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가장 유명한 물회 식당, 맛본 소감


 

 

전시용으로 넣어둔 중국산 홍민어(점성어)

 

이곳은 속초에서 봉포 머구리와 함께 가장 많은 대기인 수를 자랑하는 유명 식당.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으로부터 맛으로 정평 나 기대가 되는 물회 식당입니다. 물회는 육수와 양념도 중요하지만, 엄선한 재료와 신선도가 8할 이상 차지하고 있어 이 점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입구에는 커다란 원형 수조가 있고 그 안에는 양 많고 저렴한 횟감의 대명사인 중국산 홍민어(점성어)가 들어 있어서 처음에는 의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홍민어는 대기자를 위한 단순 전시용으로 음식에는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연예인과 방송인들의 사인을 성전처럼 모시고 있습니다.

 

 

본 식당은 4층짜리 유리로 된 통 건물입니다. 웬만한 중소기업 부럽지 않은 규모이죠.

 

 

테이블에 세팅지가 층층이 쌓여있는 모습은 관광지 식당에서 흔히 보는 장면일 것입니다. 세팅지는 테이블의 청소 시간 절감해주는데 분명 도움되지만, 미관상으로는 썩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하얀 세팅지여서 작은 벌레도 눈에 띕니다.  

 

 

기본찬입니다. 특별히 손이 자주 간 반찬은 하단 중앙에 있는 꼬시래기 무침과 그 옆에 있는 오징어 식해.

 

 

일반 물회(12,000원)

 

붉게 물든 살얼음 육수는 이 집이 개발한 사골육수로 적당한 감칠맛과 깔끔한 맛이 물회와 잘 어울립니다.

 

 

뼈째 썬 가자미의 지느러미, 씹을수록 고소하다

 

물회의 주재료는 뼈째썰기(세꼬시)하기 적당한 크기의 양식 광어와 이 지역에서 나는 가자미입니다. 속초에서는 주로 참가자미가 나는데 대부분 뼈째썰기(세꼬시)로 이용되고, 또 그러한 회 문화가 강하게 발달했기에 어른 손바닥만 하거나 혹은 그보다 훨씬 작은 참가자미까지 싹쓸이로 잡아들여 시장 어물전에 오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회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참가자미는 방생 씨알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시장에는 아이 손바닥만 한 참가자미가 가득합니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물회에는 소면과 공깃밥이 제공되며 취향에 맞게 말아 드시면 됩니다.

 

사실 이 글은 물회에 관한 장문의 이야기를 준비했다가 모두 지우고 간략한 팩트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내용을 담고 싶었지만, 대중영합주의적이면서 보통 사람들 입맛에 맞도록 한 이 집 물회에 대해서는 그다지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회는 뱃전에서 일하던 어부가 빨리 먹고 일하기 위해 잡은 생선을 썰어 물과 초고추장을 부어 밥과 함께 훌훌 말아 먹은 것에서 비롯된 음식입니다. 기호에 따라 설탕과 식초를 더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전통 물회보다 살얼음 육수와 과일즙을 가미한 퓨전식 물회가 인기입니다.

 

적당한 감칠맛에 새콤달콤한 맛이면 누구라도 무난히 넘길 수 있는 물회, 그래서 일부 식당에는 조미료 육수를 얼리고 사이다를 첨가해 단맛과 탄산의 청량감을 더하기도 합니다. 이 집은 자체 개발한 사골 육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퓨전 물회와 맛에서 특별한 차별성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비단 이 집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맛의 범용성으로 무난히 끼니를 때우기에는 권할 만하지만, 요즘 진화 중인 퓨전 물회는 맛의 지향점이 너무 새콤 달콤한 쪽으로만 쏠리면서 지역 특색이나 그 집만의 맛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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