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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생선회, 들키고 싶지 않은 진짜 비밀
입질의 추억입니다.
생선회를 소비하는 인구는 일본이 가장 많지만 전 세계에서 활어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입니다.
여름 한철 생선회를 잘못 먹으면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에 걸리기도 하고 가끔씩 기생충 감염소식도
들리지만 그래도 생선회는 육류와 인스턴트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현대인들에겐 여전히 웰빙식품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생선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들과 또 얼핏 들어본 얘기같지만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고, 막상
횟집에 가면 그런거 생각할 틈 없이 술을 마셔야 하며 대인관계에 신경쓰다 보니 생선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생선회와 관련된 상식들을 알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 우리의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중국산 양식어들의 범람 |
"이거 얼마예요?"
"요게 도미 2키로 짜린데 그냥 5만원에 싸게 팔테니 가져가세요"
"수입산인가요?"
"에이~ 도미는 수입산이 없어요. 안그래도 후쿠시마 원전 때문에 일본산 수입이 중지되서..."
우리가 횟집이나 수산시장에서 먹는 활어는 90%가 양식이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산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눈앞이 바다인 포구의 횟집에서 중국산 양식을 가져다 판다라고 생각하는 분은 더더욱 많지 않습니다.
양식이니 국내산이겠지 싶어서 드시는 분. 또 바닷가 횟집이나 당연히 앞바다에서 잡힌건 줄 아시는 분.
물론 모든 횟집이 그런건 아니고 일부 횟집의 얘깁니다만..
몇 년 전부터 중국산 양식의 유해성 물질 검출로 인해 원산지 불신과 더불어 생선회에 대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했다곤 하나 그간 많은 횟집들이 문을 닫고 사라졌지요.
이후 지금까지 중국산 수입량이 감소된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일부 횟집에선 단가가 싸다는 점을 들어 중국산 양식을 들여 놓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권 횟집들은 매출감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중국산을 들여놓을 수 밖에 없고, 그 중 일부는 중국산을 기피하는 소비심리를 우려해
원산지를 허위기재하며 영업도 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산 도다리나 도미등을 팔 때 국내산으로 표기했다 적발된 업소들이 있었는데 이들 지역을 보니
도시권은 물론 바다와 인접한 부산이나 해안가 지역의 횟집들도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생선회의 유통구조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생선회는 비싸다"라는 인식이 생긴것은 바로 복잡한 유통마진과 과정에 있습니다.
국내 양식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통영, 완도, 제주등은 활어차로 운송 → 유통업자 → 도매업자 → 중간 도매상(수산시장등) 혹은 횟집 → 소비자로
이어지는데 이때 생산자는 싸게 팔지만 중간에 보관을 위한 활어수조의 시설비, 활어차 운반비, 여기에 유통업자가 남기는 마진까지 더해져 처음 생산시엔
저렴했던 활어가 최종적으로 넘어가는 소비자에겐 비싼 가격으로 팔리게 됩니다.
해안가 도시나 포구의 횟집에선 당연히 바다와 가깝기 때문에 국내산 양식을 쓸 줄 알았는데 단가상의 이유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산 양식, 뭐가 문제되는 것일까요?
▶ 양식어에 투여하는 항생제와 표백제가 문제
<국과수 자료 참고>
한때 시끌시끌했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지고 있는 중국산 양식어들의 범람.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한동안 줄었던 중국산 수입량이 또다시 늘어나면서 우리가 가는 동네횟집등에 깊숙히 침투되고 있습니다.
대량으로 양식되는 중국산 활어들. 거기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여러가지 약들이 처방(?)되어지면서 사육되어 지고 있는데요.
- 활어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고(주로 사료에 혼합됨)
- 수질오염을 개선(?)하고자 표백제를 쓰고(녹조류, 이끼제거에 탁월함)
- 무럭무럭 자라달라고 성장촉진제를 먹이며
- 기생충 제거를 위해 포르말린(헉 시체의 부패를 막아주는건데)을 사용하기도 하고
- 수족관을 소독해 청결을 유지(?)하고자 말라카이트 그린이라는 유해성분을 사용합니다.
이 모든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으며 친절하게도 암을 일으키는 물질도 포함된걸로 알려졌지만 해마다 중국산 수입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돼지우리 사육장을 연상케하는 비 위생적인 수조에서 수백, 수천마리가 길러진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전염병으로 인한 폐사, 또는 기생충 감염을 우려해 추가적인 약물투여도 불사합니다.
이 모든것이 비공개이며 국내 시설물이 아니므로 직접 찾아가서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수입된 활어들은 동네횟집에 옮겨지는 순간 싱싱한 활어처럼 보입니다.
국내 양식산도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그 청결도라던가 허가된 것을 사용한다는 점에선 중국산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질적으로도 우수하다고 봅니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항생제에
따른 휴약기간을 준수했을 때의 얘기입니다. 보통 양식장에선 활어가 출하되기 수일전(약 100일 전후로)에 항생제 투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이는 출하를 목전에 둔 활어들이 충분한 배설로 인해 항생제 성분을 제거하기 위함인데 문제는 기생충과 병원성 감염도가 높아지는 여름에 이러한
휴약기간을 얼마나 이행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 중국산 양식어종, 어떤게 있나?
