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섬짓하게 만든 개볼락의 끈질긴 생명력



    가거도에서 잡힌 개볼락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양볼락과 어종은 20여종에 달합니다. 그 중 가장 반가운 손님이라면 단연 개볼락을 들 수 있지요.
    큰 녀석들은 회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구잇감 하면 돌돔 뺀찌나 볼락을 첫 선으로 꼽기도 하지만 제 주관적인 생각은 개볼락만한 것도 없을겁니다.^^
    지역에서는 꺽저구, 돌볼락, 돌우럭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이 물고기의 정식 명칭은 "개볼락"입니다.

    이 개볼락도 개체변이를 일으킨 건지 이종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개볼락을 '단일종'으로만 치부해 왔고요. 같은 개볼락이지만 채색과 모양이 미묘하게
    달랐던 이유를 "서식환경에 따른 차이"정도로만 치부해 왔는데 일본의 어느 자료에 의하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돌돔도 사촌격인 강담돔(시장에선 범돔이라고 부름)과 자연 상태에서 이종 교배를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혼혈종이 드믄드믄 발견되기도 하는데요. 이 개볼락도 그런지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개볼락 개체 변이에 관한 자세한 보고서를 지난 어류도감 시간에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 참조해 주시고요.
    (관련글  : [어류도감] 개볼락 변종에 대해서)

    작년 1월이였죠. 블로그 단골 손님이신 cheche8님을 모시고 가거도를 다녀왔는데요. 아시다시피 조과가 안좋았습니다.
    적잖은 출조 경비를 투자하여 갔지만 뽑아낸 포스팅은 꽝 조행기를 포함하여 단 두개 뿐이였지요.
    낚시는 이틀 했지만 블로그에 소개한 건 하루치 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둘째날 출조에서 이렇다할 에피소드가 없어 애써 찍은 촬영분을 썩혀야 했습니다. 
    이는 겨울철 낚시 블로거의 비애가 아닐 수 없네요. ^^;
    그땐 챙피해서 말도 못했지만 실은 그날 낚시하면서 생명체를 딱 3마리 봤습니다.

    1) 15cm남짓한 노래미를 낚아 방생했고요.
    2) 파트너가 손바닥만한 개볼락을 낚았는데 테스트 할 게 있어 일단 챙겨뒀답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잡은건 어이가 없었답니다.


    가거도에서 멸치 잡아봤어요? 안잡아봤음 말을 마세요

    다름아닌 '멸치'였습니다.ㅋㅋ
    비록 멸치지만 찌 부력을 어찌나 예민하게 맞춰놨던지 쑥~ 하고 들어갔네요. 감성돔인가 싶어 힘차게 챔질했는데 그만 멸치 턱주가리가 찢어져서
    올라왔습니다. 정말 면목이 없는 상황인데요. 멸치가 낚여 올라왔다는 건 수온이 나쁘지 않다는 반증인데 하여간 이 날은 포인트 선점을 타선박에게
    내준 관계로 전원 몰황을 기록해던 날이였습니다. 

    어쨌든 여기서 말하려던건 파트너가 잡은 개볼락입니다. 저는 전날 잡아 놓았던 열기 몇 마리와 함께 두레박에다 넣고 서울로 올라왔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잡은 생선을 꺼내보는데 뭔가가 파닥거리는게 아니겠어요. 바로 개볼락이였습니다.

    "여태 살아있었다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

    순간 섬짓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게 가거도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어마어마합니다.
    개볼락이 잡힌 시각은 12시 정오. 이후 1시간을 더 낚시한 후 곧바로 철수해 진도 서망항까지 뱃길로 3시간.
    거기서 식사를 하고 서울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

    "총 12시간을 공기 호흡만으로 버텨왔던 것"

    만약 바닷물에 담가 뒀다면 산소 부족으로 죽었을 겁니다. 물고기라도 물속에 산소가 떨어지면 익사하기 마련이니까요.
    차라리 공기 호흡이 나았으리라..그렇다 해도 12시간을 죽지않고 버텨왔다니 실로 대단하네요.

    개볼락의 끈질긴 생명력은 얼마전 일본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기사에서도 확인한 바 있습니다.
    1키로당 25만 4000베크렐이라는 무시무시한 수치의 세슘이 검출된 적이 있었지요. 이는 일반 식품 기준치의 2540배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방사능에 노출되어도 살아왔다니 그 끈질긴 생명력이 가히 대단합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살던 개볼락이 우리나라 해역으로 들어올 일은 없어
    큰 걱정은 마세요. 개볼락은 정착성 어종이여서 반경 수키로 이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려가 되는 건 다랑어나 고등어와 같이 회유성이 큰 물고기겠지요.

    어쨌든 12시간 동안 공기 호흡만으로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개볼락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성질이 급해 낚자 마자 죽어버리는 고등어와는 전혀 딴판이지요.
    같은 바닷 물고기지만 이렇게 다를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영상은 예전에 잡았던 감성돔과 볼락입니다.
    당시 거제도에서 잡은 걸 기포기 하나 틀어 놓고 서울까지 살려 왔었죠. 이때도 개볼락은 아니지만 볼락의 생명력은 감성돔보다 끈길김을 봤습니다.
    물론 감성돔이 덩치가 크기에 더 많은 산소량을 요구했던 탓도 있겠지요. 덕분에 볼락은 집으로 가져와 활어회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반면 감성돔은 숨이 붙어 있었지만 활어라고 볼 수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거제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산소부족에 시달려 죽기 직전인 것입니다. 이는 피를 빼더라도 '고생사'에 해당되므로 스트레스로 인한 육질의 저하가
    상당부분 진행되었다고 봅니다. 이렇게 해서 회를 뜬 감성돔은 비록 활어 상태에서 회를 뜬거지만 식감이 푸석하였습니다.
    오히려 볼락이 더 맛있었지요. 몇 점 밖에 안나와 아쉽지만.. ^^
    어쨌든 개볼락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손님고기랍니다. 가끔 덩치 큰 녀석들도 잡히는데요. 감성돔 잡은 것 보다 더 기쁘답니다.
    지금은 개체수가 많이 줄었는지 구경하기가 통 쉽지 않습니다.

    이제 2월도 마지막이네요. 그렇게 2월달은 출조횟수를 0회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중간에 출조기회가 있었지만 바쁘기도 했고, 가급적 출조를
    자제했습니다. 어차피 지금 시기는 나가봐야 한마리 아니면 두마리 싸움인데요. 그것도 20여명의 출조객들 중 잡을 수 있는 확률은 반절에도 못미치기에
    괜히 나가서 돈 쓰고 몸 고생만 하고 오느니 잠시 움츠렸다가 봄에 낚시하는게 낫겠다는 판단입니다.
    요즘 전국적으로 불황이긴 한가 봐요. FTV를 봐도 꽝 조행기가 많고, 아니면 대마도로 건너가서 하거나 지난해 방송을 재탕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2월은 낚시쪽으론 마의 시즌이지요. 다음주 수요일엔 선상낚시를 가는데 더도말고 1도만 수온이 올라줬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그 1도의 오름폭에 수백마리의 열기, 볼락 입질이 달려있습니다. 그때도 개볼락을 잡게 된다면 지난번의 일이 우연인지 테스트 해볼까 해요.
    제 블로그에 오시는 여러분, 2월의 마지막 하루 기분좋게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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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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