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꽁치 튀김 만들기] 자꾸만 손이 가는 중독성있는 맛


 

학꽁치는 바다낚시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낚시일 것입니다.

작은 곤쟁이 크릴을 꿰어 던지면, 작은 막대찌가 눕거나 잠기는 것을 보고 탁하고 채는데 이때 탈탈거리면서 올라오는 학꽁치는 비록, 손맛이

강렬하지는 못해도 1타 1피로 잡아내는 재미가 좋은 어종이지요. 낚시 쪽으로만 유명하다 보니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할지도 모릅니다.

 

"학꽁치? 학공치? 꽁치?"

 

학공치와 학꽁치는 같은 어종으로 둘 다 복수 표준어지만, 꽁치와는 조금 다르게 진화했습니다.

큰 틀에서 보자면, 학꽁치와 꽁치는 형제입니다. 둘 다 동갈치목에 속하는 어류로 궤를 같이하고 있지요.

그런데 모양과 서식영역, 습성은 많이 다릅니다. 학꽁치는 아래턱이 학 부리처럼 긴 게 특징이며, 겨울이 제철인 '흰살생선'인 반면, 꽁치는 가을에서

늦가을까지가 제철이며 등푸른생선이자 '붉은살생선'에 속합니다.

 

학꽁치 조업은 동해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이뤄지고 있는데 일부는 횟감으로 쓰이지만, 대부분은 쥐포와 함께 건어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낚시하지 않은 이들이 학꽁치 회를 접하려면, 포항이나 영덕으로 가야 하고 대도시에서 맛보려면 학꽁치 회를 취급하는 일식집, 또는 선술집에서만

제한적으로 드실 수 있을 겁니다. 활어로는 잘 유통되지 않아 싱싱한 회 맛을 볼 기회가 적은 학꽁치

제철은 지금부터 시작해 3~4월까지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낚시로 잡은 학꽁치를 손질해 튀김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블로그에서는 학꽁치 튀김을 처음 선보이는 것 같네요. 소개가 많이 늦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학꽁치가 바다에 지천이지만, 서해에서는 꾼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수면에 학꽁치가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봐도 방파제에서는 대부분 원투낚시나 루어낚시꾼들이라는 점.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학꽁치 낚시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학꽁치를 잡아도 어떻게 요리해 먹어야 할지 먹먹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별히 학꽁치를 매운탕에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뼈가 작아 국물이 우러나지 않으니 탕감으로는 좋지 않습니다.

소금구이로도 먹어봤지만, 제 입맛에는 그리 큰 감흥이 없더군요. 제 생각은 겨울에 양미리와 마찬가지로 조려 먹으면 맛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꽁치의 진정한 맛은 '튀김'이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에 학꽁치는 회와 튀김을 빼면 논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맛을 선사하는데요. 

지금은 서해 학꽁치 시즌이 끝났으므로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된 동해 꾼들을 위해 학꽁치 튀김 요령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낚시하지 않은 분들도 지금은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학꽁치를 구입할 수 있으니 눈여겨봤다가 아이들 간식과 아빠 술안주로 튀김을 해보시기 바래요.

 

손질된 학꽁치

 

#. 학꽁치 튀김 재료

학꽁치, 튀김가루,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청주 약간, 식용유

 

먼저 학꽁치를 손질해야 하는데 자세한 손질 요령은 관련 링크를 따라가면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십시오.(관련 글 : 학꽁치 손질법)

이렇게 손질한 학꽁치에 소금과 후추, 청주를 조금만 뿌린 다음 조물조물 무쳐서 15분간 재워둡니다.

 

 

튀김 옷 만들기

 

다음은 튀김 옷을 만들어야 하는데 튀김가루에 물을 적당히 섞어 수저로 잘 저어줍니다.

 

 

이때 점도가 중요한데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수저로 떴을 때 약간 줄줄 흐른다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이는 오징어 튀김과 같습니다. 너무 되지 않아야 하며, 약간 묽은 느낌이 날 때가 딱 좋습니다.

 

 

※ 바삭함의 비결은 튀김 옷에 있다.

튀김가루에 섞는 물은 온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좋습니다. 여기서는 얼음물을 사용했습니다.