우선 광어양식은 한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양식업 선진국인 일본에 역으로 수출하는 효자 품목입니다.
국내 양식광어는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나 있고 제철의 중심에 서지 않는 한 자연산 광어보다도 맛과 영양학적인 면에서 우수한데 비해 우럭의 경우
일부 중국산 양식이 섞여 있습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양식어종을 사진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 참돔, 감성돔, 동갈돗돔등의 돔 어종 : 특히 동갈돗돔은 황당하게도 돗돔이란 메뉴로 팔리고 있습니다.
- 능성어, 민다금바리 : 다금바리완 전혀 상관없는 어종임에도 다금바리라는 메뉴로 팔리고 있습니다.
- 우럭, 노래미, 도다리, 뱀장어 : 도시 횟집에 파는 도다리는 90% 이상 중국산이며 우리가 아는 '봄 도다리'완 다른 종류입니다.
- 농어 : 이게 자연산은 맛이 좋은 어종인데 특별히 자연산을 취급하는 전문점이 아닌 한 대부분이 중국산입니다.
- 점성어 : 표준명은 홍민어로 민어과 생선이지만 우리가 아는 민어와는 다른 저급 어종입니다. 한때 도미회로 둔갑해서 팔리기도 했던 어종
점성어(홍민어)는 한때 커다란 화재거리를 낳은 적이 있습니다.
"소비자 고발"을 통해 보도된 바 있고 저도 여기에 대해 몇 차례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점성어의 형태적 특징은 '민어'를 닮았고, 포를 뜨면 '참돔(도미)'을 닮아 이를 둔갑시켜 업소에다 몇 배의 마진을 안겨준 효자품목(?) 이기도 해요.
점성어의 등살은 붉은 혈합육을 칼로 살포시 긁어내어 도미회로 둔갑시키기 딱 좋고, 뱃살은 세밀하게 칼집을 내어 민어회로도 둔갑시킵니다.
그러다 몇 년 전 유해성분이 검출됐고 우리식탁에 오르기엔 여러가지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현재는 수입이 금지된 어종입니다.
그런데 저는 얼마전 동네의 몇몇 횟집에서 점성어를 발견하였습니다. 이 점성어의 원산지가 어떻게 되는지는 조만간 알아볼 계획입니다.
■ 수산물 원산지 표시,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
봄 도다리 시즌에 맞춰서 파는 중국산 가자미들, 그러나 허위기재를 할 수 없으니 아예 기재하지 않은 모습니다.
"이 도다리 어디서 왔어요?"
"부둣가에서 활어차로 싣고 온건데요'
차마 중국산이라고 말 못하는 횟집들..
그러나 "봄 도다리"라 내걸면서 봄에 살이 올라 맛이 좋은 도다리(문치가자미)가 아닌 중국 양식산 "강도다리", "돌가자미"등을 파는 횟집들.
파는것 자체는 문제 될 수 없습니다. 싼 가격에 들여와 매출을 증대해야 하는 업소의 입장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불편한 심기를 건드린건 바로..
"봄 도다리 세꼬시"
여기서 파는 도다리가 어째서 "봄 도다리" 일까?
패쇄된 수조에서 사육되어 출하시킨 철 잃은 도다리들이 어째서 제철맞은 도다리인지..
게다가 이를 먹는 손님들도 한결같이 "봄엔 도다리 세꼬시를 먹어줘야 해"라며 무지함을 드러내곤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야기시킨 건 불투명한 유통경로에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실상과는 다른 어종으로 판매한 상인들과 횟집에 있습니다.
▶ 우리가 먹는 횟감의 실체
이렇게 작은 우럭으로 얇팍하게 썰린 회는 그 참맛을 느끼기가 힘들다.
사진은 얼마전에 동네에서 사먹은 우럭회입니다.
저는 낚시를 즐기다보니 직접 잡아 먹는 편이지만 요즘같은 어한기엔 낚시가 안되 직접 잡아서 먹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답니다.
오죽 회가 먹고 싶으면 집 근처 동네횟집을 찾을까 싶기도 합니다. ^^;
횟집 우럭이야 늘 보는 거라지만 자연산만을 위주로 먹어온 저로썬 이 흔하디 흔한 양식 우럭이 무척 생소하였습니다.
