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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음식은 전어 대신 작은 잡어나 생물 조기를 써도 됩니다. 여기서는 전어로 소개하겠습니다.
전어 철이 끝났다고요? 천만의 말씀. 물량은 적지만, 가격은 오히려 가장 저렴할 때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전어튀김은 그동안 잔가시가 많아 전어 먹기를 꺼리는 이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가시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뼈째 튀김인데요. 이제 세 돌을 맞은 우리 딸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만큼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입니다.
전어는 식칼로 긁어 비늘을 제거한다
#. 레몬간장 소스를 곁들인 황금빛 전어튀김 재료
전어 몇 마리, 식용유, 맛술(또는 청주), 소금, 후추, 전분가루
#. 레몬간장 소스
사과식초 6숟가락, 설탕 3숟가락, 진간장 2숟가락, 물 4숟가락, 레몬즙 3숟가락(레몬의 시큼함을 좋아한다면 더 많이 넣어도 된다.)
#. 참고
- 꾼의 레시피는 밥숟가락으로 계량합니다. 1숟가락은 깎아서 넣어주세요.
- 전어 대신 작은 잡어나 생물 조기도 괜찮습니다.
전어 손질 들어갑니다. 식칼로 긁어 비늘을 제거한 전어는 사진과 같이 식 가위를 이용해 대가리를 자릅니다. 전어 코를 보면 빨갛게 부어올랐는데요. 이런 전어는 수조에 들어갔다 나온 겁니다. (헤엄치다가 수조 벽에 부딪혀 코가 빨갛게 된 것이죠.) 다시 말해, 횟감용 자연산이 수조에서 폐사하거나 폐사 직전에 놓인 것을 걷어서 선어로 판매한 것이니 잘만 고른다면, 횟감용에 버금갈 만한 선도를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어서 딱딱한 배 부분을 잘라냅니다.
사진은 배 부분을 잘라낸 모습입니다. 꼬리를 자르고요.
등지느러미도 딱딱하고 거치니 잘라냅니다.
작은 전어는 그냥 튀겨도 되지만, 좀 더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이 되려면 포를 뜨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이 귀찮으면 이 음식을 시작해선 안 되겠지요. 낚시를 좋아해 내가 잡은 생선으로 회를 떠서 먹고 싶거나, 혹은 일식에 관심이 많아 '회 뜨기'를 연습해야겠다면, 작은 생선을 많이 손질해보길 권합니다.
고등어구이도 그냥 펼쳐서 굽기만 하면 될 것을 괜히 포 떠서 굽고요. 조림용 생선으로도 포 뜨는 연습을 하면서 전반적인 감을 익히는 겁니다. 포를 뜨는 작업은 비단 생선회뿐 아니라, 전을 부치거나 오늘 소개한 음식처럼 좀 더 바삭하면서 속살이 부드러운 튀김을 만들 때도 필요합니다.
이날 사용한 전어는 몸길이 15cm가 살짝 넘어가는 작은 전어입니다. 싱싱한 전어를 이런 식으로 포 뜨면, 값비싼 스시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전어 초밥의 재료가 되겠죠. 나중에 직접 전어 초밥을 만들어 먹기 위해 미리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칼집은 척추뼈 바로 위에 올라탄다는 느낌으로 넣어줍니다. 이 상태로 칼을 아주 살짝만 기울여 위 사진처럼 넣습니다.
칼끝이 척추뼈에 지속해서 닿는 느낌을 받으면서 넣은 뒤, 끝까지 자르지 말고
이렇게 펼칩니다. 좀 징그럽지요? 그래도 과정은 제대로 설명해야 하니 비위가 좀 그래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펼쳐서 손질하면 내장을 비롯한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니까요.
전어는 내장을 감싼 검은 막이 있습니다. 이 막을 날로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으니 회를 칠 때는 반드시 제거합니다. 튀김 재료를 마련할 때도 깔끔하게 손질해야 하니 칼끝으로 살살 긁어주는 것이 좋아요. 내장은 당연히 제거합니다.
불순물을 제거한 모습입니다. 한쪽 포만 뜬 상태니 이제 반대쪽도 떠줍니다.
요령은 같습니다. 사진과 같이 전어를 놓고 칼을 척추뼈 위로 바짝 올라타는데 칼 각도에 주의하세요. 좀 전에 포를 뜰 때는 전어 몸통이 내 쪽으로 경사졌는데 이번에는 반대입니다. 바깥쪽으로 경사졌으니 칼도 여기에 따라 살짝 기울여 각도를 맞추고 포를 뜨면, 로스 없이 잘 떠집니다. 사실 생선포 뜨기는 부단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연습과 경험만이 답이라.
포를 뜨고 펼쳤습니다. 척추뼈는 버립니다.
전어 포는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털고, 키친타월이나 마른행주에 돌돌 말아 수분을 빼줍니다.
그런 다음 펼쳐서 기본적인 시즈닝을 합니다. 먼저 맛술(또는 청주)을 조리용 붓으로 발라주고, 소금 후추로 간합니다. 전어를 뒤집어서 이 과정을 한 번 더 해줍니다.
레몬간장 소스
소스는 서두에 소개한 재료를 잘 섞어서 만들어 둡니다. 찬물에 설탕이 들어간 형태이므로 설탕 갈리는 느낌이 나지 않을 때까지 숟가락으로 열심히 저어줍니다.
전분 가루(없으면 밀가루나 튀김가루)에 전어 포를 묻힌 다음 탁탁 털어줍니다.
충분히 달군 식용유에서 노릇노릇 황금색이 날 때까지 튀깁니다. 저는 좀 더 바삭함을 위해 두 번 튀겼는데요. 이 과정이 귀찮으면 한 번만 튀겨도 됩니다. 작은 전어라 한 번만 튀겨도 노릇노릇하게 잘 튀겨지기 때문이겠지요. 튀긴 전어는 기름종이나 키친타월에 잠시 올려 기름기를 뺍니다.
접시에 올리고 레몬간장 소스를 부어주면 끝납니다.
레몬간장 소스를 곁들인 전어튀김
플레이팅은 개인적으로 그냥 그렇네요. ^^;
집에 깻잎이 있으면 같이 튀겨서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 다만, 깻잎을 튀길 때는 튀김가루에 찬물을 섞고 다소 묽게 만들어 입혀야 합니다.
황금색이 도드라지는 레몬간장 전어튀김
전어 손질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이렇게 튀기면 전어 잔가시가 1도 안 느껴지는 그야말로 과자처럼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이 됩니다. 이제 세 돌인 어린 딸에게 먹였는데요. 과자 먹듯 손으로 들고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저도 모르게 아빠 미소가 ^^
잔 손질이 많은 이 음식에 대해 자그마한 뿌듯함도 느껴집니다. 평소 생선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이 음식을 해주면 어떨까 싶은 궁금함도 생깁니다.
만일 낚시를 한다면, 용치놀래기(술뱅이)나 어랭이 같은 작은 잡어를 챙겼다가 이렇게 튀겨도 어울립니다. 주부님들은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한 생물 조기가 좋은 재료가 되겠죠. 아내는 소스를 부먹하는 것보다 찍먹이 낫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취향이니 찍먹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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