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겨울(영등철) 감성돔 낚시 조황


    크리스마스를 3일 앞두고 다녀온 청산도 조황속보입니다.
    겨울철 영등 감성돔 시즌을 맞이하여 많은 낚시인들이 기록갱신을 위해 원도권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중거리권인 청산도의 감성돔 조황이 선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올 가을들어 유난히 약세를 면치 못했던 청산도와 소안도는 늦가을인 11월부터 조황이 살아
    나면서 12월 현재까지도 완도권에서 감성돔 조황을 주도하고 있었는데요. 
    성탄절 연휴의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기 바로 직전인 22일 비교적 양호한 기상에 힘입어 다녀
    왔습니다. 비싼 댓가를 치뤄야 했던 올해 첫 겨울 감성돔 낚시이야기!
    1월엔 가거도편도 계획중이지만 우선은 청산도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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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도 겨울(영등철) 감성돔 낚시 조황"
    15만원짜리 감성돔회를 먹고 눈물이 난 이유



    어제 발행했던 글 "새벽에만 먹을 수 있는 낚시인의 보양식" 에서도 말했지만 낚시인은 언제나 지치고 외롭고 배고픕니다.
    더군다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바다낚시를 즐긴다는건 거의 "비애"에 가깝지요.
    남해쪽에 살고 계신 분들이야 차량으로 몇 십분만 달려가서 곧바로 낚시를 할 수 있겠고 경비도 훨씬 적게 들겠지만
    이 수도권에 사는 분들은 한번 출조할 때 마다 허리가 휘청거립니다.



    목포의 어느 낚시점

    영등철이라 밤이 길고 해가 늦게 뜨기 때문에 하절기완 달리 늦게 출발하는데
    인천에 집결하면 23명의 낚시인을 태우고 우등버스가 출발하는데 이때가 밤 10시
    밤새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서 새벽 2시반에 목포에 도착하게 되면 미리 싸둔 밑밥과 미끼를 챙기게 됩니다.




    전남 완도항

    그리고 또 다시 한시간 반 정도를 달려서 완도항에 도착하면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나서 청산도로가는 낚시배에 탑승하는데
    이때가 새벽 4시반





    옮겨 탈땐 절대 무거운 짐을 이고 타시면 안됩니다. 미끄러지다간 안전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몸부터 타고나서 짐을 옮기는 식으로
    하는게 안전하구요. 이렇게 탑승이 완료가 되면 또 다시 깜깜한 망망대해를 가로질러 청산도로 가는데 약 1시간 가량 소요시간이 걸립니다.




    조타실

    배 뒷쪽에도 낚시인들이 앉아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렇게 조타실 아랫칸에도 있습니다.
    요건 낚시배를 안타보신 분들을 위해 사진 몇 장 찍어 올려봅니다. ^^





    지하로 내려가면 이렇게 방이 나오고 여기서 한시간동안 앉아서 가는데
    사람이 많을땐 제발 눕지들 맙시다. 누구는 누워서 가고 누구는 쭈그리고 발도 못핀채 그러고 1~2시간을 가야하는데
    언젠가 한번 열받으면 얼굴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수가 있어요.
    농담이구요 ^^; ㅋㅋ




    청산도

    그렇게 엔진의 굉음을 내며 달려오다 소음이 잦아지면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증거인데요.
    밖에 나와보니 보름달이 떠서 제법 환한듯 보였고 아랫쪽엔 청산도 마을이 보이는듯 했지만 여전히
    새벽의 섬 풍경은 무섭기만 합니다.




    청산도 갯바위 하선

    청산도를 돌면서 같이 온 일행들, 그리고 혼자 오신 분들까지해서 2인 1조로 갯바위에 내려다 줍니다.
    후레쉬를 비춰서 낚시할 자리와 포인트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수심은 얼마 나오며 던지는 방향과 거리까지 알려주고 입질을 받는 지점까지 정말 정확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물론 낚시란게 꼭 그렇게 되리란 법은 없습니다 ^^;
    하지만 포인트에 대해 잘 모르면 이 지역에 정통한 낚시 가이드의 말을 따르는게 가장 좋습니다.




    청산도의 일출

    저도 아내를 두고 홀로 나왔습니다. 그러고보니 10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총 4번의 출조를 했는데 모두 저 혼자 갔더군요.
    내년 1월엔 아내와 함께 꼭 가거도로 가고 싶습니다. 아내가 가거도에서 5짜 감성돔을 잡을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말이지요.
    암튼 저는 혼자 왔기 때문에 다른 어떤 분과 한조를 이뤄서 갯바위 포인트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오전 7시를 넘기자 멀리 양식장 부표 뒤로 시뻘건 해가 솟아오릅니다.

    "이제부터 겨울 감성돔 잡기 게임 시작!"
    밑밥을 가장 열심히 치면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할 시간이 온것입니다. 이때 못잡으면 이 날 꽝이다~! 라고 생각을 하면서요.

    시간은 7시 30분경, 입질 같지도 않은 입질이 이어집니다.
    찌가 들어가다 말고 수면에서 약 10cm정도 가라앉은 상태에서 꼼짝을 하지 않더군요.





    "조금만 더 내려가~ 내려가~ 좀 만 더~더~!!"

    에잉~ 챔질 타이밍을 쟤고 있는데 찌가 내려갈 생각을 안하고 그대로 멈춰있다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옵니다?
    만약에 감성돔이였다면 방금의 현상은 분명 크릴을 물었다가 뱉은게 틀림없습니다.
    보통 이럴경우 그 감성돔은 다시 물 확률이 있으므로 계속 기다려보는게 아마 맞을꺼라 생각을 하고 좀 더 기다려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시 찌가 스믈스믈 들어갑니다. 그리곤 더 이상 가라앉지 않고 또 다시 멈춰섰습니다.
    입질이 굉장히 약은걸 봐서 감성돔 경계심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거 같습니다.
    보통 같았으면 크릴을 물고 고개를 획~ 돌리는 순간 찌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갈텐데 지금 감성돔은 물고만 있는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식의 어신은 대물급 감성돔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라 생각하구요.

