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이동하는 중

 

#. 도보로 20분, 정차역 14개, 환승 1회

보통은 새벽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간 다음, 오전 9시 30분에 출항하는 부산 → 대마도 배편에 맞추기 위해 KTX 첫차를 타고 내려가는데 이날은 무려 오전 7시 30분에 출항이 예정되어 있어 하루 전날 미리 내려가야 했습니다. 기상 악화로 출조일을 연기했더니 토요일 출조가 돼버린 결과입니다. 

 

금요일 밤, 부산행 KTX를 예매하는데, 모두 매진입니다. 이런~ 다행히 오후 9시 20분,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에는 좌석이 남아 있어서 급히 예매했습니다. 그런데 퇴근 시간이라 택시를 타고 용산역으로 가기가 꺼려집니다.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것이 택시 요금이기도 하지만, 제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도 불투명 하니 결국은 도보와 지하철을 택하기로 합니다. 

 

그랬을 때 드는 경제적 이득은 택시비 25,000원이 굳는 것. 지하철 요금은 고작 1,450원입니다. 굳은 택시비는 출조 다녀와서 토끼 같은 아내와 딸내미 외식으로 기회비용을 살리기로 했는데요.(결과는 허무하게도 대마도 낚시 마지막 날, 카트를 민숙집에서 두고 오는 바람에 카트 구입비 38,000원이 발생해서 되려 손해만 봤다는 ^^;) 

 

그런데 이 무지막지한 짐을 끌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여정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는 버스로 다섯 정거장을 거쳐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이 짐을 혼자서 시내버스에 싣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은 카트를 끌고 역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그래 봐야 20분 정도 걸어가면 됩니다. ㅠㅠ 역에 도착하자 이 엄동설한에 카트를 쥔 손에선 땀이 나고 팔에 쥐가 오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적극 이용해 어떻게 지하철을 타기는 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시내로 들어가는 방향이라 퇴근길에도 승객이 많지 않았다는 것. 저는 제 짐으로 인해 승객이 불편할 것을 염두해 맨 앞칸을 이용했습니다. 우열 곡절 끝에 용산역에 도착했고 제 시간에 KTX를 탈 수 있었습니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자정을 넘겼고, 모텔에 투숙 후 4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곧바로 부산 국제여객선 터미널로 향합니다.

 

 

부산 국제여객선 터미널

 

기상이 좋지 못해 날짜를 연기해가며 출조일을 잡았던 대마도 낚시, 그 첫날이 밝았습니다. 대마도행 여객선은 대마도 북쪽인 히타카츠와 남쪽인 이즈하라로 두 출항지가 있습니다. 이날은 북쪽인 히타카츠로 향했고 예상보다 바다가 잔잔해 가는 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대마도 히타카츠항 인근

 

항에 도착하니 추성훈씨가 바짝 째려보면서 절 맞이합니다. ㅎㅎ

 

 

그나저나 일본의 거리는 너무 깨끗하다 못해 결벽증에 걸릴 지경이죠. 바닥에 누워도 옷에 먼지 하나 안 묻을 것 같은 청결함. 실제로 전봇대에다 손가락을 문지르면 먼지 하나 없는....것이 아니고 엄청 시커멓더군요. 보기와는 다른 ^^;

 

 

히타카츠항 전경

 

최근 2~3일 동안 기상이 좋지 못했던 대마도는 이제 막 너울이 죽으면서 평온함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이틀 연기한 보람이 있지요. 앞으로의 낚시가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항에는 제가 이용한 빅마마를 비롯해 여러 민숙집 차량이 대기 중입니다. 

 

 

중간에 마트와 낚시점에 들려 필요한 물품을 사고요. 1시간 정도 달려서 민숙집에 도착합니다. 7시 30분 배를 타고 와서 그런지 오후 출조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배정받은 방에 짐을 풀고 주변을 살피기로 합니다.

 

 

오늘 나가시는 분들인지 고기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상이 좋지 못해서 그런지 풍족한 조황은 아닌 듯 보입니다.

 

 

빅마마 직원들이 관리하는 물칸에는 손님들이 고기를 잡아 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언제든지 회를 썰어 제공할 목적으로 싱싱한 활어를 넣어두는 편입니다만, 이 역시 기상 악화로 인해 물칸이 썰렁한 편입니다. 대신 다금바리 몇 마리가 들어있네요? 민숙집에서 키우는 중인데 큰 건 1kg(몸길이 40cm)가 넘는 것도 있더군요. 그중 한 마리를 뜰채로 떠봅니다.  

