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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에서 9박 11일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지 사흘.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즐거운 고민에 빠져버렸습니다.
"보여드리고 싶은 사진은 많은데 그중에서 고르자니 머리가 아파요.^^;"
개인적으로 사진에 욕심이 많다보니 이번 캐나다 여행은 단순한 여행에서 그치는게 아닌 사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물론 "봐줄만한 글과 함께 말입니다." 그럴려면 잘 보고 느끼면서 그때그때의 순간들을 잘 기록해야 하는데,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그런 저를 가만히 놔두질 않고 쥐 흔들어버렸습니다. 생각하고 명상할 틈을 주지 않을 그런 풍경들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앗차! 사진 찍어야지"하다 시간을 보내고 온게 벌써 열흘..
그때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회상하면서 글을 쓰려고 하니 저도 모르게 흥분됩니다. 캐나다 로키에서 열흘간의 기록! 설레임으로 시작합니다. 롸잇나우~체키럅! ^^
[캐나다여행] 누구나 꿈꾸는 궁극의 여행지, 캐나다 로키(Prologue)
사실 이번 캐나다 로키로의 여행은 설레임보단 "걱정"이 많았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현지인과의 의사소통이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언어능력이 형편없는 제가 자유여행을 그것도 "렌터카"여행으로 다녀왔는데요, 아무리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지만 어찌보면 무모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아무리 여행경험이 짧은 저라도 이런 자유분방한 렌터카 여행은 젊었을 때 꼭 한번 해보고 싶었기에 언어장애를 감수해서라도 시도를 해봤고, 또 저 같은 사람도 해외에서 충분히 렌터카 여행을 즐기고 올 수 있다는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년에 뉴칼레도니아를 여행하면서 가장 후회했던게 바로 "렌터카를 빌리지 못했다" 였는데요. 달리는 택시와 버스안에서 카메라를 부여잡은채 아름다운 풍경들을 모두 놓쳐야만 했던 쓰라린 경험을 했기에 이번만큼은 캐나다 로키지역의 풍경들을 달리는 버스안에서 허무하게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열흘간 "포드의 럭셔리 SUV, EXPEDITION"과 함께한 캐나다 로키 여행
그리하여 예약하고 인수받은 저의 첫 렌터카 차량은 포드사의 럭셔리 SUV, 신형 익스페디션! 10년 넘게 구형 자가용만 몰고 다녔던 저로서 이 차량은 다소 과분하였습니다. 일단 SUV를 처음 몰아본데다가 차량의 덩치 자체가 크다보니 앞뒤좌우 간격에 대한 감을 익히는데 애먹었습니다. 제 차도 아닌데 괜히 긁히거나 할까봐 복잡한 도시를 운전할 땐 신경도 쓰였구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심을 벗어나는 이틀날부턴 차와 제 몸이 혼연일체가 되는듯한 짜릿한 주행성능 경험!
"그저 밟아라~ 그리하면 밟는데로 이룰 것이니라" 라는 구절을 만들게 하고싶은 익스페디션! "이것은 나를 위한 차" 라는 생각이 팍팍 들면서 얼른 돈 벌어서 사고 싶다라는 투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흑흑흑 ㅠㅠ
캘거리(Calgary)를 가로지르는 보우강에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커플
캘거리(Calgary) 사람들의 여유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던 '프린세스 아일랜드 공원'
캐네디언 로키에서의 드라이브
그리하여 동계올림픽으로 유명해진 도시 "캘거리"를 떠나 드디어 로키산맥을 향한 질주가 시작됩니다. 이전까진 잘 몰랐는데 막상 차를 끌고 도심지를 빠져나오니 눈앞에 펼쳐지는 장엄한 풍경속을 질주하는 기분이란.. 어쩌죠? 제 언어능력의 한계인가요. 이때의 기분을 말로 표현한다는건 정말정말 어려운거 같습니다. 국어학자들을 동원하여 아래의 풍경을 표현하자면 어떤 말들이 나올 수 있을까?