    아시겠지만 지금철엔 많이 잡아도 3~4마리, 보통 1~2마리 싸움이고 대신 걸리면 최소 4짜 이상 대물일 확률이 많으므로
    이 한번의 미약한 어신을 반드시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결국 수면에 살짝 가라앉은 채 꼼짝하지 않은 찌를 보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낚시대를 살짝 들며 뒷줄을 살며시 잡아 당겨주는데 순간 토토톡~! 하며 낚시대를 통해 손으로 진동이 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챔질!

    낚시대가 제법 고꾸라지며 힘을 제법 쓰는가 싶습니다.
    "힘 좀 쓰나? 정말 쓰나? "





    "이게 뭐여?"

    윽.. 겨울 감성돔 씨알이 왜 이래 ㅡ.ㅡ;;





    얼마나 예민하게 먹었으면 바늘이 아랫입술에 살짝 걸려서 올라오네요.
    미늘(바늘빠짐을 방지하는 이중 날) 부분도 살포시 살에 파묻힌 해 올라와서 이건 놓쳐도 할말 없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걸려올라오네요.





    나중에 계측해보니 33cm
    누가 겨울 감성돔은 걸리면 대물이라고 했나요?
    아니면 제가 대물복이 없는건지요.
    지난주까지 4짜 이상이 많이 나왔던 청산도인데 내가 온다니깐 다 숨어버렸나요. ㅠㅠ





    근데 저는 33cm가지고 불평불만 할 수 없는게 옆에 계셨던 분도 한마리 잡았는데 그건 20대 후반짜리 ㅠㅠ
    어쨌든 저도 한마리 했고 함께 하셨던 파트너 분도 한마리 해서 둘이 나란히 부력망을 띄워놓긴 했습니다.
    이제 추가타만 있으면 되니깐요.

    그러나 이 날 조황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ㅠㅠ
    이후 바람이 불고 물색은 진흙탕으로 변해버려 입질이 아예 끊겼어요.
    새벽부터 추위에 떨면서 낚시를 했는데 8시간 동안 낚시하면서 감성돔 한마리에 그치다니 허무 그 자체였습니다.





    오늘의 총 조과예요. 중칫급 감성돔 한마리에 볼락 하나.
    서울에서 15만원의 경비를 들여 모처럼 대물 감성돔을 꿈꾸며 갔지만 이날 청산도는 기상악화에 탁한 물색으로
    저를 외면하였습니다. 하지만 마냥 불평만 할 수는 없었어요. 저와 파트너는 각각 한마리씩 했다지만 나머지 20명 중 대다수가 몰황이였다네요.
    그나마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는건지..
    최근에 느낀거지만 남들 다 잡을때 못잡고, 남들 못잡을때 잡는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충 회를 뜨고나니 서더리는 아주 먹음직스럽게 나옵니다. 가운데 노란건 볼락의 알
    오늘은 칼도 안갈고 썰어서 그런지 잘 듣지도 않습니다.




    볼락회(위)와 감성돔회(아래)

    수도권에서 청산도로 가는 총 출조비가 15만원
    밤 10시에 출발하여 익일 새벽 6시에 청산도 갯바위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찬공기와 칼바람에 맞서가며 힘들게 잡은 이 한마리의 가치입니다.

    "15만원짜리 감성돔회"




    감성돔회(좌)와 볼락회(우)

    집에 튜브형 생고추냉이를 얹고 일본식 회간장에 찍어서 먹어봅니다.
    지금 겨울철 감성돔 회는 아주 찰지고 고소한데 살이 어찌나 쫀득쫀득한지 칼이 안들어요.
    칼에 물 묻혀가면서 썰었습니다. 칼을 갈던지 해야겠습니다. 시식했던 가족들의 의견은 볼락보다 감성돔회에 점수를 더 줬습니다.

    하지만 저는 왜 눈물이 날까요?
    고추냉이를 너무 많이 넣어서 일까요? 아니면 너무 피곤한 나머지 하품해서 눈물이 났을까요.
    그런건 아니구요. 제가 감성돔 낚시가 너무 좋아 남해쪽으로 다니기 시작한지 어언 3년.
    그동안 알게 모르게 쏟은 경비만도 상당할거 같아요.

     낚시하는 시간보다 차량에 오고가는 시간이 더 많은 수도권 낚시인의 비애
     낚시에 들어가는 밑밥, 미끼값보다 차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수도권 낚시인의 비애

    그나마 한마리라도 잡아 회맛이라도 봤으니 다행, 오늘 함께 했었던 다른 분들은 손맛도 못보고 8시간 동안 갯바위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돌아가셨을텐데 그래도 장담하건데 다음에 또 오실것이 분명합니다.
    왜 이 쌩고생을 해가면서 또 올까요?
    저는 그 이유에 대해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낚시인은 언제나 희망을 품고 출조를 합니다.
    다음엔 잘 잡을 수 있겠지, 다음번엔 정말 대물할 수 있을꺼야!
    이런 희망이 없다면 어느누가 낚시를 하려할까요? 오늘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고 다음 출조에 대해 희망과 기대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봐요.
    그래도 그렇지 거기에 들어가는 댓가치고는 참 눈물이 날 정도로 적잖은 출혈을 감수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15만원짜리 감성돔 회맛
    "여기에 짠맛, 쓴맛, 단맛이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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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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