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횟집수조 위생상태의 비밀




    입질의 추억입니다. 어제 "비오는 날 생선회를 먹어도 되는 이유" 에서 예고한대로 오늘은 아무도 모르는 횟집수조 위생상태의 비밀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회가 좋아 횟집에 자주 들리셨다면 오늘 이야기, 어쩌면 충격적으로 다가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땅위에 다시는 불량 횟감으로 영업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선 국민들도 충분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아직도 횟집수조의 위생관리 실태에 대해 모르셨다면 오늘의 이야기 한번쯤 관심깊게 봐둘 필요가 있을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국민들이 즐겨먹는 먹거리 중 하나가 바로 "싱싱한 활어회". 살아서 펄떡이는 활어를 잡아 즉석으로 회를 쳐주는 활어횟집은 이젠 동네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데요. 활어회의 싱싱함을 결정하는 것은 살아있다고만 되는게 아닌 수조의 수질관리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횟집에 입장하기 전 수조를 유심히 보신적 있으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관심깊게 살펴보지 않으셨을거 같습니다. 횟집수조를 조금만 유심히 보신다면 이따금 위 사진처럼 거품이 부글부글 일어나는 수조를 목격할 수 있을텐데요. 저 거품의 정체가 무엇인지 우리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저 거품의 정체는 다름아닌..

    "활어들이 내뱉는 배설물과 분비물, 그리고 토해내는 각종 불순물들이라는 사실"


    비교적 수조관리가 양호한 횟집으로 지금이 제철인 제주산 자리돔을 가져와 판매중이다


    횟집수조는 해수가 계속해서 돌고 도는 순환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한번 해수를 넣어주게 되면 그 물이 오염될때까지 몇 일이고
    계속해서 돌리고 돌려서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활어들이 내뿜는 배설물과 토해내는 불순물들은 이 순환구조에서 돌고 돌아 계속해서 쌓이게 됩니다. 그 결과 해수에 녹아든 오염물질들이 거품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거품이 저렇게 일어날 정도로 수조를 방치해뒀다는 것은 수조위생관리가 아주 엉망인 셈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저렇게 오염된 수조에서 건진 활어를 먹고 있습니다.


    이런 좁다란 수조에서 수십마리의 활어들이 싸고 뱉고 하다보면 수조통은 금새 오염이 되는데 그것을 일시적으로 걸러주는 것이 바로 저 모래주머니안에 든 모래나 솜 따위가 필터 역활을 하고 해수는 계속해서 재탕 삼탕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거품들을 제거하기 위해 뜰망으로 걷어주는 것을 가끔씩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거품(오염물질)을 단 한방으로 없애주는 화학약품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많은 횟집에선 이 화학약품을 버젓이 사용해온 것에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소포제"입니다. 소포제는 거품을 없애주는 화학약품으로 본래는 관상용 어항에 사용하는 용도로 알려져 있지만 어느새 부턴가 횟집에서 거품을 없애기 위해 소포제를 "분무기 통" 에다 넣어서 뿌리는데 이렇게 하면 해수에 순식간에 녹아들게 되며 거품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소포제가 식약청에 인가가 난 것도 출처가 분명한 약품도 아닌데 대형횟집등에선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소포제의 화학성분(실리콘 성분)은 우리인체에 직접적으로 유해할 수 있으며 체내에 들어오면 배출이 잘 안되고 쌓이게 된다고 합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2008년 식약청에선 식용으로써 소포제 투여는 금지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포제 투여를 비밀리에 하고 있는 횟집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원래는 주기적으로 해수를 갈아줘야 하는데 해수 한번 갈아주는데 드는 비용도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소포제를 사용함으로써 해수를 갈아주는 비용을 절감하고 계속적으로 활어들이 싸고 내뱉는 분비물들은 거품이 되어 수질을 오염시키지만 소포제의 투여로 수질오염을 감출 수 있는 것입니다.