 

 

표준명 자바리

 

등에서 뺨으로 이어지는 두 줄기의 선만 보아도 이것이 능성어인지 다금바리(표준명 자바리)인지 알 수 있죠. 능성어는 머리에 저런 무늬가 아예 없습니다. 사실 다금바리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생선도 없을 것입니다. 도감에는 표준명 다금바리와 자바리를 기술해 놓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다금바리라고 부르는 것은 모두 표준명 자바리입니다. 이 표준명 자바리를 제주에서는 예부터 다금바리로 불러왔던 것.

 

그렇다면 도감에 기술된 표준명 다금바리는 국내 해역에 서식할까? 이런 논쟁이 있었는데 저의 답은 '서식합니다.'입니다. 일반 조업배에서도 표준명 다금바리 치어가 그물로 종종 혼획되는데 대부분 이것이 뭔지 몰라 잡어로 취급되고 있다는 내용을 예전에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치어가 곧잘 잡힌다는 것은 성체의 서식도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지만, 어획은 전무하죠. 왜 그런지는 제 블로그를 비롯해 저서인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에서도 충분히 설명하였으니 표준명 다금바리가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다는 일부 누리꾼의 의혹은 의혹 선에서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 대마도에서도 자바리를 자바리로 구분하지 않고 다금바리로 부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금바리는 일본에서 '아라(アラ)'이고, 자바리는 '쿠우(クエ 쿠에가 아닌 '에'를 장음으로 연결해 쿠우라고 발음)'입니다. 그런데 위 사진의 자바리를 대마도에서는 표준명 다금바리의 일명인 '아라(アラ)'로 불리고 있죠. 이는 대마도 뿐 아니라 규슈 지역의 공통된 성향이기도 합니다.

 

물칸을 좀 더 살피니 자바리 말고도 홍바리(이곳에서는 붉바리라 부르는데 아마 홍바리를 붉바리로 오인한 듯)와 솔배감펭(라이언피쉬)에 6짜급 대형 황줄깜정이, 대물급 졸복(말복으로 불리기도 함)과 숭어 등 잘 안 먹는 것들만 넣어 놓고선 정작 횟감인 고기는 많지 않은 상황. 직원 물칸을 살피면 그간 날씨와 조황이 어땠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데 이제부터는 기상이 좋아지기 때문에 (또 제가 왔으니 ^^;) 달라질 것이라 감히 예상해 보면서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주방에는 점심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곳 관리인이자 선장이기도 한 쇼지상의 사모님이 최근 주방에 가세해 세 분이 식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마도에서 첫 끼니는 으레 카레 덮밥일 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채소 튀김 덮밥이네요. 가츠동처럼 밥 아래에는 달짝한 간장 소스가 깔렸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일본식이 참 맛있죠. 날이 갈수록 특유의 달달함에 슬슬 물린다는 함정은 있지만서도 ^^

 

 

오후 출조를 위해 선착장으로 나가니 스텝이 물칸에서 소라와 성게를 올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오신 분이 시즌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돌돔을 사냥하기 위해 미끼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미네만

 

모처럼 날이 개었으니 선상과 갯바위선이 동시에 출항합니다.

 

 

이 사진은 빅마마 스텝인 성준씨가 오전 낚시 중에 미네만으로 들어온 돌고래를 촬영한 것입니다. 현재 돌고래가 가족 단위로 미네만 깊숙이 나들이 오는 바람에 오전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고 합니다. 돌고래 한두 마리가 포인트 주변에 어슬렁거리면, 벵에돔이고 뭐고 다 숨어버리니까요. 관광객 시선에서는 반가울지 몰라도 꾼의 시선에서는 불청객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이 녀석들은 돌멩이를 맞추어도 꿈쩍도 안 한답니다.

 

 

오후 1시 30분, 포인트 하선

 

올여름 저와 함께 돌돔 낚시했던 김현섭 스텝님이죠. 포인트에 관한 설명과 5시 50분 철수를 약속하고 떠납니다.

 

 

정면에는 일전에 제가 몇 차례 내려본 '요시마'가 보입니다. 앞서 성게와 소라 미끼를 챙긴 돌돔꾼이 저곳에 내렸군요. 아직은 외해 쪽은 너울이 여전히 갯바위를 덮치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리고 제가 내린 자리는 '요시마 마에'라는 생자리입니다. 최근 빅마마 스텝분들이 포인트 탐사를 위해 내린 적 말고는 낚시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곳. 그야말로 베일에 싸인 생자리를 제가 탐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날 저와 함께한 파트너는 최근 황금비율 필드 스텝과 빅마마 스텝으로 활동 중인 성준씨도 이 자리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먼저 채비하기에 앞서 밑밥을 뿌리며 상황 파악에 들어갑니다.  

