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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산과 바다를 찾을 시기. 저희부부는 한여름 무더위를 박살내고자 큰 씨알은
아니지만 뺀찌급 돌돔 낚시를 하고 왔습니다. 지난번 붉바리 소식에 이어 오늘은 여수 평도의 명당인 양가
린여에서 돌돔 찌낚시 소식 전해드릴께요. 저와 함께 생생한 현장속으로 가시죠! ^^
남해 서부권의 대표적인 중거리 포인트, 평도
여수 평도는 광도, 거문도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여름철 돌돔 낚시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특히 휴가철이면 대형급 돌돔을 낚으려는 꾼들의 발걸음도 바빠지는데요. 장마가 물러가고 폭염이 시작되는 이 시점이야 말로 폭발적인 입질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일부는 여름에 참돔 마릿수와 더불어 돌돔 민장대 낚시가 성행하게 됩니다.
지금부터는 돌돔들이 갯바위 가장자리로 바짝 와 닿으므로 원투낚시 보다는 민장대로 근거리를 노리는 돌돔낚시가 확률이 높아지고 한시적이나마 일부
포인트에선 씨알은 잘지만 돌돔 찌낚시가 가능해 집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가 들어온 이곳 양가린여는 돌돔 보다는 상사리급 참돔의 마릿수 조과를 기대하고 들어와 있는데요.
새벽 타임에 단 세마리의 상사리만 낚고선 별다른 소득이 없자 발밑 직벽을 노리는 돌돔 찌낚시로 채비를 교환한 상태입니다.
평도의 명당중 하나인 갈퀴섬 양가린여 포인트
이 날 낚시했던 곳은 평도의 명소 중 하나인 양가린여로 갈퀴섬 남동쪽에 위치한 다소 험한 바위섬입니다.
여수 국동항에서 뱃길로 약 1시간 20분 가량 소요되는 양가린여는 봄과 가을엔 대물급 위주로 낚시가 이어지고 여름엔 씨알은 잘지만 다양한 여름 어종으로
손맛 볼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지요.
평도 양가린여에서 새벽 물때를 맞이하는 입질의 추억부부
이곳 지형은 직벽형태로 주변 수심이 깊고 매우 험합니다.
몇 년 전 이곳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조금이라도 기상이 좋지 못하면 갯바위 하선을 자제해야 합니다.
또한 날씨가 좋다 해도 꾼들의 자리다툼이 심해 평소에도 내리기 힘든 자리인데요.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낚시 공간이 매우 협소합니다.
양가린여는 건너편에 두명, 우리가 선 자리에 두명만 내려 낚시할 수 있는 곳으로 '양가린여'란 이름에 걸맞게 조류 상황에 맞춰 좌우 양 방향 공략이 가능한
아주 멋진 곳이였습니다.
오전 5시,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전남 여수 평도
평도의 일출
저 멀리 광도가 보이고 광도의 특급 포인트인 꺼벅두렁여(맞나요?) 바로 위로 시뻘건 해가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이때가 7월 중순, 여름철 낚시의 최대 난제인 불볕 더위가 이제 곧 시작될 텐데요.
그나마 다행인건 이 날 먹구름이 근사하게 깔려 비교적 쾌적한 상태에서 여름 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 하지만 이 날 출조도 약간 아슬아슬했습니다.
예보상으론 낮부터 파도와 바람이 세져 배의 출항 여부도 불투명했지요. 다행히 오전까지는 날씨가 좋아 편한 마음으로 낚시를 즐길 수 있었고 우리가
철수할 즈음 파도가 몰아치면서 빗방울이 떨어졌으니 이보다 절묘한 타이밍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일출과 동시에 입질받은 건너편 꾼
양가린여 건너편 포인트는 낚시 자리가 높아 뜰채대기가 매우 고약합니다.
사진은 상사리급 참돔을 걸어 올리는 장면이고요.
밤새 낚시했던 우리부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기분좋게 만들었던 붉바리가 잔씨알이나마 낚였고. 상사리급 참돔 3마리, 뺀찌급 돌돔 한마리, 그외 왕볼락과 열기 서너 수에 그쳤습니다.
계획대로라면 밤 낚시에서 30~40cm급 참돔을 마릿수로 걸어 올리는 거였는데 꿈 한번 야무지죠? ^^
낚시가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처음 배 댄 자리는 조류 소통이 없는지 입질도 영 뜸했고, 그래서 남쪽을 바라보는 건너편 자리로 포인트를 옮겨서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데 조류가 발 앞에서 자꾸 밀려나가니 채비가 직벽에서 벗어나는 바람에 돌돔의 입질이 뜸합니다.
(역자 주 : 돌돔 낚시는 조류가 발 앞으로 와 닿는게 최고 좋다. 직벽 가장자리에 붙일 수 있을 때 입질이 들어오기 때문.
