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마도 낚시(5), 바다낚시의 끝판왕 돌돔 낚시 재도전기


 

 

 

#. 여름 대마도 낚시 목차

폭우와 함께 시작된 여름 대마도 낚시

여름 대마도 낚시(2), 나의 돌돔 낚시 입문기

여름 대마도 낚시(3), 무릎 꿇게 만든 헤비급 손맛

여름 대마도 낚시(4), 후끈 달아오르는 벤자리 낚시

 

흔히 꾼들이 말하는 '아우라'. 그 아우라를 다른 것도 아닌 고기에서 느낄 수 있는 유일의 대상 어종이 있습니다. 4~5짜 벵에돔을 몇 마리 잡아도 '이것' 앞에서는 보잘것없어 항상 '이것'을 잡아오는 꾼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돌돔입니다. 돌돔 한 마리에 열 벵에돔 부럽지 않다는 이 급조된 문구가 꽤 어울리는 이유는 씨알 굵은 돌돔 한 마리에서 내뿜는 광채가 여타 대상어의 기운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지인에게 자랑하고 회를 약속하기에도 이만한 어종이 없다는 점에서 돌돔은 바다낚시 끝판왕의 정점에 선 대상어라 할 수 있습니다.

 

돌돔은 너울이 있는 날에는 매우 불리하다고 현지 선장이 말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처음으로 돌돔에 도전한 날, 너울이 심해 제대로 된 입질 한 번 받지 못한 채 대를 접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기회를 엿보았고 화창하고 파도 없는 날에 재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전에 선상낚시를 즐긴 우리 일행은 점심을 먹고 곧바로 돌돔 포인트로 향합니다. 원래는 '후타마타'라는 돌돔 일급 포인트에 내리려고 했지만, 이날 오후에 만조가 겹쳐 발판이 확보되지 않은 관계로 차선책으로 선정한 곳으로 향합니다. 전방에 원형 기구물은 참다랑어를 양식하는 가두리입니다.

 

 

바람과 너울이 완전히 죽어 낚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

 

현지에서도 정확한 이름이 없는 섬인데 그 모습이 꼭 고릴라 같기도 합니다.

 

 

뱃머리가 어디로 돌지, 어떻게 생긴 갯바위에 내려줄지 제 머릿속에는 아무런 데이터가 없습니다. 구불구불 대마도 특유의 리아스식 만이 여러 차례 나타나다 지나가기를 반복하고, 아직 사람의 발걸음도 닿지 않은 미지의 포인트가 지천인 이곳에서 돌돔 낚시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제게는 굉장한 흥분과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날 괴롭혔던 바람도 너울도 싹 물러갔지만, 실은 풍향만 바뀌었을 뿐, 풍속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이곳 서쪽 해안은 날씨가 좋아 보이는 것이고 반대편인 동쪽 해안은 연신 너울이 갯바위를 강타하고 있을 겁니다. 어쨌든 이런 날씨를 보인다면, 못할 낚시가 거의 없죠. 일정 중에 하루는 이런 날이 걸리겠지 싶었는데 바로 이날인가 싶습니다.

 

 

뱃머리가 포인트로 향하면서 속력을 늦춘다

 

그리고 내려서 갯바위 주변을 살핍니다. 날 좋고 물색 좋고, 던지면 금방이라도 돌돔이 튀어나올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군요.

 

 

짐을 대충 놓고 발판을 살피니 장난이 아닙니다. 보시다시피 어디 하나 발에 힘 빼고 서 있을 만한 곳이 없을 정도로 지형이 험합니다. 전부 경사졌고, 울퉁불퉁 튀어나온 바위라 어디에 발을 딛고 캐스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돌돔 낚시를 해도 되는 자리인지 의심이 될 정도였죠.

 

 

이날도 빅마마의 김현섭 스텝님과 성준씨와 함께 합니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현섭씨는 성준씨의 벵에돔 노릴 자리를 안내해주고

 

 

서둘러 피스를 박고 돌돔 받침대를 설치합니다. 발 앞에 포말이 근사하게 나는 것이 꼭 벵에돔이 물어줄 것만 같은데 아니 아니 나는 지금 돌돔을 낚으러 왔죠. 이 와중에 웬 벵에돔 생각이람? ㅎㅎ

 

 

현섭씨가 피스를 박는 동안 저는 미끼로 쓸 성게를 손질하고 채비 준비를 합니다. 성게의 잔가시를 이발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돌돔의 빠른 입질을 위해 가시를 자르지 말고 꿰라는 말도 있고, 입질이 약을 때는 가시를 이발하는 편이 낫다는 말도 있고, 돌돔꾼마다 의견이 다른데 일단 이 문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는 돌돔 낚시에 정통한 현지 일본 선장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우선은 성게 가시를 다듬어서 쓰기로 합니다.