 

 

9g대의 작은 g2찌로 시작

 

#. 나의 장비와 채비

로드 : NS 알바트로스 1.5-530

릴 : 다이와 임펄트 2500번 LBD

원줄 : 쯔리겐 프릭션 z 2호 서스펜드 타입

어신찌 : 쯔리겐 전유동G g2, 조수우끼고무 M

목줄 : 토레이 일본선 2호

바늘 : 벵에돔 전용 바늘 6~7호

 

최근 조황이 확인되지 않은 생자리인 만큼 저 역시 몇 가지 신제품을 테스트할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해 봅니다. 현장 상황은 미네만 안쪽인 만큼 매우 잔잔합니다. 이렇게 잔잔한 환경에서의 낚시는 찌의 착수음을 줄이고 예민한 입질에 받아내야 하므로 그에 걸맞게 작고 예민한 찌를 테스트하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심이 궁금했는데 아직 수심에 대한 정보는 전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편광안경으로 대충 살피니 성준씨가 선 자리는 10m 정도로 깊어 보였고, 제가 선 자리는 성준씨와 불과 2~3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계단식으로 된 턱이 선명해 수심은 6m 이하로 낮아 보입니다. 과연 어느 쪽에서 입질이 집중될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겠지만, 이런 지형이라면 턱 쪽에서 입질이 들어오거나 저활성인 경우 10m 바닥까지 내려야 할 수도 있으니 일단은 제로찌가 아닌 g2찌로 시작해 봅니다.

 

 

낚시 시작과 동시에 성준씨가 손바닥만 한 벵에돔을 올립니다.

 

 

이어서 제게도 방생급 벵에돔이 올라오는데 무려 긴꼬리벵에돔이네요. 세찬 조류를 타고 다니길 좋아하는 긴꼬리벵에돔이지만, 유어기 시절을 보내기에는 이런 잔잔한 내만보다 좋은 환경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잔잔한 수면에 파장이 일기 시작합니다. 뒤쪽에선 차디찬 바람이 감아돌아와 연신 얼굴을 때렸고, 수면에는 손가락만 한 숭어 치어가 밑밥에 시커멓게 몰렸는데 그 층을 뚫고 내려가도 무언가로부터 미끼가 따먹히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그 범인 중 하나가 복어. 복어가 제법 붙었는지 바늘 몇 개가 통째로 따먹히고 맙니다.

 

 

오후 3시, 미네만

 

한동안 입질이 없다가 이번에는 성준씨가 어린 참돔을 잡아냅니다. 저쪽은 발밑 수심이 기본 10m라 참돔이 나오는가 싶습니다.

 

 

반면에 수심이 낮은 제 자리에는 황놀래기가 물고 늘어집니다. 황놀래기를 비롯한 어랭이 종류는 바닥층에서 활동하는 잡어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 녀석들이 달려들면, 채비가 무겁다는 증거로 채비 내림을 가볍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때는 계단식 턱에서 들어온 입질이고, 벵에돔이 밑밥에 반응하지 않고 있어서 채비를 좀 더 멀리 던져 가라앉힌 다음, 서서히 턱쪽으로 붙이는 전략으로 바꿉니다.

 

 

이때 성준씨의 낚싯대가 제법 휩니다.

 

 

또다시 참돔이 물고늘어집니다. 비록, 손바닥 사이즈를 조금 넘기는 참돔이지만, 어쨌든 깊은 수심 쪽에서 밑밥이 집어가 되고 있음을 이 장면으로 확신하기 시작합니다.

 

 

표준명 청돔(헤다이)

 

게다가 말로만 듣던 청돔까지. 밤낚시에서 대물 청돔이 잡혀 가끔씩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청돔입니다. 

 

 

수면에는 손가락만 한 숭어 새끼가 밑밥에 구름 떼처럼 몰리는데 딱히 얘네들이 낚시에 방해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전에는 숭어 새끼 때문에 한바탕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지요. 이번에는 크기가 멸치 수준이라 g2 봉돌의 무게로 빠르게 내려가는 크릴을 끝까지 쫓아가 쪼아먹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사진과 같이 너무 많이 몰리면, 이쪽으로 캐스팅하기란 상당히 꺼려집니다.