만약, 집에 김빠진 맥주가 있거나 먹다 남은 사이다(콜라 안 됨)가 있다면 얼음물과 섞는 식으로 적절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완성한 튀김 옷에 학꽁치를 넣고 고루 섞습니다.

 

 

튀김에 사용하는 식용유는 카놀라유, 포도씨유, 옥수수유 모두 좋지만, 발열점이 낮은 올리브유는 튀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기름 온도는 160도 이상 약 180도까지 가열, 튀김 옷을 한 방울 떨어트렸을 때 쨍그랑 소리가 나면서 외곽이 지글지글하면 알맞은 상태입니다.

학꽁치를 기름에 넣을 때는 들어서 튀김 옷이 충분히 흘러내리고 난 다음 넣어줘야 먹을 때 튀김 옷이 두껍지 않습니다.

 

 

초벌로 한 번만 튀겼습니다. 색이 노릇하게 되면 바로 건집니다. 

접시나 나무 바구니에는 미리 키친타올을 깔아 초벌로 튀긴 학꽁치를 올려낸 다음 식혀주는데요.

그대로 실온에 놔둬도 되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부채질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

식힌 학꽁치 튀김을 제 차 투입해 다시 튀겨줍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바삭한 맛을 위해서라면 두 번 튀겨야 합니다.

 

 

건져낸 학꽁치는 키친타올 위로 올려 잠깐이라도 기름기를 빼게 한 다음 접시에 담아냅니다.

 

 

학꽁치 튀김 완성

 

 

 

"바삭함이 보이시나요?"

 

 

 

궁합이 어울리는 소스는 레몬폰즈소스나 튀김용 간장입니다. 간장을 다시마 육수로 희석하고 레몬 주스를 몇 방울 넣어 완성하면 됩니다.

 

 

안에는 포슬포슬한 학꽁치 살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입에 넣으니 '바삭'하고 튀김 옷이 깨지는 경쾌한 소리가 납니다. 

튀김 옷과 학꽁치 사이에는 약간의 공기층이 있어(튀길 때 살짝 부풀어 오르죠.) 두툼한 볼륨감과 바삭함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뜨거울 때 호호 불면서 먹어야 학꽁치 튀김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데요. 처음 씹을 때는 튀김 옷의 고소함이, 그 뒤로 느껴지는 맛은 학꽁치의 부드러움과

담백함이 마지막 목 넘김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맛이었습니다. 이는 선도가 좋은 학꽁치로 튀겼기 때문에 비린내는 단 한 톨도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포를 떠서 튀기면 입에 가시가 걸리적거리지 않으니 생선튀김 치곤 기품이 느껴집니다.

이맘때 잡히는 학꽁치는 살 자체에도 흰 살의 지방이 있어 담백함과 고소함을 맛보기에는 튀김만 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영양가 좋은 간식이 아빠에게는 훌륭한 술안주가 되겠지요.

 

 

학꽁치 뼈 튀김

 

이 부위는 특별합니다. 포를 뜨고 남은 뼈(서더리)를 튀겼는데요. 워낙 바삭하게 튀겨져 그 까슬까슬했던 가시가 과자처럼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좀 더 바삭하면서 뼈가 깨지는 식감이 재밌는데요. 살을 튀긴 것보다 더 고소해 자꾸만 젓가락이 가게 됩니다. 그런데 좀 미안하네요.

아내는 술을 먹을 수 없는 처지라 같이 참아주는 게 인지상정이건만, 요 학꽁치 튀김은 그런 저의 인내심을 무참히 깨트리고 말았습니다.

마침 냉장고에 맥주가 있길래 아내 눈치를 받으면서도 끝내 혼자서 홀짝홀짝했네요. ^^;

탄산의 힘을 빌려서인지 아니면 학꽁치 튀김이 워낙 담백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안 질리더군요. 거의 정신줄 놓고 먹었습니다.

 

그 정도로 밖에서 사 먹은 튀김이 느끼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래도 튀김은 튀김인지라 몇 점 먹어보는데 그때마다 금방 입에 물리기도 하고 칼로리도

신경 쓰다 보니 마음 놓고 먹질 못했지요. 그런데 이 학꽁치 튀김은 오랜만에 칼로리의 압박을 내려놓고 먹은 튀김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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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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