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 스테이크와 포항가자미(용가자미) 이야기


    오늘은 비교적 낮선 가자미 하나 소개시켜드릴까 합니다. 보통 이 지역 분들은 '포항가자미' 라고 부르
    기도 하는데요. 부산에서 물좋은 A급 가자미를 공수받고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어 볼까 하다가 가자미
    스테이크로 결정했답니다. 가자미 스테이크도 두 가지 버전으로 실험해봤어요. ^^; 
    왠지 그냥 구워 먹으면 너무 평범한거 같기도 하구요. 또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요리이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포항가자미라는 이름도 저에겐 생소(?)하더라구요. 아마 방언이겠지만 실제로 어떤 가자미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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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가지 스타일로 만들어 본 가자미 스테이크, 포항가자미는 어떤 가자미?


    부산 대변항에 계신 빈티할매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지난번에도 물좋은 싱싱한 아귀를 받아서 정말 잘 먹었는데
    이번엔 요즘 한창 제철인 A급 가자미가 들어왔다면서 보내주셨답니다.
    "A급 가자미라고요? 오~ 무슨 가자미길래요?"
    경남지방에선 일명 '포항가자미' 라고도 불리고 '참가자미' 라고도 불린다는 가자미가 있답니다.
    일단 참가자미는 따로 있으니 논외로 치고 '포항가자미' 는 또 뭐지?
    저는 궁금한건 못참기에 잘 먹겠다고 넙죽 인사를 했어요. 그리고 얼마 안지나 택배가 왔습니다. 정말 빠릅니다. ㅎㅎ


    부산 대변항에서 날라온 가자미들

    이것이 포항가자미예요. 허연 배때기만 봐선 잘 모르겠죠?




    자! 포항가자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이 녀셕의 정체는 나중에 밝혀드리도록 하겠지만요. 일단 서울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가자미임엔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함께 보내주신 멸치는...멸치가 아니고 솔치라고 해서 청어새끼라고 합니다.
    솔치와 멸치를 반반씩 섞어서 국물을 내면 아주 개운하다고 해요. 이걸로 낸 육수에 국수도 말아 먹어볼까 해요. ㅎㅎ
    매번 물좋고 싱싱한 해산물을 보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저 같이 서울 촌뜨기는 먹고 싶어도 몰라서 못먹고 너무 멀어서 못먹고
    그랬는데 빈티할매님 덕분에 맛을 보네요. ^^;
    그나저나 오늘의 스테이크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요.


    뉴칼레도니아에서 먹었던 생선요리

    사진은 뉴칼레도니아 여행 중 어느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시킨 실패매뉴예요. 생선 자체도 그리 맛있지 않았구요. ㅠㅠ
    현지에선 PICO라고 불리는 생선인데요. 플랑베와 무니엘 중 택일이였습니다. 당시엔 이 두가지의 차이가 뭔지 몰라 대충 암거나 시켰는데요.
    플랑베는 알코올을 뿌려 잡내를 없앤 그릴요리를 뜻하며, 무니엘은 생선에다 밀가루를 발라 구운걸 말해요.
    자세한 에피소드는 누메아 프렌치 레스토랑 '미레띠가스꽁' 글 참조



    그래서 오늘의 가자미 스테이크도 플랑베와 무니엘 스타일 이렇게 두가지로 해봤답니다.
    포항가자미는 요즘같이 찬 바닷바람에 잘 말려져서 왔는데요 반건조 상태랍니다. 살짝 꾸덕할 정도. 그리고 몸체에 거무튀튀한 부분은 내장이
    아니라 전부 알집이예요. 요즘 포항가자미가 제철이랍니다. 알베기가 대부분이라 알을 먹는 맛도 각별한데요.
    저 상태에서 그대로 구워드셔도 맛있지만 이미 순식간에 절반을 구워먹어 버린 상태에서 남은 가자미로 뭘 해 먹어야 할까 고민하다 가자미
    스테이크로 결정했어요. 우선 잘 다듬어진 가자미는 등짝에다 칼집을 서너번 넣어주구요. 화이트 와인과 소금, 후주로 미리 재어둡니다.
    화이트 와인이 없으면 청주로 대체하구요. 소금은 제가 생선요리에 즐겨 쓰는 천일염을 사용했어요.