 

입질은 발 앞에서 간간이 들어오고 있지만, 숭어 새끼들이 진을 치고 있어 밑밥으로 모아두고 캐스팅은 조금 멀리 한 다음, 어느 정도 채비가 정렬되고 나면 서서히 입질 예상 지점으로 들어오게 하는 방법을 구사 중입니다.

 

 

이윽고 성준씨가 25cm 정도 되는 벵에돔을 낚아 올립니다. (방생) 확실히 저 자리에서 집어가 되는가 싶고.

 

 

이번에는 낚싯대를 훅 가져가는 강력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생각보다 큰 놈이 문 것으로 보이는데

 

 

아쉽게도 터트리고 맙니다. 최소 4짜 중반 이상, 어쩌면 5짜를 넘길 수도 있는 엄청난 씨알이 지속해서 내려오는 밑밥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저 깊고 시퍼런 물속에서 뭔가 요동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시간은 오후 3시 30분. 슬슬 대물 입질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 왔습니다. 그리고..

 

 

연달아 큰 입질을 받아낸 성준씨가 이번에는 터트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생자리이면서도 생자리 같지 않은 이 분위기. 확실히 사람 때가 덜 묻은 자리여서 그런지, 한두 시간 밑밥이 들어가면서 이제는 집어가 확실히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성준씨 이번에는 고기 얼굴 좀 보자~"

 

 

서둘러 뜰채를 건넨 저는 사진으로 찍기 위해 낚싯대를 바닥에다 잠시 놓았습니다.

 

 

그리고 성준씨의 4짜 벵에돔을 촬영하는데 바닥에 놓아둔 제 낚싯대가 갑자기 움직입니다.

 

"입질이다 입질"

 

한 손에는 카메라를 쥐고 있어 다른 한 손으로 성급히 들었는데 그때 전해진 강렬한 힘. 그것을 오롯이 느껴보기도 전해 낚싯대는 허공을 가르고야 말았습니다. 도대체 여기는 뭐 하는 곳일까? 걸면 기록 고기가 될지도 모를 괴수들이 발밑 웅덩이에서 꿈틀거리고 있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포인트는 제가 선 쪽이 5~6m, 성준씨가 선 쪽은 바로 발밑 부터 10m로 움푹 꺼지는 형태를 보입니다. 불과 2~3m밖에 떨어지지 않은 자리지만, 제 자리와 성준씨의 수심 편차는 어마어마합니다. 나중에 철수하고서 알게 된 사실은 더 놀랍습니다. 성준씨의 발밑 수심은 10m지만, 여기서 조금만 멀어지면 (배 어탐으로 찍어 본 결과) 22m로 급심을 이룬다고 합니다.

 

낚싯대 길이 두 번만 연장하면 그곳 수심이 22m인 곳이었다니. 어쨌든 찌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22m인 수심대에서 10m로 얕아지는 턱이 있는데 그쪽에 찌를 갖다 붙기만 하면, 여지없이 괴수들이 물고 늘어져 혼비백산하게 하는 그런 포인트로 파악됩니다. 이때부터 저는 성준씨 자리에 찌를 나란히 놓으며 함께 대물을 노리기로 합니다. 그 순간 찌가 살포시 잡기더니 총알처럼 사라집니다.

 

 

 

"왔다!"

 

 

그런데 25cm급 긴꼬리벵에돔. (방생) 다시 크릴을 꿰어 던집니다. 채비가 7~8m 이상 들어가야 대물이 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어떻게든 그 전에는 잡어로부터 공격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숭어 새끼는 꾸준히 발밑에 묶어두고요. 저는 제 미끼가 무사히 내려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제 찌가 입질 예상 지점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살짝 흔들리는가 싶더니 살포시 잠깁니다. 좀 전에 총알처럼 사라진 시원한 입질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또 복어가 건드리나? 싶어 뒷줄을 살짝 당기자 저쪽에서도 살며시 잡아당깁니다. 이어서 저도 조금 더 당기자 저쪽에서도 똑같이 화답하네요. 어라 물고 있었던 거야? 입질 참 예민합니다.

 

 

챔질하자 꾹꾹 처박기 시작합니다. 아~ 그런데 제가 좀 전에 받고 터트린 그런 강렬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수면에 띄우는데 1호대면 뜰채를 댈 씨알일 수도 있지만, 이때는 1.5호대를 사용 중이라 용감하게 들어뽕을 해봅니다.

 

 

꼬리가 접혔지만, 약 35cm급 벵에돔

 

오후 4시를 넘기면서 벵에돔 씨알도 부쩍 좋아지는 듯합니다. 이것이 이번 대마도 낚시에서 챙긴 1호 고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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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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