캐네디언 로키산맥, 밴프 설퍼산 정상(해발 2285m)에서
표현의 한계를 다른 누구에게 부탁하기전에 제 사진이 적절하게 표현 했는지부터 생각해봅니다만 애석하게도 여기에 대한 답변은 "적절하지 못했다" 였던거 같습니다. 눈으로 직접 본 웅장함을 디지털로 형상화시킨 2D 이미지에 견주기는 역부족일테니깐요. 그 공간감과 깊이감이란 역시 사진으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는거 같습니다. 물론 사진으로 표현하는 제 실력이 서툴어서 그런건 두말할것도 없겠지만요. ^^;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분간이 안되는 카나나스키스(Kananaskis)지역의 'Wedge Pond'
보우벨리파크웨이(Bow Valley Parkway)에서
그렇게 랜터카를 끌고 로키지역을 다니면서 알게된 것은 "내가 너무 좁은 세상에 갇혀 살았구나" 라는 것과 렌터카가 아니면 중간에 멈춰서 보기 힘든 멋진 풍경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기에 이번 여행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였다" 였습니다. 이번 캐나다 로키 여행을 하면서 제 스스로가 설정해 둔 '목표' 내지는 '컨셉'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자" 입니다.
'입질의 추억'의 9박 11일간 캐나다 로키 여행 루트
9박 11일간의 여행길,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여행이겠지만 제가 거쳐간 이 곳은 아름다운 호수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평소 호수를 가본적이 없는 저로선 이번 기회에 호수를 느끼면서 이곳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
피라미드 호수(Pyramid Lake)
모레인 호수(Moraine Lake)
보우 호수(Bow Lake)
멀린 호수(Maligne Lake)
버밀리온 호수(Vermilion Lake)에서 카누타기
이 외에도 여러 다른 호수를 방문하면서 알싸하고 상쾌한 공기와 함께 산책을 해봤는데요. 캐나다 로키지역에서 만난 호수들은 열이면 열 모두 다른 얼굴과 표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똑같은 호수라도 시간의 변화에 따라 또는 공기와 바람의 흐름에 따라 물색이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카멜레온같은 호수들이였구요. 그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잃고 서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이였습니다. 꼭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거나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좋은 "죽기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싶은 그런 곳들입니다.
노스 사스캐쳐원 강(North Saskatchewan River)에서의 낚시
그리고 두번째 목표로 정한것은 바로..
"캐나다의 낚시문화를 체험하고 오는 것" 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그들의 낚시문화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낚이는 어종은? 낚시 방법은? 늘 하던 방법과 접하던 어종이 아닌 모든것이 생소했기에 더 짜릿하고 설레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게 각국의 낚시문화를 체험하고 그것을 블로그에 기록해나간다는 건 낚시를 좋아하는 낚시인으로서 대단한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뉴칼레도니아와 필리핀에 이어서 캐나다에서도 "입질의 추억"을 만들고 왔다는건 제 개인적으로 큰 성과였습니다.
우크라이니안의 문화를 체험하다
비단 낚시문화만은 아닙니다. 우리와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것이 또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그 어떤 여행 패키지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말입니다.^^
노퀴산으로 드라이브를 하다 만나게 된 "큰뿔산양"
하지만 "사진과 낚시"라는 취미만으론 성에 안찼나 봅니다. 욕심쟁이 부르르~~;;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낚시에 이어 또 다른 무언가로 채우고 오겠다는 욕심이 있었는데요.
세번째 목표로써 "야생동물 만나기" 입니다. 결과적으로 절반은 성공, 절반은 실패로 돌아갔지만요. 흑흑ㅠㅠ 그래도 아주 조금은 야생동물을 만나 사진에 담을 수 있었는데 마치 아프리카 사파리를 연상케하는 환경속에서 만난 야생동물들은 또 다른 감동과 재미로 다가왔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렌터카가 아니였다면 보기 힘든 일일런지두요.
예술적 감각이 살아있는 거리, 에드먼턴의 올드스트래스코나 스트리트
에드먼턴 근방에 있는 시골풍경
때론 도심지를, 때론 대자연속을 누비면서 "자유분방한 여행"이 뭔지 조금은 알게된 캐나다 로키. 중간중간 말이 안통해 우열곡절했던 사연도 많았지만 그래도 열흘동안 꿋꿋하게 낯선 지역을 여행하면서 얻게된 교훈과 추억은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거 같아요. 캐나다 로키로 꿈을 펼쳤던 열흘간의 좌충우돌 이야기! 이제 시작하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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