 

참고로 위 성게가 보라성게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성게 도감을 찾아봐도 위 성게가 정확히 어떤 종인지 알아내지 못했는데요. 꾼들은 위 성게를 대게 보라성게 정도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이 녀석을 보면 몸 구석구석에 푸른 점들이 많이 박혀 있어서 제가 아는 보라성게와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때는 여름이라 성게 알(생식소)이 가득 찼는데 현지에서는 독이 있으니 먹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것만 봐도 일단 보라성게는 아닌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는데 정확히 어떤 종인지는 조금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어쨌든 성게는 사진에 보이는 성게 꿰기를 이용해 항문에서 입으로 관통합니다. 돌돔 전용 바늘에는 캐블러나 와이어가 달려 있고 그 끝에는 구멍이 있는데 그것을 성게 꿰기에 있는 작은 홈에 끼우고 성게를 잡아당기면, 캐블러나 와이어를 관통해 바늘까지 끼울 수 있게 됩니다. 이후 바늘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꿰어야 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나중에 돌돔 조력을 더 쌓고 나면, 그때 자세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던질 지점은 전방에 솟은 여를 보고 30~40m 떨어진 지점을 정조준.

 

 

먼저 현섭씨가 첫 캐스팅을 하고

 

 

이어서 제가 캐스팅을 한 다음 뒷줄을 적당히 사리고 앉아서 지켜봅니다. 그 과정에서 한두 차례 성게가 털리는 바람에 다시 던지기를 반복. 이번에는 제법 원하는 곳으로 들어갔기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 물속 어딘가에 어슬렁거릴 대물 돌돔이 잔뜩 허기져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지요.

 

시간은 오후 3시, 첫 입질은 낚시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왔습니다.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현섭씨의 초릿대에 예신이 들어옵니다. 한번 휘청, 두 번 휘청. 단지 초릿대가 두 번 휘청거렸을 뿐인데 포인트에는 전운이 감돕니다. 현섭씨가 대를 잡고 언제든지 들어올릴 준비에 들어갑니다. 침 한번 꿀꺽 삼키고 본신을 기다리는데 초릿대가 부르르 떠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바다를 향해 내리꽂는게 아닙니까? 너무도 갑작스럽고 우악스러운 입질에 현섭씨는 반사적으로 대를 치켜세웁니다. 그런데 제게 들린 단 한 마디의 외침.

 

 

 

"우왁~ 이 뭐야?"

 

처음에 밑 걸린 듯 바위틈에 걸린 쇠추가 두둑하며 빠져나오는 느낌인가 싶더니 녀석이 본격적으로 힘을 쓰기 시작할 무렵, 빨리 자세를 바로 고쳐서 힘껏 당기지 않으면 도리어 대를 내줘야 할 지도 모를 엄청난 중압감이 대를 통해 느껴집니다.

 

 

젖먹던 힘까지 내지 않으면, 이 게임은 질 수도 있는 그야말로 사투에 가까운 파이팅이 시작됩니다. 녀석의 파워가 얼마나 센지는 현섭씨의 일그러진 표정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다만, 이것만 잘 넘기면 우리는 바다에서 가장 멋진 돌돔의 자태를 맞이하겠죠.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7짜 호박돔이라든지, 미터급 혹돔이라든지(...)

 

 

성준씨가 낚시하다 말고 와서 뜰채 지원을 합니다. 저 험한 발판 좀 보세요. 조금만 방심했다간 녀석의 힘에 그대로 딸려 들어가 찰과상을 입을 수도 있는 지형입니다.

 

 

 

"드디어 한 마리"

 

 

두 개의 캐블러 바늘 중 하나가 빠진 채 올라온 길이 54~55cm급 암컷 돌돔입니다. 딱 이 모습만 보더라도 벵에돔이나 감성돔에서는 볼 수 없는 폭군의 자태, 성취감, 그리고 그 어떤 횟감도 감히 넘볼 수 없는 가치로 인해 돌돔 낚시에 한 번 빠지면 찌낚시가 재미없어진다는 말이 나도는 것 같습니다.

 

사실 현섭씨도 돌돔 낚시에 입문한 지는 얼마 되지 않은 초보라고 합니다. 이번까지 총 다섯 번째 출조인데 워낙 자원이 넘치는 곳에서 낚시하다 보니 벌써 개인 기록이 58cm. 이대로라면 6짜 돌돔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저는 이날로 총 두 번째 출조이지만, 아직은 제 손으로 돌돔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좋은 기회가 오겠지요.  

