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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연어 만들기(3). 직접 만들어 먹는 삼나무향 훈제 연어
#. 직접 훈제연어를 만들어 보자
3) 캠핑장에서 만들어 먹는 삼나무향 훈제 연어
4) 전통 방식으로 훈연한 훈제연어회
훈제연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앞서 9~10월에 썼던 훈제연어 관련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에는 훈제의 개념과 원리, 그리고 왜 훈제를 해서 먹어야 하는지가 설명되었기에 오늘은 서론을 생략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기존의 훈연 톱밥을 이용한 훈연이 아닌 삼나무판을 이용해 삼나무 향을 입히는 방식입니다. 훈연 톱밥을 이용한 훈제보다 맛이 좋고, 훨씬 쉽고 간편하기 때문에 초심자가 따라 했을 때 실패율이 낮습니다. 단점은 아파트에서 하기가 껄끄럽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뜰이 있는 집이거나 야외 캠핑장에서 할 수 있습니다. 고온 훈연이기 때문에 캠핑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남은 숯의 잔열을 이용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삼나무 향 훈제 연어,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생연어 1.5kg
#. 삼나무향 훈제 연어 만들기 재료
생연어 1kg, 시더플랭크, 레몬 1개, 딜 1~2뿌리, 쓰다 남은 숯
#. 레몬 오일(계량은 종이컵)
올리브유 1컵, 레몬 껍질, 소금, 후추
코스트코에서 사 온 생연어입니다. 가격은 1.5kg에 약 35,000원. 이 정도면 소비자가로는 저렴한 편입니다.
생연어는 노르웨이에서 양식한 연어를 한 번도 얼리지 않고 냉장으로 운송해서 파는 것입니다.
※ 연어 가격에 관하여
같은 생연어라도 상태에 따라 구이(스테이크)용과 횟감용으로 나뉩니다. 100g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구이용은 약 3,000원 선이지만, 이것이 횟감용 생연어로 가게 되면 2.5배나 비싼 7~8천원에 형성됩니다. 다만, 1kg 이상의 단위로 구입하게 되면 가격이 저렴해지는데 그나마 소비자가로는 코스트코에서 구입하는 방법이 저렴하며, 지인 중에 연어를 취급하는 업자가 있자면 업자가(kg당 12,000원 선)로 구입할 수도 있겠지요. 어디까지나 생연어에 한해서이며, 이 글처럼 열을 가해 훈연하는 방식이지만, 완전히 익히는 게 아니므로 될 수 있으면 싱싱한 생연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더플랭크(삼나무 판)
다음은 시더플랭크입니다. 흔히 삼나무 판으로 알려진 이것은 캠핑장에서 도마처럼 사용할 수도 있으며 이렇게 연어를 올려 훈제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더플랭크는 원목이기 때문에 불에 약합니다. 그래서 타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 시간 정도 물에 담가둔 뒤에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코스트코에서 사 온 생연어를 훈제하기에는 시더플랭크가 좀 작아서 연어를 일부 잘라내겠습니다.
이왕이면 뱃살 쪽을 분리합니다. 이렇게 분리한 뱃살은 회나 회덮밥, 샐러드 재료로 사용합니다. 사진상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꼬리 쪽이 안으로 말려들어 가 있어 이 부분도 잘라냅니다. 꼬리 쪽은 식감이 쫄깃하지만, 맛은 비교적 떨어지는 부위이므로 회무침이나 회덮밥으로 사용하기에 알맞습니다.
그리하여 알맞게 자른 연어를 시더플랭크에 올렸습니다. 이왕이면 이런 식으로 크기를 맞추는 게 좋습니다.
마이크로플레인을 이용해 레몬 제스트를 만든다
다음은 레몬 오일을 준비합니다. 지난 시간에 다루었지만, 다시 한 번 소개하겠습니다. 레몬 오일을 생선살에 발라서 굽거나 훈제하면 비린내도 억제하면서 한층 더 향긋해집니다. 볼에 올리브유를 종이컵으로 1컵을 넣고, 적당량의 소금과 후추로 간 한 다음, 마이크로플레인을 이용해 레몬 제스트를 갈아 넣습니다. 이때 레몬은 껍질을 식용하는 것이므로 베이킹소다와 굵은 소금으로 빡빡 문질러서 잔류 농약을 확실하게 씻어주어야 합니다. 쓰다 남은 레몬 오일은 고등어나 갈치를 구울 때 사용하면 맛이 한층 깔끔해집니다.
완성한 레몬 오일을 연어 표면에 고루 바릅니다.
이어서 슬라이스한 레몬과 딜을 올립니다. 여기서는 라임도 함께 섞어주었습니다.
