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통 없이 전자렌지로 만들 수 있는 도미술찜입니다. 찜이라고 해서 무조건 찜기에 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기보다는 간편하게 돌려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를 고민하다가 이 레시피를 개발하게 되었으니 여러분도 쉽게 따라 해 보시기 바라면서 글을 시작합니다.

 

#. 도미술찜 재료

도미 中자 1마리, 청주 3스푼, 우마쿠치 간장 4스푼(없으면 진간장으로 대체), 대파 2대, 생강 한쪽, 다진 신김치, 편마늘, 청경채, 식용유 반 컵.

 

※ 참고

- 제 레시피는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 계량합니다.

- 도미(참돔) 대신 대체할 수 있는 생선으로는 황돔(벵꼬돔), 가자미, 광어, 농어 등 살이 두툼한 흰살생선이면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 대파 흰 부분은 위 사진처럼 잘게 다지고, 파란 부분은 3~4cm 크기로 다듬어 놓습니다.

- 신김치는 물에 빨아서 다집니다.

 

 

요리에 사용된 거문도산 참돔

 

흰살생선이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얼마 전 거문도에서 잡은 참돔을 사용했습니다.

 

 

잡을 땐 선홍빛이 예쁜 참돔이었는데 이렇게 다듬고 보니 볼품없군요. 도미를 요리할 때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1) 비늘을 꼼꼼히 칠 것

적잖은 분들이 비늘 치는 것을 가볍게 여기곤 하는데 생선 요리에서 비늘은 구석구석 사각지대까지 꼼꼼치 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칼이 들어가는 배와 등 지느러미 부근, 옆 지느러미 젖힌 부분, 목과 꼬리, 대가리(정수리와 볼)에 붙은 비늘을 꼼꼼히 쳐야 합니다. 돔 종류는 비늘이 억세니 칼보다 비늘 치기를 이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2) 불순물을 말끔히 제거할 것

불순물은 섬세한 맛을 요하는 맑은탕과 찜 요리에 지대한 맛을 미칩니다. 내장을 제거한 자리의 불순물을 말끔히 없애는 것이 중요한데 철 수세미나 칼, 조리용 족집개 등을 활용해 불순물을 긁어내고, 척추뼈 한가운데(딱딱한 부분)를 칼로 가르면 거기서도 피가 나오니, 잘 긁어서 빼주시기 바랍니다.  

 

3) 지느러미 제거

깨끗한 모양 유지와 잡내 방지를 위해 지느러미를 제거합니다. 식칼로 사용해 오려도 됩니다만, 딱딱하고 억센 가시 지느러미는 칼 뒤꿈치를 대고 손으로 내리쳐서 제거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 STEP 1 : 파, 도미, 생강 세팅하기

용기에 대파 파란 부분을 깔고, 도미를 얹습니다. 칼집 사이사이로 편 생강을 끼우고 다시 파를 얹습니다.

 

 

술찜이니 술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청주를 사용하면 되는데 저는 예전에 선물 받은 일본 술이 있어서 사용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술이라고 하던데요. 제가 술은 문외한이라서 이 술에 대해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 좀 부탁합니다. ^^;

 

 

 

- STEP 2 : 술 끼얹기

청주는 3스푼을 도미 위에 고루 끼얹습니다.

 

 

 

- STEP 3 : 래핑 및 전자렌지로 조리

랩을 씌워 전자렌지에 6분간 돌립니다. (전자렌지 성능에 따라 조리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 STEP 4 : 마늘 칩 만들기

전자렌지에 돌리는 사이 편 마늘을 튀깁니다. 팬에 식용유 반 컵을 붓고 중약불에서 튀깁니다. 마늘 칩은 노르스름해지려고 할 때 재빨리 건져야 마늘에 붙은 기름 잔열로 마저 익는데 이렇게 타이밍이 조금 늦으면 탈 수 있습니다. ^^; 

 

 

전자렌지에 6분간 돌린 도미입니다. 아직은 설익었죠.


 

 

- STEP 5 : 간장과 청경채 얹고 다시 전자렌지에 돌리기

여기에 우마쿠치 간장(없으면 진간장이나 양조간장) 4스푼을 골고루 끼얹고.

 

 

잘 씻은 청경채를 듬뿍 올려 래핑한 뒤 다시 전자렌지에 3분간 돌립니다.

 

※ Note

총 조리시간은 6+3=9분입니다만, 이는 생선 크기와 두께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보다 작은 생선은 조리시간을 줄이고, 이보다 큰 생선은 조리 시간이 늘어나야겠죠.

 

 

 

- STEP 6 : 접시에 세팅하기

완성되면 접시에 청경채부터 담습니다.

