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지 않아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은 명란 파스타. 보통은 크림 스파게티 스타일로 만드는데요. 여기서는 크림을 쓰지 않아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는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노란 건 벵에돔 알, 주황색은 참돔 알

 

참고로 바다낚시를 즐기는 분이라면, 시판되는 명란보다 좀 더 신선한 알을 구할 수 있는데요. 이걸 쓸 줄 몰라 버리는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하다못해 탕을 끓여 먹어도 맛이 나는 재료인데 생각 없이 버리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고기 낚을 때 배가 불룩하면 방생의 미덕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산란철이 아니라면 뱃속에서 자라는 알을 겉으로 보아선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알배기를 잡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따지려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금어기를 준수했는지 등 어획의 적법성을 놓고 따지는 것이 현명합니다. 시기와 어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낚시로 잡은 고기는 배 속에는 알집을 조금씩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천상 배를 따야 알을 보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무심코 버렸다면, 앞으로는 버리지 말고 잘 모아두었다가 파스타에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는 간이 되지 않은 생선 알을 사용하는 것이라 소금 1스푼을 넣고 20~30분간 재웁니다.

 

※ NOTE

여기서는 벵에돔과 참돔 알을 사용했지만, 명란젓을 이용해도 됩니다. 명란젓은 그 자체로 간이 충분히 되어 있으므로 따로 소금에 절이지 않아도 됩니다. 빨간 양념에 범벅된 명란젓을 사용할 때는 흐르는 물에 양념을 씻기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서 준비합니다. 간이 되지 않은 생 명란이나 생선 알을 이용할 때는 소금에 20~30분간 절입니다. 

 

 

명란 파스타를 만들기 위한 재료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 명란 파스타 재료(2인 기준)

스파게티면 2인분, 통마늘 7~8개, 페페로치노 5개, 다진 양파 2큰술, 명란(또는 소금에 재운 생선 알) 약 60~80g, 잘게 썬 김, 파슬리 가루(또는 바질가루), 파르미지아노 치즈, 소금, 후추, 올리브유 8스푼

 

※ 참고

- 파스타 1인 기준으로 통마늘은 4개, 페페로치노는 2개(매운맛 좋아하면 3개)를 넣는다.

- 파스타 1인 기준으로 올리브유는 3스푼(밥숟가락) 정도가 들어간다.

- 양파는 잘게 다지고, 마늘은 편 썰기 한다.

- 페페로치노는 2등분 한다.

치즈는 강판이나 마이크로플레인에 갈아서 뿌릴 용도이므로 딱딱한 치즈(파르미지아노, 파르메산, 페코리노 등)를 주로 사용한다.

 

 

먼저 스파게티 면을 삶습니다. 큰 냄비에 물을 충분히 붓고 소금은 티스푼으로 가득 퍼서 한 스푼 정도 넣습니다. 아래는 면 삶을 때 주의 사항입니다.

 

1) 물이 끓으면 면을 넣습니다.

2) 이때부터 7분 30초로 설정한 타이머를 시작합니다. (스마트폰 활용하세요.)

3) 중간에 면이 엉겨 붙지 않도록 한 번 저어줍니다.

4) 면 삶는 시간이 2분 30초 정도 경과하면, 팬을 올리고 불을 켭니다.

 

 

여기서는 2인분을 만들 생각이니 팬이 어느 정도 달궈지면, 올리브유를 6~7스푼 넣고 불을 중약불로 낮춥니다. 이어서 마늘과 양파를 넣고 향이 올라올 때까지 약 불에 계속 저으면서 볶습니다.

 

※ 불이 세면 마늘이 금방 타버리니 주의.

 

 

이어서 준비한 명란(또는 생선 알)과 페페로치노를 넣고 볶습니다.

 

 

명란과 마늘, 페페로치노, 올리브유가 서로 잘 섞이도록 볶습니다. 이때 마늘은 살짝 노르스름해진 상태가 돼야 합니다.

 

 

타이머가 울리면, 삶은 스파게티면을 곧바로 팬에 옮겨 닮습니다. 면수 1/3 국자를 붓고, 후추를 살짝 뿌린 뒤 마지막에는 센 불에 짧게 볶아줍니다. 여기서 간을 보고 모자라면, 소금 간을 해준 뒤 불을 끕니다.

 

 

접시에 면을 예쁘게 말아서 올리고 파슬리 가루를 뿌립니다. 이어서 파르미지아노 치즈를 갈아서 올리고, 잘게 썬 김을 올려 마무리합니다. 보통은 여기서 끝내도 되지만, 선택 사항으로는 후추를 추가로 살짝 뿌려도 되고, 올리브유 1스푼을 면과 접시에 골고루 흩뿌려줘도 됩니다. 장식으로는 집에서 기르는 루꼴라를 얹었습니다.

 

 

피클과 함께 내면, 봄맞이 명란 파스타 완성. 이날은 홈메이드 피클이 다 떨어져 할 수 없이 사제품을 이용했습니다.

 

 

여기서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벵에돔과 참돔 알을 이용했지만, 이런 알 맛은 종류보다 신선도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시중에 파는 명란젓으로 만들어도 느낌은 비슷합니다. 빨간 양념만 잘 헹궜다가 물기를 닦아내면 되며, 신선도가 걱정된다면 맛술에 잠시 재워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장식을 위해 모양을 살려둔 참돔 알과 면을 집어 봅니다. 면에는 벵에돔 알이 골고루 코팅되었습니다.

 

 

전쟁터 같았던 오전을 보내고 늦은 아침을 명란 파스타로 때웁니다. 아내는 자주 해 먹고 싶은 맛이라며 엄지 척 해주는군요. 그런데 이제는 만들고 싶어도 재료가 없습니다. 이 음식의 문제는 '자주 해 먹기가 쉽지 않다는 것.' 저 처럼 낚시를 통해 알을 얻는 일도 흔하지 않으니 어쩌다 나오는 알로 특별히 해 먹는 그런 음식입니다.

 

어쨌든 생선 알 하나로 맛과 영양가를 더하고 분위기까지 챙겼으니 대낮부터 와인 한 잔 걸쳤네요. ^^; 어쩌면 꾼의 레시피가 낚시꾼이 잡은 생선으로 가족에게 봉사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알을 버렸다면, 앞으로는 꼭 챙겨두었다가 활용해 보시기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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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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