반대로 조류가 밖깥으로 밀려나가면 채비가 갯바위 가장자리에서 떠밀려 나가므로 입질 반경에서 멀어져 불리하게 된다.)
양가린여 남쪽 직벽 포인트
아무리 봐도 저는 배 댄 자리보다는 남쪽을 바라보는 이 포인트가 마음에 들었어요.
작은 홈통을 이루는 직벽인데다 포말이 살랑살랑 일고 있는 모습이 뭔가 나올 것만 같습니다. 앞서 붉바리도 여기서 낚았고..
지금 시각은 오전 6시. 매우 중요한 시간인데도 물때는 간조의 정조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모든 조류가 스톱이 되었습니다. 이 좋은 시간에 간조라니 그리 좋은 물때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참돔 낚시는 포기하고 포말이 이는 저 곳에다 밑밥을 던진 후 발 앞에다 채비를 바짝 붙여서 돌돔이라도 낚아 볼 요량입니다.
아내의 뺀찌급 돌돔 첫수!
이윽고 예쁘고 앙증맞은 돌돔이 한마리 올라옵니다.
하지만 양가린여 명성에 걸맞는 씨알은 아니군요.^^;
뺀찌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저는 좀 더 큰 씨알을 노리고자 바닥층을 노려봅니다.
조류는 미약하게나마 흐르니 금방이라도 찌가 들어 갈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찌가 쏜살같이 사라집니다. 순간 챔질!
"힘 좀 쓰네"
꾹꾹 처박는 힘이 제법인듯 했지만 이내 끌려오는 녀석.
기분좋은 30cm급 돌돔이 선을 보입니다.
바닥층을 공략하니 씨알이 조금 낳아진 느낌.
30cm급 참돔을 올리는 건너 편 꾼
초들물이 받치자 조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며 우리가 선 직벽으로 흐르는 바람에 저쪽에선 참돔이 낚이고 우리는 직벽으로 채비가 붙으면서 뺀찌가
낚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저도 참돔을 잡아보려고 채비를 멀리 던져 흘려보지만 뭐가 안맞는지 참돔은 안나오고 돌돔 뺀찌만 낚이는 상황.
전방에 멋지게 훈수가 발생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자 고요했던 수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멀리 캐스팅 해봅니다. 다시한번 참돔을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었지요.
(역자 주 : 훈수지대란 흐르던 조류가 수중암초, 독립여등의 갯바위에 부딪혀 양갈래로 갈라졌다 다시 모이는 지점으로 조류가 서로 엉키고 섥혀 복잡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잿방어 무리들이 안통으로 들어오더니 채비 넣기가 무섭게 물고 늘어집니다.
방어과 어종 중에선 그래도 고급어이고 이날 처음 잡아봐서 반갑기는 한데요, 아직 등록도 마치지 않은 새끼들만 주구장창 물고 늘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좌우로 째는 손맛은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왠지 얘네들에게 포인트를 점령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밑밥 품질을 잠시 쉬고 또다시 직벽에
붙이기를 여러번 반복.
여기 던졌다 저기 던졌다.
다양하게 탐색전을 펼쳤던 저와는 달리 좀 전부터 직벽 가장자리만 꾸준히 공략한 아내는 연신 뺀찌급 돌돔을 낚습니다.
"그래 잘하고 있어!"
아내는 계속 돌돔 잡으라하고 저는 이것저것 실험해 보기로 하며 채비에 변화를 줘 봅니다.
아침에 참돔 친다고 1.5호 채비를 썼는데 입질도 약고 다소 둔탁한듯 하여 채비를 0.5호로 바꾸고 수심 8m권을 공략해 봅니다.
그러던 중 아내의 낚시대가 멋지게 휘어집니다.
대 휨새를 보니 이번엔 씨알 좀 나아진듯 해요. 이럴때 마다 저는 딱 한마디만 내뱉습니다.
"커?"
아내는 대답이 없습니다.
"참돔인가?"
그러나 기대한 것과는 달리 망상어가 올라오자 아내가 피식합니다.
손맛이 괜찮아서 조금은 기대했는데 저런 씨알의 망상어가 올라올 줄이야..
"서울 감성돔이네? 축하해"
방생하며 절 째려보는 아내..
이렇게 내만권을 벗어나니 좋은 점이 있다면 일단 미끼 도둑이 없고 자잘한 잡어도 없어 낚시가 재밌고 편하다는 점.
"여기 완전 내 스탈이야~~"
원거리 공략을 싫어하는 아내에겐 이렇게 직벽 가장자리를 노리는 퐁당퐁당 낚시가 쉽고 재밌나 봅니다.