삼나무 향 훈제 연어를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죠? ^^
한쪽에서는 바비큐 파티가 끝나갑니다. 등심을 구워 먹고 남은 숯으로 소시지와 가래떡까지 거의 모든 코스가 끝난 듯합니다. 이제 남은 숯으로 연어를 훈제해 보겠습니다.
삼나무 향 훈제 연어에는 요즘 캠핑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웨버(바베큐 그릴)가 사용됩니다. 웨버가 아니더라도 뚜껑을 닫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화로든 상관없습니다. 숯은 약 70~80% 정도 태운 것을 사용하는데 개수로 화력을 조절합니다. 연어 훈제에 필요한 화력으로는 그래도 불씨가 남아있는 숯을 5~7개 정도 넣어서 삼나무 판이 어느 정도 열을 받게 해야 향을 낼 수 있습니다. 고기를 구워 먹을 정도로 화력이 세면 나무판이 탈 수 있으며, 반대로 화력이 너무 약해도 훈제가 잘되지 않습니다. 남은 잔열로 고구마를 은근히 구워 먹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런 숯을 5~7개 정도 넣고 불판 위에 삼나무 판을 올린 다음 뚜껑을 닫습니다.
훈연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1시간 30분 후, 열어보니 촉촉하게 육즙이 살아있을 정도로 적당히 익었습니다. 이 훈제 연어는 직화가 아닌 복사열로 익히는 것이므로 살이 완전하게 익지 않아야 맛있습니다. 소고기로 치면 미디움 정도로 익었을 때 살이 부드럽고 육즙이 고여있어 한층 더 풍부한 맛을 냅니다.
훈제를 마친 연어는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방으로 가지고 들어오자 삼나무의 독특한 향과 딜, 레몬의 향긋함이 진동합니다.
※ 삼나무판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사용한 시더플랭크(삼나무판)는 잘 씻어 그늘에 말린 다음 몇 번 더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 횟수가 늘면 늘수록 향은 약해지겠지요.
이렇게 훈제한 연어는 따듯한 상태에서 바로 먹어도 좋지만, 차게 해서 먹었을 때 맛의 진가를 발휘합니다. 보관은 비닐랩이나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으로 보관하며, 일주일 정도 갑니다. 하지만 3~4일 이내에 먹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이렇게 만든 훈제연어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샐러드, 오픈 샌드위치, 까나페, 와인 안주 등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합니다. 질 좋은 칼라마타 올리브와 살라미, 한두 종류의 치즈를 곁들이면 훌륭한 안티페스토가 되겠고 파티 음식이나 전채 요리에도 두루두루 쓰입니다.
여기서는 브런치에 알맞은 훈제연어 베이글에 활용해 보겠습니다.
우선 오븐에 살짝 구운 베이글을 반으로 가릅니다. 그 위에 치즈 크림을 듬뿍 바르고 훈제한 연어를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오렌지 살사를 올리면 오픈 베이글 샌드위치가 완성됩니다. 간단하죠?
오렌지 살사 만드는 법은 지난 시간에 소개한 글을 참고하세요. (관련 글 : 10분이면 완성하는 장작불 훈제연어)
손으로 쥐면 대략 이런 느낌. 이렇게 두 개만 먹으면 반나절이 거뜬합니다.
맛은 두말할 나위 없이 최고. ^^
훈제연어는 오렌지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샐러드에 활용할 때도 상큼한 비네거나 올리브유 계열의 드레싱을 뿌리고 오렌지와 적양파를 곁들여 먹으면 그 자체로 훌륭하고 건강한 한끼 식사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훈제연어 만드는 방법을 세 가지로 나누어서 소개해 올렸지만, 맛은 시더플랭크(삼나무 판)을 이용한 훈제 연어가 압도적으로 맛있었습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고 야외에서만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이 방법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훈제연어는 말 그대로 훈연으로 향을 입히는 것이지만, 우리가 시중에 사 먹거나 혹은 뷔페에서 접하는 훈제연어는 목초액에 첨가물을 넣은 훈연액을 주입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즉, 우리가 평소 먹고 있는 훈제연어는 70~80% 이상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전통 방식으로 훈연한 연어를 사 먹자니 가격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생연어를 kg 단위로 구입해 훈제한 다음, 마음껏 먹자는 것이었습니다. 삼나무 향 훈제연어는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시간이 되면, 캠핑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남은 숯으로 한 번쯤 시도해보시기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지금부터는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쌀쌀해 훈연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수제 베이컨, 저온 훈제연어회를 만들기에 알맞은 기온인 것이지요. 다음 편에는 전통 방식으로 훈연한 훈제연어회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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