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마도 낚시(3), 무릎 꿇게 만든 헤비급 손맛


 

 

 

이 너울은 배를 통과해..

 

 

갯바위를 강타하며 위협적으로 솟았습니다.

 

 

순간 높이 2~3m에 이르는 너울이 주기적으로 배를 들썩이게 하면서 오전에 있었던 짧은 선상낚시는 소소한 조과로 끝마쳤습니다. 이 중에서 제가 잡은 것은 단 한 마리도 없습니다. 배를 타고 너울에 시달리다 뒤늦게 멀미약을 먹었던 게 화근인지 낚시하는 내내 멀미에 고통받았습니다.

 

 

기대했던 선상도 고행으로 끝나버렸고, 오후에는 돌돔 복수전을 하고 싶은데 보다시피 갯바위가 너울에 초토화되고 있어 행선지를 다시 미네만으로 잡습니다. 아기 고양이의 재롱이 귀엽네요.

 

 

아이고 욘석들 ㅎㅎ

 

 

군 제대 이후 처음 먹어보는 뽀글이.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습니다.

 

 

오후에는 최근 가장 핫한 2번 자리에 내렸습니다. 첫날도 2번 자리에 내렸지만, 그때와 달리 물이 많이 빠져 있어서 공략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얼마 전, 이 자리에 내린 어떤 손님들은 대물 벵에돔을 연달아 걸었는데 지형이 복잡해 끌고 오던 중 다 터트리고 간신히 한 마리만 잡아왔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 지형을 살피니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크고 작은 수중여와 턱이 파이팅 동선마다 있어서 무조건 강제 제압을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어 보입니다. 게다가 근방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굴 껍데기가 덕지덕지 붙어서 더욱 어렵게 하고.

 

 

그래서 저와 일행은 뒤로 완전히 돌아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첫날 이 자리에서 비바람 맞으며 했지만, 오늘은 상황이 많이 변했네요.

 

 

내만이니 잡어가 많을 것으로 보여 크릴부터 잘게 커터합니다.

 

 

 

#. 나의 장비와 채비

로드 : NS 알바트로스 1.5-530

릴 : 다이와 임펄트 2500 LBD

원줄 : 쯔리겐 프릭션 Z 2호 세미 플로팅

찌 : 쯔리겐 파이터 g2, 조수우끼고무

목줄 : 쯔리겐 울트라플렉시블 1.7호

바늘 : 벵에돔 바늘 6호

봉돌 : g3 

 

 

이날도 성준씨와 빅마마 가이드인 현섭씨와 함께 했습니다. 조과를 떠나 낚시를 준비할 때는 늘 즐겁죠. ^^

 

 

제가 1.5호대를 든 이유는 이곳의 평균 씨알이 40cm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폭우가 쏟아지기 전의 데이터입니다. 지금은 폭우로 인한 다량의 육수(堉水)가 산을 쓸고 내려와 바다로 유입되었기에 물색이 어둡습니다. 소다 선장의 말로는 바닷물에 담수가 유입되면 바로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룬다고 합니다. 즉, 흙탕물을 보이는 상층은 염분 농도가 매우 낮은 담수라는 것. 벵에돔이 상층으로 피어오를 조건이 안 될 확률이 높은 것이지요. 대낮이라 활성도 좋지 못할 것이 예상되기에 처음부터 중층과 하층을 공략하고자 g2 채비로 시작합니다.

 

우선 발앞에 밑밥을 치는데 그 진절머리가 났던 줄도화돔이 보이지 않습니다. 잘 됐다 싶어 전방 20m에 채비와 밑밥을 안착시키고 기다립니다. 예상대로 벵에돔은 하층에 모여 있는 지 약 50~60초 가량 지나자 약은 어신 하나가 들어옵니다.

 

 

25cm는 넘길성 싶은 벵에돔. 같은 방법으로 공략해 25cm 전후 되는 벵에돔이 서너 마리 올라오면서 대물을 향한 갈망은 더욱 커집니다. 아직 입질을 못 받아서 그렇지, 분명 저 아래 어딘가에는 큰 벵에돔이 있을 것이다. 란 믿음으로 말이죠.

 

 

그런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려는지 이번에는 엄청난 힘이 저를 압박해 옵니다. 힘은 좋은데 아 이건..

 

 

옆으로 막 째는 녀석을 살살 달래서 올리니 해비급 숭어가 반깁니다.

 

 

이어서 현섭씨에게도 숭어가 낚이고. 이후 포인트는 새끼 숭어부터 중치급과 헤비급 숭어가 들어와 난장판을 만듭니다. 숭어 3세대에 줄도화돔까지 수면을 장악하자. 

 

 

저는 처음에 봐두었던 곳으로 홀로 자리를 옮깁니다. 아무래도 본류가 맞닿는 자리라 잡어 극성이 덜할 것으로 기대. 밑밥을 치고 간을 보는데 아직은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됐다 싶어 적당한 곳에 채비와 밑밥을 넣자.

 

 

쥐치

 

벤자리

 

벵에돔

 

쥐치와 벤자리에 이런 벵에돔이 심심치 않게 물고 늘어집니다. 원하는 씨알이 아니라서 조금 서운하지만, 확실히 좀 전의 상황보다는 낫습니다.  

 

 

제 자리에서 입질이 들어오자 일행도 자리를 옮깁니다. 이후 현섭씨도 벵에돔을 올리고 제 자리가 가장 좋은지 씨알이 크진 않아도 심심하지 않을 만큼 입질이 들어오는데.

 

 

초들물이 들면서 낚시 자리가 물에 잠기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뒤로 빠지면 아예 발판이 안 나오니 최대한 이곳에서 버티다가 철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밑밥통이 들물에 휩쓸릴 수 있으니 장화로 밑밥통 손잡이를 단단히 밟고 고정해야 합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다 또 한 번의 입질이 닿습니다. 포인트에 꾸준하게 밑밥을 넣으니 이곳도 결국에는 줄도화돔이 피어오른 상황에서 받은 입질입니다.

 

 

계속 이런 씨알만 입질한 것으로 보아 아직 바다 상황이 정상은 아닌 듯합니다.

 

 

이번에는 초릿대를 쭉 끌고 가는 강력한 입질을 받았습니다.

 

 

악 굴 껍데기에 터진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후 끌고 오자 수면에 잡어가 튀고

 

 

그토록 원치 않았던 녀석이 얼굴을 들이댑니다. 바늘에 살짝 걸렸으면 터졌어야지 왜 끝까지 올라와서.

 

 

대마도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을 만들어 내는지 ^^; 이런 식으로 칠짜에 가까운 헤비급 숭어를 세 마리 정도 올리니 팔에 힘이 빠집니다. 한 마리 더 걸었다가는 힘줄에 무리가 갈지도 모를 일. 제발 숭어만큼은 피하고 싶은 마음으로 간절한 소원을 담아 좀 더 멀리 캐스팅합니다.

 

 

입질이 들어올 때마다 긴장의 연속입니다. 대물 벵에돔이 아닌 헤비급 숭어가 물까 봐 서.

 

 

다행히 이번에는 벵에돔.

 

 

가까운 곳에는 숭어와 줄도화돔이 극성이라 30m 이상 원투했습니다. 내심 그곳에서 대형급 참돔이라도 물어줄까 싶어 기대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줄이 빨랫줄 송구처럼 나가면서 제 팔에 엄청난 압박을 가해 옵니다.

 

 

아 이번에는 제발 숭어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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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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