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안도 소부도에서 벵에돔 낚시(1), 인상어의 공격에 넉다운 


    첫째날, 여수에 도착하자 마자 밑밥 준비를 하고 곧바로 오후 출조에 나선 우리는 금오열도권 안도의 부속섬 중
    하나인 소부도로 향했습니다.
    소부도는 건너편 섬인 금오도와 마주하는 물골 좋은 포인트로 여름철이면 벵에돔 낚시터로 꽤 유명하다고 해요.
    하지만 포인트에 도착하기전까진 어느 포인트에 내리게 될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답니다.
    솔직히 여수권 낚시는 거의 처음인데 그래서 더더욱 기대 반 설레임 반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달리는 배 안에서 이런 저런 낚시 생각에 혼자 피식하고 웃어버린
    나. 곧 기다리고 있을 시련도 모르고 말입니다. 여수 안도에서의 벵에돔 낚시, 1부 시작합니다.




    여수 국동항

    원래는 이곳 여수에서 낚시할 계획이 없었지만 견문을 넓히고자 박범수 프로님의 권유로 벵에돔 낚시 대회를 구경만 할 생각이였습니다.
    그런데 여수까지와서 낚시대 한번 드리우지 않고 가자니 너무 아쉬워서 말입니다.
    아예 아내와 함께 짐싸들고 내려와 2박 3일 낚시를 계획하게 됐던 것입니다.
    마침 국동항에 와보니 미리 도착한 선수들의 낚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였어요. 바로 2013년 쯔리겐에서 주최하는 WFG 벵에돔 낚시 대회에 참가할
    선수를 뽑기 위해 예선전을 치르는데 그 현장도 보고 낚시도 할 겸 해서 저희부부도 같은 배에 올라 타게 되었습니다.


    쯔리겐 FG, 경기공방등의 낚시 동호인들이 출전하는 WFG 벵에돔 낚시 예선전

    그동안 저는 특정 낚시 동호회에서 활동하거나 낚시에 대한 기술적인 교류없이 혼자 독학으로 익혀 왔기에 남들 보단 한발 늦게 배웠었는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서울 서북부라는 남해권 출조에 매우 불리한 지리적 핸디캡을 갖고 있어 출조 횟수나 경험에서나 현지꾼들에 비해 확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불리함을 갖고 있기도 해요. ^^;

    사실 조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님들을 위해 눈요기 꺼리를 제공하겠다는 일념하에(?) 낚시 도중에도 틈틈히 사진을
    찍어야 하니 마릿수 조과에서도 취약합니다. 대신 저는 그간 꾸준히 쌓인 조행기가 재산이 되고 있다는 점에선 다소 위로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저는 낚시 선수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낚시 스토리텔러를 지향하기에..^^;
    이는 낚시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파도를 헤치며 포인트로 향하는 낚시배

    집 담장 앞이 바다라니, 마당에서 낚시대 던져놔도 되겠네~라고 생각한 사람은 저 뿐일까요? ^^
    평소 갔었던 서해권, 완도권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가진 여수권 앞바다. 그러한 풍경들을 보며 배 안에서 잠시 상념에 잠깁니다.

    앞으로 2박 3일 동안 우리부부에게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당장 오늘 출조에서 벵에돔을 얼마나 만나볼 수 있을까. 포인트 적응은 잘 할 수 있을까.
    벵에돔을 낚아본지 수개월이 지났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한건 아닐까.
    다른 선수들은 오늘 얼마나 낚을까. 그리고 우리는? 등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여수 안도의 어느 갯바위 포인트에서 선수들이 하선중이다

    힘찬 굉음을 내던 엔진음은 어느새 사그라들더니 이내 포인트 앞에 선미를 붙이고 있습니다.
    WFG 예선전이 시작될 첫번째 포인트에 두명의 선수가 하선합니다.


    배는 또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잠시후 "부부팀 나오세요" 라는 호명이 들립니다.
    앞서 박프로님께서 두번째 포인트에 내릴꺼라고 귀띔해 주셔서 낚시 짐을 앞쪽에다 실어 놓고 몸만 나와 대기중입니다.



    배는 안도 대교를 가로질러 소부도라는 작은 섬에 우리부부와 쯔리겐FG 회원 한분을 내려주고 떠났습니다.
    이 분은 여수 현지꾼이신데 대회 출전이 아닌 자율낚시로 오셨다고 해요. 그래서 저희부부와 함께 한 자리에 내려진것 같습니다.



    이곳 포인트는 지명이나 정보에 대해 잘 모릅니다. 수심도 모르고 히팅 구간도 모르겠고..
    다만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전방에 근사한 홈통이, 뒷쪽엔 곶부리가 있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자리는 이미 정해진듯 합니다. ^^;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저희 부부가 홈통에 서 있게 되었고 현지꾼께선 곶부리쪽으로 이동하셨습니다. 그렇게 벵에돔 낚시는 시작이 되었고..


    이날 오후 낚시 용으로 준비한건 크릴 4장과 빵가루 4장, 집어제 2봉이였는데 빵가루는 3개만 섞고 집어제도 하나만 넣었습니다.
    빵가루가 부족한 감이 있지만 전방에 조류가 시냇물이여서 빵가루 비중이 낮아도 뭐 크게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뜰채를 조립하는 어복부인

    첫날 안도에서의 채비는 1호대 - 2호 원줄 - 제로찌 - 수중쿠션 - 직결 - 1.2호 목줄 - 봉돌 없이 벵에돔 바늘 5호로 시작해 봅니다.
    물때는 날물이 진행중이여서 여차하면 원투 공략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 조류도 상당히 잘 가고 있어 찌는 자중이 다소 나가는 제로찌로 골라봅니다.
    아내의 채비 또한 수중쿠션만 다를 뿐 나머진 거의 같아요. 일단 봉돌을 물리지 않고 시작해 보고 이후 조류 상황에 맞춰 가감을 할 생각입니다.