    과연 소포제를 사용하는 업체는 얼마나 될까?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거리를 나서봤는데 사실 이것을 파악하기란 제 수준에선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다들 감춰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하지만 가끔씩은 소포제를 투여하고 난 후 깜빡잊고 수조 위에 올려놓거나 그렇지 않으면 습관적으로(손님들이 태클 걸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주방이나 카운터 근처에다 올려놓기도 하니 조금만 꼼꼼히 살펴본다면 어름짐작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횟집수조 근처엔 저렇게 투여하고 남은 소포제를 찾아볼 수 있다. (자료출처 : 소포제사용현장)


    윗 사진은 소포제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업소들입니다. 보시다시피 수조 주위에 소포제가 눈에 띕니다. 하지만 식약청이 사용을 금지시킨 2008년 이후엔 소포제를 원형 그대로 사용하기 보단 분무기에 옮겨 담아 사용하는 등 갈수록 교묘해져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제 여러 군데의 횟집을 돌아보다가 그 중 한 업소에서 소포제 사용이 의심되는 분무기를 발견하였습니다. 이렇듯 수조 근처에서 발견되는 분무기는 거의가 "소포제"라 보셔도 될 정도로 분무기의 목적은 뻔합니다. 위 사진은 양념통을 개조해서 만든 분무기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원산지 표기를 보니 가관도 아닙니다.

    국내엔 멸종되다시피한 다금바리가 이곳엔 버젓히 국내산이라고 팔고 있는데 보나마나 양식산 "능성어"임이 뻔합니다. 또한 "전설의 물고기 돗돔"(관련글 : 전설의 물고기 "돗돔", 어떤 고기인가?)은 분명 중국산 "동갈돗돔"일테구요. 

     

    참고로 돗돔과 동갈돗돔은 전혀 다른 어종입니다. 실제로 돗돔은 6월 전후에나 나오는 대형급 어종으로 남해 삼천포항에서 1년간 거래되는 물건이 고작 몇 마리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서울의 한 횟집에 거대 물고기 전설의 돗돔이 있을리가 만무하지요. 만약 동갈돗돔이라 하더라도 99.9%가 중국양식산이므로 이 집은 어종과 원산지 표기에서부터 상당한 불법임이 의심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조를 살펴보니 몇 일간 폭우로 인해 팔리지 않은 활어들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게다가 누리끼리한 수면에 흰 거품까지..보기엔 살아 움직이는 활어가 가득해 싱싱해 보일진 몰라도 그 속을 까보면 얘네들이 몇 일동안 싸고 뱉고 한 오염물질이 순환되어 거품으로 쌓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또 마시고 뱉고 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우럭(초록색)은 검어야 할 표피가 변색되어 마치 백화현상처럼 하얗게 퇴색되어 가는 중이고, 도다리(노란색)는 지난 시간에도 말했지만
    저건 흔히 세꼬시용 도다리로 팔고 있지만 실은 도다리가 아닌 중국산 양식 강도다리입니다. (지느러미에 검은무늬 보고 판별)


    광어 주변에 깔려있는 저 흰 알갱이들은 모래가 아닙니다. 광어가 한번씩 지느러미를 움직일때 마다 위로 붕 뜨다 다시 가라 앉은 침전물입니다. 저렇것들이 쌓이면 수질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됩니다.


    여기선 따로 화살표 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대충만 봐도 수조안이 더럽다는걸 알 수 있으니깐요. 그런데 지금까지 보여드린건 세발의 피였습니다. 아래 더 충격적인 수조가 나옵니다.


    이곳은 또 다른 업소. 멀찌감치 서서 수조를 보는데도 그 위생상태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 수조를 보고선 영업안하는 집인줄 알았어요. 근데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고 수조통엔 많진 않지만 분명 활어들이 노닐 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물색이 누렇게 변색되어 언제 해수를 갈아 줬는지 그 시간.. 아니 세월도 가늠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내부 조명이 노랗기도 했지만 그것을 제하고서라도 물색을 보니 상당히 탁했고 어두웠으며 상당부분 오염이 진행중이었습니다.


