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김장하러 처가에 다녀왔습니다. 해마다 늘 이맘때면 장모님, 장인어른께서 손수 키우고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담그곤 하는데요. 원래는 11월 초에 담가야 하는데 저 때문에(해외에 있느라) 올해는 좀 늦어졌습니다. 

 

 

해외 촬영만 아니었으면, 미리 볼락 낚시를 해서 그 유명한 볼락 김치를 담갔을 텐데란 생각도 들고. (내년에는 기필코..)

 

 

경기도식 김치인데 먹음직스러운가요? ^^ 이쯤에서 제가 삶는 보쌈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만, 이제는 새로울 것도 없죠. 삶는 방법은 다들 비슷비슷할 것이니 여기서는 핵심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보쌈 재료(4인분 기준)

보쌈용 돼지고기 600~800g, 껍질 포함한 양파 반 개, 대파 흰 부분 1~2쪽, 파 뿌리 약간, 월계수 잎 6~7장, 된장 1숟가락, 커피 가루 1/2 숟가락, 통후추 1숟가락, 소금 1/2 숟가락, 소주 반 컵, 당귀와 같은 한약재(선택)

 

※ 야들야들하게 삶는 팁

야들야들한 보쌈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적당히 기름기가 붙은 삼겹살을 사용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앞다리나 뒷다릿살보다는 삼겹살이 좀 더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고 저는 생각해요된장과 커피는 둘 중 하나만 사용해도 됩니다. 여기에 소주와 월계수 잎은 고기 잡내를 없애는 역할이며, 소금은 고기를 좀 더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게 해줍니다. 고깃덩어리가 크고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소금양을 더 늘려도 됩니다. 소금 1~2숟가락으로는 고기 간이 짜게 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두 번째 핵심은 삶는 시간입니다. 아래의 고기 두께를 기준으로 정확히 1시간을 삶습니다. 이보다 덜 삶으면 고기 중심부에 핏물이 나오고, 이보다 더 삶으면 퍽퍽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래의 사진보다 고기 두께가 두껍다면 1시간 20분 정도 삶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입니다.

 

 

물이 끓으면 삼겹살을 넣고 한 시간을 푹 삶습니다. 이때 뚜껑은 물이 넘치지 않게 적당히 닫아두시고, 중간에 고깃덩어리를 한두 번씩 뒤집어 줍니다.

 

 

고기가 삶는 동안 곁들일 음식을 준비합니다. 고추장 소스에 발라 먹기를 좋아하는 분들은 고추장 2숟가락을 수북이 뜨고 매실액 1숟가락과 통깨를 넣어 만듭니다.

 

 

1시간 후

 

한 시간 뒤 불을 끄고 고기를 건집니다.

 

 

가장 두꺼운 부분을 잘랐을 때 단면에 핏물이 흐르지 않는다면 제대로 삶아진 겁니다.

 

 

뜨거워서 맨손으로 썰기는 어려울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면장갑과 비닐장갑을 차례대로 착용하신 다음, 최대한 얇게 썰어내면 야들야들한 보쌈 맛을 살릴 수 있을 겁니다. 단면이 깔끔해야 더욱 야들야들하게 느껴지니 미리 칼 좀 갈아놔야겠지요. ^^

 

 

맛보기로 한 접시를 썰어 식구들에게 대령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식은 김치 담고 남은 배춧잎에 고기 두 점을 얹고요.

 

 

버무린 김치소를 올리고 굴을 고추장에 발라 올린 뒤 말아서 한입에 우적우적 씹어먹는 겁니다. 그 전에 소주 한 잔 털어 넣으면 딱이겠지요. ㅎㅎ 별 것 없는 보쌈 삶기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지금은 설익은 김치가 많을 시기일 겁니다. 김치가 익기 전에 보쌈 한 접시씩 하고 포근한 연말 맞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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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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