    목줄은 1.2호를 처음이여서 일단 길게 사용해 봤습니다. 저는 4m, 아내는 3m
    수심을 미리 알면 목줄 길이도 어느정도 조절해 보겠는데 아무것도 모르니 일단 길게 시작하고 상황봐서 자르는 걸로 해봅니다.


    밑밥을 갠 후 포인트 상황과 채비 설명을 위해 촬영하는 동안 앞서 자리를 잡으신 분은 이미 낚시를 시작한 모습입니다.


    아내도 채비 꾸리기에 열중이예요.
    출발하기 전날 집에서 벵에돔 채비 꾸리는 연습을 하고 왔습니다.
    그동안은 매번 제가 채비를 만들어 줬는데 이제는 자신이 직접 찌를 고르고 채비를 꾸리고 하겠답니다.
    저는 현장에 도착해 어떤 찌를 쓰면 좋겠다 정도로만 어드바이스 할 뿐 나머진 아내의 몫으로 돌렸습니다. 지금까진 다소 수동적으로만 해왔지만
    이제는 스스로가 바다 상황을 보고 직접 채비를 꾸려서 고기가 물었을 때의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뜰채는 일단 펴 놓습니다. 뜰채 펴 놨다 뜰채 쓴 일이 얼마나 있었나?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몰라 뜰채를 펴 놓습니다.
    꼭 이렇게 하면 씨알급은 안물더라고요. ^^;


    아내가 채비를 꾸리는 동안 현지꾼이 벵에돔 첫수를 올립니다.
    흐미~ 스타트 한번 빠르기도 하셔라 ㅎㅎ


    아내는 이제 대를 피고 있네요. 아직은 좀 느리지만 신중합니다. ^^
    저요? 아직 가방에서 낚시대도 꺼내지 못했답니다. 낚시보단 촬영 우선주의 ^^;
    낚시하러 가면 가끔 이런 질문을 듣곤 해요.

    "낚시를 하러 왔소? 사진 찍으러 왔소?"

    그럴때마다 하는 제 답변은 "둘 다요"
    조행기를 남기려면 어쩔 수 없지요. 이번엔 벵에돔 밑밥과 관련해 몇몇 필요한 스틸컷을 찍기 위해 시간을 소비하기도 했고요.
    대수롭지 않은 걸 사진으로 찍어대니 그럴때 마다 듣는 소리..

    "그런거 찍어 엇따 쓰시게요? 책이라도 내시려고?"
    "어떻게 아셨어요? ^^;"

    참고로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작년 겨울부터 집필 중인 책이 곧 있음 완성됩니다.
    아마 가을쯤이면 나올텐데요. 낚시 입문용 서적이다 보니 이제 갓 낚시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 될만한 활용서예요.
    그러니깐 낚시는 하고 싶은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를 타깃으로 말입니다.
    낚시에 대한 환상은 무참히 깨버리는 내용과 함께 ㅋㅋㅋ
    그건 그렇고..


    우리는 일단 포인트를 정하고 시작해야 하는데 앞에 있는 홈통이 왠지 근사해 보이는 거예요.
    게다가 앞쪽엔 물도 빠르고 하니 홈통이 낫겠다 싶어 공략해 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몇 번 캐스팅해 보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요.


    채비가 정렬되지도 않았는데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는 인상어들

    안통쪽은 물이 정체되어 있어 잡어 분리가 되지 않았고 바로 앞엔 본류대가 스치고 지나가 제로찌가 총알처럼 흘러가고..
    어떻게든 홈통에서 맞고 나오는 지류대를 공략해 보려고 애를 써보는데 올라오는건 망상어, 인상어가 전부입니다.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인상어의 성화에 벵에돔 낚시가 어려워지고 있다

    매번 바늘을 삼키고 올라오는 인상어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아내.
    벵에돔 낚시는 속도전인데 이 녀석들 한번 낚아 갈무리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니 마음은 갈수록 급해집니다.



    반면 연타석 벵에돔 입질을 받고 있는 현지꾼

    그 시각 곶부리 쪽에 자리를 정한 현지꾼은 연신 벵에돔 입질을 받으며 낚시대가 휘어지는데..
    우리가 선 홈통쪽은 잡어의 성화가 심했고 밖깥쪽 본류대가 뻗어나가는 구간은 시냇물이라 공략이 어렵고..

    "아.. 초장부터 낚시가 말리네.."

    그렇게 고전한지 두어시간이 지났을까.. 계속해서 벵에돔을 낚고 계신 현지꾼께서 보다 못해 우리에게 한마디 건네십니다.

     "그쪽은 물이 쎄서 힘드니 이쪽으로 와서 낚시해요"

    그런데 낚시 자리를 보니 한사람이면 모를까 두사람이 끼어서 하기엔 협소해 보입니다.
    괜히 끼여들었다 민폐만 끼칠 것 같아 "네~" 하고 대답만 한 채 홈통에서 어떻게든 해법을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낚시 시작 세시간 째..
    계속된 인상어의 공격에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한 우리 부부. 고개를 돌려보니 현지꾼께선 여전히 벵에돔을 낚고 계십니다.
    결국 보다 못한 아내는 나 신경쓰지 말고 밑밥 통 들고 저기 붙어서 함께 낚시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내를 두고 혼자 낚시하려니 신경이 쓰입니다. 그렇다고 함께 옮기자니 민폐만 끼칠 것 같고..
    이 난관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까? 여수 안도에서의 벵에돔 낚시, 다음 회를 보실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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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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