 

 

저곳에서는 선상낚시가 한창이다

 

이날은 오후에 총 8명의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민숙집 사정으로 배를 한 대 밖에 띄우지 못해 4명은 대마도 남단으로 선상낚시를 보내고, 나머지 4명이 저곳에서 낚시 중인데 그냥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저분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는지 이렇게 날 좋고 화창할 때 딱 들어와서는 초장부터 대박을 치고 있군요. 보통 선상낚시를 하면, 한두 번은 포인트를 이동하는 법인데 고기가 얼마나 잘 나오는지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입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항상 후회합니다. 날짜를 2~3일만 늦게 잡았으면 어땠을까 싶고 말이죠. 

 

시간은 오후 4시, 잠잠하던 포인트가 또 한 번 술렁입니다. 돌돔 낚시에서 가장 어려운 두 가지는 밑걸림과 잡어 등쌀인데 다행히 이곳은 밑걸림이 심하지 않지만, 잡어 등쌀은 장난이 아닙니다. 던지자마자 5분 안에 성게가 성한 모습으로 돌아온 적이 없어요. 이날을 계기로 제가 수중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돌돔을 비롯해 생각보다 다양한 잡어들이 성게를 쪼아 먹는데 특히, 성게 겉면이 깨진 채로 안착된 경우에는 그 사이로 생식소가 흘러나오기 때문에 근처 잡어를 모조리 불러들이는 역효과가 납니다.

 

성게 겉면이 생각보다 약해 단단한 입으로 두세 번만 툭툭 쳐도 깨져서 터져 나오며 그걸 빨아먹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도 안 걸립니다. 결국, 조금만 방심해도 빈 바늘로 낚시하게 돼 수시로 채비를 걷어서 성게를 갈아주어야 합니다. 그걸 저 때부터 알고 있었기에 열심히 갈아주고 있지만, 계속 하다보면 사람이 지칩니다. 

 

성게를 쪼아먹는 대표적인 잡어는 쏨뱅이. 혹돔, 호박돔, 돌돔, 강담돔 치어들인데 모르긴 몰라도 초릿대에 예신도 없이 저렇게 성게 알만 파먹는 거로 봐서는 강담돔 새끼들이 많이 붙지 않았나 싶군요. 그래서 이때부터는 가시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꿰어 던지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입질을 받아낸 김현섭 스텝

 

그런데 한두 번의 예신 뒤에 오는 전형적인 돌돔 3단 입질. 그것이 만약 돌돔이라면, 예신에서 본신까지 몇 초면 충분합니다. 그 이상이 지나도 본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채비를 걷어서 성게를 다시 꿰야 합니다. 이번에는 현섭씨가 전형적인 3단 입질을 받고 다시 대를 세웠습니다. 좀 전보다는 힘이 덜하지만, 분명 돌돔일 확률이 높은 가운데 힘이 너무 들어갔는지 녀석은 수면 위로 튀어 올라.


 

 

 

바닥에 철퍼덕하고 떨어졌습니다.

 

 

50cm급 돌돔 수컷

 

이날은 현섭씨의 날이네요. 저도 빨리 한 마리 거두어야 이 조행기를 살릴 수 있는데 이놈의 대마도가 텃세를 부리는지 입문자에게는 돌돔을 쉽게 내주지 않는군요. ㅎㅎ

 

 

다시 집중하고 이번에는 성게를 두 개씩 끼워서 던집니다. 입질이 없으니 별의별 생각을 다하게 됩니다. 목줄 길이를 늘여서 좀 더 자연스럽게 성게를 놀려야 할지. 초릿대에서 예신이 끄덕끄덕 들어오기는 하는데 그것이 본신으로 이어지지 않은 채 성게만 따먹히는 경우가 다반사인 원인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성게를 꿰어 던지면 수면에 안착된 성게는 자유 낙하하여 바닥이나 골창에 떨어지는데 이때 성게가 드러누운 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이빨이 난 면이 위로 보게끔 떨어져야 잡어들이 달려들더라도 쉽게 깨지지 않는데, 반대로 떨어지면 부리로 쪼으기 좋아 쉽게 터지는 것. 그것을 어떻게 해야 조절이 되는지도 과제로 남아 있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섭씨의 채비와 내 채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한쪽에서만 일방적인 입질이 들어온다는 것. 결국은 캐스팅 지점에 따른 차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성준씨도 손바닥만한 벵에돔 등쌀에 두손 두발 들고 우리쪽에 앉아 성게를 다듬는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사진은 성준씨가 했던 자리인데 저곳도 분명 물때와 시간이 맞으면 4짜급 긴꼬리벵에돔이 몇 마리 들어올 것처럼 생겼는데 말이지요.

 

 

포인트에는 또 한 번 전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예전과는 다른 예신이 제 낚싯대를 툭 치는데 그게 만약 대물 돌돔이면, 늦어도 30초 안에는 본신이 들어와야 할 터.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다시 걷어서 성게를 꿰어 던지기만을 반복합니다.

