한반도 전역에 서식한다면, 미거지는 겨울의 차디찬 동해에만 서식하기 때문에 좀 더 희소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예전에는 흔하디흔한 못난이 물고기로 취급받았습니다. 이 계절에 맛있는 생선이 많이 나는데 굳이 이걸 잡아다 먹을 이유는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조업 중에 미거지나 꼼치 따위가 올라오면 발로 차서 바다에 빠트렸던 생선입니다. 이때 '텀벙'소리가 났다고 하여 '물텀벙이'라 불리기도 했지요.

 

물곰은 동해를 대표하는 탕감 생선입니다. 처음에는 어부들이 술 깨려고 먹었던 해장용 생선탕인데 이게 언젠가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관광객들도 찾는 명물이 되고 있습니다.

 

산지 : 동해, 삼척, 묵호, 울산, 포항, 부산

 

 

표준명은 벌레문치, 지역 방언은 장치

 

8. 장치

마지막으로 장치를 소개하고 글을 마칩니다. 장치는 긴 '장(長)'자를 써서 장치입니다. 다 크면 몸길이만 1m에 이르는데 몸통 둘레가 장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두껍습니다. 동해의 깊은 바닥에 서식하며, 공벌레처럼 생긴(주로 사체를 뜯어먹는 기생벌레) 것을 먹고 살아 벌레문치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장치는 아직 많은 이들이 알아보는 생선이 아니지만, 특이한 모습에 한 번씩 눈길만 가는 정도인데요. 언젠가 이 녀석을 보게 된다면, 장치찜을 드셔보기 바랍니다. 산지에서는 회로도 즐기지만, 찜이 별미입니다.

 

산지 : 속초,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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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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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07 16: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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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맛이 어떨지 참 궁금하네요
  2. 지부장
    2018.12.08 00:5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묵호라는 지명은 예전에 명주군 묵호읍일때구요
    지금은 동해시입니다 80년도에 시로 승격됐어요
    동해시 관내에 묵호가 포함된거로 보시면 됩니다
  3. 토토
    2018.12.08 21:4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도치만 먹어 봤습니다..ㅎ
  4. 파르리
    2018.12.09 13: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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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 등에 무늬때문에 벌레문치인줄알았더니 아니였군요
  5. 어디가는고니
    2018.12.09 2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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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맛본 고기도 있고, 처음 본 고기도 있네요 ㅎㅎ

    개인적으로는 울산에서 먹었던 뻐드렁치(방언인듯합니다. 장갱이라고도 하더라구요)으뜸 이었습니다 ㅎㅎ.

    개인적인 바램입니다만. 물고기 모양이라고 해야될까요?

    돔처럼 일반적으로 보는 4대 돔과, 몸통이 길쭉한 고기(장어, 장갱이 등등..), 머리가 큰(?)고기(우럭, 쏨뱅이, 눈볼대) 등

    모양별로 맛에대한 특징을 구분하는 리뷰도 하시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ㅎㅎ
  6. 2018.12.10 16: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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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 이름은 왜 이리 통일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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