    재어둔 가자미는 기름을 넣고 달군 후라이팬에다가 앞뒤로 쎈불에 지저주고나서 곁만 익혔어요.
    그리고나서 오븐에다 넣는데 집에서 키우는 로즈마리를 뜯어다가 위에다 뿌렸구요. 250도로 예열된 오븐에다 넣은 후 약 6~8분 가량
    (중간에 타지 않은지 점검하면서) 구워줍니다. 전 집에 있는 미니오븐을 사용했어요. 기름에다 튀겼기 때문에 기름이 묻은 채로 넣어야 
    쿠킹호일에 눌어붙지 않습니다.



    오븐에서 굽는 동안 또 다른 가자미 스테이크를 준비하는데요. 재어둔 가자미를 이번엔 밀가루나 튀김가루(전 튀김가루를 사용했어요)에
    앞뒤로 잘 묻힌 후 팬에다 튀겨줍니다. 기름을 적게 넣으면 눌어붙을 수 있으니 충분히 넣구요. 생선굽는 전용 팬이면 한결 수월해요.
    일반 생선 굽듯 노릇노릇하게 구워주시구요. 불조절은 중간 혹은 약으로 너무 쎄지 않게끔 조절해주세요. 그리고 생선을 튀길 때 저는 배보단
    등부터 먼저 구워요. 이유는 껍질이 바삭해지기도 하지만 살 부분 부터 굽게되면 수분과 기름이 만나 엄청 튀길 수도 있고 또 살이 팬에 눌어붙기도
    하더라구요.



    그렇게 튀기는 동안 한쪽에선 가자미 스테이크에 끼얹을 소스를 준비해요.
    뭘로 할까 고민하다 결국 인터넷을 뒤져봅니다. 여기에 맞는 소스가 있는지.. 그리고 작은 팬에다가 버터+올리브오일을 5:5 비율로 넣고
    다진 마늘을 넣어 젓다가 체다치즈 한장을 넣은 후 약불에다 은근히 녹여줬어요.
    여기에 레몬즙을 약간 넣구요.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집에 바질이 있길래 좀 뿌렸답니다. 그러고보니 크림 파스타 냄새가 나네요. ㅎㅎ



    무니엘로 튀겨진 가자미를 접시에 셋팅하고 막 졸인 소스를 끼얹습니다.
    바질향이 그윽한 가자미 스테이크 완성입니다.


    바질향이 그윽한 크림소스 가자미 스테이크

    여기에 추가로 구운 당근과 피망을 얹어봅니다. 너무 익히지 않고 대충 구워서 얹었어요. 뭔가 그럴싸한가요? ^^;
    튀김가루를 발라 구우니 한층 바삭해졌고 바질향이 그윽한 크림소스가 꽤 어울립니다.
    그리고 또 다른 스타일의 가자미 스테이크도 곧 완성되는데



    오븐에서 직화로 구워진 로즈마리 향이 나는 가자미 스테이크 완성!
    생각보다 매우 간편하면서도 폼 나더라구요. ^^


    로즈마리를 올리고 바삭하게 구운 포항가자미 스테이크


    이 튼실한 살들하며...
    이때는 소스가 손에 묻던지 말던지 걍 뜯어 먹는겁니다. 먹다가 손가락에 소스 묻으면 쪽쪽 빨아먹음 되구요 ^^;



    요렇게 담백하게 구워진건 전용 소스에다 찍어서 먹어봅니다.
    전용 소스는 제가 개발(?)이라고 하기엔 뭐하고. 그냥 즉흥적으로 만들어본건데요.
    레몬즙 약간에다 생고추냉이(튜브형)를 짜 넣고 젓가락으로 저어서 갠 다음 여기에 소금을 넣었는데 그냥 맛을 상상하면서
    대충 만들어서 그런지 와이프는 별로라고 하더라구요. ㅡ.ㅡ;;
    그냥 시큼 짭짤합니다. 고추냉이의 알싸한 맛도 전해지구요. 전 걍 먹을만하던데 ㅎㅎ



    이것은 통째로 전부 알이랍니다. 크죠?
    한면에서 나온 알이니깐 한마리에 저런게 두개 나와요. 알은 모든 영양분을 한껏 머금고 있었는지
    고소함 그 자체였답니다. 그리고 포항가자미는 처음 먹어보는데 살짝 꾸덕하니 아주 꼬씹더라구요.
    오늘 두가지 스타일로 가자미 스테이크를 해봤는데 가족들의 반응은 2:2로 엇갈렸습니다.