양식 우럭(좌), 자연산 우럭(우)
양식 우럭의 때깔이 제가 먹어왔던 (자연산)우럭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명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회 빛깔이 노랗다 못해 아주 누렇습니다. 이것은 양식이냐 자연산이냐의 차이도 있고, 또 크기에 따른 차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회 맛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서 저는 자연산이 양식에 비해 더 맛있다는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회는 어종에 맞는 칼질을 했을 때 회맛이 극대화 되는 섬세한 음식인데 이는 써는 두께와 면적에 따라 느낌이 천자만별이 됩니다. 회는 단순히 내장을
적출하고 포를 뜨는 행위에서 그치는게 아닌 어종마다의 고유의 맛을 끌어내기 위한 적절한 취급이 수반되었을 때 사람들은 "회가 맛있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안타깝게도 회맛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적잖은 것을 포기하며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했다 하더라도 우리주변엔 너무나도 부적절한 장치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출하에 임박한 활어는 이 삼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활어차에 실려 오면서 스트레스 받고, 이후 횟집 수조에 옮겨지면서 또 한번 적응을 하게 되는데
도마위에 올려지기 전까진 소위 '똥'을 빼기 위해 굶게 되겠죠. 뭐 '영양분이 빠져서 회가 맛이 없다'라기 보단 어차피 회전율이 빠른 횟집은 그날그날
소비하게 될 테니 그런 부분에선 그닥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몇몇 장사 안되는 집들의 수조들 살펴보면 몇 일 동안 청소도 안해 누런 물때가 끼여있고
활어가 내 뱉은 배설물은 침전물이 되어 곳곳에 쌓이고, 순환펌프는 제 기능을 못하고, 그렇게 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활어가 과연 싱싱한 횟감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비오면 장사 안되는 집이 미용실과 횟집이라고 하지요.
죽었거나 반쯤 죽어 스트레스성 고생사에 놓여진 활어들
몇 일 동안 태풍이 불었거나 해상날씨가 나빴다면 횟집 수조의 활어들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재고품이나 다름없겠죠.
회맛을 느끼기도 전에 불편한 장치들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중국에서 각종 약물로 찌들리며 사육된 활어를 가져오고 조리사는 양이 많아 보이게끔 최대한 얇게 저며서 올리고, 그것을 받은 손님들은 이미 소주 몇
잔에 부요리(스끼다시)등으로 배를 채워 미각이 둔해질대로 둔해진 상태니 한입 넣었을 때 이것이 쫄깃한건지 물컹거리는 건지, 무슨 맛이 나는지도
모른 채 거기서 거기같은 회를 드십니다. 회맛에 대한 특별한 메리트를 못느끼거나 혹은 자신의 둔감한 미각을 탓하기도 하구요.
그러나 회맛이 뭔지 모르겠다는 것에 대해 "먹는 이들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 입니다.
결국 횟집가셨다 만족하지 못하고 나왔을 땐 "차라리 그 돈이면 소고기를 사먹고 말지"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이러한 원인이 생기는 이유는 지금까지 설명한대로입니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횟집 수조 위생상태
우리나라 사람들, 식품안전에 무척 예민합니다.
먹을거리 가지고 장난치는 이들은 극형에 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정육식당가면 모두가 고기 도사입니다. 업진살, 부채살, 치맛살, 토시살등등.. 부위별로 아는 지식도 해박합니다.
여기에 미국산이냐 호주산이냐 혹은 육우냐 한우냐, 한우면 몇 등급이냐까지.. 원산지에도 무척 민감한 반응들을 보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수산물, 특히 우리입에 들어가는 횟감에 대해선 다들 조용할까..
모두가 회 앞에선 침묵합니다. 그 맛에 대해 논하길 좋아하는 자칭 '전문' 맛집 블로거라는 분들도 회를 갖다주면 희한하게도 부연 설명하나 못합니다.
"뭐가 뭔지 모르지만(솔직히 알아야 할 필요성 조차도 못느끼는) 쫄깃거리는게 맛있는거 가타요 *^^*"
자기가 먹은게 뭔지도 모르면서 맛집이라며 글을 쓰는 사람들. 자신이 먹은 식자재의 원산지까진 안바래도 종류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아예 모르겠다면 "뭐뭐 한것 같아요" 와 같은 애매모호한 표현을 쓰지말던가.
그것이 한계라면 우리의 수산물 이력제도 한계이며 정보의 전파력도 한계일 것입니다. 모름지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만큼 발전하기 마련, 비싼 값을
치르면서 저급한 음식을 먹지 않는 길은 소비자들도 어느정도의 상식을 지녀서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주부님들 고기 고르는 눈들은 칼입니다. 단골고객을 확보해야 사는 동네 영세 정육점일수록 예리하고 까다로운 주부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눈치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횟집과 수산시장은 어떨까요? 손님들을 아주 봉으로 압니다.
왜냐면 바꿔치기 해도 모르고, 어종을 속여 팔아도 모르고, 무게를 조작해도 모르고, 대충 주면 그저 주는대로 먹는 손님들..
돈은 돈대로 털리면서 말입니다. 그럴때마다 업자들의 입가엔 희미한 웃음을 띄지요.
생선회, 쇠고기 부위 만큼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셨음 좋겠어요. 생선회는 부위라고 해봤자 등살과 뱃살이 전부 입니다. ^^
그리고 한동안 정체되었던 생선회 식문화도 이제는 '맛'을 느낄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막회도 좋고 일식호텔 회도 좋습니다. 중요한건 믿을 수 있는 상품을 팔 수 있도록 관련 법규와 단속을 강화하고 소비자들도 생선회에 대해 조금은
알고 드셨을 때 서로간의 긴장감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서 업소는 먹을거리로 폭리를 취할 수 없고, 소비자는 얇팍한 상술에 놀아나지 않게 되리라고 봅니다.
그렇게 됐을 때 회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조금씩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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