암~그럼요! 낚시란 뭐니뭐니해도 쉽고 재밌어야 하지요.^^
직벽 가장자리를 자연스럽게 탐색하기 위해 찌는 비교적 구경이 크고 직벽 탐색에 유리한 쯔리켄 R-G 테크니컬 B찌로 바꿨다.
또 한번의 채비를 교체합니다. 해가 떠오르면서 입질이 약아지는 감이 있어 B 전유동으로 전환을 했고요.
원줄은 3호지만 혹시라도 씨알급 돌돔이 물고 늘어질지도 몰라 목줄은 2.5호로 꾸린후 바늘 근처에 G1봉돌 하나를 물리고 중하층을 노려봅니다.
아내는 연신 뺀찌급 돌돔을 낚아냅니다. 그래 잘하고 있어~! ^^
입에 정확히 걸렸는데 목줄이 지느러미에 꼬여 교통사고처럼 보이네요.
그런데 우리부부! 이 좋은 곳에서 돌돔 씨알이 잘아 줄돔으로 쿨러를 채우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너무 작은건 방생하고 그나마 손바닥급 이상은 되는 것들만 챙기고 있는데 대물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40cm급 돌돔 한마리만 낚여주면 참 좋으련만 ^^
시간이 흐르자 미끼를 채가기 시작한 잿방어 새끼들.
지금 온바다가 잿방어 천지예요. 그래도 잔 손맛은 좋습니다. 작지만 힘이 제법인데 좌, 우는 물론 아래쪽으로도 파고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조금씩 안좋게 변해갑니다. 잿방어가 들어와 포인트를 점령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고도리(고등어 새끼)가 들어와 채비 내리는 족족 물고
늘어집니다.
Oh~no! 낚시하면서 가장 두려운 잡어가 바로 고등어 새끼인데 이 녀석들은 정말 속수무책.
눈에 보이는 거라면 뭐든 물어재끼니 채비가 중하층으로 내릴래야 내릴 수 없네요. 업친데 덥친격으로 조류도 우왕좌왕합니다.
처음엔 안으로 밀려오는가 싶더니 이제는 안에서 바깥으로 뻗어나가 직벽에서 돌돔의 입질을 받기가 점점 까다로워집니다.
튀어오르는 파도를 맞을 때마다 옷이 젖어가는 아내
이제 슬슬 날궂이가 시작됐는지 이따금씩 큰 파도가 바위를 때리며 솟구치기도 합니다.
한번은 제 카메라(이 날 촬영은 5D Mark2로 했슴)를 갯바위에다 다소곳이 놓아두고 낚시하는데 파도가 철푸덕 하더니 그대로 물방울이 튀어 카메라를
덮친거예요. 순간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크게 맞진 않았지만 주요 부위에 바닷물이 튀어 재빨리 닦아내고선 그 뒤로는 수건을 덮어놓고
낚시에 임했던 생각이 납니다.
파도가 칠 때 마다 아내 옷은 젖어가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낚시에 열중인 어복부인.
아내 채비도 B 전유동이여서 채비 던지기가 무섭게 고등어 밥이 되고 있으니 밑밥 치려는 아내, 동작을 멈추더니 포인트를 옮기자고 합니다.
이제 철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새벽 1시부터 시작한 낚시는 11시간째 기록중이고 그 사이 우리부부는 단 한번도 앉지 않은 채 쉬지 않고 낚시 했습니다.
정말 간만에 전투낚시를 해보네요. 저야 낚시 도중 앉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기에 일부러 히프커버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만, 아내에겐 히프커버가 필요할
것 같아 사준다고 했더니 끝내 거부하고 지금까지 낚시를 해 왔습니다. 아무리 제 아내라지만 참말로 근성 낚시를 하시네요. ^^;
이제 한시간의 낚시를 끝으로 우리는 서울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또 언제 이곳까지 내려와 낚시를 하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쉬운 걸까요?
저는 낚시대를 일찍 접어두고 서둘로 짐 정리를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철수시간까지 남은 한시산 동안 아내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기 위함이지요.
포인트를 처음 배 댄 자리로 옮긴 아내. 그리곤 남아 있는 밑밥의 절반가량을 직벽 가장자리에다 쏟아 붓습니다.
그녀는 뭔가에 홀린듯한 표정으로 낚시에 초 집중을 합니다. 아마도 수평선에 철수배가 보일 때까지 낚시를 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인가 봅니다.
여수 평도에서 갯바위 낚시, 마지막 편으로 이어집니다.
PS : 요즘 블로그 운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낚시가 취소되면서 다소 맥빠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쯤 거제도에서 한창 낚시를 해야 할 시기인데 태풍이 두개씩 덤비고 있어 안전상 일보 후퇴를 하였습니다.
다음주 초 태풍이 지나간 직후 대박을 노리고 거제권 출조를 감행할까 합니다. 다음 편을 보실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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