    우럭 몇 마리는 죽은지 상당 시간이 지났음에도 방치된 상태였고 그나마 생명력이 강한 농어들은 살아 유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농어를 가지고 과연 "활어"라 부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수조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물때인지 곰팡이인지 모를 불순물들이 구석구석 잔뜩 끼어 있습니다. 저 파이프만 보더라도 얼마나 더러운지 충분히 눈에 보이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 껴 있는 우럭 한마리는 간신히 숨만 붙은 상태.


    누가 그러더군요. 간신히 숨만 붙어 있어도 활어가 아니냐고.. 회 떠놓고 먹어보면 다 비슷하다라고 하셨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예전부터 누누히 강조하였지만 활어도 급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깐 저렇게 숨만 간신히 붙어 있거나 배가 뒤집혀 있는 것들은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이며 머지않아 '고생사'를 하게 됩니다. 고생사는 그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한 죽음이므로 육질이 푸석해지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바닥에 낀 저 물때 좀 보세요. 저게 과연 수조인지..


    안그래도 여름철 횟감은 특별히 위생상태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 집 사장님은 수조 위생관리 개념도 빵점이고 이 정도면 거의 영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위생상태가 최악입니다. 이런 곳에서 얼마나 방치되어 있는지도 모를 활어를 먹는다는건 맛도 맛이지만 위생적으로 정말 떨떠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수조인지 살피지 않고 들어가시는 손님들은 분명 저 안에 있는 생선을 주문해 드시겠지요. 그러니 횟집을 잘 고를려면 수조의 위생상태가 어떠한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1) 수조에 흰거품이 많이 나 있는지 확인한다. 흰거품이 아예 없을 순 없지만 그 양이 과도하면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는 증거다.
    2) 수조 주변 혹은 식당내부에 소포제(분무기 포함)가 있는지 확인한다. 식약처가 허가하지 않은 소포제(Difoamer) 사용은 엄연한 불법이다.
    3) 대형횟집의 경우 많은 수의 활어들이 수조를 가득 매우고 있는데도 거품하나 없이 깨끗하다면 소포제 사용을 의심해야 할것이다.
    4) 수조안 모서리 혹은 파이프등에 곰팡이, 물때가 꼈는지 살펴본다. 이것은 그집이 활어를 보관하는 위생관념을 엿볼 수 있다.
    5) 활어회 맛은 활어 컨디션에 달려 있다. 숨을 가쁘게 몰아 쉬거나, 배가 뒤집혀 있거나, 표피가 벗겨지거나 죽은 게 있는지 확인한다.
    6) 될 수 있으면 단골집을 정해서 다닐것을 권유하며, 뜨내기 손님을 상대로 하는 포구나 관광지 횟집(검증이 안된)은 가급적 피한다.
    7) 수조 거품은 물이 돌고 돌아 불순물이 쌓여서 생기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때문에 거품이 가득 들어찼다면 수질 위생이 나빠지는 것이지만, 어느정도 발생하는 것은 횟집으로써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니 너무 과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수조 속 물의 탁도가 매우 뿌연 상태인데 거품이 별로 없다면, 소포제 사용을 의심해야 한다. 

    건강한 생선회 문화를 바로 잡기 위해선 사실 업소들이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횟감의 유통구조가 워낙에 복잡할 뿐더러 그 원가나 원산지 공개도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현재 그나마 개선되어졌다곤 하나 우리국민들이 횟감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들을 악용, 상품성이 떨어지는 활어를 제 가격 이상으로 팔거나, 비슷한 어종으로 눈속임을 한다거나, 교묘하게 중량을 속인다거나, 오늘 말씀드린것 처럼 지속적인 해수교체가 아닌 화학약품으로 수조의 위생상태를 감추면서 원가를 절감하는 이런 행위들은 갈수록 불신만 더해갈 것임이 자명합니다.

     

    결국 아는게 힘이라고 회를 소비하는 국민들이 많이 알고 있어야 먹는거 가지고 장난치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횟집 가셨을 때 오늘의 내용을 기억하면서 보다 맛있고 싱싱한 회를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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