    여기서부터 포항가자미가 표준어로 무슨 가자미인지 알아봤습니다. 저 같이 낚시를 하는 사람은 처음 보는 물고기는 그냥 못지나치거든요.
    상인들 사이엔 포항가자미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고기의 표준명은 "용가자미" 입니다.
    하지만 경남지역에선 이 가지미를 일컫어 "참가자미"라고 불리는데요. 어디까지나 지역 방언일 뿐 참가자미는 따로 있습니다.


    용가자미(왼쪽) / 참가자미(오른쪽)

    지난번 3월 제철생선편에서 말씀드렸지만 진짜 참가자미는 뒤집었을 때 노란테가 선명하게 나 있는게 참가자미구요.
    용가자미는 그 부분이 노랗거나 하지 않고 살짝 투명한 잿빛을 띄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안부는 흰색이구요.


    일반적인 가자미의 입은 매우 작고 이빨이 없다는게 특징이다. (사진출처 : 횟집실장님의 아고라 즐보드)

    그리고 용가자미가 다른 가자미와 확실히 다른 점은 입의 크기라 할 수 있는데요.
    넙치(광어)와 가자미 도다리 종류의 큰 차이점은 눈의 방향 말고도 입의 크기와 이빨의 유무로 가려낼 수 있습니다.
    가자미나 도다리 종류는 입이 작고 이빨이 없는데 비해 넙치(광어)는 입이 크고 이빨이 있습니다.


    포항가자미, 참가자미라는 방언으로 불리는 '용가자미'는 이렇게 입이 크며 잔이빨도 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용가자미(포항가자미)도 광어처럼 입이 크고 잔이빨도 나 있다는게 특징이구요. 이러한 특징을 가진 가자미가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홍가자미'라는 붉은색 계열의 비교적 고급 가자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홍가자미와 용가자미는 혼동하기 쉬운데 나중에 홍가자미
    구하게 되면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구요. 용가자미에 대해 대략적으로 정리해보자면..

     표준명 : 용가자미 (일명 : 소핫치) 
     지역방언 : 포항가자미, 참가자미
     서식지역 : 동해, 일본, 사할린, 동중국해, 오호크츠해
     수심 100~250m의 사니질 모래나 개펄 바닥에 서식하며 작은 갑각류와 어류, 오징어등을 먹습니다.

     살에선 독특한 냄새가 나지만 내장을 발라내고 꾸덕하게 말려서 먹으면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구요. 약 50cm까지 자라며 10년생이 되어야 30cm가
     넘습니다. 이 날 받은 용가자미들은 대부분 8년생 이상임을 알 수 있구요. 성장속도가 매우 느려 양식불가이며 자연산밖에 없습니다.
     일본에서도 관동지방에선 생소하며 다른 지방에선 건어물의 형태로 판매하면서 선어로 오는건 거의 없다고 해요.
     건어물 자체로썬 약간 고가에 속합니다. 용가자미 건어물도 여러 타입이 있는데 말린 정도에 따라 다르며 겨울부터 봄까지가 제철입니다.
     일본에서도 용가자미의 맛에 대해 이렇게 기술하고 있는데요. 흰살에 약간 독특한 냄새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이러한 풍미 때문에 용가자미를 
     드시는 분들은 특유의 중독성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횟감은 산지에서만 소량으로 소비되며 선도가 좋다면 횟감으로썬 매우 좋은 맛을 내지만
     대부분 건어물로 조림과 소금구이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총평..
    용가자미 생물은 특유의 냄새가 있다고 하는데 제가 받은건 반건조라 그런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게다가 알집 바로 위에 있어야 할 내장이 아주 깨끗하게 발라져 있었구요. 코끝에 갖다댔을때 살짝 비릿한 향이 났지만
    이것은 가자미를 굽거나 튀기면서 완전히 사라집니다. 지금이 제철이여서 그런지 흰살의 담백함에 고소함까지 있었어요.
    지난번에 먹었던 "제철맞은 갈가자미(납세미) 구이" 도 고소함에 반했는데 포항가자미는 살이 좀 더 두툼해서 좋았습니다.
    고소함만 따지자면 갈가자미가 한수 위인거 같지만 포항가자미도 거의 만만치 않았어요. 게다가 알집이 워낙 크게 있어서
    알 먹는 재미가 솔솔하답니다. 그 만큼 물이 오른 알베기구요 살도 싱겁지 않아서 매우 만족스러운 맛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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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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