 

 

다시 걷고(걷기만 해도 추 무게 40호에 성게 뼈 무게가 있어서 저 정도 휨새가 나옵니다.) 던지기를 반복하며 이제 곧 들이닥칠 철수 배 생각에 답답한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오후 6시 30분. 결국 저는 입질을 받지 못한 채 철수했습니다. 철수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사고는 돌돔의 자연 방생입니다. 암놈 55cm와 수놈 50cm를 꿰미에 꿰어 던져놓았는데 철수 배가 올 때였습니다. 돌돔 한 마리가 바위틈 사이로 들어가 버렸고, 꿰미도 바위틈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사이, 현섭씨가 힘으로 빼내려다가 그만 꿰미가 풀려서 55cm급 돌돔은 자연방생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가져온 것은 50cm급 수컷 돌돔 한 마리. 회를 뜨기 위해 손질에 들어가는데 녀석의 위장에는 소라 껍데기가 제법 들었습니다. 제주 뿔소라로 불리는 그것을 와그작 깨 먹고 다닌 것입니다.

 

 

소다 선장이 회를 뜹니다.

 

 

평소 잘 하지 않는다는 장식을 어쩐 일인지 이날 시전해 주시는군요.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

 

 

저녁 찬으로는 가라아게와 잡채

 

 

벵에돔 맑은탕이 옵니다. 알은 벤자리의 것이겠지요.

 

 

그리고 등장한 돌돔회 한 접시. 이것이 수년간 소라, 전복, 성게 등을 먹고 자란 바다의 폭군, 횟감의 황제 돌돔입니다. 50cm이니 무게로는 2kg 정도. 노량진 수산시장 시가로 치면 적어도 30만원은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가 동경하는 바다의 폭군은 이런 이빨을 갖고 있습니다. 바이스처럼 단단한 턱으로 전복이든 소라든 깨 먹는 엄청난 힘. 그간 자라오면서 먹어치웠을 먹잇감의 값어치만도 수백 수천만 원어치일 것입니다. 

 

 

인상은 영락없는 바다의 폭군이지만, 빨갛고 선명한 돌돔회는 그 자태가 곱고 아름답습니다. 이날 새로운 손님이 들어와 민숙집 식당에는 스텝분들까지 총 세 테이블입니다. 사진만 찍고 회는 나눠 먹었는데요. 이때도 이날 오후에 들어온 손님들이 부러운 건 왜인지. 하여간 여러 면에서 복이 많습니다. ㅎㅎ

 

맛을 보는데 뭐랄까? 다른 회는 전부 무릎 꿇어! 하는 느낌. 활어회라 차지고 감칠맛은 덜하지만, 특유의 쫄깃거림과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은 절로 엄지손가락이 올라갈 만합니다. 계속 씹자 은근히 올라오는 고소한 풍미까지. 벤자리는 산란을 마친 개체들이 비치면서 개체 간 맛의 차이가 벌어지곤 했는데 적어도 이 돌돔만큼은 이번 출조에서 먹은 생선회 중 가장 돋보였습니다.

 

 

돌돔 하면 잊어선 안 될 부위가 있습니다. 바로 볼살. 요건 제가 직접 도려내서

 

 

껍질을 벗기고 시식에 들어갑니다. 마치 소고기 육회를 먹는 기분. 참기름장에 콕 찍어 먹으면 더 맛있겠지요.

 

 

그리고 이날 들어온 8명의 손님 중 4명이 남단에서 선상낚시를 마치고 느즈막히 돌아왔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초대박이 났다고 합니다. 마릿수는 무려 150여 마리. 그것도 돗벤자리급으로 거의 쓸어담은 수준입니다. 이날 남단에 벤자리가 터지면서 내일 오전에 있을 선상 낚시에도 장밋빛 전망이 예상됩니다.

 

 

80리터짜리 갈치용 대장 쿨러에도 담기지 않아 발로 꾹꾹 눌러 담고 그것도 모자라 밑밥통까지 동원해 담아야 했다는 전설의 돗벤자리 조황. 미네만 서쪽에서 하신 분들도 70여마리를 잡아내는 등 확실히 이분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봅니다. 대마도에 입도하자마자 지겹도록 손맛을 봤으니. 하지만 저는 이제 선상낚시를 하지 않습니다. 선상은 이날 들어온 손님들에게 양보하기로 하고, 저는 아직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마지막 남은 오전 출조를 돌돔 낚시로 계획하였습니다. 제게는 벤자리 100마리보다 돌돔 한 마리가 더 갈급하단 말입니다! 돌돔을 내 손으로 볼 때까지 대마도에서 나오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말이죠.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대마도 낚시 문의

빅마마 피싱 리조트 : 051-518-8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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