 

 

도미는 살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히 옮깁니다.

 

 

 

 

- STEP 7 : 부재료 올리기

도미 위에 다진 신김치를 펴 바릅니다. 신김치는 맛이 강하기 때문에 은은한 맛과 식감을 위해선 반드시 물에 씻어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어서 대파 흰 부분 다진 것을 올립니다.

 

 

조리할 때 나온 양념(청주+간장+도미 육즙)을 골고루 끼얹습니다.

 

 

마늘 칩을 올립니다.

 

 

 

- STEP 8 : 마늘 기름 붓기

마무리로 마늘 칩 만들 때 사용하던 식용유를 한소끔 끓여서 뜨거울 때 부어주면 중화식 도미 술찜이 완성됩니다.

 

 

뜨거운 마늘 기름이 다진 대파와 신김치를 통과해 도미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기름 일부는 청경채에도 뿌려줘야 윤기가 나고 아삭아삭해집니다. 청경채를 더 많이 넣을 수 있다면, 최대한 많이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음식을 먹으면서 아삭한 청경채와 고소한 마늘 칩이 부족해 아쉬울 정도였으니까요. 다음부터는 듬뿍 얹어주렵니다.

 

 

찜통 없이 전자렌지만으로 조리했는데 어떤가요? 먹음직스러운가요?

 

 

어느 레시피에도 없는 나만의 도미술찜 완성

 

 

찜통 없이 전자렌지로 만든 것 치곤 꽤 그럴싸해 보입니다. 맛은 어떨까요?

 

 

찜 요리를 몇 번 하다 보니 약간 짬뽕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김치, 일본의 술, 중화풍의 마무리로 한, 중, 일 합작 느낌의 요리가 되었는데요. 사실 이 음식을 만들면서 과연 어떤 맛이 날지 반신반의하였습니다. 처음 시도해 본 조리법이기도 하지만, 이와 같은 레시피가 없기 때문에 만드는 저 자신도 맛을 예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발상으로 조합한 신김치가 이렇게 놀라운 시너지를 낼 줄은 몰랐습니다. 신김치를 씻어서 다져 올린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습니다. 담백한 줄로만 알았던 도미살이 신김치의 은은한 향과 아삭함이 더해지면서 더욱 고소하고 풍성한 맛을 낸 것입니다. 여기에 마늘 기름의 은은한 향이 더해졌고, 다진 대파 향이 뒷맛을 깔끔히 잡아주니..

 

 

도톰한 살점에 밥 한 공기가 뚝딱

 

"이거야말로 밥도둑, 술강도"

 

전자렌지로 돌려서 설익거나 비린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기우였습니다. 처음 6분간 전자렌지에 돌렸을 땐 도미가 설익었습니다. 어차피 청경채와 간장을 넣고 다시 돌려야 해서 중간에 빼서 얼마나 익었는지 확인하고, 두 번째로 돌릴 땐 3분을 추가했죠. 그래서 전자렌지에 돌리는 총 조리 시간은 9분입니다.

 

그랬을 때 도미가 얼마나 촉촉하게 잘 익었는지를 가늠해야 하는데 결과는 성공입니다. 물론, 가정마다 전자렌지 성능이 다를 테니(우리 집 모델은 꽤 오래됐습니다.) 성능에 따라, 또 생선 크기에 따라 조리 시간을 늘리거나 단축할 수도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국물에 밥 비벼 먹고 싶은 맛

 

찜통으로 찌나 전자렌지로 돌리나 제가 느낀 살의 수분 감과 맛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찜통으로 찌면 끓는 물이 도미에 닿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이때 빠져나온 육즙을 보존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찜통으로 찌면, 찜기에 비린내가 배서 뒤처리가 깔끔하지도 않습니다.

 

반면에 전자렌지로 돌리면, 육즙이 용기에 가두어지면서 술과 간장, 육즙이 또 하나의 소스가 되어 뿌려집니다. 랩을 씌워 조리하기 때문에 냄새 걱정도 덜하죠. 염려했던 도미살은 충분히 촉촉했으며, 고루 익었습니다. 두툼한 살이 내어주는 담백한 맛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남은 국물은 감칠맛과 간이 적당해 밥에 살짝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도미술찜'하면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는데 필요한 전문 과정이거나 혹은 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일품요리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비록, 일식 풍의 정석을 따르진 않았지만, 이 요리를 만들어...아니 돌려보니 도미술찜이 반드시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만 가능한 요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생선 요리할 때 주방에 비린내 풍기지 말고 전자렌지로 간편하게 돌려서 멋지게 만들어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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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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