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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약 60cm, 무게 3kg 정도의 자연산 참돔
참돔 머리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요리로 소금구이와 간장 조림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이미 꾼의 레시피에서 소개했으니
오늘은 좀 더 특별한 소금구이를 해볼까 합니다. 예부터 참돔은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쓰는 식재료입니다. 이중에서도 '어두일미'란 표현이 잘 맞아떨어지는 참돔 머리는 살이 많을 뿐 아니라 적당히 기름져서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도 일품요리가 되곤 합니다. 여기서는 낚시로 잡은 참돔으로 소금가마구이를 했는데 오늘 소개하는 조리법은 다른 생선도 적용할 수 있으며, 닭고기, 돼지고기, 감자, 버섯 등을 구울 때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참고
이 레시피는 참돔, 감성돔 낚시를 즐기는 꾼들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음식이지만, 낚시를 즐기지 않는 일반 소비자들도 일반 생선으로 똑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소금반죽을 이용한 생선구이로는 참돔(도미)을 비롯해 우럭, 가자미, 눈볼대(빨간고기), 볼락, 열기 등 흰살생선이 잘 어울리며 고등어, 전어 같은 붉은살생선을 비롯해 임연수어는 바싹하게 익은 껍질 맛이 중요하므로 개인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 소금반죽을 이용한 도미(참돔)머리 소금구이 재료
도미 머리, 굵은 소금, 달걀흰자 2~4개, 후추, 올리브유
※ 참고
- 도미 머리 대신 다른 흰살생선으로 대체할 수 있다.
- 소금은 생선을 모두 덮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이 필요하다.
- 달걀흰자는 소금 반죽을 뭉치게 하는 역할로 소금양에 따라 2~4개가 들어간다.
참돔 머리는 칼로 두드려 활짝 펼칩니다. 흐르는 물에 씻어 핏기를 제거한 뒤, 키친타월로 두드리듯 닦아서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일반 생선으로 한다면, 자반처럼 배를 갈라 펼치고 열기, 볼락 같은 작은 생선은 앞뒤로 가볍게 X자로 칼집만 내서 준비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올리브유를 고루 칠합니다.
후추를 뿌립니다.
뒤집어서 같은 방법으로 올리브유를 칠하고 후추를 뿌려둡니다.
이제 소금 반죽을 만듭니다. 반죽에는 이미 소금간이 되어 있으니(음?) 달걀흰자를 2~4개 정도 풀고 고루 섞어줍니다. 여기서는 2개를 넣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자랐습니다. 달걀흰자는 소금의 점성을 높여 잘 뭉치게 합니다. 음식이 익으면 망치 등으로 소금을 깨야 하는데 이때 소금이 잘 뭉쳐져 있어야 덩어리째 쉽게 벗겨지면서 생선에는 소금이 덜 달라붙는데요. 이 역할을 달걀흰자가 하니 저 정도 양에서는 3개 이상 넣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오븐 트레이에 올리브유를 칠합니다.
이어서 1/5에 해당하는 소금 반죽을 깔아주고
도미 머리를 올리는데 크기가 턱도 없네요. ^^;
할 수 없이 완전히 분리해 배치하니 딱 들어맞습니다. 미니 오븐이라 이런 불편함은 어쩔 수 없네요.
남은 소금반죽으로 도미 머리를 완전히 덮어줍니다.
소금양을 눈짐작으로 맞췄는데 부족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손으로 꾹꾹 눌러 밀착시킨 다음, 이 상태에서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20분 정도 구워줍니다.
완성한 모습입니다. 소금 반죽이 어느 정도 검게 그을리면 익은 겁니다. 이제 작은 망치나 수저로 톡톡 두드려 반죽을 깨트립니다. 이때 소금반죽이 부서지지 않고 잘 벗겨져야 할 텐데..
결과는 실패 ^^;; 잘 구워지기는 했는데 달걀흰자를 아낀다고 적게 넣은 결과가 저렇게 지저분하게 깨지게 되었습니다.
소금 반죽은 덩어리져서 깔끔하게 벗겨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저런 식으로 벗겨지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간이 세집니다. 소금반죽이 깔끔히 벗겨지지 않았다면, 최대한 털어내야 합니다.
소금을 잘 털어 접시에 담았습니다. 큰 도미라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일식집에선 이런 도미 머리구이를 단품 요리로 내는데 가격도 만만치 않아요. 이날은 도미 머리 반쪽으로 세 식구가 배불리 먹었습니다.
생선 머리에 살코기가 가장 많은 부위입니다. 정수리와 그 아랫살로 보통은 두육살이라 부릅니다. 겉은 저래 보여도 속살은 아주 촉촉합니다.
어두일미 중 으뜸은 바로 이 부위일 것입니다. 옆 지느러미의 운동량을 받쳐주는 삼각형 모양의 근육이죠. 옆 지느러미는 생선의 방향타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기에 식감이 쫀쫀하면서 지방의 깊은 풍미가 느껴집니다. 일본에서는 주로 참치에 '가마살', '가마도로'란 말을 쓰고 있으며, 우리 말로는 목살 정도 되겠습니다.
소금반죽으로 구웠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뭐니뭐니해도 촉촉한 속살에 있습니다. 오로지 소금 복사열로 구워내므로 수분을 잡아주고 즙을 가두어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소금간도 자연스럽게 밴다는 장점이 있고, 생선이 시커멓게 타는 것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달걀흰자를 충분히 섞어 반죽의 점도를 끈적하게 맞추어야만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르긴 합니다만, 이러한 수고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인 만큼, 어린 자녀를 둔 집이라면 소금반죽을 깨는 포퍼먼스도 보여줄 겸, 한 번쯤 해봄 직한 생선구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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